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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연
사진 출처.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2018년 10월 24일 시작한 ‘Channnel_9’은 ‘못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본 사람은 없다.’는, 9인조 걸 그룹(이새롬, 송하영, 장규리, 박지원, 노지선, 이서연, 이채영, 이나경, 백지헌) 프로미스나인의 자체 콘텐츠다. 처음에는 멤버들이 하고 싶었던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에서 시작했던 ‘Channel_9'은 4년여 동안 90개 이상의 가까운 회차가 방영되는 동안 숙소를 공개하는 관찰 예능, 멤버들끼리 여행을 가는 여행 예능, 다양한 형식의 버라이어티 쇼 등으로 가지를 뻗어나갔다. 자체 콘텐츠인 동시에 걸 그룹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오래갈 뿐만 아니라 점점 새로워지고 있는 ‘Channel_9'을 아직 보지 못한 이들을 위해 다섯 개의 에피소드를 추천한다.  

우울할 때 보세요 - Channel_9 규리편 ‘규리R 서바이벌’

“이 모든 것은 한 멤버의 말에서 시작되었다….” ‘Channel_9' 시작 전 미리 공개된 트레일러 영상은 사뭇 진지한 음악과 이 궁서체 자막으로부터 시작한다. 서연이 새롬과 대화하며 오랜 연습생 생활 때문에 하지 못한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에서 출발한 ‘Channel_9'은 자체 콘텐츠로는 지나치게 진지한 분위기 같지만, 제작진은 조만간 멤버들이 겪을 일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예를 들어 규리는 2018년 당시 한창 유행이던 ‘VR’을 활용해 VR 오락실 체험을 하는데, 평소 겁이 많다는 본인의 누명을 벗기 위해 멤버 중 겁이 많기로 유명한 채영과 함께 VR을 이용한 공포 체험을 한다. 그들은 호기롭게 도전하지만…. 규리는 ‘좀비VR’ 체험에서 좀비를 보고 놀라서 현란한 백스텝으로 도망치고, 채영은 좀비 등장과 동시에 바닥에 주저앉아서 빙글빙글 돌며 좀비를 피한다. 그 와중에 제작진이 프로미스나인의 프리 데뷔 싱글 ‘유리구두’의 ‘빙글빙글 빙그르 빙그르 Toc Toc / 빙글빙글 시계의 바늘이 Toc Toc’ 부분을 BGM으로 활용한 것이 킬링 포인트. ‘우울할 때마다 보러 오는 영상’이라는 댓글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초기 ‘Channel_9'을 대표하는 에피소드. 또한 멤버들이 각각 하고 싶어 하는 걸 하는 이 에피소드들을 진행하던 도중 지선은 ‘Channel_9 지선편 ‘소중한 밤 지선 ASMR’’에서 ASMR을 했다. 그런데 이 영상이 현재까지 22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좋은 반응을 얻었고, 지선의 ASMR 콘텐츠는 이후 ‘Channel_9’에서 독립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입수! - 프로미스나인 (fromis_9) SPECIAL MT Part.1

‘Channel_9’ 시즌 2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SPECIAL MT’는 멤버들이 강원도 양양으로 떠난 MT를 담는다. 일반적으로 2회로 나뉘는 ‘Channel_9’의 다른 방영분에 비해 이 MT는 무려 4회로 구성되었는데, 그 이유는 첫 편에서 바로 알 수 있다. 첫 편이 무려 멤버들의 ‘방 고르기 게임'만으로 이뤄질 만큼 많은 분량이 나왔기 때문이다. 멤버들은 방 고르기를 하는 사이 알아서 방송 분량을 만들어내는데, 밤에는 뭐하고 놀지 고민하다 ‘수영장 입수’라는 벌칙이 걸린 초성 게임까지 한다. 결국 새롬과 지선이 게임에 지고, 그들은 결국 입수를 한다. 시즌 2 즈음 이미 멤버들의 이른바 ‘티키타카'가 제대로 되면서 프로미스나인은 별다른 설정 없이도 예능적인 순간들을 만들어낼 줄 알게 됐다. 동시에 이름이 아닌 애칭으로 서로를 부르거나 다른 멤버가 춥다고 자신의 다리에 끼운 발가락에도 화내지 않고 발가락 인사를 주고받는 멤버들 간의 돈독한 관계까지 확인할 수 있다. 

3개의 방, ∞의 케미스트리 - 채널나인 In The HOUSE ‘룸메이트와 산다 Part.1’

‘채널나인 In The HOUSE ‘룸메이트와 산다’’는 멤버들의 숙소 생활을 공개한다. 성격도, 취향도, 개성도 모두 다른 9명의 멤버들이 3개의 방에서 나눠 생활하는 모습을 관찰 예능 형식으로 담은 이 에피소드는 멤버들의 캐릭터와 서로의 관계를 알 수 있다. 지헌에 따르면 ‘분위기가 비슷한’ 멤버들끼리 방을 쓰는 그들의 숙소는 365일 조용할 틈이 없는, ‘네 거 내 거’ 구분 없이 사는 ‘삐융즈’ 하영, 지원, 채영의 방, 마이웨이 성향의 둘이 모여 10년 차 부부 같은 분위기를 내는 규리, 지헌의 방, 잔잔하고 감성적인 새롬, 지선, 서연, 나경의 방 등 방마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내고 있다. 또한 영화를 보던 규리가 나경이가 물어보는 코코넛 빵의 레시피에 영화를 보다 말고 동생을 위해 빵을 만들어주거나, 자신의 방에 놀러 온 새롬을 위해 입고 있기 편한 티셔츠를 빌려주는 채영 등 전부 다르지만 서로를 알아서 잘 챙기는 멤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콘텐츠 괴물이 되자! - ‘채널나인’ EP.2 깨어나다 콘텐츠 괴물

2021년 8월 새 시즌을 시작한 ‘Channel_9’은 그 시작이 그러했던 것처럼 멤버들의 아이디어를 듣는다. 4년여 동안 예능 프로그램에 익숙해진 멤버들은 ‘깨어나다 콘텐츠 괴물’이라는 제목처럼 사실상 각각의 예능 프로그램 못지않은 아이템들을 쏟아내고, 실제로 그들이 내는 아이템은 이후 ‘Channel_9’에 반영된다. ‘깨어나다 콘텐츠 괴물'은 이번 시즌 ‘Channel_9’의 야심이나 다름없었고, 어떤 포맷과 상황이든 재미를 끌어내는 멤버들의 예능감은 ‘Channel_9’을 보다 본격적인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게 만들었다. 또한 ‘깨어나다 콘텐츠 괴물'과 그에 앞서 ‘Channel_9’을 하나의 방송국으로 두고 멤버들이 각각의 역할을 찾는 첫 에피소드는 상당 부분 멤버들의 즉흥적인 멘트로 진행되는데, 서로에 대해 잘 아는 상태에서 치고받는 멘트가 프로미스나인을 아는 사람이라면 웃을 수밖에 없는 순간들을 만들어낸다. 

 

프로미스나인의 지난 4년의 이야기 - ‘채널나인’ EP.11 CAMPING_9 with CAMPFIRE 🏕️

‘Channel_9’은 물론 프로미스나인 전체에 의미가 있는 에피소드. 이 에피소드는 프로미스나인이 데뷔 4년 만에 스페셜 싱글 앨범 ‘Talk & Talk’로 첫 음악 방송 1위를 한 시기에 촬영한 것으로, 캠핑의 형식을 통해 그간 멤버들이 공개하지 않았던 진솔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캠핑 준비와 함께 재미를 더한 1, 2편과 달리 캠프파이어편은 특히 진지한 분위기로 진행되는데 1위를 한 것에 대해 “1위 해서 신났다기보다는 결연해지더라고. 본격적인 출발선에 선 느낌.”이라는 지선, “여러 감정이 들었던 거 같아요. 우리가 엄청 빠르게 1등을 한 거는 아니잖아요.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왔잖아.”라는 지헌의 말 등 멤버들이 그동안 팀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과 미래에 대한 각오가 이어진다. 물론 이 진지함 앞에는 온갖 재밌는 순간들부터 풀지만 말이다. 직접 조립해야 할 텐트와 캠핑 도구만 있는 캠핑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텐트를 완성시키고, 제작진에게 고기만 제공 받은 채 저녁 재료를 선택하는 미션에서 ‘다른 멤버들이 숯은 안 고르겠지!’ 하고 생각하다 ‘4숯 사태’가 발생하는 등 MT를 소재로 한 예능에서 기대할 수 있는 다양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그렇게 웃으면서, 하지만 때로는 눈물과 감동을 전하기도 하는 프로미스나인의 역사가 ‘Channel_9’ 속에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