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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리은
사진 출처. 프로미스나인 유튜브

데뷔 당시 중학생이었던 프로미스나인 백지헌은 어느새 스무 살이 됐다. 봄이 지나가는 동안 그는 활동을 준비하는 동시에 대학생으로서의 한 학기를 보냈고, 직접 제작하는 브이로그 ‘HoneY_log’를 통해 플로버들에게 캠퍼스에서의 시간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 인터뷰는 모든 것들이 낯설고 새로웠던, 그래서 더욱 아름답게 기억될 지헌의 청춘에 대한 이야기다.

 

스무 살에 찾아온 변화들

백지헌: 스무 살이 되니까 확실히 이전보다 경제 관념이 더 생겼어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스무 살이 됐으니까 새내기처럼 좀 꾸미고 다녀야지!’ 이런 생각도 드는 것 같아요. 이게 모순적이에요.(웃음) 평소에 씀씀이가 큰 편이 아닌데 최근에 옷을 꽤 많이 샀어요. 약간 ‘꾸안꾸’ 같은 느낌으로, 새내기 하면 모두가 생각하는 그런 느낌의 옷들을 많이 샀어요. 브이로그에서도 그런 식으로 많이 입었는데 플로버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솔직히 술은 아직도 그 맛을 모르겠어요. 몇 번 안 마셨지만 대부분 아빠랑 마셨고, 친구들이랑은 ‘그래도 우리 스무 살이 됐으니까 마셔야지!’ 이런 느낌이긴 한데 잘 안 먹게 돼요. 네 명이서 소주 반 병 정도 마셔요. 프로미스나인 멤버들이랑도 한 명씩 돌아가면서 술을 같이 마시기로 해서 하영 언니, 채영 언니, 서연 언니까지 같이 먹었어요. 사실 그냥 이야기를 하는 건데 콜라 대신 술이 생긴 것뿐인 그런 느낌이에요.(웃음)

 

캠퍼스에서의 낭만

백지헌: 처음에는 온라인 수업을 들었는데, 벚꽃이 완전히 폈을 때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서 학교 캠퍼스에 수업을 들으러 가게 됐어요. 처음 본 학교의 모습이 제가 딱 생각했던,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너무 예쁜 캠퍼스라서 기분이 좋았어요.(웃음) 대학생이 되면 학교 축제에 가보는 게 로망 중 하나였는데, 마침 학교 축제 기간에 강의가 일찍 끝나서 낮에 잠깐 학교를 둘러볼 수 있었어요. 또래 친구들이 시끌벅적하게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까 힐링이 되더라고요. 잠깐이지만 잔디밭 앞 그늘에 앉아서 크로플도 먹고, 다른 학생분들이 하는 버스킹도 봤는데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저도 그날 다른 학교에서 대학 축제 공연을 하기로 되어 있는 날이었거든요. 항상 무대 위에서 공연하다가 오랜만에 관객이 되니까 ‘나도 무대 열심히 해야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에는 밤에도 학교 축제에 놀러 가보고 싶고, 기회가 된다면 우리 학교에서도 프로미스나인으로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아, 그리고 ‘학식’도 먹어보고 싶어요. 아직 학식을 한 번도 안 먹어봤는데, 다들 정말 맛있다고 해서 너무 궁금해요.

새로운 공부의 즐거움 

백지헌: 이전부터 연예계와는 다른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아동학이랑 심리학 사이에서 고민을 했는데, 평소에 어린이들을 워낙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아동학과에 가면 심리학도 같이 배울 수 있다고 해서 아동학과를 선택하게 됐어요. 아직 한 학기밖에 수업을 듣지 못해서 정말 기초적인 이론이나 역사들만 배운 상태지만, 몰랐던 분야들을 배우니까 새로워요. 필수 교양과목 중에는 코딩을 하는 수업이 있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웃음) 아무래도 스케줄을 하고 강의를 들을 때 살짝 피곤해지기도 하는데, 코딩할 때는 피곤함도 잊고 수업을 들었어요. 또 팀원들과 다 함께 발표를 준비하는 수업도 있었는데, 재밌던데요?(웃음) 너무 좋은 팀원분들을 만나기도 했고 제가 원래 남들 앞에 나서는 직업이라 그런지 발표가 잘 맞아서 정말 즐겁게 준비했어요. 원래는 ‘꿀교양이라고 하는 수업들도 들어보고 싶었는데, 제가 손이 느리더라고요. 수강 신청할 때 전공 두 개, 교양 하나만 되고 나머지 세 개는 막혀서 망했어요.(웃음)

 

대학 생활 적응기

백지헌: 수능을 준비할 때는 문제집을 따로 안 사고 교과서에서 필요한 내용들만 필기를 하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대학교에서는 교수님들이 PPT를 정리해서 주시니까, 필기를 하기보다 노트북으로 정리를 싹 하고 PPT 자체를 외우고 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한다는 저만의 방식이 있었는데, 대학교에서는 아직 첫 학기만 다녀서 그런지 교수님들이 시험을 어떻게 내시는지 잘 모르겠고 리포트를 쓰는 것도 감을 잘 못 잡겠더라고요. 학교에 다니고 있는 주변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는데, 아직은 적응 중이에요.(웃음)

지헌의 시간 활용 팁 

백지헌: 제가 계획 짜는 걸 정말 좋아해요.(웃음) 할 일들에 대해서 머릿속으로 ‘어디까지는 끝내놔야겠다.’ 하는 적정선을 생각해놔요. 그걸 지키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고, 모든 일을 미리미리 다 해놓는 편이에요. 미룰수록 마음이 불편해져서 학교에서 과제를 받아도 최대한 당일에 다 해놓으려고 해요. 안 그러면 편하게 못 쉬거든요. 사실 제가 욕심이 많아서 그게 문제예요.(웃음) 그 욕심을 채우려면 하나라도 빠짐없이 다 해야 해서, 시간을 정말 쪼개면서 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러다 보면 몸이나 마음이 지치다 보니 요즘은 여가 시간에도 비중을 많이 두려고 하고 있어요. 드로잉 북도 해보고, 요리도 한 번 배워보고, 또 운동도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왜 운동을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운동을 하면서 잡생각도 없애고, 아침에 일어나서 러닝머신을 타거나 산책을 다니면서 체력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어요. 그리고 드라마나 예능을 보거나 친구들, 부모님이랑 전화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어요. 아무래도 앞으로도 활동과 학교 생활을 병행해야 하다 보니 체력적인 부분이 걱정되기도 하는데, 제가 선택한 부분이니까 책임지고 싶어요. 또 지금 아니면 언제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있겠나 싶은 생각도 들어서 앞으로도 계속 할 것 같아요.

 

언니들의 응원

백지헌: 멤버들이 제가 공부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해줬어요. 가끔 힘든 순간이 오면 ‘내가 선택한 건데 너무 힘들어하나?’라는 생각 때문에 자책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언니들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힘든 게 맞아. 괜찮아.”  그렇게 이야기해줘서 정말 많은 힘이 됐어요. 언니들이 응원을 정말 많이 해줘요.(웃음) 

 

첫 학기 종강 소감

백지헌: 속 시원하다!(웃음) 후련합니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는데 그래도 잘 마무리해서 정말 좋아요.

 

플로버들에게

백지헌: 작년에 ‘스터디윗미’ 영상이 나가고 제 공부에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서, 감사한 동시에 걱정이나 부담도 조금은 있었어요. 그런데 플로버분들이 많은 위로와 응원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플로버분들이 공부에 대한 고민을 종종 말씀해주시거든요. 제가 대단한 사람은 아니라서 해결책을 드릴 수는 없지만,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으로서 공감만큼은 정말 잘해드릴 수 있으니 힘든 건 언제든지 얘기해도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HoneY_log’를 통해서 제 일상들을 보여드릴 예정이니까 ‘아, 지헌이 재밌게 사는구나.’ 이렇게 봐주시면 좋겠어요.

 

지헌의 바람

백지헌: 나이대별로 해볼 수 있는 경험들이 있다고 생각해서 대학 생활을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온 만큼 잘 다녀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겼어요. 처음에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한 학기를 보낸 것 같아요. 나중에는 이 시간이 정말 사람들이 말하는 청춘 그 자체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정말 예뻤구나.’ 하고 추억할 수 있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