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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해인
사진 출처.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프로미스나인의 유튜브 채널은 K-팝 아이돌이라면 선보일 수 있는 거의 모든 콘텐츠를 선보인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많아지고 있는 영상만큼이나 채널의 구독자 수도 상승 중인데, 지난 1년 사이 약 30만 명이 늘어나 2022년 7월 기준 96만 명을 돌파하면서, 어느새 100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그 상승세에는 프로미스나인이라는 팀의 성장과 함께, 9인 9색의 매력과 장점을 적절하게 살려낸 좋은 콘텐츠의 힘이 존재한다. ‘웃수저’로 불리는 멤버들의 예능감이 돋보이는 자체 콘텐츠 ‘Channel_9’부터 늦은 밤 감성에 빠지게 할 ‘fl▶️ylist’와 당신을 숙면으로 이끌어줄 ‘지선 ASMR’까지. 프로미스나인 유튜브 채널에는 끝없는 영상이 업로드되었고, 아직도 늘어나는 중이다. 그래서 이제 막 플로버가 되어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어려운 이들을 위한 가이드를 마련했다. 한 번 보면 헤어나올 수 없고, 늦게 볼수록 손해인 ‘자컨’의 정석. 

본업 너머의 프로미스나인, ‘FM_1.24’와 ‘fromisoda’

앨범의 녹음부터 안무 연습, 뮤직비디오 촬영과 무대에 오르기 전 대기실의 모습까지. 지난 활동에 대한 비하인드가 궁금하다면 ‘FM_1.24’를 시청하면 된다. “무대와 촬영 같은 본업을 대하는 아티스트적 면모를 보여주고자 했다.” 프로미스나인의 유튜브 채널을 담당하고 있는 하이브쓰리식스티 아티스트콘텐츠스튜디오 곽윤아 LP와 염지빈 담당자의 말처럼, ‘FM_1.24’에는 콘텐츠에 담긴 멤버들의 노력과 활동을 대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가사 한 줄을 표현하기 위해 섬세하게 보컬을 조절한다거나, 무대를 위해 대기실에서도 연습을 거듭하는 진지한 태도를 볼 수 있다. 물론 그 틈새에는 언제나 아홉 멤버의 ‘티키타카’도 있다. 프로미스나인의 짧은 클립을 담은 ‘소소한 다이어리’, ‘fromisoda’는 그런 순간에 집중한다. ‘fromisoda’에서는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거나 촬영장 뒤편에서 편히 쉬거나 노는 멤버들을 포착하며 곽윤아 LP와 염지빈 담당자의 의도처럼 “찰나의 순간 속에 비치는 멤버들의 매력”을 전달하려 한다. 촬영 중 대기 시간에 앉아서 잠이 든 모습, 새로 개발한 개인기를 뽐내거나 쉬는 시간에 즉석으로 상황극을 펼치는 등 비하인드이지만 때로는 예능 프로그램의 클립 같은 순간이 벌어지기도 한다.

‘웃수저’ 걸 그룹의 예능, ‘Channel_9’

‘Channel_9’은 예능 프로그램의 포맷을 갖춘 프로미스나인의 자체 콘텐츠이다. 4년 전 처음 시작할 때는 멤버들이 각자 해보고 싶었던 콘텐츠를 시도해보는 구성이었다면, 지금은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업로드되는 정기 예능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매번 다른 아이템 속에서 프로미스나인은 팬들의 고민을 상담해주거나 광고 촬영 같은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하기도 하며, 끝없이 쫓고 쫓는 ‘런닝나인’을 하거나, 퇴근을 걸고 진심을 다해 게임을 한다. “규리 씨가 ‘‘Channel_9’은 그냥 멤버들이랑 노는데 카메라에 찍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고 말한 하이브쓰리식스티 오리지널콘텐츠스튜디오 정재훈 LP의 말은 다음의 ‘Channel_9’ 제작 원칙을 잘 보여준다. “참여하는 아티스트가 즐거워야 한다.” 그런 분위기에서 나오는 주체할 수 없는 예능감은 ‘Channel_9’의 가장 큰 매력이다. 예컨대 ‘스무살 맞이 OT👩‍🏫’ 에피소드에서 하영과 지원이 스무 살이 된 지헌에게 사랑받는 법을 알려주겠다며 큰소리를 내는 발성과 알 수 없는 춤을 가르쳐주는 장면은 그저 시청자를 웃게 만든다. 정재훈 LP에 따르면 이 장면은 “짧은 가이드라인만 있고, 나머지는 두 멤버에게 맡긴” 결과였다고.

 

2018년 티저 영상에서 “이 모든 것은 한 멤버의 말에서 시작되었다…”는 말처럼 ‘Channel_9’의 중심은 멤버들이다. 정재훈 LP가 “‘마피아리티리포트’는 지선이 직접 두 장짜리 기획안을 작성해 전달하고, 제작진이 발전시켜” 만들어졌다고 설명하듯 때로 멤버들의 의견은 한 편의 에피소드가 된다. 여기에 제작진이 관찰한 멤버들의 특성이 더해진다. 그래서 ‘2022 프롬 별주부전🐇🐢’처럼 원래의 성향과 반대의 행동을 해야 하는 에피소드나, 멤버의 특성을 잘 관찰하는 채영에게 멤버의 행동을 예측하는 ‘예언의 방과 운명공동챙 프롬이🔮’가 탄생하는 등 아홉 멤버의 매력과 특성이 돋보이는 콘텐츠가 점차 늘어나는 중이다. 또한 캠핑을 떠나 프로미스나인이 첫 음악 방송 1위를 했던 순간을 회상하거나, 팬 미팅에 대한 소감을 말하는 장면에서는 팀과 플로버에 대한 멤버들의 진심 어린 마음까지도 담겨 있다. 게다가 숙소 생활을 담은 관찰 예능 ‘룸메이트와 산다’와 더불어, 놀러가서 잠잘 방을 고르고 고기를 구워 먹을 뿐인데 그냥 웃긴 ‘SPECIAL MT’ 같은 레전드 에피소드 등 놓치면 안 될 예능감이 출중한 에피소드들도 있다. 참고로 ‘Channel_9’은 매 영상마다 데시벨이 한없이 높아지기 때문에, 시청 시 볼륨 조절에 주의하길 권한다.

프롬이들의 일상 브이로그

새롬의 ‘ROMMANTIC DAY’, 지헌의 ‘HoneY_log’ 그리고 멤버별로 업로드되고 있는 ‘9_log’까지. 프로미스나인의 리얼한 일상이 궁금하다면, 멤버들이 촬영하고 때로 편집까지 맡은 브이로그를 감상하면 된다. “또래들과 다르지 않은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는 곽윤아 LP와 염지빈 담당자의 설명처럼, ‘9_log’ 속 멤버들은 각자 하고 싶었던 공방 체험을 하거나, 평소에 만들던 비즈 반지를 만든다. 때로는 침대에서 뒹굴거리거나, 반려동물이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프로미스나인의 모습에서, 우리와 그리 다르지 않은 일상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새롬과 지헌의 개인 브이로그에서는 그런 소소한 일상과 프로미스나인이라는 팀으로 활동하는 모습이 때때로 겹쳐진다. 새롬이 직접 자유롭게 촬영하고 1차적인 편집까지 하는 ‘ROMMANTIC DAY’는 말 그대로 “새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활동 속 일상”이라고 곽윤아 LP와 염지빈 담당자는 전했다. 숙소나 연습실에서 멤버들이 서로의 생일을 챙겨주는 모습, 휴식기에 카페를 가거나 숙소에서 음식을 해 먹는 일상을 비롯해 스케줄을 위해 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대기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담긴다. 아이돌인 동시에 학생으로서 ‘고3’이라는 중요한 시기를 보냈던 지헌의 노력 또한 ‘HoneY_log’에 고스란히 들어 있다. 이른 아침 학교에 갈 준비를 하고 지하철과 버스로 평범하게 등하교하는 장면, 5시간 동안 공부하는 모습을 리얼타임으로 담아낸 ‘스터디윗미’. 그렇게 수능을 보고 대학 생활을 보내는 스무 살 백지헌의 모습은 팬덤뿐 아니라 지헌의 또래인 학생들에게도 유대감과 공감을 얻어내며 화제를 불러오기도 했다. 거기에 작년까지는 회사의 도움을 받다 “올해부터는 지헌이 자막과 로고, 오프닝 영상과 BGM 선정, 블러 작업, 썸네일까지 전부 맡고 있다.”며 지헌이 브이로그를 위해 따로 공부하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유튜브를 또래들의 놀이처럼 자연스레 찍고 편집해서 올리는 Z세대의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단편 예능선, ‘프롬두끼’와 ‘FM_1.24 Special’

프로미스나인 유튜브 채널에는 ‘Channel_9’ 외에도 다양한 단편 예능이 존재한다. “비하인드나 자체 예능에서 나타나지 않은 새로운 모습을 팬분들께 보여주고자” 시도된 이런 스페셜 영상들 중 팬덤에게도 화제를 모은 건 바로 ‘프롬두끼’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멤버들은 시골에 놀러가 밥을 두 끼 해 먹는다. 아홉 명의 멤버들 중 몇 명은 요리를 주도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그들을 돕는다. 물론 모두가 요리를 하기엔 좁아 보이는 주방 상황과 더불어, 돕지 않는 게 돕는 거라는 나머지 멤버들은 밖에서 보드게임을 하며 예능적인 분량을 뽑아내기 위해 노력하다, 자연스레 식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한다. 이런 분업은 숙소에서 지내는 멤버들의 평상시 모습과도 그리 다르지 않음을 짐작하게 만든다. 하지만 ‘프롬두끼’가 의미 있었던 건 곽윤아 LP와 염지빈 담당자의 말처럼, “데뷔 이후 4년가량의 시간 동안 많은 모습이 노출되었지만, 나경이 유독 세심하게 주변을 잘 챙기는 새로운 모습”처럼 아직 드러나지 않았던 멤버들의 모습이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아홉 명이 프로미스나인 안에서 성장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가 소소하지만 분명한 형태로, 그렇지만 프로미스나인답게 웃기게, 예능 포맷 안에 담긴다.

 

4개의 에피소드로 공개된 ‘프롬두끼’ 외에도 명절과 다양한 기념일에 맞춰서 제작되거나, 때로 단편 예능의 형식으로 업로드되는 ‘FM_1.24 Special’도 있다. 20분 이내의 영상들이 많아, 밥 친구처럼 틀어놓기 좋은 영상들도 많다. 당연하게도 프로미스나인은 게임에 진심이며 몸을 사리지 않고, 정신이 없다. 멤버들의 격리 상황에서 만들어진 ‘잠깐 랜선으로 만날래?’에서도 각자 아이싱 쿠키를 만들긴 하지만, 그보다는 의식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그들의 수다가 메인이다. ‘브런치를 부탁해?!’에서는 두 팀으로 나누어 브런치를 만들기 위한 도구를 획득하고자 게임을 하는데, 그 누구도 조리 도구가 무엇인지에는 관심이 없고 일단 게임을 이기는 것에만 집중한다. 아예 대놓고 게임만 하라고 판을 깔아준 영상들도 더러 있다. 유튜브를 통해 “기존 걸 그룹들에서는 많이 볼 수 없는 ‘비글미’를 최대한 보여주고자 한다.”는 곽윤아 LP와 염지빈 담당자의 말이 떠오르는 순간들.

프로미스나인 플레이리스트, ‘fl▶️ylist’

이 팀은 예능에 진심인 그룹일까라는 생각이 들어올 때, ‘fl▶️ylist’에서는 누구보다 본업인 음악과 춤에 진심인 프로미스나인을 만날 수 있다. 멤버 개인으로나 단체, 유닛으로 커버 곡을 들려주거나 다양한 음악에 맞춰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아티스트의 의사로 진행된다.”고 곽윤아 LP와 염지빈 담당자가 말하듯, ‘fl▶️ylist’는 “멤버들이 먼저 의견을 내고, 유관 부서의 논의를 거쳐” 만들어진다. 그래서 멤버들이 선곡한 곡에서 각자의 취향을 짐작해볼 수 있고, 프로미스나인의 활동에서 잘 몰랐던 실력과 매력까지 알아갈 수 있다. 초반에는 연습실이나 단순한 공간을 배경으로 찍어 올렸다면, 어느 순간 장르의 분위기에 맞춘 배경과 소품이 있는 공간에서 그에 어울리는 의상과 표정으로 노래하는 영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가장 최근 올라온 영상에서는 프로미스나인에서 주로 고음역대를 담당하던 하영이 잔잔하지만 벅차오르게 만드는 감정에 집중한 ‘Plastic Love’를 들을 수 있다. 

숙면을 취하고 싶다면, ‘지선 ASMR’

2018년 12월 초기 ‘Channel_9’에서 지선은 평소 좋아하던 ASMR을 직접 진행해보게 되었고, 이 영상은 현재 229만 뷰를 기록하며 아직까지도 시청자가 찾아올 정도다. 지선을 ASMR 유튜버로 접하게 되어 프로미스나인이라는 팀을 알게 될 정도로 팬덤 외부의 반응이 좋은 콘텐츠이기도 하다. 지선의 나른하면서도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깔끔한 발음, 소품을 만지거나 흔들고 두드렸을 때 나는 소리의 변화를 섬세하게 잡아내는 진행 능력은 ASMR 전문 유튜버에 가깝다. 큰 반응을 이끌어낸 첫 영상을 시작으로, 하나의 코너로 독립한 ‘지선 ASMR’은 메이크업 소품이나 배스 제품 또는 ‘이팅 사운드’나 ‘단어 반복’처럼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하며 ASMR을 선보인다. 평소 ASMR을 좋아했던 경험을 살려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소리가 무엇인지 연구하고, 긴 시간 진행하며 집중력을 잃지 않고 깔끔하게 담아내기 위한 지선의 노력도 돋보인다. ASMR 전용 마이크로 유명한 제품들을 구비하여 그에 최적화된 소리를 선보이는데, 그중 귀 모양으로 제작된 마이크를 사용한 ‘3DIO 귀청소 롤플레잉’이 압권이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지선 ASMR’에는 덕분에 편안하게 잠들었다는 간증이 넘쳐난다. 매 영상 인트로의 문구처럼, 이어폰 혹은 헤드폰 착용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