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훈은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서 아직은 모든 게 낯설고 어색하지만 그래도 무대마다 세상에 “내 이름은 말야”를 외친다. 그 순간 팬분들이 “김도훈!”이라고 외쳐주는 순간을 꿈꿔왔기 때문에, 그렇게 “팬분들이 저희 이름을 불러주시고 저희는 너무 좋아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계속 그리고 있었기 때문에. 

위버스 매거진과의 ‘첫 만남’이네요.(웃음)

도훈: 오늘 스타일링이나 헤어스타일이 약간 1990년대 레트로 콘셉트인데 제가 2005년생이라 이런 콘셉트를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저도 멤버들도 다 잘 예쁘게 소화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웃음) 옛날 느낌을 내려고 팔을 최대한 벌려보기도 하면서 촬영하고 왔어요.

 

콘셉트 포토에서도 바닷가에서 팔을 벌리고 있는 사진이 있잖아요. 그때 연습했던 포즈나 표정이 이번 촬영에도 도움이 되었을까요? 같은 버전이더라도 장소나 표정, 무드가 조금씩 달라졌잖아요.

도훈: 그때도 사진마다 표현을 확실히 나눠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야 보는 분들도 ‘재밌다.’, ‘이 친구는 이 매력도 있고 저 매력도 있구나.’라고 느끼실 수 있으시니까요. 청량을 표현할 때는 최대한 많이 웃고 ‘나는 순수하다, 무해하다, 그냥 해맑다.’라고 생각하면서 편하게 보일 수 있도록 했고, 다른 느낌은 조금 더 무겁고 진지한 느낌이 나도록 촬영에 임했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표현할 수 있는 표정의 스펙트럼도 넓어져서 안무 레슨 때도 선생님께 표정이 자연스러워졌다고 칭찬받았습니다!(웃음)

 

축하드려요.(웃음) ‘TWS (투어스) FIRST TIME : 01 : DOHOON’에서는 표정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표현하는 스펙트럼도 넓어진 것 같아요. 시리얼을 먹거나 옷을 갈아입고 걸어가며 등교를 준비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잖아요. 최애 음식도 시리얼이고, 나만의 해시태그도 ‘패션리더’라 꼭 도훈 씨에 대한 스포일러 같단 생각도 들더라고요.

도훈: 그 트레일러에 제 모습이 되게 잘 담겼다 생각해요. 제가 여러 옷을 막 입어보다 결국 교복 입고 가잖아요. 마음에 들 때까지 여러 벌 입어보는 게 예전의 저랑 비슷한 것 같더라고요. 최근에는 스트리트 패션이나 와이드하게 입는 걸 좋아하고, 그 스타일에 맞는 걸 많이 찾아서 옷을 한번에 고르는 편이지만요. 요즘은 연습할 때 거울 보면 뭔가 제 모습이 멋있어보여서 OOTD도 많이 찍어요.(웃음) 저도 사진 찍는 걸 좋아하고 한진이도 찍는 걸 좋아해서 서로서로 찍어주는 편인데, 핸드폰이나 한진이 개인 카메라로도 많이 찍어요.

도훈 씨가 학교 갈 때의 루틴도 그 영상과 비슷해요?

도훈: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침에 시리얼을 먹을 시간은 없지만 자기 전에 많이 먹고요.(웃음) 잠을 잘 못 이기는 편이어서 일어나자마자 10분 만에 준비하고 학교에 가야 돼요. 퇴근하고 와서 짐을 꺼내지 않고 그대로 두다 보니까 그냥 일어나서 바로 가방 챙기고 옷 입고 양치하고 출발!

 

스케줄이나 연습이 많을 땐 더욱 일어나기 힘들 것 같아요. 연습생이 되기 전에는 어땠어요?

도훈: 소풍이나 현장 체험 학습 때 부모님이 도시락으로 유부초밥이랑 김밥을 싸 주시면 친구들끼리 나눠 먹었던 게 너무 재밌었어요. 항상 전날에 설레서 잠도 못 자고 친구들이랑 전날에 연락해서 옷 맞춰 입었는데 초등학생 때 반티가 있어서 무조건 상의는 반티, 바지는 청바지로 맞춰 입고 그랬어요. 반 이름이 1~5반까지 순서대로 빨주노초파였는데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주황색을 입었어요.

 

3학년 2반이었나 보네요.(웃음) ‘TWS (투어스) Think About Us!’에서 최애 운동으로 등번호 7번인 축구 유니폼을 그려서 혹시 반티였나 했어요.

도훈: 초등학생 때부터 축구부였는데 그때는 등번호가 9번이었지만 손흥민 선수처럼 좋아하는 축구 선수들이 대부분 7번이어서 7번이라 적었어요. 아, 근데 저 초등학생 때 레프트윙이었는데 그 포지션이 달리기도 빨라야 되고 에너지도 좋아야 하거든요. 저도 잘해서.(웃음)

 

중학생 때 초등학교 졸업식에 가게 된 이유도 축구부 때문이었나요? 거기에서 캐스팅되었다고 하던데.

도훈: 맞습니다.(웃음)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친했던 초등학교 축구부 후배 친구들 졸업 축하해주러 모교에 갔었는데요. 시간이 없어서 끝까지 못 있고 졸업식 도중에 체육관을 나와서 계단으로 내려가려고 하는데 누군가 갑자기 어깨를 탁 치더니 “혹시 회사가 있냐?”고 하셨어요.

중학생 때부터 연습생과 학생 생활을 병행하는 것도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도훈: 초반에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던 게 평소에는 연습하고 일요일처럼 쉬는 날에 과외 받고 시험 보면서 학업 위주로 연습생 생활을 했거든요. 그런데 후반에는 저에 대한 믿음도 생기고 꼭 가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습에 더 매진하게 되면서 시간이 조금 부족할 때도 있었어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긴 계기가 있었을까요?

도훈: 평가를 잘 보던 시점부터인데 제가 월말 평가 1등을 했었어요.(웃음) 제가 남들보다 실력이 뛰어나거나 잘했다기보다는 피드백 주신 걸 잘 고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점수를 주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1등을 한다는 건 그 전 월말 평가보다 발전하고 성장할 만큼 노력했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결코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도훈: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힘들다는 생각이 점점 옅어지면서 다시 괜찮아져서 그냥 잘 버텨냈던 것 같아요. 평소에 연습을 많이 하고 피드백을 주시면 그 부분을 최대한 고치려고 노력했어요. 연습실이랑 집이 가깝다 보니 학교에 다닐 땐 집에서 지냈는데 중학교 3학년 때부턴 좀 더 연습에 집중하고 싶어서 방학 때마다 숙소 생활을 했고요. 그리고 우리 TWS가 처음 공개되기 전에 더 좋은 모습 보여주고 싶어서 그만큼 더 많이 연습했어요.

 

왜요? 월말 평가 1등을 했으면 더 자신감이 생겼을 거라 생각했어요.

도훈: 연습생 때 범주 선배님께서 대중분들이 굉장히 좋아하실 것 같은 매력적인 톤이라고 해주셨어요. 평소 랩보다 보컬을 더 많이 연습하다 보니 랩에서 그 톤이나 뉘앙스를 살리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그래도 제가 이 팀에서 해야 하는 부분이 랩이랑 보컬 둘 다니까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개인 티저 영상 (‘TWS (투어스) FIRST TIME : 01 : DOHOON’)에서 첫 순서로 공개된다는 얘기를 들어서 저희 TWS의 이미지가 잘 보일 수 있도록 저도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더 열심히 관리했어요. 식단 관리도 하고, 자기 전에 항상 팩도 하고요.(웃음)
 

TWS의 좋은 첫인상을 위한 노력이었네요.(웃음) 자신을 이모지로 표현하라는 질문에 불타고 있는 하트를 그린 게 기억나요. 그 이모지처럼 매사에 진심이고 열정적인 것 같아요.

도훈: 누군가 존경할 수 있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많이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예를 들면 세븐틴 선배님들은 데뷔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열심히 하시고 꾸준히 팬분들을 사랑하시고 많은 후배 아티스트분들을 챙겨주셔서 후배들이 존경하고 있잖아요. 저도 세븐틴 선배님들처럼 되고 싶어요.

 

세븐틴 선배님들은 TWS의 데뷔 전 최종 점검에 함께하기도 했잖아요.

도훈: 그 어느 평가보다 굉장히 떨렸어요. 그래도 멤버들하고 다 같이 생각한 게 어차피 해야 될 거라면 즐겁게 하면 더 잘될 거라는 거였어요. 세븐틴 선배님들이 저희가 연습하고 있을 때도 자주 오셨는데 “연습생 때는 열심히 하고 버티는 자가 이긴다.”고 많이 얘기해주셨고, 데뷔조가 되고 나서는 회사 말 잘 듣고(웃음) 멤버들하고 이야기를 많이 하라고 얘기해주셨어요.

 

그 조언대로 하고 있나요?

도훈: 저희가 아직도 서로를 알아가는 중이라 세븐틴 선배님들이 얘기해주신 것처럼 이야기를 진짜 많이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끼리의 룰이 서운하거나 화나거나 고마운 게 있으면 담아두지 말고 그때마다 모여서 얘기하자는 거거든요. 그래서 매번 주도하는 사람에 따라 이야기 내용도 달라져요. 사람마다 감정이 다 달라서 고마웠던 점이나 서운한 점을 이야기할 때도 있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나눌 때도 있어요.

MBTI를 맹신하면 안 되지만 팀에서 유일한 ‘T(사고형)’잖아요. 표현 방식에서도 멤버들과 다른 부분이 있었을까요? 

도훈: 저희끼리의 또 다른 룰이 지금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자는 거예요. 멤버들이 다 너무 착해서 배려를 잘해주다 보니 다들 돌려서 말하려고 해서 말도 길어지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복잡해지더라고요. 사실 제가 매년 MBTI가 바뀌거든요. 작년까지만 해도 INFP였는데 2023년 후반쯤 ISTP로 바뀌었어요.(웃음) 저도 예전에는 말할 때도 약간 소심했고 생각을 많이 하고 말했는데 멤버들과 솔직하게 말하게 된 뒤로 생각나는 대로 바로바로 말하게 되면서 MBTI가 바뀌지 않았나 싶어요. 

 

그렇게 감정이나 피드백을 공유하면서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게 됐을 것 같아요.

도훈: 그래서 제 자신감의 원천은 멤버들이에요. 춤출 때도 혼자 추면 부끄러워하는 성격인데 멤버들과 단체로 추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 멤버들이 옆에 있으면 제 자신감과 자존감도 올라가요.
 

Oh Mymy : 7s’에서도 그런 팀워크가 확실히 느껴지더라고요. 도훈 씨가 시작부터 영재 씨와 지훈 씨 쪽으로 눕고 두 분이 도훈 씨를 끌어올리는데 서로 합이 잘 맞는 것뿐만 아니라 믿음이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안무잖아요.

도훈: 처음 그 안무를 배웠을 땐 제가 아예 들리지가 않아서 ‘이게 가능한가?’ 싶었거든요? 그 안무가 제가 놀라면서 눕는 동작으로 시작하는데 거기부터 난관이었어요.(웃음) 저희가 방법을 터득한 게 일단 두 친구의 발 위치가 정확히 제 허리의 가운데에 딱 겹쳐야 되고 한쪽이라도 살짝 기울어지면 애매해져요. 저도 한번에 일어나는 추진력이 필요하고요. 연습도 많이 하고 팀워크도 많이 다져지다 보니 이제는 실수 없이 바로바로 할 수 있어요.

 

그 정확한 위치를 찾기까지도 많은 연습이 필요했을 거예요. 연습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었을까요?

도훈: 춤이 아무리 힘들어도 완곡을 출 수 있었던 계기가 저희가 작년에 데뷔조가 되면서부터 하루에 두 번씩 운동을 했거든요. 오전에는 버피테스트, 팔굽혀펴기, 복근 운동, 높게 점프하기, 스쿼트 같은, ‘이게 체력 증진이구나.’ 싶은 운동을 했고요. 그 다음엔 안무 레슨 받고, 각자 보컬 레슨이나 언어 레슨을 받으러 갔다가 밥 먹고 모여서 오후엔 헬스 트레이너분과 함께 근력 운동을 하고 다시 저녁 안무 레슨을 받는 스케줄이었어요. 처음엔 아침부터 운동하니까 너무 졸리고 알도 배기다 보니 안무 레슨 때 동작 하나하나 할 때마다 힘들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몸이 적응하다 보니 괜찮아지더라고요. 힘들어도 저희를 위한 일들이라 체력뿐만 아니라 앞으로 살아가는 마인드에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우린 쉽게 지지 않는다! 뭐든 다 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게 되더라고요.(웃음)

 

그래서인지 파워풀한 안무 중에도 환한 웃음을 잃지 않더라고요.(웃음)

도훈: 따로 표정 연습 시간을 잡아서 멤버들이랑 서로 마주 보면서 행복하게 웃는 연습도 많이 했어요. 누구는 뾰로퉁한데 누구는 해맑게 웃고 있으면 그림이 이상해보일 수 있어서 표정의 톤이나 무드를 맞춰야 하거든요. 초반에는 서로 보면서 웃기에 바빴고 아직도 연습할 때마다 많이 웃기긴 하지만 진지하게 연습해야 하는 부분이라 6명이서 원으로 둘러서서 여러 친구들을 보면서 한 곡씩 표정 연습을 하고 서로 “이 친구가 그때 표정이 좋았다.”, 아니면 “이 친구가 이때 표정이 조금 안 나왔다.” 하면서 피드백을 줘요. 저는 제 파트가 아닐 때에도 계속 입을 벌리고 있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아서 지금도 고치려고 계속 노력 중이에요.

 

그렇게 연습해서 만들어낸 본인만의 표정이 있을까요?

도훈: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의 인트로랑 아웃트로 때 제가 ‘사르르’ 웃으면서 앞을 ‘딱’ 보는 부분이 있거든요? 다 같이 얘기해보니 한번에 ‘팍’ 웃는 것보다 입가를 살짝 ‘사르르’ 웃는 게 보는 분들께 설렘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연습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내 이름은 말야’ 부분도 팬분들이 딱 “김도훈!”이라고 외칠 수 있도록 각인시키고 싶은데 막상 혼자 나오면 부끄럽고 수줍어서 잘 못하게 돼서 퍼포먼스 디렉터 선생님들과 어떤 표정으로, 어떤 느낌으로 해야 될지를 찾아가고 있어요. 지금은 그 부분이 카메라를 ‘탁’ 보면서 지나가니까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끼부리는 듯한 표정을 많이 연습하고 있습니다.(웃음) 

‘사르르’와 “김도훈!”이라고 외칠 수 있도록 만드는 표정이라니. 팬분들의 반응이 기대되네요.(웃음)

도훈: 제가 귀여운 걸 좋아하긴 하지만 팬분들한테는 동물로 비유하면 여우나 늑대나 고양이처럼 멋있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요.(웃음)

 

곧 팬분들이 “김도훈!”이라고 외치는 걸 직접 들을 수 있겠네요.(웃음) 그 노래 제목이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잖아요. 도훈 씨와 팬분들도 이제 첫 만남을 하게 되는데 계획대로 될 것 같아요?

도훈: 저는 뭔가 계획이 있다기보다는 팬분들이 저희 이름을 불러주시고 저희는 너무 좋아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많이 그려져요. 제가 낯도 많이 가리고 처음 만날 때 어떤 말을 해야 할지도 잘 몰라서 누군가와 대화를 주도하는 성격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조금 낯설고 어색해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 엄청 기분 좋을 거예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건 제 인생에서 처음이잖아요.(웃음)


Credit
글. 오민지
인터뷰. 오민지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이희원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이현주, 김우정, 양동민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사진. 김청아 / Assist. 정기훈
헤어. 배경화
메이크업. 박수연
스타일리스트. 강수민
아티스트 의전실. 안소량, 강미주, 신도윤, 김혜진, 홍아현, 조성제, 권우영, 황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