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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연
디자인. 김페파(@bon_tokati)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다리들이 걸어 나온다”, “예의상 있는 상체”, “팔척바이투게더”, “자기주장 강한 이목구비”, “신선하고 짜릿한 용안” 지난 3월 5~6일에 열린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대면 팬라이브 ‘MOA X TOGETHER’ 이후 팬들 사이에서 언급된 멤버들의 ‘실물 후기’들이다. 팬데믹 이전에는 대면 행사 때마다 쉽게 볼 수 있는 후기들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팬들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무대 위에 있는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특히 투모로우바이투게더처럼 데뷔 후 1년여 만에 팬데믹이 일어난 팀들은 팬과의 짧은 만남 이후에 언제 있을지 모를 재회를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만 2년여 만에야,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그들의 팬덤 모아는 현실에서 팬라이브를 통해 만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데뷔 초 때, 미국에 쇼케이스를 한 번 돈 거 말고는 많은 모아분들이랑 만나는 건 처음이었으니까요. 기대도 되면서 팬들을 너무 오래 못 봐서 어색하고 낯가릴까 봐 걱정되기도 했어요.” 대면 공연을 앞둔 수빈은 팬들 앞에서 하는 무대에 대한 기대와 걱정을 말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같은 팀들에게 팬데믹은 기다림의 시간이었고, 때론 불안을 가져오기도 했다. 휴닝카이는 팬들을 직접 만나지 못했던 것에 대해 “그동안 모아분들 없이 무대를 한 경우가 되게 많았어요. 그래서 때로는 제가 가수가 맞는지 스스로 의심이 되기도 했고요. 물론 멀리서나마 계속 응원해주시는 건 알지만, 그래도 직접 보는 게 더 좋으니까 못 봐서 많이 아쉬웠거든요.”라고 말했다. 단지 심리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팬데믹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랜만에 여는 대면 행사는 팬라이브를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준비를 하도록 만들었다. 공연 준비 도중 갑작스럽게 방역 패스 시행이 중단되는 등 변수들이 많았다. 팬라이브의 공연 연출을 맡은 하이브쓰리식스티 콘서트제작스튜디오 엄혜정 LP는 “저도 한 2년 반 만에 처음 보는 관객으로 꽉 찬 무대예요.”라며, “변경된 방역 지침으로 좌석 전석이 풀렸을 때는 진짜 기뻤죠.”라는 소감을 말했다. 팬라이브의 공연 기획을 담당한 하이브쓰리식스티 해외사업팀 김미리 담당자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코로나19 시작과 함께 활동하다 보니, 비대면 공연이 잦을 수밖에 없는 상황상 작년 팬라이브인 ‘SHINE X TOGETHER’ 때는 아티스트분들이 팬분들을 볼 때 조금 쑥스러워하는 모습이 보이는 거예요. 이런 부분들을 ‘이번 대면 공연을 통해서 해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하며 오랜만의 대면 행사가 아티스트에게 미치는 영향을 말했다.  


김미리 담당자는 “이번 팬라이브는 아티스트와 팬이 드디어 만났잖아요. 그래서 제작팀도 그렇고 기획팀도 그렇고 만남에 집중하자’라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라고 말했다. 작년 팬라이브가 ‘별을 찾아 떠나는 소년’이 콘셉트였다면, 이번 팬라이브는 조금 더 가까운 일상의 영역에서 ‘모아들의 친구’로서의 모습을 조명했다. 만남과 연결에 집중한 공연의 방향은 세트리스트에도 반영됐다. 엄혜정 LP는 “콘서트는 무대 위 아티스트의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강조할 수 있는 구성에 초점을 맞춰요. 무대에 대한 진중한 모습, 본업에 충실한 게 콘서트라면 팬라이브는 팬들과의 호흡이 일단 제일 중요하고요. 세트리스트를 구성할 때도 팬덤의 성향을 고려해 팬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곡과 더불어 팬들이 좋아할 곡 위주로 선정하여 구성하고 있어요.”라고 밝혔다. 특히 멤버들은 세트리스트 구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연준은 “평소에는 앨범에 맞는 무대를 보여드린다면, 팬라이브에서는 ‘팬분들이 좋아하는 무대를 많이 보여드리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라고 말했고, 태현은 “‘팬분들께 덜 보여준 무대들을 하자.’고 멤버들끼리 말했어요. 그래서 ‘20cm’ 같은 곡처럼 무대를 한 번밖에 안 했는데, 심지어 그 한 번도 팬분들과 대면 없이 한 곡들은 꼭 넣자 했고요. 콘서트 때와는 또 다른 팬라이브만의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아서 재밌었어요.”라며 세트리스트 논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멤버들의 의견에 따라 이번 세트리스트에는 ‘20cm’, ‘디어 스푸트니크’처럼 오프라인으로 처음 선보이는 곡이 포함되기도 했다. 태현은 특히나 ‘디어 스푸트니크’에 대해 “저도 실제로 꼭 이 무대를 모아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온라인 공연으로는 전달이 잘 안 되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들리는 것도 현장감이랑 송출이랑 너무 다르기도 하고요. 예를 들면 실제로 듣고 보는 거에 비해서 온라인으로 접했을 때는 ‘텍스처에 대한 예민함’이 사라지는 느낌이에요. 두루뭉술하게 단점도 가려지는 대신에, 장점도 가려지는 부분이 많은데요. 그러면 전 투모로우바이투게더한테 손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며 “그래서 저는 더 명백하게 들리고 명백하게 보이는 걸 추구했어요. 이번에 그럴 수 있어서 되게 열심히 준비했었고요.”라고 본 곡뿐 아니라 이번 무대 전반에 대한 마음가짐을 말하기도 했다. 

 

또한 연습생 시절 멤버들의 데뷔 평가 곡이었던 ‘Sriracha’ 커버처럼 팬들이 실제로 보고 싶어 하는 곡들 위주로 세트리스트가 구성되기도 했다. 범규는 “제일 노력했던 건 ‘Sriracha’인데요. 아무래도 풀 버전이 처음이라서 되게 노력했어요. 사실 ‘Sriracha’라는 곡이 저희한테도 굉장히 의미가 다른 곡이기도 하거든요. 연습생일 때 이 곡을 준비할 때는 정말 힘들었는데요. 지금은 데뷔를 하고 나서 다시 이 곡을 모아분들께 보여주는 거다 보니까,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고요. ‘우리 이렇게 데뷔해서, 모아분들 앞에서 또 한 번 이 곡 부른다!’라는 게 저희한테 느낌이 많이 달랐던 것 같아요.”라며 본 곡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김미리 담당자의 “양일 세트리스트의 차별화를 통해 팬분들에게 요일별 색다른 포인트를 제공하려고 했어요.”라는 말처럼,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들을 위해 첫날에는 오리지널 버전, 둘째 날에는 글로벌 버전으로 양일 별도의 세트리스트를 구성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20년 발매 후 팬들에게 오프라인으로는 한 번도 못 들려준 ‘永遠に光れ (Everlasting Shine)’나 ‘Ito’ 등을 선보일 수 있었다. 

 

특히 팬라이브에서 이른바 ‘레전드 무대’로 회자되는 ‘Cat & Dog’ 무대는 ‘고양이 집사’ 콘셉트와 각종 소품 활용으로 기존 무대의 틀을 깬 구성으로 기획됐다. 멤버들은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집사 안경, 고양이 머리띠, 강아지 머리띠 등을 착용하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수빈은 “저희가 이런 고양이 머리띠, 강아지 머리띠, 집사 코스튬을 음악 방송 같은 데서는 할 수 없잖아요. 모아들이 좋아하지만 어디서도 할 수 없던 걸 팬라이브에서 하면 정말 좋아하시지 않을까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엄혜정 LP는 ‘Cat & Dog’에 대해 “비주얼화를 시켰을 때 연준 씨는 집사를 하면 카리스마 있는 집사가 될 거라는 생각이 확실히 있었고요. 휴닝카이 씨는 고양이와 강아지를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정중한 집사가 될 거라는 비주얼화된 이미지가 있었어요.”라며 집사 선정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이 모든 준비들을 완성하는 것은 아티스트와 직접 만나는 팬들의 심리를 반영한 디테일한 연출이다. 오프라인에서는 오랜만에 만난 만큼 멤버들의 모습을 놓치고 싶지 않을 팬들의 마음을 고려해 멤버별 일대일 캠을 사용했다. 5분할 LED 구조로 구성한 스크린을 통해, 마치 온라인의 멀티뷰처럼 현장에서도 최대한 그 느낌을 구현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모아의 응원봉 ‘모아봉’ 모양으로 디자인한 돌출 무대 역시 일부러 낮은 높이로 설정하면서 턴테이블(회전 장치)을 활용해 다양한 각도에서 멤버들의 모습을 볼 수 있게 구성했다. 휴닝카이는 돌출 무대에 대해 “돌출 무대에서 모아분들과 소통하는 게 재밌더라고요. 되게 감동적이기도 하고, 뭔가 울컥한 느낌도 많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가까운 거리에서 멤버들을 직접 본 팬들은 멤버별 ‘실물 후기’를 적어 SNS에 공유했고, 이것이 다시 ‘짤’로 돌아다녔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팬라이브의 세트리스트대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곡들을 듣는 팬들도 생겨났다. 그리고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모아 이상으로 팬라이브에 대한 여운이 남은 듯했다. 연준은 “이 무대가 끝나도 저는 당분간 여기에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고, 태현은 위버스에 댓글로 “여운 장난 아니죠.”라는 감상을 남겼다. 수빈은 “사실 몸이 자꾸 이렇게 멀어져 있으면 마음도 멀어지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저희랑 모아분들이 그동안 너무 오래 떨어져 있었어요. 우리도 우리지만 모아분들이 많이 힘드셨을 텐데, 이번 팬라이브가 그간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라며 팬라이브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Q.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게 모아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세상에 공개되기 전 텍스트(.txt)로만 TXTuniverse(위버스 오픈 전 사용하던 팬 커뮤니티)에 존재하던 그 당시에도, ‘데뷔일기’를 통해 팬들에게 데뷔를 앞둔 감정들, 때로는 두려움과 부담감까지 친구에게 털어놓듯 전했다. 이번 대면 팬라이브에서도 멤버들은 진솔한 마음을 담은 멘트를 전했다. 연준이 “그간 모아분들 없이 빈 객석을 바라보고 무대를 하니까 사실 무대에 대한 흥미를 조금 잃기도 했어요.”라고 말한 것처럼, 팬데믹 동안 가수라는 직업을 가진 그들에게 생긴 고민과 불안을 말했고, 태현은 “형용하기 힘들 만큼 고마워요. 이렇게 와주는 것부터 온라인으로도 봐주시고 이벤트해주시고. 진짜 인생에서 난생 겪지 못한 감정을 겪게 되거든요.”라며 팬데믹 이후의 만남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휴닝카이 역시 “힘든 시기를 다같이 보내고 있는데, 이렇게 잘 참아와줘서 고맙다고 얘기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범규는 “사실 코로나19 이후에는 뭘 위해서 무대를 하는지 몰랐었던 것 같아요. 근데 팬라이브 이틀 동안 내가 왜 가수가 됐고, 왜 이렇게까지 무대를 하고 싶어 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은 것 같습니다.”며 팬데믹 이후의 심경과 팬라이브가 그에게 일으킨 변화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수빈이 “모아분들 더 큰 장소에서, 더 많은 장소에서, 더 많은 기회 얻어서 여러분들 앞으로 찾아갈 거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라고 말한 것처럼,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팬라이브를 통해 팬데믹 기간의 감정들을 솔직히 말하고, 그들의 팬에게 내일의 약속을 전한다. “앞으로 저희가 함께할 날이 더 많으니까 아쉬움은 접어두고 더 밝을 내일을 위해 함께 나가요.”라는 범규의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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