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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지은, 임수연(‘씨네21’ 기자),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디자인. 전유림

‘쇼미더머니 11’ (Mnet)

김지은: ‘쇼미더머니’가 열한 번째 시즌의 막을 올렸다. 역대 최다 참가자인 3만 명 중 1차 예선에서 108명만이 합격했고, 2차 ‘불구덩이’ 예선에서는 이들 중 단 44명만 살아남는다. 참가자들이 자신의 생존, 더 나아가서는 우승에 대한 욕망과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여과 없이 드러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임한다.)”, “(랩에) 인생 다 걸어야 된다.” 그러나 그 사이에는 이런 말도 있다. “잘했으면 좋겠다.” ‘쇼미더머니 11’ 2차 예선에 참가한 이영지의 혼잣말이다. 스스로를 향한 말이 아닌, 다른 참가자를 향한 말이었다. 경쟁이 첨예해지는 2차 예선 대기실에서 참가자들은 승리를 원하면서도 동시에 다른 참가자들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지난 시즌 2차 예선에서 가사 실수 후 태도 논란으로 악플을 받은 폴로다레드에게는 “이번에는 가사를 절지 말라.”고 응원하고,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는 로스의 고백에는 함께 슬퍼한다. 이름이 호명된 래퍼에게는 응원을 보내고 ‘ALL PASS’를 받은 래퍼에게는 박수로 축하를 아끼지 않는다. ‘쇼미더머니’는 언제나 출연자들을 경쟁의 ‘불구덩이’에 몰아넣는다. 하지만 역사가 쌓이면서 참가자들은 이번 시즌의 ‘쇼미더머니’만으로 모든 것이 끝나지는 않는다는 걸 알고, 상대방과 경쟁하면서도 존중하는 분위기도 예전보다 좀 더 확산됐다. 제작진이 어떻게 편집을 하든, 힙합의 ‘디스’뿐만 아니라 ‘리스펙트’도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자백’

임수연(‘씨네21’ 기자): 용의자가 단 한 명뿐인 완벽한 밀실 살인 사건, 승률 100%의 변호사라면 무죄를 입증할 수 있을까. 유망한 IT 기업의 대표로 승승장구하던 유민호(소지섭)는 불륜 상대였던 김세희(나나)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면서 유죄도 무죄로 바꾸는 업계 최고의 변호사 양신애(김윤진)에게 변론을 의뢰한다. 재벌가 오너이기도 한 장인어른의 인맥으로 구속 영장은 기각됐지만, 검찰 측이 현장 목격자를 확보하면서 당장 해가 뜨면 체포 영장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 양신애는 법정에서 그를 옹호할 논리를 세우기 위해선 사건의 진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고 독촉한다. 두 주인공의 대화로 내러티브와 서스펜스를 추동하는 ‘자백’은 새로운 단서가 등장할 때마다 디테일이 달라지는 플래시백을 통해 단조로움을 피하고 영리하게 서스펜스를 쌓아간다. 더불어 모든 진실을 하얗게 덮어버릴 수 있는 것만 같은 겨울 산과 안개, 꽁꽁 얼어붙은 호수와 바깥세상과 격리된 별장은 그 자체로 극이 마침내 당도하는 서늘하면서 뜨거운 반전과 맞닿아 있다. 애거사 크리스티, 에드거 앨런 포, 존 딕슨 카의 추리 소설을 계승한 고전적인 구조를 기반으로 이 장르에 관객이 기대할 법한 장르적 쾌감을 노련하게 쌓아낸 옹골찬 상업 영화. 현재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에서도 볼 수 있는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2016)를 리메이크했다.


애플뮤직 플레이리스트 ‘Always Sunday’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Always Sunday’는 말하자면 일요일 오후처럼, 아무것도 할 필요 없는 시간을 위한 음악을 모은다. 칠(Chill) 또는 칠-아웃 재생 목록으로 보이기도 한다. 느리고, 감각적이며, 편안할 것이다. 하지만 ‘Always Sunday’는 칠 계열 재생 목록을 재즈, 하우스 등 특정 장르로 나누는 일반적인 분류를 거부한다. 대신 제목이 스스로 말하는 정서에 집중하여 장르, 시대, 지역을 막론하고 500곡에 육박하는 30시간 이상의 초대형 재생 목록을 만들었다. 델로니어스 몽크의 1955년 ‘Caravan’부터 마카야 맥크레이븐의 2022년 신작 ‘These Times’가 함께 나온다. 페기 리의 스탠더드 ‘Me And My Shadow’와 조안 애즈 폴리스 우먼의 신곡 ‘The Ride’가 이어진다. 발매 후 30년이 지나서야 조명을 받기 시작한 지구 반대편의 두 음악은 어떤가? 브라질, 아더 버로카이의 ‘Que Mapa’와 한국, 김정미의 ‘햇님’이다. 열정적인 연주의 재즈 기타리스트 가보르 자보가 들어오기 힘든 재생 목록처럼 보이지만, 그가 사이키델릭 팝을 지향했던 ‘A Day In the Life’라면 다르다. 매 순간이 끝없는 발견과 재발견이다. 셔플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