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oW
[NoW] ‘스위트홈’, K-콘텐츠의 이정표
국제적 장르로서의 ‘K-콘텐츠’
2021.01.15
*‘스위트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괴물들과 그에 대적하는 ‘그린홈’ 아파트 주민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크리처물이다. 사람들은 모종의 이유로 내면의 욕망이 극대화된 괴물로 변이하고, 남은 자들은 타인과 자신 모두를 의심하며 두려워한다. ‘스위트홈’은 개봉 일주일 만인 12월 25일, 스트리밍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의 넷플릭스 월드 TV 쇼 차트와 미국 쇼 차트에서 모두 3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콘텐츠가 미국 쇼 차트 상위 10위 내에 진입한 경우는 차트가 집계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며, 비영어권 콘텐츠로서는 ‘종이의 집’ 이후 두 번째다. 그러나 ‘스위트홈’의 이례적인 화제성은 올해 1월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차트에서 탈락 또는 하강하며 사그라드는 추세다.
이러한 ‘스위트홈’의 등락은 한국의 드라마, 나아가서는 ‘K-콘텐츠’가 세계 미디어 시장에서 갖는 위상을 시사한다. 최근 초국적 OTT의 활성화와 팬데믹 국면이 맞물리면서, K-드라마, K-무비는 K-팝과 같이 하나의 장르로서 인식되고 있다. ‘바이스’에 따르면, 2020년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이용자는 2019년 대비 아시아권에서 4배, 미국, 캐나다, 포르투갈, 스페인에서 2.5배 이상 증가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영화 ‘#살아있다’가 해외에서 얻은 인기를 고려하면, ‘스위트홈’의 공개 직후 빠른 상승세는 앞서 K-콘텐츠에 대한 경험을 축적한 전 세계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배경이 K-콘텐츠에 대한 고평가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기대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만큼, 평가받는 콘텐츠의 내용적 측면도 훨씬 중요해졌다. 호러 장르 전문 사이트 ‘블러디 디스거스팅(Bloody Disgusting)’은 투박한 VFX(시각적 특수 효과), 이매진 드래곤스의 ‘워리어’를 배경으로 반복되는 상투적인 연출을 들며 “이전에 숱하게 봐왔던 좀비물에서 좀비를 괴물로 바꿨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영화 평론가 피어스 콘란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를 통해 “긴박한 도입부와 소름끼치는 볼거리에도, 시청자가 빠져들 만한 이야기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고 평했다. ‘스위트홈’의 IMDb 평점은 7.4점(1월 6일 기준)으로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4배 이상의 평가 수를 확보한 ‘킹덤’이 8.5점(1월 7일 기준)인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스위트홈’의 회당 제작비가 ‘킹덤’ 회당 제작비의 1.5배인 30억 원 규모였다는 것을 참작하면 더욱 그렇다. 다만 이는 상대적인 것일 뿐, ‘스위트홈’의 절대적인 성패라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스위트홈’은 K-콘텐츠를 하나의 장르로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최근의 경향을 확인시켜준, 그간 국내에서 쉽게 시도할 수 없었던 크리처물의 성공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다.
과거 안정성을 추구해야 했던 국내 콘텐츠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선택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명도 높은 감독, 작가, 배우를 한데 모아 ‘흥행 공식’을 실현할 수도, 모험적인 시도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의 취향을 발굴할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 BBC 등 주요 외신이 주목한 tvN ‘사랑의 불시착’이 전자,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인기를 얻으며 넷플릭스 월드 TV 쇼 차트 8위에 오른 퇴마 히어로물 OCN ‘경이로운 소문’이 후자의 대표적인 예다. 또한 미래 지구와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고요의 바다’, 10대 미스터리물 ‘글리치’와 같이 장르나 소재면에서 다양한 콘텐츠가 공개를 앞두고 있다. 요컨대 ‘스위트홈’은 K-콘텐츠의 ‘결과’라기보다, K-콘텐츠가 새롭고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길에 놓인 ‘과정’에 가깝다. 이제 주목해야 할 것은 ‘스위트홈’, 그다음의 이야기다.
지난 12월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스위트홈’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괴물들과 그에 대적하는 ‘그린홈’ 아파트 주민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크리처물이다. 사람들은 모종의 이유로 내면의 욕망이 극대화된 괴물로 변이하고, 남은 자들은 타인과 자신 모두를 의심하며 두려워한다. ‘스위트홈’은 개봉 일주일 만인 12월 25일, 스트리밍 순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의 넷플릭스 월드 TV 쇼 차트와 미국 쇼 차트에서 모두 3위를 기록했다. 아시아 콘텐츠가 미국 쇼 차트 상위 10위 내에 진입한 경우는 차트가 집계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며, 비영어권 콘텐츠로서는 ‘종이의 집’ 이후 두 번째다. 그러나 ‘스위트홈’의 이례적인 화제성은 올해 1월 미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의 차트에서 탈락 또는 하강하며 사그라드는 추세다.
이러한 ‘스위트홈’의 등락은 한국의 드라마, 나아가서는 ‘K-콘텐츠’가 세계 미디어 시장에서 갖는 위상을 시사한다. 최근 초국적 OTT의 활성화와 팬데믹 국면이 맞물리면서, K-드라마, K-무비는 K-팝과 같이 하나의 장르로서 인식되고 있다. ‘바이스’에 따르면, 2020년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를 시청한 이용자는 2019년 대비 아시아권에서 4배, 미국, 캐나다, 포르투갈, 스페인에서 2.5배 이상 증가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영화 ‘#살아있다’가 해외에서 얻은 인기를 고려하면, ‘스위트홈’의 공개 직후 빠른 상승세는 앞서 K-콘텐츠에 대한 경험을 축적한 전 세계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배경이 K-콘텐츠에 대한 고평가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기대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만큼, 평가받는 콘텐츠의 내용적 측면도 훨씬 중요해졌다. 호러 장르 전문 사이트 ‘블러디 디스거스팅(Bloody Disgusting)’은 투박한 VFX(시각적 특수 효과), 이매진 드래곤스의 ‘워리어’를 배경으로 반복되는 상투적인 연출을 들며 “이전에 숱하게 봐왔던 좀비물에서 좀비를 괴물로 바꿨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영화 평론가 피어스 콘란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를 통해 “긴박한 도입부와 소름끼치는 볼거리에도, 시청자가 빠져들 만한 이야기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한다”고 평했다. ‘스위트홈’의 IMDb 평점은 7.4점(1월 6일 기준)으로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4배 이상의 평가 수를 확보한 ‘킹덤’이 8.5점(1월 7일 기준)인 것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스위트홈’의 회당 제작비가 ‘킹덤’ 회당 제작비의 1.5배인 30억 원 규모였다는 것을 참작하면 더욱 그렇다. 다만 이는 상대적인 것일 뿐, ‘스위트홈’의 절대적인 성패라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스위트홈’은 K-콘텐츠를 하나의 장르로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최근의 경향을 확인시켜준, 그간 국내에서 쉽게 시도할 수 없었던 크리처물의 성공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다.
과거 안정성을 추구해야 했던 국내 콘텐츠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선택지를 넓혀가고 있다. 지명도 높은 감독, 작가, 배우를 한데 모아 ‘흥행 공식’을 실현할 수도, 모험적인 시도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의 취향을 발굴할 수도 있다. ‘워싱턴포스트’, BBC 등 주요 외신이 주목한 tvN ‘사랑의 불시착’이 전자,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인기를 얻으며 넷플릭스 월드 TV 쇼 차트 8위에 오른 퇴마 히어로물 OCN ‘경이로운 소문’이 후자의 대표적인 예다. 또한 미래 지구와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고요의 바다’, 10대 미스터리물 ‘글리치’와 같이 장르나 소재면에서 다양한 콘텐츠가 공개를 앞두고 있다. 요컨대 ‘스위트홈’은 K-콘텐츠의 ‘결과’라기보다, K-콘텐츠가 새롭고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길에 놓인 ‘과정’에 가깝다. 이제 주목해야 할 것은 ‘스위트홈’, 그다음의 이야기다.
TRIVIA
OTT
‘Over The Top’의 준말. 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뜻한다. 특정 망을 이용하는 기존 통신사 또는 방송사와 달리, OTT는 범용 인터넷을 사용하기 때문에 감상 시점이나 기기 등을 편의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해외 서비스로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아마존프라임 등이 있다. 이 중 넷플릭스는 지난 2016년 한국에 진출한 바 있으며, 디즈니플러스가 2021년 중 한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OTT
‘Over The Top’의 준말. 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의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뜻한다. 특정 망을 이용하는 기존 통신사 또는 방송사와 달리, OTT는 범용 인터넷을 사용하기 때문에 감상 시점이나 기기 등을 편의에 따라 이용할 수 있다. 해외 서비스로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아마존프라임 등이 있다. 이 중 넷플릭스는 지난 2016년 한국에 진출한 바 있으며, 디즈니플러스가 2021년 중 한국에서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글. 임현경
디자인. 전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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