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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사진 출처. YG 엔터테인먼트

8월 13 일 자 빌보드 200 차트에서 비욘세의 ‘Renaissance’가 1위로 데뷔했다. 비욘세의 앨범이 1위를 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당시 여성 아티스트의 작품으로 7개월 만에 1위 앨범이 나온 것은 충분히 화제가 되었다. 정확히는 아델의 ‘30’가 1위를 한 올해 1월 8일 자 이후 처음이었다. 이는 2016년 레이디 가가의 ‘Joanne’과 할시의 ‘Hopeless Fountain Kingdom’ 사이에 31주간 여성 아티스트의 1위 앨범이 없던 이래로 최장 기록이다.

물론 시기의 문제일 수는 있다. 그사이 ‘엔칸토’ 사운드트랙이 9주간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1위를 노릴 법한 여성 아티스트의 신작 앨범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리조의 ‘Special’이 올해 최고 히트작인 배드 버니의 ‘Un Verano Sin Ti’에 밀린 것도 기록이 오래 이어지도록 했다. 하지만 빌보드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을 널리 살펴봐도 결과는 다르지 않다. 기간 중 빌보드 200 1위에 오른 아티스트는 총 105개 팀이다. 그중 여성 솔로 또는 그룹은 17개 팀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8월 핫 100 차트 1위를 비욘세, 리조, 니키 미나즈가 연이어 차지한 것은 신선했다 니키 미나즈의 ‘Super Freaky Girl’은 그녀의 세 번째 1위 곡이지만, 메인 아티스트로는 처음이다. 2014년의 ‘Anaconda’도 2위까지였다. 심지어 솔로 여성 래퍼가 핫 100 1위로 데뷔한 것은 1998년 로린 힐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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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K-팝의 여성 아티스트는 빌보드에서 어떤 성적을 내고 있을까? 먼저 블랙핑크의 ‘Pink Venom’을 보자. 9월 10일 자 기준, ‘Pink Venom’은 글로벌 200과 미국 제외 글로벌 차트, 양쪽에서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차트는 세계 200여 개 지역의 스트리밍과 음원 판매 실적을 종합한다. 한국어 노래가 양쪽 글로벌 차트 1위를 2주 이상 휩쓴 것은 처음이다. 핫 100에서는 9월 3일 자 22위로 데뷔, 9월 10일 자에는 55위다. 핫 트렌딩 송즈 차트는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노래를 다룬다. 블랙핑크의 ‘Pink Venom’ 발매 1주 전부터 화제가 되며 동 차트 1위에 올랐다. 덕분에 9월 10일 자 현재 3주째 1위를 기록 중이다. 그에 앞서 8월 20일 자에는 리사의 ‘Lalisa’와 ‘Money’가 1, 2위를 모두 차지한 바 있다. 2022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의 베스트 K-팝 부문에 후보로 오르면서 관심이 급증한 때문이다. 핫 트렌딩 송즈 차트가 작년 10월에 시작된 이후, 리사는 1위에 오른 첫 여성 아티스트다. 1, 2위를 석권한 것은 방탄소년단 외에 유일하다.

트와이스는 11번째 미니 앨범 ‘Between 1&2’ 발매로 9월 10일 자 빌보드 200 3위와 함께, 아티스트 100 1위에 올랐다. 트와이스는 2021년에도 빌보드 200, 6위와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아티스트 100 차트는 핫 100, 빌보드 200, 소셜 50 차트를 결합하여,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를 선정한다. 트와이스는 아티스트 100 차트 정상에 오른 다섯 번째 K-팝 아티스트다. 방탄소년단은 21회,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슈퍼엠은 각 1회를 기록했다. 한편으로는 9월 10일 자 미국 제외 글로벌 차트에서 아이브의 ‘After Like’가 9위, 트와이스의 ‘Talk That Talk’이 10위를 차지했다. 동 차트 톱 10에 한국 아티스트 세 팀이 오른 것은 2020년 9월 글로벌 차트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그렇게 여성 아티스트들의 기록이 쌓이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K-팝이 빌보드 차트에서 여성의 자리가 더욱 늘어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