목소리에 생기 넘치는 열의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문을 열 준비를 끝낸 소년만이 가질 수 있는 설렘이다.
위버스에서 처음 팬들을 만난 순간
성호: 감사하게도 좋은 반응이 많아서 감동이었고,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각오를 하게 됐어요. 위버스에서는 아티스트마다 닉네임을 바꿀 수 있는데, 저랑 이한이만 아직 안 바꿨거든요?(인터뷰는 5월 19일 진행) 사실 제가 닉네임을 바꿀까 말까, 바꾼다면 뭘로 바꿔야 할지 고민 중이었어요. 그런데 댓글 중에 “성호 혹시 지금 이름 뭘로 바꿀지 고민하고 있으면 너무 귀엽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순간 ‘보고 계신가?’ 하며 살짝 찔렸어요.(웃음) 제 콘셉트 포토를 보고 고양이를 닮았다고 하시고, 여우를 닮았다는 분도 있어서 이모지도 고민되더라고요. 나중에 Q&A나 투표를 해서 팬분들이 정해주시는 걸로 바꿔보고 싶어요.
데뷔를 맞이하는 마음
성호: 오늘 가족 단톡방에 콘셉트 포토를 올렸어요. 부모님은 다양한 SNS를 활용하시진 않으시니 “혹시 못 보셨을까 봐 올려드렸어요.” 하면서요.(웃음) 그런데 이미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보여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말은 안 하시지만 다 확인하고 계시는구나 싶었어요.(웃음) 형도 다 보고 있었다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형이랑 나이 차이가 좀 나는데, 그래서인지 엄청 비웃지는 않고(웃음) 흔한 형제처럼 낯간지러워 하더라고요.
열여섯, 아이돌의 꿈을 결심한 이유
성호: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부르거나 무대에 서는 걸 좋아했어요. 그 모든 걸 할 수 있는 건 가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지만 “가수를 하고 싶다. 아이돌이 하고 싶다.”고 진지하게 말을 꺼내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그런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중학교 1학년 때부터였는데 거의 2년 넘게 마음속으로만 담고 있었거든요. 친구들이 놀리거나 “너가 무슨 가수야.” 할 것 같아서요.(웃음) 그런데 중학교 3학년이 되고 진짜 진로를 정해야 될 때 이제는 안 되겠더라고요. 이걸 숨기는 건 나에게 후회할 일을 하는 것 같아 부모님께 먼저 제 꿈을 말씀을 드렸어요. 부모님께서는 처음으로 제가 뭘 하고 싶은지 진지하게 털어놔줘서 고맙다고 하셨어요. 이후로 아무런 조건 없이 서포트해주신 덕분에 오디션도 준비하고 데뷔까지 올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3년 9개월의 연습생 생활
성호: 열일곱 살이 되고 부터 본격적으로 오디션을 보러 다녔어요. 그때 잠깐 원주에 살았는데 우연하게 KOZ 엔터테인먼트 공개 오디션 포스트를 봤어요. 당시에는 춤을 배워본 적이 없어서 간단하게 익힌 안무 정도만 했고, 나름 자신 있던 건 노래였어요. 중학교 때 밴드부도 했어서 기타도 쳤고요.(웃음) 그렇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게 고등학교 1학년 때인데, 흔히 친구들과 스터디 카페에서 커피 마시고 시험 공부를 하는 추억들은 남기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아쉽지는 않아요. 꿈이 있고 목표가 명확해서 잘 지나간 것 같아요.
좋아해 온 것들
성호: 제가 형이랑 나이 차이가 나다 보니 형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형이 흔한 말로 감각 있고, 콘텐츠를 보는 기준이 높아서 형의 조기 교육들이,(웃음) 커가면서 영향을 줬어요. 제가 드라마나 영화를 정말 좋아하는데 저는 스토리보다 영상미에서 감동을 많이 받거든요. ‘카메라를 여기서 이렇게 잡았네?’, ‘어떻게 이런 뷰를 표현했을까?’ 이런 걸 감탄하면서 보는 스타일이에요. 크리스토퍼 놀란, 마틴 스코세이지, 박찬욱 감독님처럼 유명한 분들도 좋아하고요. 음악에서는 K-팝은 당연히 좋아하고, 재즈도 좋아하고 클래식도 가끔 듣고, 스타일이 정해져 있기보다는 다양한 장르들을 좋아해요.
‘SUNGHO’s DOOR’
성호: 저라는 사람의 첫인상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사물들이 ‘SUNGHO’s DOOR’에 담겼어요. 자전거는 취미까진 아닌데 뮤직비디오에서 저의 도도한 모습을 부각시키도록 사용한 것 같아요.(웃음) 문 일러스트 주변에 예술 작품들이 있는데, 제가 실제로 그림 그리는 거나 전시회 찾아보는 걸 좋아해요. 물론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직접 찾아가긴 힘들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경험하지 못하는 걸 채우려고 기사나 사진도 많이 찾아봐요. 형의 영향으로 저도 건축에 관심이 있다 보니, 제 핀터레스트에 건축물 사진이나 일러스트도 있고, 영화 포스터도 많아요.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방에 포스터도 걸어놓지만 아직 숙소에 데코를 하긴 어려워서 작은 폰 안에 저장하고 있어요.(웃음)
데뷔를 알린 트레일러 필름
성호: 트레일러 필름 영상이 올라오고 ‘내가 섬네일이구나.’(웃음) 알았어요. 저희도 팬분들과 똑같이 “몇 분 뒤면 올라온다.” 하며 업로드될 때서야 봤거든요. 저희의 첫 영상에 제가 섬네일로 첫 인사를 드려서 영광인 것 같아요. 멤버들이 평소에도 서로 칭찬을 많이 해서, “역시 성호가 잘 나왔으니까 섬네일을 하네.” 이렇게 칭찬해줬던 것 같아요. 이번 트레일러 촬영으로 미국에 방문했었어요. 저는 평범한 한국 사람 그 자체라(웃음) 여러 작품이나 브이로그 같은 예시들을 참고했어요. ‘좋아하던 드라마나 영화에 나왔던 거네. 거기서 봤던 대로 하면 되겠다.’ 이런 식으로요. 현장에서 이해하는 데 오래 걸리진 않았고 자연스럽게 어떤 느낌인지 팍팍 알았던 것 같아요. ‘이런 카메라 동선이면 이렇게 해야 잘 담기겠구나.’ 상상하면서요. 현지 보조 출연자분들도 많았는데 그분들은 파티 같은 거에 익숙하실 테니 저희가 춤추는 장면을 찍을 때 호응도 해주시고, 저희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받아들여주셨어요. 덩달아 저희도 더 신나게, 더 자연스럽게 잡힌 것 같아요.
첫 촬영의 경험
성호: 저는 하나하나 완벽하게 하려는 성격이라 ‘이때 고개를 저렇게 하지 말 걸.’ 이렇게 스스로 피드백을 생각하고, 다음에 적용하려는 생각이 많았어요. 그래도 콘셉트 필름은 자연스럽게 나와서 기분은 좋았어요. 저희는 자연스럽게 즐기고, 친구들끼리 재밌게 노는 모습을 담으려고 하거든요. 실제로 촬영 현장에서 장난도 많이 치고 서로 농담도 하면서 일부러 웃는 모습이 보이게끔 유도를 했어요. 제가 처음에는 잘생기게 나와야 되는지, 함박웃음을 지어도 괜찮은지 그 선을 잘 몰랐는데, 이제 조금씩 감을 찾고 느는 것 같아요. 저는 살짝 서정적인 표정이나 약간 사선으로 어딘가 보는 게 잘 나오더라고요.(웃음) 아련한 눈빛 같은.(웃음) 물론 앞으로 보게 되실 텐데 제가 콘셉트에 맞게 시크한 표정도 많이 짓지만, 무대에서는 엄청 웃고 볼하트도 하거든요.(웃음) 뮤직비디오에서는 도도해 보이는데 엔딩 요정을 깜찍하게 하면 기대하셨던 모습과 다를까 봐 조금 걱정되긴 해요. 최근에는 뮤직비디오 때의 콘셉트도 살려보자는 생각도 하는데, 물론 팬분들께서 볼하트를 원하시면 저는 뭐든 할 수 있습니다.(웃음)
첫 스튜디오 녹음
성호: 데뷔 앨범을 준비하면서 처음 스튜디오 녹음을 해봤어요. 연습생 때 쓰던 마이크와 완전히 달라서 마이크 다루는 법도 익숙해져야 됐어요. 녹음이 쉽지만은 않았는데 ‘돌아버리겠다’와 ‘Serenade’는 정말 말하듯이 녹음하거나 그냥 소리 지르듯이 외치는 게 중요했어요. 목을 쥐어짜기도 하고, 친구를 부르듯 막 질러보기도 하고요. 익숙하지 않은 보컬을 구사해야 됐지만 그런 경험들이 다른 녹음이나 라이브 무대 연습에 도움이 됐어요. ‘One and Only’는 숨소리, 피치 하나하나 디렉팅을 받아서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마지막 후렴에 화음처럼 저는 고음을 부르고 재현이가 저음을 부르는데, 그 부분을 좋아해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저희가 다 열심히 하지만 각자가 더 잘하고 싶은 게 있잖아요. 저는 노래가 그런 부분이에요. 제 보컬은 목소리 톤이나 표현력에서 나오는 저만의 개성이 있는 것 같아서요. 그리고 제가 조금 높은 보이스라 고음을 많이 맡아서, 그런 걸 잘 들어주시면 뿌듯할 것 같아요.
BOYNEXTDOOR다운 퍼포먼스 만들기
성호: ‘돌아버리겠다’랑 ‘Serenade’는 뮤지컬 하듯이, 제스처 하나라도 팬분들께 전달하듯 자연스럽게 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One and Only’는 조금 더 춤의 기술적인 부분을 신경 썼고요. 저희는 개개인의 제스처는 개성에 맞게 살리면서, 흔히 칼군무나 디테일은 잘 살리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었어요.(웃음) 퍼포먼스를 준비하며 각자의 캐릭터가 다르게 보일 수 있도록 직접 짜기도 하고, 저희끼리 고민해서 시안을 보내기도 했어요. 제가 아이디어를 낸 어떤 부분이 딱 채택됐다고 짚을 수는 없지만, 서로가 낸 의견에 계속 다른 의견을 더해갔거든요. 멤버들과 저희 춤 선생님, 회사 구성원분들의 의견이 모두 합쳐져 완벽한 결과물로 다가갔던 것 같아요. 장난스럽게 저희끼리는 “우린 스피커가 많아.” 하는데 모두가 무대에 진심이라 “이렇게 해보는 게 더 멋있지 않을까요?” 이런 게 난무해요. 그런 걸 깔끔하게 정리하도록 더 노력해야 되지만요.(웃음) 그래도 리우가 퍼포먼스에서 이해도가 높고 잘 소화하는 친구라, 최대한 리우의 생각을 물어보는 경향이 있어요. 거기에 각자의 의견이 조각처럼 맞춰지다 보면, 어느 순간 BOYNEXTDOOR다운 퍼포먼스가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처음 6명의 BOYNEXTDOOR가 모였을 때
성호: 저희 6명이 이미 익숙한 친구들이고, 연습한 기간은 다르지만 서로 간의 정이 끈끈해서 “우리가 해왔던 대로 잘 만들어 보자.” 이런 마음이 컸고, 서로를 믿는 마인드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제가 회사에 들어온 지 제일 오래 됐는데, 입사한 지 한 달 정도 지나서 리우가 입사했어요. 리우가 처음에는 낯도 가리고 굉장히 수줍어 하다가 춤추는 걸 보여줬는데, 너무 잘 추는 거예요. 흔히 ‘갭 차이’라고 하죠.(웃음) “방금 되게 낯설어했는데 저 모습은 뭐지?” 하며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또 기억에 남는 건 운학이인데, 처음 들어왔을 때 정말 ‘쪼꼬미’였거든요.(웃음) 키가 작다는 게 아니라 정말 어릴 때 들어왔고 머리도 살짝 까까머리였어요.(웃음) “저 순수한 영혼은 뭐지?” 했어요. 나름 세 살 차이 나는 형으로서 정말 귀엽거든요. 그런데 해맑고 활기찬 모습과 달리 모두에게 예의 바르고 겸손하게 대하는 게 인상 깊었어요. 나이 차이를 떠나 제가 배우는 점도 많았고요. 운학이가 막내미가 뿜뿜해서 아마 팬분들이 보시기엔 “쟤가 어른스럽다고?” 하실 수도 있지만, 정말 성숙한 친구예요.
맏형 성호가 바라보는 BOYNEXTDOOR
성호: 맏형 포지션은 어색하진 않았어요. 저 스스로 생각해도 말을 조리 있게 잘하는 사람이기도 하고,(웃음) 리드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대표를 해야 하는 자리를 맡은 경험이 많았어요. 중학교 때 학생회장도 해봤고 기숙학교에 다녔어서 기숙사장 같은 것도 해봤거든요. ‘이 팀에서는 이걸 살려야 되고, 이런 걸 보강해야겠다.’ 캐치하는 게 좀 빠른 편인 것 같아요. 물론 사람이 같이 살면 안 부딪힐 수 없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 딜레마에 빠질 때도 있잖아요. 그 과정에서는 재현이가 리더니까 그 역할을 맡은 친구를 믿으려고 해요. 조율을 잘못하면 사공이 많아서 산으로 갈 수 있으니까,(웃음) 저희도 재현이가 통솔해주는 걸 잘 따르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동시에 저도 같은 맏형으로서 재현이가 하지 못하는 부분을 조율하거나 도와주고요.
성호가 생각하는 ‘옆집 소년들’
성호: 처음 ‘BOYNEXTDOOR’ 팀명을 들었을 때는 처음 들어본 단어라 익숙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의미를 듣고서 이게 우리 팀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름 같았고, 빠른 시간 내에 익숙해졌어요. 어느 순간 “옛날부터 있던 우리 팀 이름 같네?” 싶더라고요. BOYNEXTDOOR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과 경험을 보여드릴 수 있는 팀 같거든요. 친구랑 놀 때는 엄청 웃기기도 하지만, 서로가 부끄러울 때도 있잖아요.(웃음) 멋있고 빛나는 모습뿐만 아니라, “정말 내 친구들이 노는 것 같아.”라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조금 진지해 보이겠지만 저는 BOYNEXTDOOR가 하나의 기억이면 좋겠거든요.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볼 때는 향수처럼 그때의 기억을 딱 떠오르게 하잖아요. 그것처럼 BOYNEXTDOOR가 팬분들의 기억 속에 녹아드는 그룹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곧 만나게 될 팬들에게
성호: 저는 팬분들과 정말 가까워지는 관계가 되고 싶어요. 아직 팬분들을 만나뵙지 못했지만, 팬분들과의 소통을 정말 고대하고 있거든요.(웃음) 빨리 음악 방송에 나가서 토크도 나눠보고 싶고, 일단 만나보고 싶은 게 첫 번째 바람이에요. 물론 무대 위에서는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팬분들이 박성호라는 사람을 대해주실 때 큰 벽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저희를 보고 “저런 직업을 갖고 싶다. 저런 삶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렇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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