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ENHYPEN의 서사가 셰익스피어와 만날 때
ENHYPEN 앨범 속 셰익스피어
2020.12.07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ENHYPEN의 멤버를 뽑았던 오디션 프로그램 ‘I-LAND’는 소설 ‘데미안’의 대사로 시작한다. 알을 깬다는 표현 대신 ‘투쟁하다(kämpfen)’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이 구절은 ENHYPEN의 멤버들이 겪었던 현실과 연결된다. 멤버들은 ‘I-LAND’를 통해 데뷔하기 위해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와야 했고, ENHYPEN의 앨범 ‘BORDER : DAY ONE’에서는 새로운 세계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특히 ‘I-LAND’의 ‘데미안’에서부터 데뷔 앨범 ‘BORDER : DAY ONE’의 곳곳에 깃든 셰익스피어 작품은 지금까지 그들이 걸어온 그리고 앞으로 걸어갈 길을 다양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 앨범의 첫 곡 ‘Intro : Walk the Line’부터 타이틀 곡 ‘Given-Taken’, 마지막 곡 ‘Outro : Cross the Line’에 이르기까지 ENHYPEN의 데뷔 앨범 곳곳에 담겨 있는 셰익스피어의 흔적을 찾아 그것들이 무슨 의미를 부여받았고(given) ENHYPEN이 그 의미를 어떻게 가져올지(taken) 알아봤다.
Walk the Line, Hear the Sonnet
‘Intro : Walk the Line’은 가사에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1’을 차용한다. ‘Intro : Walk the Line’의 내레이션 ‘because the world carved us on that line’의 ‘carved’는 ‘소네트 11의 ‘she carved thee for her seal’의 ‘carved’와 같을 뿐만 아니라, 해당 소네트*는 사람은 반드시 늙어 죽는 존재이기에 자신의 복사판을 세상에 남겨두어야 한다는 내용이고, 이후의 소네트는 자손을 두는 것 외에 시에서 그를 찬양해 이름이 영구히 기억되는 방법을 제시한다. 앨범 ‘BORDER : DAY ONE’에서 불사의 존재, 뱀파이어를 연상시키는 설정들이 곳곳에 있음을 감안하면, ‘소네트 11’의 차용은 이에 대한 암시라 할 수 있다.
‘소네트 11’에서 ‘지혜와, 아름다움과, 번영이 깃든’ ‘당신(thee)’을 새겨 인장으로 삼은 것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몇백 년을 산 것 같은 뮤직비디오의 뱀파이어들은 아름다움의 영원성을 이미지화하는 듯하다. 또한 ‘I-LAND’에서 경쟁을 통해 데뷔한 ENHYPEN의 멤버들이 ‘Intro : Walk the Line’에서 ‘거친 숲을 등 뒤로 한 채 맞이한 첫 번째 태양’은 생존에 대한 징표이자 새로운 세계의 메타포다. 이는 두 번째 트레일러 ‘Dusk-Dawn’의 마지막 장면에서 소년들을 비추는 태양과 이어진다. ‘소네트 11’에서 ‘당신을 새겨 자신의 인장으로 삼은 의도가 그 원형이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은 인트로의 ‘눈부신 새벽을 세상에 새기기 위해’ 걸어가는 이유와 연결된다. 잊히지 않고 싶은 아이돌로서의 영속과 생존의 욕구. 차용된 ‘carved’라는 단어만을 해석할 경우,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와는 달리 수동적인 의미인 ‘carved’가 ‘Intro : Walk the Line’에서는 ‘Carving sunrise burning bright, across the world’처럼 능동적 행위인 ‘carving’으로 변화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세상이 우리를 그 위에 새겼으므로’ 그 선을 따라 걷는다는 것은 이들이 고민하던 ‘주어짐과 쟁취함 사이’에서 주어짐에 가까운 행동이다. 하지만 이후 ‘우리의 눈부신 새벽을 세상에 새기기 위하여’ 걸어간다. 앞서 언급한 ‘데미안’의 ‘투쟁하다(kämpfen)’처럼 ‘carving’도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기에, ‘carving’의 능동성은 ‘펼쳐진 세상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인지 아닌지’ 모르더라도 노력으로 쟁취해낼 것(taken)임을 상징한다.
또한 셰익스피어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Intro : Walk the Line’에서 내레이션 중간의 ‘camminare sulla linea’는 이탈리아어로 ‘walk the line’을 의미한다. 공교롭게도 이탈리아는 13세기경 소네트가 시작된 나라다. 그리고 인트로의 절정인 ‘걸어가 첫날의 태양 아래 / 한 걸음씩 고통은 환희로 변해’는 한 쌍의 각운이 클라이맥스적인 안정을 갖는 couplet(2행) 형식을 연상시킨다. Intro : Walk the Line은 내용과 형식 양면에서 소네트의 요소를 차용, ENHYPEN의 판타지적인 서사에 고전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Intro : Walk the Line’은 가사에서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1’을 차용한다. ‘Intro : Walk the Line’의 내레이션 ‘because the world carved us on that line’의 ‘carved’는 ‘소네트 11의 ‘she carved thee for her seal’의 ‘carved’와 같을 뿐만 아니라, 해당 소네트*는 사람은 반드시 늙어 죽는 존재이기에 자신의 복사판을 세상에 남겨두어야 한다는 내용이고, 이후의 소네트는 자손을 두는 것 외에 시에서 그를 찬양해 이름이 영구히 기억되는 방법을 제시한다. 앨범 ‘BORDER : DAY ONE’에서 불사의 존재, 뱀파이어를 연상시키는 설정들이 곳곳에 있음을 감안하면, ‘소네트 11’의 차용은 이에 대한 암시라 할 수 있다.
‘소네트 11’에서 ‘지혜와, 아름다움과, 번영이 깃든’ ‘당신(thee)’을 새겨 인장으로 삼은 것처럼, 아름다운 모습으로 몇백 년을 산 것 같은 뮤직비디오의 뱀파이어들은 아름다움의 영원성을 이미지화하는 듯하다. 또한 ‘I-LAND’에서 경쟁을 통해 데뷔한 ENHYPEN의 멤버들이 ‘Intro : Walk the Line’에서 ‘거친 숲을 등 뒤로 한 채 맞이한 첫 번째 태양’은 생존에 대한 징표이자 새로운 세계의 메타포다. 이는 두 번째 트레일러 ‘Dusk-Dawn’의 마지막 장면에서 소년들을 비추는 태양과 이어진다. ‘소네트 11’에서 ‘당신을 새겨 자신의 인장으로 삼은 의도가 그 원형이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은 인트로의 ‘눈부신 새벽을 세상에 새기기 위해’ 걸어가는 이유와 연결된다. 잊히지 않고 싶은 아이돌로서의 영속과 생존의 욕구. 차용된 ‘carved’라는 단어만을 해석할 경우, 셰익스피어의 소네트와는 달리 수동적인 의미인 ‘carved’가 ‘Intro : Walk the Line’에서는 ‘Carving sunrise burning bright, across the world’처럼 능동적 행위인 ‘carving’으로 변화했다는 점도 흥미롭다. ‘세상이 우리를 그 위에 새겼으므로’ 그 선을 따라 걷는다는 것은 이들이 고민하던 ‘주어짐과 쟁취함 사이’에서 주어짐에 가까운 행동이다. 하지만 이후 ‘우리의 눈부신 새벽을 세상에 새기기 위하여’ 걸어간다. 앞서 언급한 ‘데미안’의 ‘투쟁하다(kämpfen)’처럼 ‘carving’도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기에, ‘carving’의 능동성은 ‘펼쳐진 세상이 우리에게 주어진 것인지 아닌지’ 모르더라도 노력으로 쟁취해낼 것(taken)임을 상징한다.
또한 셰익스피어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Intro : Walk the Line’에서 내레이션 중간의 ‘camminare sulla linea’는 이탈리아어로 ‘walk the line’을 의미한다. 공교롭게도 이탈리아는 13세기경 소네트가 시작된 나라다. 그리고 인트로의 절정인 ‘걸어가 첫날의 태양 아래 / 한 걸음씩 고통은 환희로 변해’는 한 쌍의 각운이 클라이맥스적인 안정을 갖는 couplet(2행) 형식을 연상시킨다. Intro : Walk the Line은 내용과 형식 양면에서 소네트의 요소를 차용, ENHYPEN의 판타지적인 서사에 고전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Given or Taken, That’s the Question
‘Given-Taken’에서는 ‘소네트 148’과 희곡 ‘햄릿’의 독백을 가져온다. ‘소네트 148’의 ‘하늘이 맑아야 태양이 스스로를 비추는 법(the sun itself sees not till heaven clears)’은 가사에서 ‘태양의 눈빛 / 그 빛은 날 불태웠지 / 그 빛은 나의 눈 가렸지’와 연결된다. 해당 소네트는 자신이 사랑에 빠진 여인이 시대적 이상형과 다르고, 자신과 친구 사이에 문제를 일으켰을지라도 그 여인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마음을 이야기한다. 맹목적인 사랑에 대한 통찰이야말로 셰익스피어 소네트의 정수고, 그는 ‘교활한 사랑’ 때문에 ‘밤새 잠 못 이루고 눈물로 지새느라’ 괴로워 ‘참된 실상’을 보거나 본 것을 ‘제대로 평가조차’ 할 수 없다. 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문장이 ‘심지어 태양조차도 하늘이 맑기 전에는 제대로 못보지 않던가’이며, 이는 ‘Given-Taken’ 속 ENHYPEN의 상황과 연결된다.
‘Given-Taken’의 첫 번째 티저 영상에서 멤버들이 걸어와 바라본 하늘에는 첫 번째 새로운 세계의 상징인 해가, 두 번째 티저에는 자신을 스스로 비출 수 있는 맑은 하늘이 보였다. 태양은 밝게 빛나지만 나를 불태울 수 있고, 맑은 하늘은 그들이 고개들어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태양이 치명적인 약점이 되는 뱀파이어에 대한 표현일 수도 있고, 강렬한 빛이 상징하는 화려함이나 명성 등에 자신을 제대로 돌아볼 수 없는 인간의 속성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Given-Taken’이 자신에게 주어진 것과 쟁취한 것 사이를 다루고 있는 만큼, 이는 노래에서 전하는 서사 속 ENHYPEN과 실제 ENHYPEN의 상황 모두 해석 가능할 뿐만 아니라 ‘소네트 148’의 내용과도 연결된다. 그 점에서 ‘Given-Taken’으로 압축된 ‘주어진 것인가 쟁취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곧 ‘햄릿’의 가장 유명한 대사인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을 떠올리게 한다.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에 대한 고뇌는 ENHYPEN에게 그들이 현재 이룬 것이 주어진 것인지 쟁취한 것인지에 대한 물음으로 바뀌고, ‘햄릿’의 ‘격노한 운명의 화살’이란 표현은 ‘Given-Taken’에서 ‘운명의 화살 비 속에서’로 바뀌어 그들이 원하고 쟁취하고자 하는 것 사이에 이미 벌어졌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직감하게 만든다. 이 관점에서 보면 콘셉트 포토 ‘DUSK’ 버전에서 레드 카펫 위의 왕좌나 과장된 프릴의 러플 셔츠, 핏빛처럼 붉은 오브제 등은 ‘햄릿'을 판타지적으로 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ENHYPEN이 주어진 것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햄릿처럼 우유부단하게 망설여서는 안 된다. 콘셉트 포토 ‘DAWN’ 버전에서 ENHYPEN 멤버들의 얼굴 상처나 찢어진 옷은 험난한 여정을 지나왔음을 뜻하고, ‘난 이제 세상을 뒤집어 / 하늘에 내 발을 내디뎌’라는 가사는 고뇌를 넘어선 결단력을 보여준다. 햄릿의 ‘to be or not to be’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의 선택이라기보다 ‘이대로냐 아니냐’ 혹은 ‘있음이냐 있지 않음이냐’와 같은 의미라면, 이는 ENHYPEN에게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넘어설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다.
‘Given-Taken’에서는 ‘소네트 148’과 희곡 ‘햄릿’의 독백을 가져온다. ‘소네트 148’의 ‘하늘이 맑아야 태양이 스스로를 비추는 법(the sun itself sees not till heaven clears)’은 가사에서 ‘태양의 눈빛 / 그 빛은 날 불태웠지 / 그 빛은 나의 눈 가렸지’와 연결된다. 해당 소네트는 자신이 사랑에 빠진 여인이 시대적 이상형과 다르고, 자신과 친구 사이에 문제를 일으켰을지라도 그 여인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마음을 이야기한다. 맹목적인 사랑에 대한 통찰이야말로 셰익스피어 소네트의 정수고, 그는 ‘교활한 사랑’ 때문에 ‘밤새 잠 못 이루고 눈물로 지새느라’ 괴로워 ‘참된 실상’을 보거나 본 것을 ‘제대로 평가조차’ 할 수 없다. 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문장이 ‘심지어 태양조차도 하늘이 맑기 전에는 제대로 못보지 않던가’이며, 이는 ‘Given-Taken’ 속 ENHYPEN의 상황과 연결된다.
‘Given-Taken’의 첫 번째 티저 영상에서 멤버들이 걸어와 바라본 하늘에는 첫 번째 새로운 세계의 상징인 해가, 두 번째 티저에는 자신을 스스로 비출 수 있는 맑은 하늘이 보였다. 태양은 밝게 빛나지만 나를 불태울 수 있고, 맑은 하늘은 그들이 고개들어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태양이 치명적인 약점이 되는 뱀파이어에 대한 표현일 수도 있고, 강렬한 빛이 상징하는 화려함이나 명성 등에 자신을 제대로 돌아볼 수 없는 인간의 속성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Given-Taken’이 자신에게 주어진 것과 쟁취한 것 사이를 다루고 있는 만큼, 이는 노래에서 전하는 서사 속 ENHYPEN과 실제 ENHYPEN의 상황 모두 해석 가능할 뿐만 아니라 ‘소네트 148’의 내용과도 연결된다. 그 점에서 ‘Given-Taken’으로 압축된 ‘주어진 것인가 쟁취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곧 ‘햄릿’의 가장 유명한 대사인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을 떠올리게 한다.
‘햄릿’의 ‘사느냐 죽느냐’에 대한 고뇌는 ENHYPEN에게 그들이 현재 이룬 것이 주어진 것인지 쟁취한 것인지에 대한 물음으로 바뀌고, ‘햄릿’의 ‘격노한 운명의 화살’이란 표현은 ‘Given-Taken’에서 ‘운명의 화살 비 속에서’로 바뀌어 그들이 원하고 쟁취하고자 하는 것 사이에 이미 벌어졌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직감하게 만든다. 이 관점에서 보면 콘셉트 포토 ‘DUSK’ 버전에서 레드 카펫 위의 왕좌나 과장된 프릴의 러플 셔츠, 핏빛처럼 붉은 오브제 등은 ‘햄릿'을 판타지적으로 해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ENHYPEN이 주어진 것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햄릿처럼 우유부단하게 망설여서는 안 된다. 콘셉트 포토 ‘DAWN’ 버전에서 ENHYPEN 멤버들의 얼굴 상처나 찢어진 옷은 험난한 여정을 지나왔음을 뜻하고, ‘난 이제 세상을 뒤집어 / 하늘에 내 발을 내디뎌’라는 가사는 고뇌를 넘어선 결단력을 보여준다. 햄릿의 ‘to be or not to be’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의 선택이라기보다 ‘이대로냐 아니냐’ 혹은 ‘있음이냐 있지 않음이냐’와 같은 의미라면, 이는 ENHYPEN에게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넘어설 것인지에 대한 물음이다.
Outro : Cross the Line -
‘Outro : Cross the Line’에서 ‘이제 날이 저물고, 마치 밤이 낮을 따라야만 하듯 /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given) 날들을 기다리며 잠에 든다(Evening shadows fall and / it must follow, as the night the day, / we wait for our given days and sleep)’는 ‘햄릿’에서 ‘무엇보다도 너 자신에게 진실해라. 그러면 밤이 낮을 따르듯이, 다른 사람에게도 거짓으로 대할 수 없을 것이다.’와 오버랩된다. 문장을 직역하면 ‘주어진 날들을 기다리며’ 잠이 드는 현실 속 밤이 떠오르지만, ‘햄릿’과의 연관성을 알게 되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Outro : Cross the Line’이 차용한 대사는 ‘햄릿’ 1막 3장에서 프랑스로 떠나는 아들 레어티스에게 아버지 폴로니우스가 하는 말로, 그는 아들에게 속마음을 말하지 말 것, 좋은 인간관계를 잘 관리할 것, 신중하게 판단할 것, 품위 있는 의복을 중시할 것, 금전 거래를 지양할 것 등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지켜야 할 것들을 충고한다. 이 중 ‘Outro : Cross the Line’에서 가져온 문장은 마지막 조언으로 ‘나’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진다. 나에게 진실하라며 자신을 중심에 세우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나에게 집중한다.
ENHYPEN 멤버들은 ‘I-LAND’에서 각자 ‘I’로서 자신을 우선시해야 했다. 하지만 ‘as the night the day’가 ‘불가피함, 필연적’이라는 의미인 것처럼, 자신에게 진실하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거짓으로 대할 수 없고, 데뷔를 향한 간절함은 필연적으로 다른 멤버들과 공존해야 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콘셉트 포토 ‘DAWN’ 버전에서 멤버들이 서로에게 기대 누워 연결되고, 두 번째 트레일러 ‘Dusk-Dawn’에서 흩어져 있던 멤버들이 모여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처럼. ENHYPEN의 팀명에서 하이픈(-)이 단어와 단어를 연결해 문장을 만들 듯, 그들은 연결을 통해 발전하고 성장해야 생존할 수 있다. 그리고 ENHYPEN은 이제 ‘밤이 낮을 따르듯’ 하나로 모여 ‘삶과 죽음이 뒤섞인 위아래가 뒤바뀌고 질서가 전복된 카니발 같은 날들을 살아내야 하는’ 하이픈(-) 모양의 경계선을 넘고 새로운 세계를 맞이한다.
앨범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그들이 만나게 될, 그 세계다.
*소네트
정형시(定型詩)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시의 형식. 소곡(小曲) 또는 14행시(行詩)라고 번역한다. 영국 형식의 소네트는 4·4·4·2행(abab/cdcd/efef/gg)으로 되며, 이것을 셰익스피어 형식이라고 한다. (출처: 두산백과)
‘Outro : Cross the Line’에서 ‘이제 날이 저물고, 마치 밤이 낮을 따라야만 하듯 /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given) 날들을 기다리며 잠에 든다(Evening shadows fall and / it must follow, as the night the day, / we wait for our given days and sleep)’는 ‘햄릿’에서 ‘무엇보다도 너 자신에게 진실해라. 그러면 밤이 낮을 따르듯이, 다른 사람에게도 거짓으로 대할 수 없을 것이다.’와 오버랩된다. 문장을 직역하면 ‘주어진 날들을 기다리며’ 잠이 드는 현실 속 밤이 떠오르지만, ‘햄릿’과의 연관성을 알게 되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Outro : Cross the Line’이 차용한 대사는 ‘햄릿’ 1막 3장에서 프랑스로 떠나는 아들 레어티스에게 아버지 폴로니우스가 하는 말로, 그는 아들에게 속마음을 말하지 말 것, 좋은 인간관계를 잘 관리할 것, 신중하게 판단할 것, 품위 있는 의복을 중시할 것, 금전 거래를 지양할 것 등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지켜야 할 것들을 충고한다. 이 중 ‘Outro : Cross the Line’에서 가져온 문장은 마지막 조언으로 ‘나’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진다. 나에게 진실하라며 자신을 중심에 세우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역설적으로 나에게 집중한다.
ENHYPEN 멤버들은 ‘I-LAND’에서 각자 ‘I’로서 자신을 우선시해야 했다. 하지만 ‘as the night the day’가 ‘불가피함, 필연적’이라는 의미인 것처럼, 자신에게 진실하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거짓으로 대할 수 없고, 데뷔를 향한 간절함은 필연적으로 다른 멤버들과 공존해야 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콘셉트 포토 ‘DAWN’ 버전에서 멤버들이 서로에게 기대 누워 연결되고, 두 번째 트레일러 ‘Dusk-Dawn’에서 흩어져 있던 멤버들이 모여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처럼. ENHYPEN의 팀명에서 하이픈(-)이 단어와 단어를 연결해 문장을 만들 듯, 그들은 연결을 통해 발전하고 성장해야 생존할 수 있다. 그리고 ENHYPEN은 이제 ‘밤이 낮을 따르듯’ 하나로 모여 ‘삶과 죽음이 뒤섞인 위아래가 뒤바뀌고 질서가 전복된 카니발 같은 날들을 살아내야 하는’ 하이픈(-) 모양의 경계선을 넘고 새로운 세계를 맞이한다.
앨범 속에서나 현실에서나 그들이 만나게 될, 그 세계다.
*소네트
정형시(定型詩)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시의 형식. 소곡(小曲) 또는 14행시(行詩)라고 번역한다. 영국 형식의 소네트는 4·4·4·2행(abab/cdcd/efef/gg)으로 되며, 이것을 셰익스피어 형식이라고 한다. (출처: 두산백과)
글. 오민지
사진 출처. 빌리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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