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시카고 현지 시간 8월 3일 오후 5시, 뉴진스는 롤라팔루자 시카고 2023 페스티벌(이하 ‘롤라팔루자’) 무대에 올랐다. 지난 5월 발표된 시간표에 따르면 45분간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었다. ‘Get Up’의 발매로 그 시간이 어떻게 채워질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뉴진스가 지난 1년간 쌓아온 포트폴리오의 종합이다. 그렇다면 예상 못한 것은? 그 외의 전부다. 달리 말하면 현재 가장 많이 회자되는 K-팝 밴드가 거대한 하이프(hype)에 어울리는 자격이 있음을 증명한 자리다. (NME 공연 리뷰)
팬 미팅을 제외하면 첫 단독 이벤트이고, 퍼포먼스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본격적인 공연은 처음이다. 여기에 공연장의 분위기와 여건, 관객 규모와 분포 등 모든 것이 아티스트에 100% 우호적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대형 페스티벌 무대다. 그날 우리는 롤라팔루자의 가장 큰 메인 공연장을 꽉 채우고, 어색함이 없는 팝스타의 바이브로, 수만 명의 관객과 호흡하는 걸그룹을 보았다. 이 팀은 1년 전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6개월 뒤에는 빌보드 핫 100에 진입했다. 그리고 다시 6개월이 지난 어떤 주말, 두 번째 EP ‘Get Up’을 빌보드 200 1위에 올리고 대형 페스티벌 메인 스테이지에 올랐다.
‘Get Up’이 빌보드 200 8월 5일 자 1위 앨범에 오른 내용도 흥미롭다. 7월 21일에 발매된 ‘Get Up’의 첫 주간 성적은 7월 27일까지 집계한다. 그 이후의 일정은 보통 다음과 같이 예상한다. 일요일(7월 29일)에 다음 주 빌보드 200 톱 10에 대한 발표가 나온다. 화요일(8월 1일)에는 빌보드 홈페이지에 전체 순위가 게시된다. 발매 이후 주중에는 ‘Get Up’의 빌보드 200 1위 가능성을 크게 보는 예측이 많았다. 그런데 주말이 가까워질수록 ‘Barbie’ OST의 기세가 점점 커졌다. ‘Get Up’과 같은 7월 21일에 현지 개봉한 영화 ‘바비’는 개봉 주말 박스오피스 역대 20위의 좋은 성적으로 시작해, 개봉 주간 성적은 역대 12위로 끝내는 환상적인 일주일을 보냈다. 그와 동시에 가히 올스타급 참여진을 자랑하는 OST 수록 곡의 스트리밍 성적도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스포티파이 미국의 7월 21일과 7월 27일 성적을 비교하면, 니키 미나즈, 아이스 스파이스, 아쿠아의 ‘Barbie World (with Aqua)’가 5위에서 1위, 빌리 아일리시의 ‘What Was I Made For?’가 18위에서 3위, 두아 리파의 ‘Dance The Night’이 14위에서 7위로 꾸준히 상승했다. 주말이 가까워지자 ‘Get Up’과 ‘Barbie’ OST 간의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아졌다.
일요일이 되었다. 빌보드는 산출 문제(processing issue)로 빌보드 200 톱10 발표를 미룬다고 발표했다. 성적 차이가 근소할 경우 종종 있는 일이다. 결국 3일간의 지연 끝에 수요일에 공식 차트가 발표되었다. 최종 성적은 예상대로 매우 치열했다. ‘Get Up’의 주간 판매량은 12만 6,500단위, ‘Barbie’ OST는 12만 6,000단위로 불과 500단위 차이다. ‘Get Up’의 성적을 자세히 나누면, 앨범 판매가 10만 1,500단위, 스트리밍이 2만 4,500단위다. ‘Barbie’ OST는 앨범 판매 5만 3,000단위, 스트리밍 7만 단위다.
여기서 인상적인 것은 스트리밍 성적이다. 보통 앨범 스트리밍 성적은 수록 곡 갯수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트랙의 스트리밍 횟수를 합산하여 성적을 계산하기 때문이다. 6개 트랙에 불과한 ‘Get Up’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Get Up’의 주간 스트리밍은 3,439만 회다. 6개 트랙 평균은 573만 회가 된다. ‘New Jeans’나 ‘Get Up’ 같은 트랙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이 숫자는 더 인상적일 수 있다(참고로 ‘Barbie’ OST의 주간 스트리밍은 9,381만 회다. 트랙은 19개, 트랙당 평균은 494만 회다.). 이는 ‘Get Up’ 수록 곡 중 하나가 핫 100 상위권을 노릴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EP 전반이 동시에 소비되어야 가능한 숫자다. 이를 증명하듯, 8월 5일 자 핫 100에는 사실상 스트리밍 성적만으로 ‘Super Shy’ 48위, ‘ETA’ 81위, ‘Cool With You’ 93위에 올랐다.
2만 4,500단위의 스트리밍 성적이 없었다면, ‘Get Up’은 2위는 물론 3위가 될 수도 있었다. 3위 모건 월렌의 ‘One Thing at a Time’ 성적이 10.3만 단위다.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K-팝 앨범 대부분은 실물 앨범 판매만으로 순위를 달성한다. 스트리밍 성적을 제거해도 여전히 1위다. 뉴진스는 10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와 함께, ‘Barbie’ OST처럼 예상 못한 파고를 넘어설 수 있는 스트리밍 기반을 1년 만에 증명했다. 그리고 미국에 진짜 발을 디뎠다. 모두가 이 팀에 주목하고 궁금해하는 것이 당연하다. ‘Get Up’의 첫 트랙, ‘New Jeans’ 가사는 지난 1년의 자서전이나 다름없다. “우릴 봐 NewJeans. So fresh, so cl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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