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2020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
포기하지 않는 기도
2020.12.28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이유로 인류의 역사에 오랫동안 기록에 남을 한 해였다. 그래도 사람들은 살아갔고, 살아남기 위해 애썼다. 12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이어지는 여섯 팀의 어떤 무대들에 대한 각각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2020. 12. 6. Mnet ’2020 MAMA’ : ‘ON’, ‘Dynamite’, ‘Life Goes On’
‘2020 MAMA’에서 방탄소년단은 마칭 밴드의 여러 요소를 ‘ON’의 퍼포먼스에 활용한다. 지민, 뷔, 정국, 제이홉은 봉, 드럼 스틱, 베이스 드럼과 심벌즈 등을 활용한 독무를 추고, 이어지는 멤버들의 군무 뒤편에는 치어리딩이 펼쳐진다. 공연 시작과 끝에 등장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 한가운데에 연출된 거대한 방탄소년단의 로고는 이 모든 사람들이 모인 결과다. 각자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큰 그림을 보여준다. 최초의 버전보다 마칭 밴드의 인원과 역할이 대폭 늘어난 이 공연은 ‘ON’의 퍼포먼스가 가진 의미를 확장시킨다. ‘나의 고통이 있는 곳에 내가 숨 쉬게 하소서’라는 가사를 담은 ‘ON’과 함께, 방탄소년단과 마칭 밴드는 공연 내내 춤추고, 복잡한 동선을 따라 이동하고, 공중제비를 돌고, 마지막에는 폭죽까지 터뜨린다. 그런다고 텅 빈 경기장이 채워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퍼포먼스 앞에는 어두운 곳에서 한 사람이 ’공포(Fear)’에 삼켜지는 영상이 나온다. 그 뒤에 넓고 밝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ON’ 무대로의 변화는 그 자체로 메시지다. 언젠가 사람들은 이곳에 다시 모일 것이다.
팬데믹은 계속되고, 예정된 공연은 하나씩 취소되어 갔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절망의 공포 대신 미래의 희망을 보여줬다.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올해 취소된 한국의 불꽃놀이 축제를 CG로 보여줬고, 최근의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에서는 한국과 미국을 순식간에 오가며 코로나19로 인한 제약을 건너뛰는 마술을 선사하기도 했다. 관객을 초대할 수 없는 한계를 다양한 기획과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시도로 극복하고, 공항, 경복궁, 에버랜드, 서울월드컵경기장 등 현장감을 줄 수 있는 온갖 장소의 섭외로 대응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섭외하고 공연하기까지 얼마나 많고 복잡한 일들이 있었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그럼에도 그들은 올해 내내 다른 장소, 다른 방식의 무대에 섰다. ‘2020 MAMA’는 한 해의 끝에서 방탄소년단이 보여준 그 모든 무대의 의미를 가장 크고 직접적으로 전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ON’ 뒤에는 화려한 색들로 꾸며진 거대한 천이 무대 전체를 뒤덮은 ‘Dynamite’, 많은 사람들이 일일이 보디페인팅을 해서 멈춰버린 시간을 표현한 ‘Life Goes On’이 이어진다. 그렇게 정성 들여 현실의 질감을 최대한 생생하게 부여하면서 지금 볼 수 없는 서울의 한순간, 치료로 인한 재활로 인해 이 무대에 함께하지 못한 멤버 슈가를 불러내는 가상현실을 더한다. 어떻게든, 우리는 언젠가 함께할 것이라는 포기하지 않는 믿음의 전달. 그래서 지난 1년간 방탄소년단의 무대들은 차라리 하나의 의식처럼 보인다. 비가 올 때까지 멈추지 않는 기우제. 팬데믹이 멈출 때까지 공연으로 하는 기도. 지금 음악이, 그 음악을 표현한 퍼포먼스가 그리고 무대에 선 아티스트가 세상에 갖는 중요한 의미다.
‘2020 MAMA’에서 방탄소년단은 마칭 밴드의 여러 요소를 ‘ON’의 퍼포먼스에 활용한다. 지민, 뷔, 정국, 제이홉은 봉, 드럼 스틱, 베이스 드럼과 심벌즈 등을 활용한 독무를 추고, 이어지는 멤버들의 군무 뒤편에는 치어리딩이 펼쳐진다. 공연 시작과 끝에 등장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 한가운데에 연출된 거대한 방탄소년단의 로고는 이 모든 사람들이 모인 결과다. 각자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큰 그림을 보여준다. 최초의 버전보다 마칭 밴드의 인원과 역할이 대폭 늘어난 이 공연은 ‘ON’의 퍼포먼스가 가진 의미를 확장시킨다. ‘나의 고통이 있는 곳에 내가 숨 쉬게 하소서’라는 가사를 담은 ‘ON’과 함께, 방탄소년단과 마칭 밴드는 공연 내내 춤추고, 복잡한 동선을 따라 이동하고, 공중제비를 돌고, 마지막에는 폭죽까지 터뜨린다. 그런다고 텅 빈 경기장이 채워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퍼포먼스 앞에는 어두운 곳에서 한 사람이 ’공포(Fear)’에 삼켜지는 영상이 나온다. 그 뒤에 넓고 밝은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ON’ 무대로의 변화는 그 자체로 메시지다. 언젠가 사람들은 이곳에 다시 모일 것이다.
팬데믹은 계속되고, 예정된 공연은 하나씩 취소되어 갔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절망의 공포 대신 미래의 희망을 보여줬다.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올해 취소된 한국의 불꽃놀이 축제를 CG로 보여줬고, 최근의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에서는 한국과 미국을 순식간에 오가며 코로나19로 인한 제약을 건너뛰는 마술을 선사하기도 했다. 관객을 초대할 수 없는 한계를 다양한 기획과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시도로 극복하고, 공항, 경복궁, 에버랜드, 서울월드컵경기장 등 현장감을 줄 수 있는 온갖 장소의 섭외로 대응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섭외하고 공연하기까지 얼마나 많고 복잡한 일들이 있었을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그럼에도 그들은 올해 내내 다른 장소, 다른 방식의 무대에 섰다. ‘2020 MAMA’는 한 해의 끝에서 방탄소년단이 보여준 그 모든 무대의 의미를 가장 크고 직접적으로 전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ON’ 뒤에는 화려한 색들로 꾸며진 거대한 천이 무대 전체를 뒤덮은 ‘Dynamite’, 많은 사람들이 일일이 보디페인팅을 해서 멈춰버린 시간을 표현한 ‘Life Goes On’이 이어진다. 그렇게 정성 들여 현실의 질감을 최대한 생생하게 부여하면서 지금 볼 수 없는 서울의 한순간, 치료로 인한 재활로 인해 이 무대에 함께하지 못한 멤버 슈가를 불러내는 가상현실을 더한다. 어떻게든, 우리는 언젠가 함께할 것이라는 포기하지 않는 믿음의 전달. 그래서 지난 1년간 방탄소년단의 무대들은 차라리 하나의 의식처럼 보인다. 비가 올 때까지 멈추지 않는 기우제. 팬데믹이 멈출 때까지 공연으로 하는 기도. 지금 음악이, 그 음악을 표현한 퍼포먼스가 그리고 무대에 선 아티스트가 세상에 갖는 중요한 의미다.
글. 강명석
디자인. 페이퍼프레스
사진 출처. 빅히트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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