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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명석
디자인. MHTL
사진 출처.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신인 보이그룹 TWS의 데뷔 앨범 ‘Sparkling Blue’는 여섯 명의 멤버들이 타이틀 곡 제목처럼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라며 서로의 만남을 어려워 하다 ‘Be Friends Forever’의 의미를 담은 곡, ‘BFF’가 되는 과정처럼 보인다. MBTI에서 내향형을 의미하는 “타고난 ‘I’(‘first hooky’)”만 모인 그들은 “빨리 말 걸어보고 싶”다면서도 “문 앞에서 셋을 세어(‘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볼 만큼 누군가를 만나는 것에 어려움을 겪지만, “I finally dare show every side(드디어 내 모든 걸 보여줄 각오를 했어)(‘unplugged boy’)”라며 다가갈 용기를 다진다. 결국 이 ‘I’들은 MBTI에서 외향형을 의미하는 ‘E’처럼 “플랜 ‘E’(‘first hooky’)”를 세우고,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계획대로 되는 게 없어서(‘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라고 혼잣말 하는 대신 서로를 “우린 채워 서로의 Blank with a bang(‘BFF’)”이라 정의한다. TWS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선공개 영상, ‘TWS (투어스) Prologue ‘Oh Mymy : 7s’’에서 데뷔를 위한 최종 평가를 받는 것은 앞의 네 곡의 과정을 거친 뒤 이야기다. 

 

‘TWS (투어스) Prologue ‘Oh Mymy : 7s’’는 TWS가 소속 레이블 플레디스의 경영진과 프로듀서 그리고 선배 그룹 세븐틴 멤버들에게 최종 평가를 받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BFF’가 된 그들은 ‘Oh Mymy : 7s’로 최종 평가를 받으며 “저 애들 봐 우릴 쳐다봐 모두 알아봐”라며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사실 하고픈 말 오래오래 보자”는 다짐을 노래한다. 하지만 “7초면 충분해 네 맘에 자리매김하고 싶어”라는 가사처럼 그들이 한 팀으로 뭉친 것은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이제야 데뷔라는 시작에 도달한 것이기도 하다. ‘TWS (투어스) Prologue ‘Oh Mymy : 7s’’에서 그들은 최종 평가 날 아침에 깨자마자 “그날이 왔어.”라며 부담감을 숨기지 못한다. 매일 연습하고, 서로를 독려했지만 최종 평가를 통과하지 못하면 데뷔는 다시 멀어질 수도 있다. “나랑 같이 해볼 사람?”, “춤추고 싶다.”, “꿈꾸고 싶다.” 멤버들을 한 명씩 소개하는 영상 ‘TWS (투어스) FIRST TIME : 05 : JIHOON’에서 이 팀의 멤버 지훈은 아무도 없는 메신저 창에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혼자 방에서 춤을 추고, 밤거리를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은 데뷔에 대한 기약 없이 막막한 상황에 놓인 모든 연습생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TWS (투어스) FIRST TIME : 06 : HANJIN’에서 한진은 데뷔를 위해 중국에서부터 혼자 ‘Oh Mymy : 7s’의 안무를 연습하며 팀에 합류할 날을 기다린다. ‘unplugged boy’의 “So many times that I’ve been down(내가 우울했던 많은 시간들)”처럼, 그들 또한 데뷔까지 말로 다 표현 못할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TWS가 세븐틴 앞에서 ‘Oh Mymy : 7s’를 선보이는 순간은 그 모든 일들을 거친 뒤다. ‘Oh Mymy : 7s’는 앨범 마지막 곡으로 데뷔를 앞둔 연습생 TWS의 이야기의 끝이자, 동시에 선공개 곡으로 신인 그룹 TWS를 세상에 알리는 이야기의 시작이 된다. ‘Oh Mymy : 7s’를 통해 팀이 세상에 갖는 태도를 보여준 뒤, 그들은 다시 팬들과의 “첫 만남”을 갖는 “7초”를 위해 준비해야 했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의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Sparkling’한 메인 리프처럼, ‘Sparkling Blue’는 청량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TWS : 1st Mini Album ‘Sparkling Blue’ Official Photo Sparkling ver.’에서 보여주는 맑은 하늘, 바다, 흰 셔츠와 반바지는 ‘Sparkling Blue’의 이미지이기도 하다. 밝고, 경쾌하고, 깨끗하다. 그러나 ‘TWS : 1st Mini Album ‘Sparkling Blue’ Official Photo Lucky ver.’에서 그들은 도훈처럼 우산을 쓴 채 다소 우울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TWS : 1st Mini Album ‘Sparkling Blue’ Official Photo Weverse Albums ver.’에서는 모두 후드가 달린 상의를 입은 채 평범한 일상의 한순간을 살아가기도 한다. 매일 청량한 날씨와 마음이 계속되길 바라지만, 현실은 비 오는 날도 있다. 그보다 더 많은 날들은 평범한 연습생으로 살아가야 한다. TWS가 ‘Sparkling Blue’에서 보여주는 청량함은 아무런 걱정 없는 환상의 세계에 대한 안내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을, 건강한 마음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에 가깝다. 만화가 천계영의 히트작을 모티브로 삼은 ‘unplugged boy’의 후렴구에서 그들은 “No matter what you got, yeh I hype you up, let’s do it / We face it all together(네가 무슨 문제를 겪든 내가 응원할게, 해보자 우린 다 함께 맞설 거야)”라 노래한다. 그들은 무해해 보이는 ‘unplugged boy’지만, ‘unplugged’가 가능한 힘은 데뷔에 이르기까지 어떻게든 함께해온 믿음과 의지에서 나온다. 그 점에서 ‘Sparkling Blue’는 K-팝의 ‘청량함’을 재정의한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의 메인 리프는 밝은 고음으로 시작하지만 멜로디의 마지막에 음을 조금 내리면서 무게감이 강조된 저음으로 끝난다. 수록 곡은 모두 경쾌하고 신나는 비트가 중심이 돼 있지만, 동시에 그 비트들은 단단한 타격감이 강조된다. ‘unplugged boy’가 경쾌한 분위기를 담고 있지만 사실은 노래 속 소년이 타인에게 “Now I know I’m not the only(이제 나는 내가 혼자가 아닌 걸 알아)”라며 슬픔과 외로움을 극복하는 과정인 것과 같다. TWS의 멤버들은 이 노래를 경쾌한 멜로디 속에서도 조금은 차분한 목소리로 조금씩 음을 늘이면서 경쾌한 멜로디 속에 조금은 애잔한 감정을 불어넣는다. TWS의 데뷔는 이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된 결과다. 청량한 노래와 퍼포먼스 안에는 그들이 무대에 서기까지의 성장사, ‘Boyhood’가 담겨 있다. 소년들은 데뷔 무대에서 해맑게 웃기까지 어떤 시간을 거치는가.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에서 웃으며 폴짝 뛰고, ‘BFF’에서 서로를 안은 채 앉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려면 그들 또한 플레디스의 팀으로서, ‘Oh Mymy : 7s’에서 보여주듯 정확하게 동작이 맞는 군무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팀의 분위기와 멤버들 각자의 표정과 캐릭터가 드러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서로에게 마음을 표현하면서 소통하기 시작하고, 결국 친구가 되어 서로 믿고 의지하며 꿈을 향해 나아간다. 데뷔를 앞둔 모든 아티스트들은 물론 새 학기, 새 학교를 맞이할 때마다 늘 누군가를 만나는 설렘과 부담을 갖는 10대들의 마음이기도 할 것이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의 뮤직비디오처럼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누군가의 친절한 웃음과 다정한 마음은 이 노래 가사 그대로 “이름이 뭐야?”라는 “질문”조차 “나의 용기”를 내야 하는 마음이 애써 해낸 결과다. 신인 보이그룹 TWS의 데뷔는 그렇게 있는 힘껏 친구를 사귀고 싶은 그러나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고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와 겹친다. 2024년의 아이들이, 아이돌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