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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연
사진 출처. SBS 인기가요

어린 시절 음악 방송을 보며 꿈을 키우던 소년은 몇 년 뒤 ‘인기가요’의 MC가 되었다. 역대 ‘인기가요’ 최연소 남자 진행자라는 타이틀과 새로운 도전 앞에서도, 운학은 긴장하기보다는 기분 좋은 설렘으로 임하고 있다고. 인터뷰 내내 반짝이는 눈으로 그간의 MC 활동을 짚으며, 애정이 가득 묻어나는 말투로 운학이 전한 공동 MC인 형과 누나, 존경하는 동료 가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어린 시절 꿈을 키워준 음악 방송

운학: 어렸을 때부터 음악 방송을 즐겨 봤어요. 일요일 같은 경우에 저만의 TV 보는 코스가 있었는데요.(웃음) 아침에는 친구들이랑 놀고 오후에 집에 돌아와서 ‘인기가요’ 보고 그다음에 ‘런닝맨’을 보곤 했거든요. 그때 본 무대 중에 방탄소년단 선배님들의 ‘FAKE LOVE’랑 빅뱅 선배님들의 ‘에라 모르겠다’ 무대가 너무 강렬해서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어요. 당시에 선배님들의 음악을 듣고 위로도 많이 받고, 무대하시는 모습이 멋있어서 저도 아이돌을 꿈꾸기도 했고요. 그렇게 음악 방송을 챙겨보던 게 지금까지도 제 하나의 추억으로 남아 있는데, 저도 앞으로 그런 가수가 되고 싶어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팬분들께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무대를 만드는 거요.

MC 발탁 소식을 듣게 된 날

운학: 처음 MC로 발탁되었다는 기사가 나갔을 때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시니까 너무 기쁘고 영광이었어요. 멤버 형들도 축하한다고 해주고 잘해야 한다고 말해줬고요. 뭔가 형들이 키워서 이렇게 방송에 보내는 듯이 말을 해주더라고요.(웃음) 아빠의 마음처럼.(웃음) 그런 반응을 보면서 처음에는 마냥 기쁘기만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이왕 하는 것 정말 잘해서 ‘팀의 자랑이 되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저만의 개성을 최대한으로 잘 살려서 많은 분들께 ‘저 이런 사람이에요!’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혼자서 음악 방송 모니터링도 많이 하고 MC 선배님들의 영상도 많이 봤고요. 그리고 연습하면서도 ‘어떻게 해야 여기서 내 매력을 더 보여드릴 수 있을까?’를 늘 생각하고 있어요. 

 

‘아기 MC’의 롤 모델

운학: ‘인기가요’ MC 선배님들과 연준이 형 영상을 많이 찾아봤어요. 요즘 ‘아기 MC’나 ‘아기 유재석’처럼 다양한 타이틀로 불러주시는데 그럴 때마다 정말 영광이고 ‘어떻게 해야 이 타이틀에 걸맞은 MC가 될 수 있을까?’ 생각하고, 기대감에 충족시켜드릴 수 있는 MC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아기 유재석’이라는 말도 해주시는데(웃음) 그래서 실제로 유재석 선배님 영상도 많이 봤어요! 유재석 선배님이 인간적으로 제 롤 모델이고 너무 존경하거든요. ‘최고 국민 MC’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계신데도 끊임없이 계속 좋은 방송을 보여주려고 하시고요. 그리고 선배님의 젠틀한 모습이 너무 멋지기도 하고, 저도 나중에 어른이 됐을 때 꼭 그런 신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왜냐하면 지금은 신사라기에는 너무… 아! 지금도 저는 멋쟁이 신사지만요.(웃음)

  • © BOYNEXTDOOR Weverse

형들의 응원과 조언

운학: 스페셜 무대 사전 녹화 때 리우 형이랑 재현이 형이 와줬는데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더라고요. 그날이 사실 전날 신곡 연습이 있어서 잠도 많이 못 잤을 텐데 와준 거였거든요. 다른 멤버 형들도 다 개인적으로 연락와서 응원도 해줬고요. 그리고 성호 형이 출연하는 분들의 춤을 잘 준비해서 가면 그것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줬는데요. 그 이야기를 듣고 되게 감명받아서 춤 하나하나 절대 대충 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작가님들께도 미리 어떤 게스트분들이 나오는지 확인해서 안무를 연습하고, 원곡자분들께도 직접 “이거 이렇게 추는 거 맞나요?”, “이렇게 추면 괜찮을까요?” 물어보면서 더 잘 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렇게 제대로 보여드리는 게 게스트분들께 존경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최연준 선배님에서 ‘연준이 형’으로

운학: 연준이 형이 정말 보자마자 편하게 하라고 말해줬어요. 제가 사실 K-팝 커버 댄스를 처음으로 제대로 배웠던 게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선배님들의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Run Away)’거든요. 그래서 형한테 아, 그때는 선배님.(웃음) “선배님, 안녕하세요! 너무 존경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인사하면서 그 얘기를 말했어요. 그때 형도 “형이라고 하셔도 되고 말 편하게 해도 괜찮아요~”라고 해서 그 자리에서 “알겠어, 형!” 하고(웃음) 바로 말을 놨는데요. 형도 아마 예상 못하지 않았을까요?(웃음) 이렇게 바로 놓을 거라고.(웃음) 사실 제가 낯을 좀 가리긴 하는데 빨리 친해져야 방송도 더 재밌고 제 스스로도 재미있게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형이 편하게 대해줘서 금방 친해질 수 있었어요. 그리고 매번 형이 “힘든 것 없어?” 이렇게 물어봐주기도 하고요. 제가 질문도 되게 많이 했는데, 그럴 때마다 질문 하나하나에도 너무 친절하게 답해줘서 감동이었어요. 아! 그리고 위버스에 연준이 형이 저보고 귀엽다고 남겨주신 댓글도 봤어요.(웃음) 너무 고맙더라고요.

 

‘대배우 지후 누나’와의 첫 만남

운학: 지후 누나를 처음 만난 날이 스페셜 무대 ‘Hype boy’를 연습하는 날이었어요. 제가 살면서 누나라는 존재가 처음이었거든요. 그리고 누나가 완전 대배우잖아요.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완전 세계적인 대배우이자 선배님이라 당시 제가 되게 긴장했거든요.(웃음) 그렇게 긴장한 와중에도 누나랑 빨리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왜냐하면 스페셜 무대는 저랑 누나의 케미스트리를 잘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서로 어색함을 풀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무대 중간중간에 서로 손뼉 치는 페어 안무가 있는데 그런 것들도 자연스럽게 잘 소화하기 위해서 같이 열심히 맞춰 나갔고요. 무엇보다 이렇게 곡을 커버하는 데에 있어 ‘어떻게 해야 내 색깔을 잘 보여드리면서 이 곡을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정말 일주일 동안 집중해서 연습했어요.

아기 ‘Hype boy’ 등장! 

운학: ‘인기가요’에서 ‘Hype boy’를 선보이기 위해 무대를 꾸미는 구성이나 동작 같은 부분에 의견을 많이 냈어요. 중간에 음악에 맞춰서 신나게 노는 구간이 있는데 그 부분에 깜찍한 동작이 들어가면 좋을 것 같아서 서로 손뼉 치는 동작을 제안하기도 했고요.(웃음) 그리고 무엇보다 이 무대에서 ‘제 스타성은 한계가 없다.’, ‘제 끼는 한계가 없다.’ 이걸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끼 하나만큼은 잘 전달된 것 같고요!(웃음) 일주일 정도밖에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 조금 아쉬운 부분도 몇 개 있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당시에 했던 표현과 선택들이 제일 귀여웠던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후회는 없습니다!

조금씩 쌓여가는 나만의 노하우

운학: 제 장점이 에너지를 잃지 않으면서도 저만의 개성과 매력으로 분위기를 활기차게 바꾸는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작가님들이 리액션 같은 부분을 대부분 제게 맡겨주시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항상 제 매력을 더 살리면서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최근에는 애드리브가 많이 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대본을 받고 입에 잘 안 붙는 부분은 제 말투를 살리며 저만의 방식으로 약간씩 바꾸기도 하거든요. 오늘(인터뷰 8월 13일 진행) 같은 경우도 “저희 다 히읗이 들어가요.” 이런 멘트도 “여러분 그거 아시나요? 저희 이름 끝에 모두 히읗이 들어가요!” 이런 식으로 말했거든요. 여전히 긴장되는 때도 있지만 최대한 즐기려 하고 있어요. 떨림은 컨트롤하려고 할수록 더 떨리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즐겨요! 시간을 두고 보다 보면 긴장도 즐거움으로 바뀌더라고요. 

 

​팬들과 함께하는 무대 

운학: 사전 녹화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팬분들이 많이 와주실까?’ 하고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정말 그 걱정을 한 번에 딱 떨칠 수 있게 많은 분들이 와주신 거예요. 진짜 눈앞에 다 팬분들이 계셨는데 그때 좀 울컥하고 되게 고마운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사랑을 받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를 다시 느끼게 해주셨고요. 형들 없이 혼자 무대를 하고 관객분들을 모셔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부담이 컸는데 팬분들의 모습을 보고 너무 감동받았어요.

 

음악 방송 무대 위의 꿈

운학: 무대 위에서 정말 자유롭게 놀아보고 싶어요. 그리고 앙코르 무대도 꼭 해보고 싶고요. 진짜 무대를 휘저으면서 잘할 자신 있거든요! 최초로 앙코르할 때 무대 밖으로 나와서 팬분들 앞에서 노래 부르기 이런 것도 시도해보고 싶어요. 물론 허락을 받고요.(웃음) 그리고 MC로서는 9월 컴백 때 멤버 형들 인터뷰할 생각에 너무 기대돼요! 형들 뭐 이제 끝났죠~(웃음) 오자마자 바로 즉석 질문. “혹시 3행시 가능하신가요 재현 씨?” 이런 거나 “혹시 이걸 다른 것과 비유를 하면 어떤 느낌일까요?” 이런 것도 막 물어보고요.(웃음)

컴백을 기다리며

운학: 이번 앨범이 데뷔 싱글이랑은 되게 다른 분위기라서 무대 자체가 많이 기대돼요. 팬분들도 기대를 많이 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고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보기만 해도 빠지실 거예요.(웃음)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컴백에서 BOYNEXTDOOR만의 색에 더 많은 분위기를 추가시키고 싶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무대를 하면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표현들, 각자 개성 넘치는 자신만의 제스처나 창법, 춤추는 방식이나 표정이 6명 모두 다 다르거든요. 그렇게 무대에서 정말 잘 놀고 잘 소화하는 게 저희만의 색이라고 생각해요. 그 영역을 더 넓혀서 BOYNEXTDOOR가 얼마나 유일무이한 팀인지 보여드리며 저희만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싶어요. 

 

MC로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

운학: 저희 셋이 ‘인기가요’의 레전드 조합 중에 하나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다시 보고 싶다. 추억이었는데~’ 하고 그리워지는 그런 MC들로 기억되면 좋을 것 같고요. 연준이 형이랑 지후 누나 둘 다 정말 착하고 매너 있는 사람들이라 그 모습을 옆에서 보며 애티튜드 같은 것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저도 ‘진짜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요. 그리고 요즘 항상 느끼는 건데 일요일에 ‘인기가요’ 녹화를 다녀오면 되게 힐링되는 기분이에요. 현장에서 저희 팬분들, 연준이 형, 지후 누나, 제작진분들을 뵙고 나면 에너지도 많이 받아요. 제가 혼자 있을 때 생각이 좀 많은 편인데 촬영 다녀오고 나면 제 안에 있던 복잡한 감정들이 없어지는 느낌도 들고요. 지금도 너무 재미있게 하고 있는데 앞으로가 더 재밌을 것 같아서 더 기대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