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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송후령
사진 출처.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세븐틴은 2015년에 데뷔했지만 지금도 앨범을 낼 때마다 팀 최고 판매량을 경신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정규 앨범 ‘FACE THE SUN’은 206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다시 말해 지금도 세븐틴의 노래를, 퍼포먼스를, 뮤직비디오를 또는 수많은 사람들의 ‘밥친구’가 된 자체 콘텐츠 ‘고잉 세븐틴’이나 ‘문명특급’과 같은 유튜브 콘텐츠를 보고 새롭게 캐럿이 된 누군가가 있다는 얘기다. 정규 앨범과 공연, 리패키지 앨범 ‘SECTOR 17’이 이어지는 요즘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금 세븐틴의 노래로, 춤으로, ‘고잉 세븐틴’으로, 기타 세븐틴이 하는 그 모든 것을 통해 ‘세븐틴’을 유튜브 검색창에 칠 신규 캐럿을 위하여, 세븐틴에 관해 알아두면 좋을 열세 가지를 준비했다.  

세븐틴의 ‘킬링보이스’

‘아낀다’로 시작해 ‘아주 NICE’로 끝나는 앙코르까지, 세븐틴이 출연한 ‘딩고 킬링보이스’는 세븐틴의 랜선 미니 콘서트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세븐틴의 매력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공개 1개월여 만에 1,0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을 정도. “Vernon Let’s Go!”, “S.COUPS Let’s do it!”을 외치는 ‘만세’의 흥 넘치는 리액션부터 ‘우리의 새벽은 낮보다 뜨겁다’를 힘차게 부르는 멤버들의 떼창, ‘울고 싶지 않아’를 시작할 쯤 호시가 불쑥 들어오며 “원우야 너 지금 기분이 어때?”라고 던지는 애드리브에 멤버들이 어떻게든 웃음을 참으려고 하는 순간 등 세븐틴이 공연에서 보여주는 흥과 재미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Snap Shoot’의 도입부를 맡은 디노를 다정하게 바라보는 도겸과 민규, ‘엄지 척’을 날려주는 버논의 모습에서는 멤버들의 애정 넘치는 관계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킬링보이스’의 매력은 무엇보다 탄탄한 실력을 기반으로 한 세븐틴의 폭발적인 에너지다. 세븐틴은 ‘박수’부터 ‘Left & Right’, ‘HOT’을 연이어 부르며 한 목소리로 “박수 짝짝짝짝” 추임새를 넣고, “Left and right” 떼창에 어깨를 들썩이며 그루브를 타는 등 쉼 없이 달린다. 그리고 ‘HOT’에서 “도겸아 가보자!”라는 에스쿱스의 외침을 시작으로 “밤이 없는 낮 하늘은 붉은색”을 부르는 도겸의 시원한 보컬이 나오는 순간, 세븐틴의 에너지를 한 방에 터뜨리는 청량감을 선사한다. 세븐틴 공연이 그렇듯 ‘아주 NICE’ 앙코르까지 즐기고 나면 불과 20분 동안 공연 하나를 본 것 같은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니 공연은 얼마나 더 재밌겠는가. 

세븐틴의 ‘무한아나스’

‘무한아나스’란, ‘무한 아주 NICE’의 줄임말로 세븐틴 공연의 앙코르 무대에서 ‘아주 NICE’를 무한정으로 반복해 공연이 끝나지 않는 상황을 일컫는다. 2018년 ‘고잉 세븐틴’ SPIN-OFF EP.13 세븐틴과 캐럿의 ‘IDEAL CUT’의 마지막 부분(27:32~28:22)에서 록 페스티벌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달아오르는 공연장 분위기를 짧게나마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아주 NICE’ 메들리에 “꺼진 아나스도 다시 보자.”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니, 세븐틴 공연을 처음 경험하는 신입 캐럿이라면 이를 염두에 두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달릴 각오를 하길 바란다. 실제로 이번 ‘BE THE SUN’ 서울 콘서트에서는 일명 ‘아나스 교관’ 승관이 ‘무한아나스’에 지쳐 의자에 앉아 있는 팬을 찾아내는 광경이 포착되기도 했다. “콘서트 대비 체력 훈련은 필수”, “벗어나고 싶지만 다시 갇히고 싶은 아나스 지옥”이라는 캐럿들의 반응이 줄을 잇는 이유다. 단, 한 가지 주의점이 있다. ‘무한아나스 지옥’에 발을 들인 이상 공연장 스크린에 지하철 막차 시간표가 뜨기 전까지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세븐틴의 자체 제작

자체 제작은 작사와 작곡, 퍼포먼스 연출과 기획의 모든 과정을 멤버들이 유기적으로 운영하여 세븐틴이라는 팀을 만드는 중추적인 시스템이다. 데뷔부터 자체 제작을 했던 세븐틴은 이제는 노래와 춤, 즉 무대 구성의 영역 밖에 있는 자체 콘텐츠와 뮤직비디오까지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다. 2019년 ‘고잉 세븐틴’ EP.27 세봉이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1에는 멤버들의 아이디어로 콘텐츠를 기획하는 ‘월간 세븐틴’ 프로젝트의 시작이 담겨 있다. 2020년 3월호 ‘불면제로’, 6월호 ‘네발라이더’ 등 ‘고잉 세븐틴’의 레전드 에피소드들이 이 프로젝트에서 탄생했다. ‘Snap Shoot’ 뮤직비디오는 데뷔 5주년을 기념해 민규가 촬영하고 편집한 작품으로, 멤버별 로케이션과 스타일링이 각자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는 호평을 얻었다. 원우가 디렉터로 참여한 ‘Holiday’ 뮤직비디오 역시 멤버들의 일상을 중심으로 가장 세븐틴다운 모습을 앵글에 담았다. 캐럿들은 “멤버들을 향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가장 세븐틴스럽다.”라며 이 두 영상만 봐도 행복해진다는 감상을 전하기도 했다. 팀의 정체성을 온전히 이해하고 있는 멤버들이 활동 전반에 직접 참여하는 자체 제작 시스템 덕분에 세븐틴이 가는 길에는 진심이 담긴다. 말 그대로 ‘SVT makes SVT’이다.

세븐틴의 ‘유닛리버스’

세븐틴 콘서트에 ‘무한아나스’가 있다면, 팬 미팅 ‘캐럿랜드’에는 ‘유닛리버스’가 있다. ‘유닛리버스’는 세븐틴의 기존 유닛 곡을 다른 유닛이 서로 바꿔 부르는 캐럿랜드만의 시그니처 무대다. 공식 유닛을 비롯해 다양한 유닛 곡을 발매해온 세븐틴이기에 시도할 수 있는 재밌는 퍼포먼스. ‘유닛리버스’에 ‘진심’인 캐럿들은 늘 리버스 무대를 손꼽아 기다리는데, 최근 세븐틴 리더즈(에스쿱스, 호시, 우지)의 ‘CHEERS’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 “아직 리더즈 무대도 못 봤지만 벌써 ‘CHEERS’ 유닛리버스가 기대된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조합별로 각각의 매력이 담긴 ‘유닛리버스’ 무대는 2019년 ‘고잉 세븐틴’ EP.5 ‘CARAT LAND’ BEHIND에서 맛보기로 감상할 수 있다. 2021년 ‘인사이드 세븐틴’의 ‘SEVENTEEN in CARAT LAND’ 유닛리버스 녹음 비하인드 영상을 보면 ‘유닛리버스’에 대한 세븐틴의 대단한 열정을 알 수 있는데, 특히 보컬팀은 흡사 ‘코미디언 다섯 명의 장기 자랑’을 연상케 하는 만반의 준비 끝에 힙합팀의 유닛 곡 ‘Check-In’ 무대를 선보였다. “체크인 LA시티(북창동 순두부!)”와 같은 센스 있는 개사, 랜덤으로 치킨 그림이 당첨된 멤버가 닭 인형 탈을 쓰고 깜짝 등장하는 이벤트 등으로 위트 있는 무대를 구성해 캐럿들에게 큰 웃음까지 선사하며 ‘유닛리버스’ 레전드 무대로 남게 되었다.

세븐틴의 여름 노래
세븐틴의 계절, 여름에는 세븐틴의 여름 노래를 들어야 한다. 지독한 한여름 더위에 지친다면 “하나뿐인 지금의 우리는 뜨거운 여름”이기에 이 순간을 즐기자는 ‘A-TEEN’과 “야자수에 코코넛 있는 거긴 아니더라도” 괜찮으니 “너와 함께라면 어디든 Paradise”라 노래하는 ‘Holiday’를 추천한다. 반대로 ‘이열치열’ 그 자체인 2019년 일본의 대표 록 페스티벌인 ‘서머소닉’의 ‘Call Call Call!’ 무대에서는 세븐틴의 핫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영상 너머까지 후끈한 열기가 전해지는 무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즐겨버리는 세븐틴의 에너지 덕분인지 다양한 ‘직캠’을 만들어내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회자될 정도다. 반면 한낮의 더위가 한풀 꺾이고 서늘해진 여름밤과 잘 어울리는 곡들도 있다. “여긴 언제나 너와 나 여름밤”이라 노래하는 ‘Heaven’s Cloud’와 “셀 수 없는 별들과 모래알 그 사이” “여름밤에 우리를 새기”자는 ‘우리의 새벽은 낮보다 뜨겁다’를 들으며 세븐틴과 함께 한여름 밤의 꿈에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이렇듯 세븐틴의 여름 노래에는 낮부터 밤까지 여름의 모든 순간이 한데 녹아 있다. 역시 ‘봄 세븐틴 가을 겨울’이다. 

 

세븐틴의 밈 

‘밈공장 세븐틴’이라는 별칭이 생기고 ‘세븐틴 밈사전’ 영상이 만들어질 만큼 세븐틴은 ‘밈(meme)’까지 자체 제작한다. 2021년 하반기 K-팝 씬을 뒤흔들었던 ‘신기방기 뿡뿡방기’, 일명 ‘신방뿡방’도 바로 세븐틴의 자체 제작 밈이다. ‘신방뿡방’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때는 2021년 11월 5일, 정한이 ‘신기방기 뿡뿡방기’를 유행어로 선포하며 캐럿들에게 널리 전파해달라는 위버스에 남긴 댓글을 시작으로, 11월 26일 정한과 승관의 브이라이브 ‘밥이나 먹자여’에서 ‘박이박이 차돌박이 신기방기 뿡뿡방기’라는 풀네임이 완성되었다. 이후 ENHYPEN 선우, 뉴이스트 백호, 위클리, 미래소년 등 수많은 아이돌들에게 전파되면서 이른바 ‘K-팝 유니버스 대통합’을 이끌었다. 이 사건은 정한이 ‘신방뿡방’으로 고통받은 동료들에게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심심한 사과를 전하며 일단락되었다. 역시 ‘세상은 정한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 ‘신방뿡방’은 ‘세븐틴 밈백과’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모이기만 해도 웃음을 보장하는 케미스트리 덕분인지 새로운 밈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묻는 척 은근히 멤버를 놀릴 때 사용하는 ‘다들 어때?’나 본인의 열정을 어필할 때 쓰는 ‘어.딴.(어쩔 수 없는 딴따라라서)’ 같은 밈을 미리 알아두면 세븐틴 예능의 숨겨진 재미 포인트까지도 캐치할 수 있다. 

세븐틴의 동선

세븐틴의 퍼포먼스에서 동선은 마치 소설 속 배경처럼 작용하기도 한다. 동선을 주춧돌로 그 위에 한 겹씩 서사를 쌓아 하나의 퍼포먼스를 완성하는 식이다. ‘Fallin’ Flower’의 전주에서 세븐틴은 한 사람이 하나의 꽃잎이 되어 아름다운 꽃 한 송이를 활짝 피운다. 멤버들이 두 팔을 올린 상태로 몸을 좌우로 흔드는 순간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연상된다. 퍼포먼스의 시작점에서 꽃이 만개한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이후 꽃이 지더라도 언젠가 너와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노래하기까지의 개연성을 더한다. 퍼포먼스 전반에 걸쳐 보다 다채로운 동선을 사용하는 2020년 ‘SBS 가요대전’의 ‘24H’ 무대도 추천한다. ‘24H’에서 세븐틴은 13명인 인원수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동선을 선보인다. 1분 33초경부터 중앙에서 독무를 하는 1명을 제외한 12명의 멤버들은 바닥에 원형으로 누워 1부터 12까지의 시계 축을 표현한다. 중앙에 홀로 서 있는 호시가 “누구에게나 시간은 같지 않아”, 이어 디에잇이 “그 많고 많은 시간은 내겐 짧아”라고 노래할 때,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가사에 몰입하게 된다. 무대의 클라이맥스에서 우지가 “스물네 시간 동안 난 널 더 원해”를 부르는 순간 우지를 둘러싼 멤버들은 마치 시곗바늘이 돌아가듯 순차적으로 점프하며 한 바퀴씩 회전한다. 시침이 시계 한 바퀴를 도는 모습을 묘사해 시간의 흐름을 동선으로 표현했다. 꼭 맞아떨어지는 동선을 만들기 위해 13명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빈틈없이 수행하는 그들의 퍼포먼스는 ‘세븐틴밖에 못하는 안무’를 만들어낸다. 

세븐틴의 MBTI

2019년 ‘고잉 세븐틴’ EP.14 MBTI of SVT #1에서 공개되었던 세븐틴의 MBTI는 ‘INFP’ 4명, ‘ENFP’ 2명, ‘INFJ’ 3명, ‘ENFJ’ 3명, ‘ISFJ’ 1명으로, 놀랍게도 멤버 전원이 ‘F’ 유형이었고 13명의 검사 결과가 다섯 가지 그룹으로 추려졌다. 멤버들은 2022년 ‘고잉 세븐틴’ EP.51 너 자신을 알라 #1에서 3년 만에 다시 MBTI 검사를 실시했다. 이번에는 색다르게 서로 검사를 대신 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3명을 제외한 무려 10명의 MBTI가 달라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제 세븐틴에는 ‘F’(4명)보다 ‘T’(9명) 유형에 속한 멤버들의 비율이 높고 세븐틴 내 MBTI는 총 아홉 가지 유형으로 이전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유 퀴즈 온 더 블럭’ 154화에서 김영하 작가는 스스로 MBTI 검사를 하면 ‘내가 생각하는 나’를 알 수 있지만, 자신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 검사를 요청해 결과를 대조해보면 좀 더 입체적인 나의 모습을 파악하게 된다고 말했다. 세븐틴의 MBTI 검사 과정을 통해서도 멤버들이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호시가 말하길 조슈아는 화낼 때 차분한 편이고, 민규는 정한의 계획적인 면모를 알고 있으며, 승관이 고민 상담을 할 때 준은 정신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세븐틴이라는 팀 내에서 그들의 어떤 성격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각자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 승부욕이 강해서 이기는 게 몹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멤버가 있고, 힘들이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살고 싶다는 가치관을 지닌 멤버도 있다. 저마다 이렇게나 다른 13명의 멤버들이 지난 7년간 서로의 성향을 존중하고 보완하며 원팀을 만들어왔다. 

세븐틴의 댄스 브레이크

‘칼 군무의 대명사’ 세븐틴은 연말 시상식 퍼포먼스에서 시선을 사로잡는 댄스 브레이크를 보여준다. 편곡을 통해 연말 무대 한정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댄스 브레이크는 퍼포먼스에 기승전결을 더하고 매력을 극대화한다. 2016년 MMA의 ‘아주 NICE’ 무대에서 세븐틴은 무채색 슈트를 입고 흰 계단형 세트와 레이저를 활용해 세련되고 각 잡힌 댄스 브레이크를 선보였다. 세븐틴은 ‘아주 NICE’ 무대에서처럼 댄스 브레이크를 원곡과 상반되는 분위기의 퍼포먼스에 도전하기 위해 활용하기도 하지만, 2021년 KBS 가요대축제의 ‘Crush’나 2021년 AAA의 ‘Anyone’ 무대처럼 원곡에 콘셉트를 가미해 관객들에게 쾌감을 주는 방식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댄스 브레이크로 ‘Crush’ 무대를 시작한 세븐틴은 전주부터 에너지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You are my crush, I got a crush on you”라는 도입부부터 퍼포먼스에 한껏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반면 ‘Anyone’의 경우 마지막 클라이맥스에서 댄스 브레이크를 선보이는데, 힘껏 질주하는 듯한 동작과 멤버들의 레이싱복 스타일링이 어우러지면서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뿜으며 퍼포먼스에 방점을 찍었다. 

캐럿의 자체 제작 

세븐틴과 캐럿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체 제작 아이돌과 가내수공업 팬’이라 할 수 있다. ‘캐럿의 자체 제작'의 유구한 역사는 DIY 키트 형태로 발매된 ‘헹가래’ 앨범과 ‘Semicolon’ 앨범 구성의 위빙 키트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어 ‘Rock with you’와 ‘HOT’ 컴백 프로모션 과정에서 세븐틴은 ‘SVT Audio Kit’로 음악 소스를 배포해 캐럿들이 오디오 키트를 작업하며 자유롭게 타이틀 곡을 유추해볼 수 있게 했다. 심지어 이제는 2020년 ‘고잉 세븐틴’ EP.25 디에잇과 12인의 그림자 #1에서 화제가 되었던 소고를 굿즈로 출시하고 ‘세븐틴 배 소.꾸.(소고 꾸미기) 콘테스트’까지 개최했다. 캐럿들은 “세븐틴이 응원 도구까지 자체 제작하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소꾸행 열차에 탑승했다.”라며 본인의 취향대로 꾸민 소고를 자랑하고 결과물을 공유하는 놀이의 장을 열었다. 

세븐틴의 커버 무대

세븐틴은 매번 완성도 있는 커버 무대를 선보여왔다. 원곡을 세븐틴 스타일에 맞게 편곡하고 안무도 재구성해 어떤 곡이든 세븐틴스럽게 재해석한다. 2016년 ‘SAF 가요대전’의 걸그룹 댄스 메들리 무대에서 세븐틴은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이효리의 ‘U-Go-Girl’, S.E.S.의 ‘I’m Your Girl’을 자연스럽게 리믹스해 세븐틴식으로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보컬팀의 청량한 미성과 세븐틴 특유의 칼 군무가 돋보이는 2017년 ‘보아의 No.1’ 커버 비디오 영상은 “몇 년째 주기적으로 보러 오는 영상”, “깔끔한 춤선이 커버 중 최고다.”라는 반응으로 아직도 언급되고 있다. 이렇듯 세븐틴의 커버 무대가 빛을 발하게 하는 동력은 매번 최선을 다하고 진지하게 임하는 세븐틴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2022년 팬 미팅 ‘SEVENTEEN in CARAT LAND’에서 세븐틴은 ‘멤버별 제일 안 어울릴 것 같은 곡’을 이벤트성으로 커버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장난식으로 넘어가지 않고 열심히 연습해온 안무를 보여줬다. 민규의 ‘숲의 아이’, 원우의 ‘DUMB DUMB’, 디노의 ‘LALISA’ 등의 커버 무대를 본 캐럿들은 “예상과 다르게 잘 어울린다.”, “역시 세븐틴은 하면 한다.”라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 ‘세븐틴이 세븐틴한’ 것이다. 


세븐틴의 팀 반지

세븐틴 멤버 전원의 새끼손가락에는 같은 모양의 팀 반지가 끼워져 있다. 팀 반지는 절대 빼지 않기로 약속하고 늘 반지를 끼고 다닌 까닭에 멤버들의 새끼손가락에는 선명한 반지 자국이 남아 있기도 하다. 세븐틴의 팀 반지는 2015년 데뷔 전 선물 받은 첫 번째 반지를 시작으로 정규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기념으로 새 반지를 맞추며 세븐틴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었다. 2019년 ‘SEVENTEEN NEW RINGS CEREMONY’ 스페셜 비디오에서는 멤버들이 서로의 손가락에 새로운 팀 반지를 끼워주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쑥스러워하는 와중에도 서로 간에 덕담을 전하며 훈훈한 모습을 자아냈다. 이번 정규 4집 기념으로 맞춘 다섯 번째 팀 반지 세리머니 영상 ‘SEVENTEEN NEW RINGS CEREMONY : The Sun Rises’에서는 “앞으로도 13명의 멤버들이 함께 우리들의 음악과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겠다.”는 포부를 캐럿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세븐틴에게 시작의 증표이자 소중한 상징인 ‘팀 반지’는 7년 동안 변함없이 13명 모두의 새끼손가락에서 빛나고 있다. 

세븐틴의 팬 송

‘위버스 매거진’의 ‘세븐틴이 추천한 청량 플레이리스트’에서 버논은 “세븐틴의 노래는 캐럿들을 위한 노래라는 점에서 다 팬 송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븐틴의 노래는 ‘너’를 향해 사랑을 말하는, 응원을 보내는, 위로를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버논의 말에 따르면 곡의 청자, 즉 ‘너’가 칭하는 대상은 캐럿이 되고, 세븐틴의 노래는 결국 캐럿을 향한 사랑, 응원, 위로의 팬 송이 된다. 이를테면 ‘지금 널 찾아가고 있어’의 “더 내가 좀 더 숨차더라도 빨리 갈 테니 그곳에 서서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부탁도, ‘소용돌이’에서의 “소용돌이치는 바람 속에 영원한 사랑이 있다면 그건 당신이겠죠”라는 마음도 모두 캐럿에게 보내는 세븐틴의 진심이다. 세븐틴은 캐럿에게 돌려 말하는 법이 없다. “세상이 반대로 돌아가더라도 우린 절대 길을 잃지 않고 똑바로 걸어”가자는 ‘같이 가요’의 고백처럼 말이다. ‘바람개비’에서 기꺼이 당신을 기다릴 테니 “돌고 돌아 내게 다시 찾아와”달라고 보냈던 마음이 비로소 ‘돌고 돌아’에 이르러 “시계의 바늘처럼 다시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오겠지”라는 믿음이 되어 돌아왔다. 세븐틴의 노래는 결국 또다시 ‘돌고 돌아’ 캐럿을 향해 메아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