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E’는 그 자체로 ‘운명’과 ‘숙명’의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지만, 절대로 바꿀 수 없는 ‘숙명’과 달리 ‘운명’은 ‘나’의 선택에 따라 변한다. &TEAM에게 ‘FATE’는 ‘숙명’, 즉 자신들에게 주어진 늑대인간으로서의 삶을 따르는 것이다. 데뷔 트레일러의 “무리는 알파를 따르고 알파는 온갖 어려움을 헤치고 무리를 이끈다.”라는 내레이션처럼 늑대인간들은 무리에 속하고, 누군가는 알파가 된다. 예컨대 &TEAM의 ‘First Howling : ME’의 타이틀 곡 ‘Under the skin’과 ‘First Howling : NOW’의 타이틀 곡 ‘War Cry’ 모두 홀로 있는 케이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Under the skin’의 케이는 ‘회색 도시’의 칸(케이)처럼 “Where are you? ただ探している(Where are you? 그저 찾고 있을 뿐이야)”라며 “같은 피”를 가진 형제들을 만나 “변하고 싶”지만 아직 자신이 누구인지, 속할 수 있는 무리도 찾지 못한 외로운 소년이다. 반면 ‘War Cry’의 케이는 멤버들을 만나 가족을 만들었고, “무릴 지어서 돌격 앞으로 떠나”기 전 ‘Under the skin’에서 보여준 이전 알파(사카구치 켄타로)의 죽음 이후 부재한 알파의 자리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결전에 나서고자 라이칸스로프이자 알파의 상징인 ‘실버팽 목걸이’를 스스로 목에 건다. 또한 데뷔 트레일러의 마지막, 무리의 가장 작고 약한 늑대 루슬란(하루아)이 뒤처지고, 멤버들이 다 함께 기다리던 시기를 지나 ‘War Cry’에 이르러 “어린 날을 벗어나 거친 세상에” “자신을 던”지며 형들과 함께 싸우는 모습 역시 “누구 하나 소외시키지 않”고, “약한 나라도 무리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을 배운 늑대의 성장처럼 보인다(‘&TEAM Debut trailer’). ‘회색 도시’에서 터전을 잃고 쫓기던 소년들은 터전과 형제들을 지켜냈고, 평범한 인간의 삶 대신 늑대인간이라는 본연의 삶을 받아들이길 택했다. 이는 ‘Road not taken’에서 말한 “두 갈래 길 앞에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 가보지 않았기에 “길을 잃은 건지, 아니면 찾은 건지(Are we lost or found)” 고민하면서도 결국엔 무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고, 늑대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받아들인 것이다. 동시에 “같은 걸 잃은 자들이 모여 다시 가족을 이룰 수밖에(웹소설 ‘DARK MOON : 회색 도시’ 50화)” 없었던 늑대인간의 숙명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반면 뱀파이어(엔하이픈)에게 ‘FATE’는 뱀파이어로서의 삶을 배반하고 스스로 선택한 ‘운명’이다. ‘달의 제단’ 속 뱀파이어 무리는 굴복과 복종을 기반으로 하기에 각자의 능력이 다르고, 개인으로도 강하기 때문에 무리지을 필요 없는 이들이 형제가 된 것은 오직 자신들의 결정이었다. ‘달의 제단’ 속 수하와의 관계 역시 동명의 노래(‘Fate’) 속 가사처럼 “모든 것은 너에게로부터 받은 권능이었고 곧 너에게로 돌려줄 영원에서 자라났음을” 알고 있음에도 기꺼이 자신의 “필멸을 바쳤던”, 그래서 “다시 내 손에 쥐어졌던” 운명이다. 자신들의 운명을 “거스른 형벌”로 “끝없는 고통, 갈증”을 겪고, 그 과정이 “오만한 착각”으로 느껴지거나 가장 중요한 기억을 “망각”하게 될지라도(‘Sacrifice’), 종국엔 “날 기다리는 것이 텅 빈 채 침전하는 결말이라 해도(‘Mortal’)” 운명을 선택하는 것. ‘DIMENSION : DILEMMA’의 ‘Intro : Whiteout’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들은 “가장 소중한 것을 내놓아야 할 수도” 있고, “이쪽에서 버티고 있는 몬스터(스킬라)”와 “저쪽에서 휘몰아치는 토네이도(카리브디스)” 중에 “하나를 뚫고 가야”만 하는 선택지 속에서 “일단 달려”가기로 결정한다. 형벌을 감내하고 숙명일 수 있는 운명을 거스른 것이다. 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도, 죽음을 고를 수도 없는 불멸자인 뱀파이어는 역설적으로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자신들의 ‘운명’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ch1 ch2 ch3 ch4

Copyright ⓒ Weverse Magazine.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