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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민경
디자인. 페이퍼프레스(paperpress.kr)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공연에는 지난 3년간 그들이 걸어온 발자취가 새겨져 있다. 지난해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던 ‘ACT : BOY’가 소년들의 성장을 보여줬다면, ‘ACT : LOVE SICK’ 투어는 소년들의 사랑의 시작과 끝, 그로 인한 상처와 변화가 담겨 있다. 세트리스트, 무대 연출, 스타일링, 퍼포먼스까지 공연의 모든 부분에 팀의 히스토리가 응축되어 있고, 관객들과 직접 만나 그 이야기를 전하는 콘서트는 곧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세계다. 이미 공연을 즐기고 다시 한 번 여운을 느끼고 싶은 이들 또는 다가올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이들을 위하여,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첫 월드 투어 ‘ACT : LOVE SICK’의 투어 리포트를 준비했다.  

1. 투어 일정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7월 2~3일 이틀간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7월 24일 로스앤젤레스까지 8개의 도시를 돌며 ‘ACT : LOVE SICK’ 투어의 절반을 마무리했다. 특히 미국 투어의 마지막 공연이 열린 로스앤젤레스의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은 제53회 그래미 어워드, 2021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 2007년부터 매년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가 진행된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8월 한 달간 재정비의 시간을 갖고 가을이 찾아오면 아시아 투어가 시작된다. 9월 3일부터 오사카, 지바, 자카르타, 방콕 그리고 10월 28일 마지막 도시인 마닐라에서 총 19회의 공연이 막을 내릴 예정이다.  


2. SETLIST 

“지금까지의 서사와 정체성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연출하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콘서트 연출을 맡은 하이브쓰리식스티 콘서트제작스튜디오 엄혜정 LP의 말처럼, ‘ACT : LOVE SICK’ 투어는 다섯 개의 섹션이 한 편의 극처럼 연결되어 관객들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세계로 인도한다. ‘0X1=LOVESONG (I Know I Love You) feat. Seori’로 시작된 첫 번째 섹션은 사랑을 처음 깨달은 소년들의 감정을 보여준다. 엄혜정 LP에 따르면 ‘Wishlist’, ‘Blue Orangeade’, ‘Magic’의 마법 같은 시간이 ‘Ghosting’으로 한순간에 끝나는 구성은 “앞으로 경험할 ‘LOVE SICK’에 대한 예고편”이다. 두 번째 섹션에는 딜레마에 빠진 소년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너만 있으면 되는 ‘lover’인 ‘LO$ER=LO♡ER’와 ‘lover’가 될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한 ‘Trust Fund Baby’처럼 상반되는 내용의 곡을 엇갈리게 배치한 것은 소년들이 겪는 혼란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연출이다. 멘트 없이 무대가 연달아 이어지는 OSB 섹션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쌓아온 긴 서사를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 구간이다. 휴닝카이는 해당 섹션에 대해 “모아분들이 정말 좋아해주셨어요.”라고 팬들의 반응을 언급하며 “저희만의 색을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 완성된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본 공연의 마지막 섹션에서는 ‘Opening Sequence’, ‘Anti-Romantic’으로 스며드는 이별의 아픔을 노래하고, ‘Good Boy Gone Bad’에서 폭발적으로 그 고통을 표출한다. 그러나 공연을 끝맺는 앙코르에서는 앞으로 기다리는 날들을 향해 가겠다는 다짐을 희망찬 사운드로 풀어낸다. 집으로 돌아와 이번 투어의 세트리스트대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즐기는 팬들이 생겨났을 만큼, ‘꿈의 장: STAR’부터 ‘minisode 2: Thursday’s Child’까지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지나온 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3. BEHIND

무대 디자인부터 비주얼, 퍼포먼스까지 ‘ACT : LOVE SICK’ 투어를 구성하는 모든 시각적 요소가 하나로 연결되어 관객들에게 높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소름 돋는 연출”이라는 반응이 있었던 ‘Ghosting’의 아웃트로는 마법과도 같이 다가온 첫사랑이 신기루와 같았음을 표현한 것이다. 객석에 떨어지는 깃털과 함께 멤버들이 무대 뒤로 이동하는 순간은 가사 그대로 “희미한 유령”처럼 사라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무대 사이를 연결하는 VCR은 관객들이 공연의 스토리라인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엄혜정 LP는 “조명을 통해 곡의 이야기를 설명하고자 해요.”라고 말하며 이번 투어에서 빛을 활용한 연출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 폴리스 라인이 연상되는 노란색 조명을 사용한 ‘New Rules’, 스트로브 조명으로 자아 분열의 과정을 번개치듯 표현한 ‘Frost’ 등 곡마다 다른 방식을 택했다. 모아봉 페어링 역시 공연을 빛나게 만드는 중심에 놓인다. 3층부터 플로어까지 객석을 가득 채운 모아들의 빛으로 마법진을 완성하고, 그것으로부터 멤버들이 소환되는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너를 기다려 (Run Away)’의 인터루드는 모아와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실감하게 한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스타일 디렉팅을 담당한 빅히트뮤직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락타(Rakta)는 이번 투어의 비주얼 코드를 “치명적이고도 유약한 사랑, 그로 인해 상처 입은 소년들”이라고 설명했다. 락타에 따르면 오프닝 의상에서 빨간 큐빅들로 표현된 등 부분의 하트는 “가슴부터 뻥 뚫려서 등까지 피가 흐른 것 같은 느낌을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반항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두 번째 섹션에서는 ‘LO$ER=LO♡ER’의 록적인 모습과 ‘동물원을 빠져나온 퓨마’의 캐릭터를 동시에 살리기 위해 레오퍼드 진과 락스터드 디테일이 달린 암 워머로 스타일링했다. ‘어느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 (CROWN)’부터 ‘5시 53분의 하늘에서 발견한 너와 나’까지 데뷔 초의 청량한 분위기를 상기시키는 세일러 룩 다음에 이어지는 흰색 바디컨셔스 톱은 몸에 딱 맞게 붙는 핏으로 ‘Frost’와 ‘Eternally’의 선적인 안무를 강조해서 보여준다. 붕대를 연상시키는 디테일에 대해 락타는 “은은하게 깔려 있는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Good Boy Gone Bad’에서 완전한 분노를 상징하는 검은색 가죽 재킷과 마지막 앙코르의 청 멜빵바지까지 다섯 개의 섹션을 거치며 총 일곱 번 변화하는 스타일링은 “이 팀만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에 집중한” 결과물이다.

서울 공연을 제외한 투어 무대는 댄서 없이 오직 다섯 멤버가 완성한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퍼포먼스 디렉팅을 맡고 있는 빅히트뮤직 김수빈 디렉터는 “첫 번째 월드 투어인 만큼 다섯 명의 유기성에 중점을 뒀어요.”라고 이번 퍼포먼스의 방향성에 대해 말했다. ‘0X1=LOVESONG (I Know I Love You) feat. Seori’의 댄스 브레이크는 멤버들이 팔을 엮어 만든 하트가 깨지고, 하늘 위로 손을 뻗는 안무로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문제 투성이 love sick”인 상태를 표현한다. 김수빈 디렉터는 해당 안무에 대해 “멤버들의 강점인 감정 표현력을 극대화시킨 퍼포먼스로 오프닝부터 주제를 확실하게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투어를 통해 퍼포먼스를 처음 선보인 ‘밸런스 게임’은 곳곳에 삽입된 귀여운 포인트로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확률은 fifty-fifty”에서 범규가 동전을 위로 던지는 동작을 하고, “머릿속 반복되는 얼음 땡”에서는 실제 얼음 땡 놀이처럼 가슴에 엑스 자를 친다. “제일 막내인 멤버가 형들을 선택하는 그림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김수빈 디렉터의 기획 의도처럼 공연마다 “Pick your 답 A or B” 가사에 맞춰 휴닝카이가 연준과 수빈 중 누구를 선택할지 지켜보는 것이 팬들에게 일종의 루틴이 되기도 했다. 공연장을 돌아다니며 팬들과 마주한 ‘Thursday’s Child Has Far To Go’의 동선은 멤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부분이다. 특히 이 곡을 프로듀싱했던 범규는 “처음에는 유닛 곡이어서 세 명만 내려가는 방식이었는데, 저희가 다섯 명 모두 팬분들과 오랫동안 함께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고 요청을 드렸어요.”라고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설명했다.


4. MOA

“모아 응원 대박인데요!” ‘Magic’ 무대를 마치자마자 멤버들은 이렇게 외쳤다. 지난 팬라이브 역시 대면으로 진행되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응원법은 박수로 대체되었다. 이에 대해 휴닝카이는 “모아분들께서도 목소리를 내서 응원할 때 무대를 더 즐길 수 있을 텐데 항상 아쉬웠어요.”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엄혜정 LP는 이번 투어를 준비하는 과정에 대해 “쉬는 타이밍 없이 계속 퍼포먼스를 하고, 라이브를 해야 하니까 멤버들도 ‘해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거든요.”라고 말했다. 그 걱정이 무색하게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모아가 발휘한 시너지로 150분의 러닝타임이 빈틈 없이 채워졌다. 특히 ‘모아봉 파도 타기’는 멤버들이 “모여서 연습한 거 아니에요?”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서쪽에서 동쪽, 동쪽에서 서쪽, 3층에서 1층까지 모든 방향에서 완벽하게 물결이 만들어졌다. “귀한 시간을 내서 저희를 보러 와주신 거니까 그 시간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라는 태현의 말처럼 멤버들은 더운 날씨에 공연장에 찾아와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을 위해 수없이 연습을 반복했다. 좋은 공연을 완성하기 위한 멤버들의 노력은 현장에서도 계속 됐다. 범규는 “인이어로 목소리가 들리니까 힘내서 즐기자는 이야기를 계속 하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줬어요.”라며 무대 직전까지 다섯 멤버가 합을 맞추는 방식을 말했다. ‘; (땀)’을 부르면서 모아들이 다 함께 슬로건을 들고, 플래시를 비추는 공연의 엔딩은 멤버들이 꼽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다. 수빈은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건 저였지만, 제가 위로받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많이 봤으면 담담하고 익숙해질 법도 한데 부를 때마다 울컥해요.”라며 당시의 감정을 전했고, 태현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엔딩”이라고 표현하며 “연습생 때 1절을 만들고, 데뷔한 뒤 2절을 덧붙여 완성한” 곡이 지닌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공연의 모든 순간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모아에게, 모아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게 전하고 싶은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미국 투어의 마지막 도시인 로스앤젤레스 공연의 슬로건 문구처럼 말이다. MOA will shine like a star for TXT, TXT will shine like a star for MOA.


5. +1

미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롤라팔루자’ 공연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게 긴장과 설렘이 공존한 또 한 번의 도전이었다. 휴닝카이는 처음 ‘롤라팔루자’에 선다는 소식을 들었던 당시에 대해 “믿기지 않았어요. 빨리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너무 무대를 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아침 8시에 리허설이 끝나자마자 입장을 하셔서 5열 정도까지 거의 다 모아분들인 거예요. 무대를 하려면 거의 9시간이 남았는데 이른 시간부터 모아봉이랑 슬로건을 들고 계신 모습을 보고 너무 감사했어요.” 수빈은 그 시간을 함께해준 팬들을 향해 고마움을 표현했다. ‘Good Boy Gone Bad’와 ‘Frost’를 마치고 이어지는 ‘Anti-Romantic’은 멤버들이 무대를 즐기게 된 순간이다. 연준은 “긴장이 조금 풀리고 온전히 팬분들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는데, 한마음으로 손을 흔들면서 노래를 따라 불러주시는 모습이 제가 꿈꿔왔던 그림이어서 감격스러웠어요.”라며 벅차오르는 기분을 설명했고, 태현은 “모두가 같은 그루브를 느끼고, 진심을 다해서 저희의 음악을 즐기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라고 관객들이 전하는 에너지에 대해 말했다. “땀이 막 흐르는 와중에도 미친 듯이 무대를 하는 느낌이 짜릿했어요. 여기서 죽어도 상관없을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라는 연준의 말처럼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온 힘을 다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음악을, 퍼포먼스를, 열정을 보여준 ‘롤라팔루자’는 멤버들에게 그리고 이 무대를 함께 즐겼던 모두에게 말 그대로 “최고의 날”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