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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위버스 매거진

문단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SF 소설 작가 중 한 사람인 김초엽과 하이브. 왠지 거리가 느껴지는 두 이름이 하이브의 네 번째 오리지널 스토리 ‘크림슨 하트(Crimson Heart)’로 만났다. 각각 방탄소년단, ENHYPEN,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연계된 오리지널 스토리 ‘7FATES: CHAKHO’, ‘DARK MOON: 달의 제단’, ‘별을 쫓는 소년들’에 이어 하이브가 기획 및 제작한 네 번째 오리지널 스토리 ‘크림슨 하트’는 르세라핌의 음악적 메시지와 연결된 소녀들의 성장 서사를 담은 판타지 모험담이다. 김초엽 작가는 지난 10월 17일 발매된 르세라핌의 두 번째 미니 앨범 ‘ANTIFRAGILE’의 구성품으로 수록된 ‘크림슨 하트’ 프롤로그에 참여했다. 김초엽 작가가 하이브를 통해 걸그룹 그리고 오리지널 스토리와 연계된 독특한 작업을 한 소감을 전해왔다.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크림슨 하트’와 프롤로그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제안받고 진행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김초엽: 처음 ‘크림슨 하트’의 설정과 시놉시스를 읽었을 때, 어린 시절 제가 즐겨 봤던 모험 애니메이션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오직 ‘소녀들의 이야기’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죠. 본편은 정통 모험 서사라면, 제가 제안받은 프롤로그 파트는 소녀들이 모험을 떠나기 전에 살고 있던 안전한 통제 도시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인데요. 자신이 속해 있던 안전한 세계에 의문을 품고 각성하는 인물들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요. 또 제가 모든 설정이나 인물들을 새로 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써보는 새로운 도전이 재미있어 보였어요. 저에게 보내준 인물 설정과 시놉시스가 워낙 잘되어 있었던 터라, 그 뒷이야기를 상상해보는 즐거움이 기대되었어요.

 

‘크림슨 하트’와의 컬래버레이션은 어떠한 과정으로 진행되었나요?

김초엽: 하이브와 초안 및 트리트먼트를 주고받으며 작업을 해오다 올봄에 프롤로그 원고를 전부 보내드렸고, 그 이후에도 피드백을 거쳐 수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전 집필 작업과 비교할 때 ‘크림슨 하트’ 프롤로그 작업에서 특별히 고려한 부분이 있었다면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존 작가님의 작품·작업 스타일과 유사점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김초엽: 기존 플롯과 세계, 인물 설정을 전개할 때 너무 엇나가지 않게 주의하면서 제가 이야기에 더할 수 있는 요소들이 무엇인지를 많이 고민했어요. ‘크림슨 하트’의 인물들은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본질과도 같은 부분이다 보니 제가 무언가를 바꾸기보다는 최대한 원래 의도된 성격대로 쓰려고 했고요. 대사와 행동을 고민하며 여러 번 고쳤고, 특히 소녀들 간의 케미스트리를 살리는 데에도 신경을 썼어요. 프롤로그는 본편의 모험이 시작되기 전, 서로 잘 모르는 관계인 시점이다 보니 아직 ‘친구’라고 부를 수는 없지만 서로 궁금하고 불편하고 또 한편으로는 호감을 느끼는, 그런 흔들리는 감정들을 잘 담아내려고 했고요. 유사한 점으로는, 제가 원래도 중요하게 생각하던 질문들을 이번 프롤로그에서도 다루어보려고 했어요. 아래 답변에서도 언급하겠지만 저도 소설을 통해 자주 고민하는 것들인데, 마침 ‘크림슨 하트’의 주제 의식도 어느 정도 이 질문들과 맞닿아 있더라고요. 그래서 공감하며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크림슨 하트’ 본편에는 자신만의 모험을 떠나는, 두려움 없는 소녀들이 등장한다면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소녀들은 어떠한 특성과 매력을 지니고 있나요? 인물들에 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초엽: ‘크림슨 하트’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조안, 세나, 요재, 다비 네 소녀는 서로 다른 성격을 지녔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요. 바로 레퓨지아라는 도시에 완전히 속하지 못한 것 같다는 감각을 느낀다는 거예요. 분명 어릴 때부터 이 도시에서 쭉 자랐지만 어딘가 레퓨지아의 이방인이라는 감각, 그 느낌이 소녀들에게 바깥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레퓨지아에 대한 의문을 품게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훌쩍 떠날 만큼의 용기는 없는, 불안감만을 지니고 있던 소녀들에게 어떤 사건이 일어나게 되는데요. 아직은 두렵기도 하고 주저하기도 하는 평범한 소녀들이 모험을 떠나기까지 변화의 과정을 담아보려고 했습니다. 본편에서는 더욱 능동적으로 모험하며 성장을 이룬 소녀들을 만나볼 수 있다면, 프롤로그에서는 변화를 위한 소녀들의 도약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크림슨 하트’ 시놉시스의 다양한 요소, 예를 들면 시공간적 배경, 캐릭터, 설정 등 중 프롤로그를 전개해 나가는 데 특히 영감이 되거나 영향을 준 요소가 있을까요?

김초엽: 바깥의 레퍼런스보다는 최대한 설정집과 시놉시스 원본에서 이야기의 단서를 발견하려고 했어요. 예를 들어 이번 프롤로그에서는 박물관이나 녹지대 같은 장소들이 등장하고 또 레퓨지아 내에는 살아 있는 동물이 없다든지, 밀입국하는 난민이 있다든지, 시민들은 잘 모르는 장벽이 있다든지 하는 설정들이 있는데요. 전부 설정집 혹은 시놉시스 안에서 가볍게라도 언급된 설정들을 녹여낸 것이에요. 시놉시스를 여러 번 꼼꼼히 읽으며 짧게 언급된 설정들을 최대한 살려서 그 뒤에 또 어떤 긴 이야기가 있을까 상상해봤습니다.

 

기본 설정들을 긴 이야기로 풀어주시면서 프롤로그가 여러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에피소드들을 관통하면서 ‘크림슨 하트’ 본편과 이어지는 프롤로그의 중심 메시지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김초엽: ‘안전한 공간은 과연 모두에게 안전한 것인가?’, ‘닫힌 공간을 지키는 것과 바깥을 바꾸는 것 중 무엇이 더 옳은 일일까?’라는 질문을 담고자 했어요. 여러 에피소드로 나뉘어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전부 이어지는 한 편의 중편 소설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크림슨 하트’ 프롤로그 중 작가님께서 특히 애착이 가는 구절이나 인물의 대사가 있을까요?

김초엽: “나는 킴의 손녀로서가 아니라, 그냥 나로서 행동해야 해. 나는 그 애를 외면하고 싶지 않아.” ‘크림슨 하트’의 세나는 레퓨지아의 설립자인 킴의 손녀로, 할머니 킴이 중시했던 가치를 자신도 따라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는 인물이에요. 세나가 프롤로그의 사건을 거치며 ‘킴의 손녀가 아닌, 세나 자신이 되기로 결심’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요. 비록 완전하지는 않지만 짧은 성장의 순간을 그려낼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를 더한다면 레퓨지아에 대한 작중 인물의 인터뷰인데, “만약 우리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그 벽을 직시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벽 바깥에 광활한 세계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요?”라는 부분도 마음에 듭니다.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크림슨 하트’ 론칭에 앞서 공개될 이번 프롤로그는 본편을 이해하고 즐기는 데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김초엽: ‘크림슨 하트’의 주인공 소녀들이 과거에 어떤 성장 과정을 거쳤고, 어떻게 지금과 같은 사람이 되었는지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소녀들은 각자 다른 환경과 가족 관계, 경험을 갖고 자라 서로 아주 다른 성격을 지닌 입체적인 캐릭터들인데요. 모험이 시작되면 소녀들도 점차 변화하겠지만, 이번 프롤로그를 통해 소녀들의 과거사 그리고 지금의 모습을 살펴보시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더 재미있게 느껴지실 거예요.

 

‘크림슨 하트’의 프롤로그는 작가님의 기존 팬분들도 또 크림슨 하트와 컬래버레이션한 아티스트 르세라핌의 팬분들에게도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작품을 기대하는 독자분들에게 작품에 대한 기대 포인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초엽: 제 소설을 읽어주시던 독자님들께는 기존 소설과는 다른 색깔의, 발랄하고 경쾌한 번외 격 이야기를 읽는 즐거움을 드리고 싶고요. 올해 데뷔해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르세라핌은 저도 진심으로 마음 다해 좋아하고 응원하게 된 아티스트여서, 이렇게 컬래버레이션할 수 있어 무척 기쁜 마음이에요. 르세라핌 멤버들이 수많은 평행 우주 중 어딘가 한 곳에서는 이렇게 자신이 속해 있던 세계를 과감히 벗어나 용감하게 모험하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팬분들도 산뜻하게 읽어주시면 무엇보다 감사하고 기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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