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좋아하는 만화 ‘슬램덩크’처럼, 서태웅의 미모와 강백호의 열정을 가진 남자. &TEAM의 조다.
‘THIRSTY’ 콘셉트 클립을 봤어요. 반바지 입고 낙서하는 모습이라니. 청춘이던데요?(웃음)
조: 사실 그때 그리는 척만 하고 안 그렸어요.(웃음) 이번 앨범의 콘셉트가 뭔가를 찾는 거라 ‘여기에 뭐가 있지? 비행기가 있구나.’ 이런 식으로 이미지를 상상하면서 그리는 척하고 있었어요. 매일매일 연습실에 있다 보니 그날 밖으로 나온 것만으로도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그 영상에선 완전 짧은 머리였는데, 지금은 조금 더 길렀네요.
조: 그래도 초등학생 때 이후로 이렇게 짧은 머리를 한 게 너무 오랜만이라 씻기 너무 편해요.(웃음)
예전 농구부였을 땐 짧은 머리였겠군요. 원래 축구선수가 꿈이었다가 농구부에 들어가게 된 이유가 있어요?
조: 친구의 영향이기도 하고,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영향이기도 했어요.
‘슬램덩크’가 좋아하는 운동 종목을 바꿀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네요.(웃음)
조: 처음 연습생이 되었을 때에도 강백호가 저랑 닮았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강백호가 아무것도 해본 적이 없더라도 열심히 노력해서 전국 대회에 나올 수 있었던 것처럼 저도 열심히 하면 데뷔할 수 있다는걸 강백호가 알려주는 것 같았어요. 요즘은 주변에 ‘악바리’라고 불러달라고 할 정도로 ‘악바리’라는 단어에 빠졌는데, 그 단어도 ‘슬램덩크’의 강백호처럼 열정적이고 멋있게 들려요.
강백호는 소연이의 “농구 좋아하세요?”라는 말에 농구를 시작하게 되었잖아요. 어떤 계기로 연습생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조: 모델이나 배우를 꿈꾸는 사람이 나오는 콘테스트에 나갔다가 스카우트가 됐는데, 이전까지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춰본 적이 없어서 “아직 부족하지만 진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열정도 편지로 써서 함께 보냈어요. 그래서 통과됐을 때 조금 놀랐어요.(웃음)
“진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니. 내일 지구가 멸망한대도 오늘 연습을 할 거라고 하는 조 씨다운 말이네요.(웃음)
조: 지금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멤버에게 받았던 피드백도 다 기억해서 하루 안에 소화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밤 늦게까지 다 같이 연습하고요. 또 계속 하고 싶어도 다음 날 스케줄이 있으면 더 연습을 못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 시간 안에, 그것보다 더 열심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집중해야 해요.
더 열심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해서 해내고만 싶은 건 어떤 거예요?
조: 아직 팀 내에서 확실한 포지션이나 특기가 없는 것 같아서 만들기 위해 신경 쓰고 있어요. 그러기 위해선 항상 더 잘하는 사람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요? 팀에서는 케이 형이나 후마 형처럼 춤뿐만 아니라 노래도 잘하는 멤버들을 계속 따라잡고 싶어서 케이 형한테 춤도, 노래도, 팀워크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그리고 무대에서 잘하고 싶은 것도 있지만, 다른 멤버랑의 차이가 크면 루네분들이 무대에 집중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잘하는 멤버들의 실력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거죠.
다른 멤버들을 따라잡으려고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다른 멤버들과 자신을 비교해야만 하는데도,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조: 무언가를 외울 때나 몸에 익숙해지기까지가 빠른 편이 아니어서 계속 해야 익숙해진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계속 해나갈 수 있어요. 그리고 ‘&AUDITION - The Howling(이하 ‘&AUDITION’)’을 통해서 노래도, 춤도 전보다 훨씬 나아졌을 뿐만 아니라 팀워크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이전까진 혼자서 하는 연습에 익숙했는데 개인보다는 팀으로 함께 맞춰 나가는 것도 중요하더라고요.
‘FIREWORK’에서 멤버들이 조 씨를 받쳐주면 그 위에 올라타는 안무가 그런 팀워크의 정점 같아요.
조: 처음엔 ‘형들이 앞에선 안 보이지만 다리를 위아래에 받치고 있어서 너무 힘들 텐데 어떡하지? 나도 멋있게 잘 올라타야 될 텐데 어떡하지?’하고 고민했었어요.(웃음) 그래도 다 같이 하니 더 잘돼요. 그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힘든 안무 속에서 동작이나 손 모양의 디테일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맞추는 게 중요했는데, 그런 건 혼자보다는 아홉 명이서 계속 맞춰야 하더라고요.
동작의 디테일과 함께 감정의 미묘한 디테일도 신경 써야 하잖아요. 이번 ‘FIREWORK’는 기쁘기도 하고 조금은 허무하기도 한, 아직 노래 속 ‘우리’는 모르는 감정을 표현해야 하죠.
조: ‘FIREWORK’는 외로울 때도, 슬플 때도 있지만 기쁠 때도 있어서 기쁠 땐 더 여유 있게 웃고, 슬플 땐 더 슬프게 보이도록 각 감정을 구별하는 게 중요했어요. 그래서 녹음할 때도 기본기뿐 아니라 노래에 감정을 담는 연습을 했어요. 혼자 연습하면서 단체 연습 때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1초, 1초마다의 디테일을 신경 쓰고, 매 연습 때마다의 피드백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죠. 그래서 예전 노래와 비교해서 다시 들어보시면 감정이 더 잘 표현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멤버들에게도 ‘뭔가 너 성장했네.’라는 말도 들었거든요.(웃음)
한국 활동도 본격적으로 시작하니, 다양한 음악 방송의 직캠을 통해서 그런 디테일을 더 자세히 볼 수 있겠네요.
조: 사실 ‘스튜디오 춤’처럼 루네분들에게 보여줄 영상을 찍을 때는 마냥 멋있게 보이고 싶어져요.(웃음) 그래서 세븐틴의 호시 선배님이나 엔하이픈의 니키 선배님, 방탄소년단 선배님들의 무대 직캠을 자주 보면서 아직 저에게 부족하거나 아쉬운 부분을 계속 연구하고 있어요.
최근에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어떤 거였어요?
조: 무대에 설 때는 여유가 첫 번째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실력과 경험이 부족해서 무대에서의 여유를 완벽하게 보여줄 수 없더라고요. 방탄소년단 선배님 같은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무대를 보면 짜릿하고 닭살이 돋잖아요. 그래서 저도 선배님들처럼 대단한 이유를 찾지 않더라도 감각적으로 대단하다고 느낄 수 있는 아티스트로 성장한다면 진짜 멋있겠다고 느껴요.
더 성장하고자 하는 열망이 생기는 이유는 뭘까요?
조: 칭찬받으면 ‘지금 늘었으니까 더 도전할 수 있겠다.’,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요. 성장했다는걸 알 수 있는 더 확실한 방법은 스스로 느끼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이 저를 보고 느끼는 게 더 확실한 것 같아서 루네분들이 성장했다고 말씀해주실 때 ‘내가 조금 늘었나?’라고 생각하게 돼요.
본인의 성장과 변화는 빠르게 눈치 채면서, 깜짝 카메라 할 땐 앞에 스탭분이 바뀌어도 끝까지 깜짝 카메라인 줄 모르고 심리 테스트인 줄 알더라고요.(웃음)
조: 그분의 얼굴이 달라진 게 아니라 제 눈이 이상하게 되어버렸다고 생각해서 말할 수 없었어요.(웃음) 그런데 착각이 아니었으니까 평정심을 가지고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라고 생각했어요.
그 영상도 한국에서 찍은 거라 어떻게 보면 본격적으로 한국 활동이 시작하기 전, 일종의 예고 영상이기도 하네요. 이번에 한국 올 때 짐을 5분 만에 쌌다면서요?
조: 솔직히 5분까진 아니고 10분?(웃음) 사실 니콜라스 형은 옷이 많아서 시간이 많이 걸릴 줄 알았어요. 저는 옷도 별로 많지 않고 더 넣을 게 없더라고요. 이미 가방에 다 들고 다녀요.
가방에 보통 뭘 들고 다녀요?
조: 면도기, 손톱깎이, 칫솔, 연습복도 있고,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어 교과서도 넣어다니고, 이제는 뭔지 모르겠는 대본도 혹시 모르니까 들고 다녀요. 그리고 과자도 있어요.
청소 리더 마키 씨의 집중 관리 대상이 되시겠는데요?(웃음)
조: 안 그래도 한 번은 갑자기 새벽 2시에 마키가 제 방에 와서 ‘정리할게요.’ 하더니 정리를 시작했어요.(웃음)
마키 씨 덕분에 깔끔해졌겠네요. 숙소 생활은 어때요?
조: 요즘은 한국과 일본을 왔다 갔다 해서 바쁘니까 룸메이트를 자주 바꾸지는 않는데,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에는 ‘소로소로’.
아, 서로서로 얘기해서 바꿔요?
조: 앗, 일본어로 ‘소로소로(そろそろ, 슬슬)’.(일동 웃음) 슬슬 바꿀까 싶으면 바꿔요. 숙소 생활 재밌어요. 연습 끝나고 밤에 다 같이 정기적으로 모여서 파티를 하기도 해요. 그냥 과자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건데, 과자 좋아요.(웃음)
과자 좋아요?(웃음) 생일 선물로도 과자 받았잖아요.
조: 지금도 항상 먹어요. 요즘에는 숙소에서 젤리 먹는 게 유행이라서 새벽마다 과일 젤리를 두 팩씩 먹어요.
팀에서 젤리가 유행이에요?
조: 저한테 유행이에요.(웃음)
조 씨만의 작고 소중한 유행이군요.(웃음) 그런데 틱톡에선 “rice is the best.”라고 하셨잖아요. 흰 쌀밥은 유행을 안 타나요?(웃음)
조: 어릴 때부터의 버릇이라 담백한 맛의 음식을 많이 먹는 편이에요. 흰 쌀밥이랑 우동도 좋아해요. 아, 그런데 스키야키는 담백하진 않지만 그냥 좋아해요.(웃음) 한국에서 먹은 음식 중엔 치즈찜닭이 1위. 한국에 매운 음식이 많은데 치즈찜닭은 엄마가 만든 거랑 비슷한 맛이 나더라고요. 물론 지금은 매워도 잘 먹어요.
그렇게 밥을 좋아하시는 조 씨가 루네에게 “저랑 같이 매일 맛있는 밥 먹어요.”라고 얘기했다니. 더 와닿네요.
조: 루네분들이 제가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기뻐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같이 먹으면 더 기뻐하시지 않을까?’, ‘그런 일상적인 일도 함께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그 말이 나왔어요.
루네는 조 씨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조: 루네분들은 제 에너지예요. 댓글 보면 저한테 에너지를 받는다고 말씀해주시는데. 반대로 루네분들의 에너지와 사랑과 응원이 제가 힘낼 수 있는 이유예요. 그래서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 루네 여러분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생길 테고, 지금까지 일본어를 많이 써왔는데 이제 한국어로 말하는 모습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기뻐요. 루네 여러분과 빨리 더 친하게, 더 가깝게 지내고 싶어요. 기대해주세요.
그러고 보니 인터뷰 내내 한국어를 쓸 정도로 한국어가 많이 느셨네요. 얼마 전에는 ‘뼈를 묻겠습니다.’라는 말을 배웠다면서요?(웃음)
조: 왜 알게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보컬 선생님한테 배웠어요.(웃음) 최근 배운 단어는 ‘산산조각’이에요. 지금 한국 예능 방송을 보면서 공부하고 있는데 ‘산산조각’이라는 글자가 나오더라고요. 어쩌다가 알게 된 건데 뭔가 느낌이 좋아요.
‘산산조각’이 여러 조각으로 아주 잘게 깨어진 상태를 의미하잖아요. 조 씨도 그렇게 무언가에 부딪혀서 산산조각이 난 것만 같은 순간이 있었어요?
조: 걱정이 많아서 뭔가 계속 해야 될 것만 같고, 그래서 가끔 지칠 때도 있어요.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 멤버들이 있으니까 더 힘낼 수 있어요. 제가 지치면 멤버들도 똑같은 상황일 테니까 서로 힘내서 계속 할 수 있어요.
그 과정이 힘들진 않았어요?
조: 힘들었어요. 아직 완벽하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열심히 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어요. 성장해서 더 대단한 아티스트가 되는 모습을 루네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으면 계속 해야 돼요. 팬분들이 댓글로 제가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자기도 매일 힘내서 살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서 노력하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열심히 안 할 수 없어요.
루네분들을 위해서 하는 노력인 거네요.
조: 네. 그래서 매일 생각해요. 완벽할 순 없더라도 다행히 최선을 다할 순 있다고. 그러니 최선을 다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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