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의 멤버로 10년을 살았다. 하지만 정국은 바로 지금, 가장 격렬한 변화의 순간을 보내고 있다.
언젠가부터 밤에 위버스 라이브를 장시간 하곤 해요.
정국: 원래 라이브를 할 때 회사에 알리고 좀 준비해서 진행하거나 했는데 그냥 폰 켜고 해버린 거예요. 그 다음부터는 언제든 하게 된 거죠.
팬들이 보는데서 그냥 잠든 적도 있어요.(웃음)
정국: 이게 제가 날마다 단순해져 가는 모습 때문인데 별 생각이 없어요. 그냥, 그때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가볍게 하는 거에요.
말 그대로 방탄소년단의 멤버인데,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오히려 놀라운 일 아닌가요?
정국: 팀 활동을 할 때는 일부러라도 사람을 만날 때가 많잖아요. 집에 들어가면 일 끝나고 확 쉬었는데 요즘엔 그러지 않으니까 생활이 붕 뜨는 기분인 거예요. 한동안 쉬기도 했고, 멤버나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사람 얼굴도 좀 보고 싶고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 얘기도 듣고 싶었고요.
‘Seven (feat. Latto)’에 대한 스포일러를 말할 때 “내가 이 얘기를 하면 회사에서 난리가 나겠지?” 하는 식으로 발언해서 지켜야 할 선을 재밌게 건드렸어요. 되게 편하게 얘기하는데, 그렇다고 무리한 발언은 없고요.
정국: 솔직해야 진짜 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행동을 잘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걸 받아들여주실 거고, 그럼 저는 더 제 모습을 제대로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내가 이 정도는 해도 되겠지?’라는 판단이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은데, 일을 할 때의 태도일 것 같기도 해요.
정국: 그렇죠. 항상 팀의 막내였다 지금은 솔로 곡을 내게 됐고, 혼자가 돼 보니까 일할 때 느낌도 달라요. 사람들이 나를 봤을 때 내가 그 사람들한테 하는 행동에 대한 책임감도, 사고의 중심도 다른 것 같아요. 내가 결정해야 하는 부분도 많고, ‘아 모르겠어요.’ 하고 회피하면 안 되니까요. 팀에서는 제가 먼저 나서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뭔가 해야 하거나 할 수 있는 게 많아진 거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달라진 것 같아요.
회의를 한다거나 할 때 스태프들이 모두 정국 씨만 보고 있거나 하는 상황들이 있겠어요.
정국: 그럴 때 부담스럽기도 해요. 하지만 제가 전하고 완전히 달라진 건 아니고, 여전히 스태프들에게 의지할 때가 되게 많아요.(웃음) 다만 ‘내가 편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조금 하게 된 것 같아요. 스태프들이 모두 각자의 일에서 전문가니까 그냥 믿고 맡기고 싶은데,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스태프들이 준비해주시는 대로 열심히 하는 경우가 많기는 해요. 나는 춤과 노래를 하는 사람이지, 모든 업무를 다 아는 건 아니니까요. 다만 내가 하는 일인 거니까 조금이나마 제 생각들을 이야기하고 그래서 상황에 따라 눈치껏 융통성 있게?(웃음)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관리하고 뭘 어떻게 하자고 할 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싫기도 해요. 모두 각자 잘하는 걸 살짝... 교집합시키자는 느낌으로 일하고 있어요.
그렇게 맞추는 게 참 쉽진 않을 것 같아요.
정국: 그렇죠, 그렇죠. 타협을 좀 잘 끌어내야 하지 않을까… 아직 잘 모르겠어요.(웃음) 타협이란 게, 상대방에 대해 인정을 잘하면서 해줄 건 해주고, 얻을 건 얻는 밸런스를 유지해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고요.
최근에 위버스 라이브에서 “내 감을 믿고 해볼 거다. 나중에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그냥 나를 믿어보려고 한다.”라고 했는데, 그 말이 지금 정국 씨 같단 생각도 들었어요. 다른 사람들하고 맞추면서 본인 ‘감’대로 하고 싶은 걸 추구해보는 것 아닌가 싶던데요.
정국: 맞아요.
그 ‘감’이 아티스트로서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거 같아요?
정국: 뚜렷하게는 없어요. 저는 뭔가… 거대한 팝스타라는 큰 목표만 있지, 다음엔 어떤 콘셉트를 보여주겠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어요. ‘Seven (feat. Latto)’도 미리 계획을 세운 게 아니라 방시혁 PD 님이 곡을 들려줬는데 너무 좋아서 “아, 이건 무조건 해야 돼요.” 했어요. ‘Seven (feat. Latto)’을 하기로 하면서 앞으로 제 활동을 어떻게 구상해야 할지 정리가 된 거죠. 이것도 감이에요. 사람마다 그런 게 있잖아요. 듣고 ‘엇... 좋은데?’ 하는 것.(웃음) 참 신기한 게, 곡 장르가 다 달라도 좋은 곡들은 좋아요. 물론 난 좋아서 발표했는데 별로라는 반응을 얻을 수도 있지만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저는 계속 그렇게 살았던 것 같아요. 지금은 좀 더 체계적으로 감을 잡는 거고, 옛날에는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의 감이었던 것 같고. 그래서 생각을 많이 하기 보다 제가 끌리는 걸 하고 싶은 거예요.
왜 거대한 팝스타죠? 지금도 거대한 팝스타잖아요?(웃음)
정국: 아니요.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해요. 그냥 욕심 아닐까요? 더 인정받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 단순하게, 멋있잖아요. 제가 지금 이 일을 하는 이유예요. ‘한 번 그런 팝스타가 되고 싶다.’, ‘그런 느낌의 감정을 나한테 느껴보고 싶다.’ 내가 제3자의 입장에서 나 스스로를 봤을 때 인정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됐을 때의 모습이 그런 팝스타인 것 같아요.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에 ‘Dreamers’로 섰던 경험이 좀 비슷한 느낌 아니었을까요?
정국: 이것도 어떻게 보면 감인 것 같아요. 월드컵도 저에게 기회인 거잖아요. 제안받았을 때 ‘이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Dreamers’ 무대에 대해 좀 아쉬움이 있어요. 사람들은 좋아해주셨지만 ‘내가 좀 더 잘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비하인드 영상에서 “공연은 100%는 항상 해본 적이 없어서 만족은 못하지만 그래도 큰 실수 없이 적당히 괜찮은 무대를 하고 내려온 것 같다.”고 말했는데, 평소에 준비 열심히 하고 무대는 ‘그냥 올라가서 잘하자.’(웃음) 이런 마음가짐이 있는 것 같았어요.
정국: 그 부분은 옛날이랑 많이 달라졌어요. 옛날에는 실수하면 그 순간에 얽매여서 계속 괴로워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내가 못하면 ‘더 잘해야지.’ 하고 그냥 연습해요. 사람이 엄청 단순해졌어요. 그냥 못해도, ‘못하는 것도 나’라고 인정을 해버리는 거죠. 그러니까 잘하려고 하는 거고.
무대 위에서 잘한다는 건 어떤 뜻일까요?
정국: 훨씬 더 자연스러워지고 싶어요. 제 몸에 밴 나쁜 습관 같은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그런 것들이 저한테는 계속 보이니까요. 제 움직임 자체가 한정적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춤 동작을 디테일하게 잘 추고 이런 것보다, 비슷한 동작을 보여주더라도 움직임 하나하나가 다 달랐으면 좋겠어요.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계속 나왔으면 좋겠어요.
‘Seven (feat. Latto)’의 퍼포먼스도 요즘의 생각이 많이 반영됐다고 할 수 있을까요? 테크닉적인 동작들이 많기 보다 동작을 깔끔하게 소화하면서 곡의 분위기를 잘 연출한다는 느낌이 들던데.
정국: 자연스러운 게 좋기도 하고, 힘도 좀 빼고 싶기도 했어요. 여러 안무 시안을 받고선 제가 결정했는데, 퍼포먼스적으로도 좀 가벼워지고 싶었어요. 저만의 차별점을 두고 싶었으니까요. 그러면서도 조금은 무게감을 더할 수 있으면 좋겠고요. 사람들이 무대를 볼 때 ‘오, 저 친구 봐라?’ 약간 이런 느낌을 받게.(웃음)
가볍다고 표현했는데, ‘Seven (feat. Latto)’은 방탄소년단 곡이나 정국 씨의 그간 솔로곡 등과 사뭇 달라요.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어땠어요?
정국: 좋았어요. 이 곡을 온전히 그냥 받아들이기만 했을 뿐, 그 이상으로 뭔가 더 생각하진 않았어요. 그냥 하면 하는 거.(웃음)
창법도 굉장히 많이 바뀌었는데, 날렵한 팝의 느낌을 내면서 거친 목소리나 바이브레이션을 사용하지 않았어요. 이런 접근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정국: 녹음하기 전에 일단 가이드 버전을 듣잖아요. 그 안에서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거, 내가 더해야 할 부분과 빼야 할 부분을 생각해서 녹음해요. 제 색깔을 만들어 나가는 건데, 이제는 듣기 좋으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거부감 없고, 과하지 않고. 녹음을 할 때 곡마다 어울리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거 같아요. 노래 부를 때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어떻게 불러야 되지?’ 하면서 어려울 때도 있는데 결국 자연스럽게 부르게 되는 거 같아요. 이번에는 녹음하는 동안 짧은 시간 안에 는 게 있는 것 같긴 하고요. 영어 노래를 부를 때의 디테일이 조금 더 생기지 않았나 싶어요. 발음할 때 ‘나 이렇게 소리내는 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되고, 어떻게 불러야 할지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아요.
변화의 계기가 있었나요?
정국: 일단 재밌었어요. 녹음 방식을 바꿔봤거든요. 노래를 녹음할 때마다 끝까지 한 번에 쭉 불렀는데, 그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프로듀서가 노래를 한 번에 녹음하면서 제 목소리를 그대로 듣고 “어? (좋은 소리가) 나온 것 같아.” 하고 넘어가는 게 너무 좋았어요. 중간에 다른 작업 없이 계속 노래 부르고, 좋은 게 나오면 오케이 하고, 다시 불러보고. 코러스가 필요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들어서 불러보고. 작업 과정이 굉장히 빨랐던 게 너무 좋았어요.
여러 테크닉을 많이 안 쓰면서도 고음까지 깔끔하게 내야 해서 오히려 부르기 쉽지 않았을 듯해요. 그만큼 가수로서 가지는 무기가 많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다양하게 노래 부르는 데 관심이 있는 건가요?
정국: 관심이 없다고는 못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다양한 소리를 내고 싶긴 하니까요. 그래서 다른 분들의 노래를 따라 불러보는 건 되게 좋은 거 같아요. 제 상황에서는 목을 잘못 쓰는 거라도 해보는 건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잘못된 길이 나중에는 올바른 길이 될 수도 있는 거니까. 하지만 내 게 없어지면 안 되니까 제 색깔을 만들어야죠. 그래서 ‘Seven (feat. Latto)’으로 무대에 서봐야 알게 되는 부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곡이 나오고 무대에 서고 반응을 보거나 해야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느낌이 올 거 같아요.
‘Seven (feat. Latto)’의 가사에서 “너의 어깨에 이 세상의 무게를 짊어져”라는 부분이 있는데, 방탄소년단의 멤버라는 건 그런 위치잖아요. 혼자 무대에 서게 된 지금은 어떤가요?
정국: 혼자니까 팀일 때보다 압박감이 더 있는 거 같아요. 근데 성격이 많이 바뀌다 보니까 받아들이는 방식이 좀 달라진 거 같아요. 왜 그렇게 바뀌었을까? 그냥 바뀔 때가 된 거 아닐까요?(웃음)
왜 바뀌게 됐을까요?
정국: 내가 왜 사랑을 받는지 이유에 대해 생각했어요. ‘내가 이렇게 사랑을 받는 이유를 나는 잘 모르겠다만 그게 있으니까 사랑을 받고 있겠지?’ 하고 납득을 하는 그런 시기였던 것 같아요. 제가 사랑 받고 있다고 인정을 해버리는. 그래서 위버스 라이브에서 물어봤었어요. 왜 우리를 좋아하냐고.
“여러분은 왜 (우리를) 응원해줘요?”라고 물어봤었죠.
정국: 네. 그때 이후로 좀 많이 바뀌지 않았나 싶어요. 나를 조금은 인정하게 되면서 ‘항상 저자세일 필요는 없겠구나.’ 하는 마음가짐이 생겼죠.
사랑받는다는 게 기쁘기도 하지만 더 책임감이 생기는 것도 있을 듯해요.
정국: 그래서 좀 다른 거죠. 옛날에는 그냥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더 잘해야 인정받으니까. 그런데 이제 반대가 된 거죠. 인정을 받은 걸 아니까, 내가 이 사람들한테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더 열심히 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런 마음이 기부 활동하고도 관계가 있을까요? 어린이 환자를 위해 10억 원을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 기부했어요.
정국: 하고 나니까 기분이 좋아요. 너무. 어린 친구들에게 마음이 쏠렸어요. 그래서 어린이병원에 집중하고 시설들이 만들어지거나 하면 좋을 거 같아서 했는데, 하고 나니까 너무 기분 좋더라고요.
책임감의 한 부분이 자기 관리인 것 같기도 해요. 위버스 라이브 하면서 식사하는 중에도 먹는 양을 신경 쓰더라고요. 저렇게 야식을 먹는 순간에도 몸 관리를 신경 써야 하는구나 싶더라고요.
정국: 제가 제 마음대로 하는 것처럼 보여도 그리고 되게 단순해 보여도 그렇게 제 안에서의 생각들은 따로 하는 편이긴 하죠.
그래서 밤에 위버스 라이브로 팬들과 만나는 건가 싶기도 했어요. 뭐든 자유롭게 하는 것 같지만 뭘 해야 할지 생각하니까 그걸 팬들에게도 편하게 보여줄 수 있는 거 같아요. 위버스 라이브를 켜든 안 켜든 운동하고, 빨래 개고, 요리하면서 행복해하고.(웃음)
정국: 모든 걸 놓은 느낌은 아닌데,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좀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이게 나 같다. 진짜 나 같다. 나 이렇게 살아야 되겠다. 그냥.’
요리는 언제부터 자주하게 됐나요? 위버스 라이브에서 한 요리들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정국: 유튜브로 보다 맛있는 거, 맛있어 보이는 거 해 먹어요. 유튜브 보다 ‘먹어봐야지?’ 그렇게 단순하게 해 먹고. 그게 습관이 되다 보니까 ‘내일은 뭐 먹지? 뭐 해 먹지?’ 이렇게 되는 거죠. 해보고 ‘너무 맛있는데?’ 하면 다음 날 한 번 더 해 먹고. 제가 레시피를 갖고 요리를 하는데, 그때 재료가 없는 게 있고 또 있는 게 있어요. 레시피와는 다른 재료도 있고. 그러면 ‘이거 너무 맛있지 않을까?’ 하면서 넣고 싶은 대로 넣어보는 게 재밌어요.
위버스 라이브에서 공개했던 ‘꼬소한 불마요 들기름 막국수’도 그렇게 탄생한 건가요? 소스 배합이 한 번에 찾을 수 있는 배합이 아닌 거 같은데.
정국: 그냥요. 한 세 번 만들어 봤나? 소스 간만 봤어요.(웃음) 처음에는 일반 들기름 막국수를 좋아했어요. 고소하고, 별로 안 짜고, 살짝은 느끼한. 그러다 ‘뭔가 매콤했으면 좋겠는데?’ 하면서 ‘매운 거? 불닭’. 간장이랑 불닭 맛만 나게 해서 먹었는데 뭔가 밍밍한 거예요. 뭔가 크리미했으면 좋겠다, 꾸덕했으면 좋겠다 해서 막 우유도 넣어봐, 마요네즈도 넣고. 근데 하… 또 뭔가 부족해요. 그래서 불닭 마요를 넣자. ‘우유는 묽으니까 달걀노른자를 넣자. 좀 더 꾸덕하게 하려면 여기에 다진 마늘이랑 양파를 넣자.’ 해서 소스를 만드니까 맛있더라고요. 간장은 그냥 진간장 쓸 때도 있고 양조간장 쓸 때도 있는데 그냥 진간장이 제일 나은 것 같고요. 쯔유는 간장 베이스로만 먹을 때 맛있고, 불닭을 섞을 때는 무조건 진간장, 그 다음에 참소스. 참소스가 아주 좋은 역할을 했어요.(웃음)
인터뷰 때문에 야식 먹을 만한 시간에 만들어 봤는데, ‘단짠’ 조합에 매운맛이 들어 있는데 동시에 새콤한 맛까지 들어가 있어서 계속 먹어도 안 질렸어요. 면 처음 먹을 때 식감도 너무 좋아서, 만들 때마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서 만들었을 거 같았어요.
정국: 맞아요, 맞아요.(웃음) 요리도 그냥 하는 거긴 한데, 한 번 하면 제대로 해 먹어요. 제대로 해서 먹으려면 진짜 꽤 시간이 걸려요.(웃음)
만들 때 하나하나 간을 보면서 판단했다는 거잖아요? 추구하는 맛이 확실하단 건데.
정국: 그러니까 내가 먹고 싶은 맛이어야 되는 거예요. 원하는 맛에 최대한 가깝게는 만든 것 같아요. 요리하면서 재료를 맛보잖아요. 그러면 뭐가 들어갔을 때 이런 맛이 나겠다는 걸 좀 알게 되는 거 같아요.
대충 먹자고 하지만 절대 대충일 수 없는 (웃음)
정국: ‘편하게는 하되 대충 먹지는 말자.’(웃음) 쉽진 않아요. 1인분 양을 정해서 소스 양을 맞춰야 하니까. 근데 그렇게 하는 거까진 너무 귀찮아서 조금 낭비를 하더라도 편하게 소스를 넉넉하게 만들어 놔요. 제가 딱 1인분만 먹진 않으니까. 만드는 과정에서 그렇게 조금 편한 방법을 찾죠.
일도 그렇게 하는 걸까요? 편안하게 하는 것 같지만 꼼꼼하고, 원하는 것도 확실하고.
정국: 그렇지 않을까요?(웃음)
그럼 다시 본격적으로 무대 위에 올라가는 기분은 어때요?(이 인터뷰는 7월 6일 진행됐다)
정국: 설레요. 새롭게 시작하는 거니까요. 근데 그만큼 또 걱정이 되죠. 일단 내 게 아직 세상에 나오기 전이니까 이렇게 밖에 얘기를 못해요. 나오고 나서 내가 어느 정도 간을 봐야(웃음), 해봐야 알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긴장도 되고, 기대도 너무 많이 되고, 내가 무대에 섰을 때 어떤 느낌이 날지 다 궁금한 시점인 것 같아요.
‘My You’의 가사를 쓴 배경에 대해 ‘가끔 이 모든 것들이 사라진다면 혹은 꿈이라면 어떡할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했는데, 그런 생각이 들 만한 삶인 거 같아요. 데뷔해서 10년이 지나는 사이 세계적인 스타가 됐고, 10년 만에 첫 솔로 활동을 하고.
정국: 약간은, 제 현실이 현실이 아닐 때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가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게 현실이 맞나?’ ‘내가 한 게 맞나?’ 이렇게 현실을 약간 부정할 때가 있어요. ‘My You’를 쓸 때도 약간 ‘이게 (현실이) 아니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미가 생각났던 건가요? ‘My You’가 팬에게 보내는 이야기잖아요. 지금의 현실에서 늘 함께 있는 사람들이니까.
정국: 저는 이제 제 인생에 아미가 없으면 없죠. 그러니까 항상 있어요. 저는 이제 아미와 거의 동기화가 됐죠. 그래서 술 마시고 “저 왔어요.” 하면서 하는 게(웃음) 엄마 아빠한테 술 먹고 전화한 적은 없는데 아미한테는 가니까. 그게 내가 돼버린 것 같아요. 그런 느낌이 너무 자연스러운 거라. 그냥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서로 좀 특별했으면 좋겠어요. 그분들은 저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고, 제 모습을 편히 보여주고, 서로 거리는 멀리 있지만 동시에 가깝고도 되게 편한 사이였으면 좋겠어요.
그럼 아미가 왜 정국 씨를 응원하는지 이젠 좀 알 것 같나요?
정국: 저는 제 자신을 봤을 때,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자존감이 그렇게 높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런데도 ‘내 인기가 왜 많을까?’, ‘그냥 목소리가 마음에 들어서 그런가?’ 아니면 ‘춤이 마음에 들었나?’ 그 이유는 진짜 모르겠어요. 왜 내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건지에 대해서. 그런데 아미는 저를 인정해주고 있는 사람들인 거잖아요. 제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몰라도 그분들이 저를 인정해주는 건 알아요. 그러니까 ‘내가 당당하지 않으면 그렇게 나를 인정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은 뭐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 스스로가 좀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아직까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긴 하지만요.
하지만 사랑을 받는 건 인정하니까 더 돌려주겠단 거군요.
정국: 그러니까 오케이, 그렇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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