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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해인
사진 출처. 송슐랭 가이드 유튜브

아이콘 송윤형은 연습생 시절 배달 음식에 지쳐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요리는 그의 꾸준한 취미가 되어, 2019년부터 ‘송슐랭 가이드-SONGCHELIN GUIDE(이하 ‘송슐랭 가이드’)’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송윤형은 채널을 통해 자신만의 레시피와 요리를 선보이면서 그의 일상과 폭넓은 취미 생활까지 담아내고 있다. ‘송쉪’의 요리부터 반려 식물 ‘할아바질’ 키우기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 ‘위, 사이클 (We, Cycle)’에 출연하게 한 새로운 취미 ‘자전거 라이딩’까지. 송윤형과 요즘 그가 즐기는 취미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요리에 빠지는 지름길: 누군가에게 대접하기

송윤형: 일단 누군가한테 요리를 해줬을 때, 반응이 좋으면 성취감이 있어요. 그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제가 만든 요리를 누군가 맛있게 먹어준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거든요. 최근에 브이라이브에서 타코를 만든 적이 있어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 레시피만 대충 보고 제 스타일로 만들었거든요. 심지어 재료도 하나 빠뜨렸고요. 그런데 바비가 제일 잘 먹으면서, “이거 팔아도 되겠다.”고 할 정도로 맛있다고 해줬어요. 마지막 하나까지 다 먹는 모습을 보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성취감이 들었어요. 얼마 전 팬분들에게도 무언가를 해드리고 싶어 어떤 콘텐츠가 좋을까 생각하다가, 비대면이지만 같이 소통하면서 디테일하게 공유하고 싶어 ‘송파더’ 영상을 기획했죠. 직접 만들어드린 건 아니지만 제 레시피를 공유해서 같이 만들고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요리에 대한 열정이 더 생겼습니다. 요리는 혼자 만들어 먹으면 안 돼요. 누군가에게 대접해야 돼요.

요리의 핵심은 ‘간단함’과 ‘맛’

송윤형: 제가 ‘송슐랭 가이드’ 영상을 찍을 때나, 요리할 때는 팬분들이 따라 할 수 있는 요리, 쉽고 간단한데 맛있는 요리, 그런 걸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어려우면 따라 하기 싫잖아요. 용기도 안 생기고요.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하게 만들어도 충분히 퀄리티 있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초점을 ‘간단함’과 ‘맛’ 이렇게 두는 것 같아요. ‘송슐랭 가이드’도 가정에서 쉽게 만들어야 되는데, 제가 “이 재료가 아닙니다.” 하면 어떤 재료를 사야만 하잖아요. 무엇보다 집에 없으면 그 재료를 평소에 안 쓰신다는 거예요. 한 번 쓰고 버리면 아까우니 대체 재료를 말씀드리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핫소스가 없다 하면, 집에 있는 매운 고추라도 썰어 넣으시면 되니까요.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이 매운 게 없으면, 다른 매운 걸 넣으셔라.’(웃음) 이런 느낌인 거죠. 요리를 개발할 때도 먹고 싶지만, 멀거나 시간이 없어 먹으러 못갈 때 제가 만들 수 있는 걸 생각하는 것 같아요. ‘너부리소바’는 저와 멤버들이 일본에 갈 때마다 먹는 ‘아부라소바’라는 라면이 있는데, 그 맛을 기억하며 창작해서 만든 요리예요. 반면 ‘송파더’의 ‘백김치 삼겹살 초밥’은 자다가 갑자기 생각났어요. ‘맛있는 거 플러스 맛있는 거는 맛있겠다.’(웃음) 그래서 한국인이 좋아하는 재료를 다 넣었습니다. 


직접 재배해서 요리하기

송윤형: 아이콘 멤버들과 10년 정도 같이 지내다 보니, 누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알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최대한 싫어하는 재료를 빼려고 노력하죠. 고수가 싫다고 하면 직접 키운 바질을 넣는 식으로 요리를 하는 편입니다. 제가 키운 바질로 바질페스토를 만들었는데, 정말 바질페스토 맛이 나요.(웃음) ‘내가 키워도 먹을 수 있는 식물이 자랐구나.’ 하며 신기했어요. 또 제가 만들어 먹으니까 그 과정을 다 보잖아요. 신뢰가 가고, 정말 좋은 재료만 넣어서 만드니까 맛이 없을 수가 없어요. 앞으로 청양고추도 한 번 키워보고 싶어요. 왜냐면 모든 음식에 한국 사람들은 마늘, 양파 그리고 고추를 넣잖아요. 그런데 양파는 두 알씩 판매하고, 다진마늘도 판매하는데, 고추만 한 무더기로 팔더라고요. 음식에는 한 개만 들어가는데 너무 아까운 거예요. 직접 키우면 필요할 때마다 넣을 수 있으니, 재밌지 않을까 싶어요. 

유튜브에서 배운다

송윤형: 제가 백종원 선생님의 유튜브 채널을 보는 이유 중 하나가, 선생님도 많은 재료를 사용하지 않으세요. 그리고 무조건 맛있어요. 기본 지식을 선생님 채널에서 많이 얻는 것 같아요. 그리고 유튜브 채널 중 ‘강쉪’이라고, 간단명료하게 영상을 제작하시는 분이 있어요. 이 채널을 보면서 이 음식에는 이 재료가 들어가야 된다는 기본적인 레시피를 배우는 편이에요. 물론 레시피를 그대로 가져오는 건 아니고, 거기서 하나라도 재료를 추가하며 조금 더 ‘송쉪화’시키는 거죠.

 

요리 초심자에게 건네는 조언

송윤형: 눈으로 배우는 게 많더라고요. 유튜브를 보면서 어떤 재료는 어떻게 썰어야 하는지 보게 되니까요. 영상을 찍다 보니 칼질도 자연스럽게 늘었고요. 신기한 게 ‘송슐랭 가이드’ 초반에는 칼질이 서툴었는데, 지금은 잘하거든요.(웃음) 음식은 하면 할수록 늡니다. 센스도 늘고요. 그래서 간단한 요리부터 기본적인 김치볶음밥이나 오므라이스, 김치찌개처럼 누구나 매일 먹는 걸 먼저 만들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또 요리는 맛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청결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요리를 하면서 중간에 짬이 날 때마다 쉬지 않고 치우고 있어요. 무언가를 만들고 국을 끓인다면, 그 시간에는 주변을 치운다거나 해요. 요리가 완성이 되었을 때 주변이 좀 깔끔했으면 좋겠거든요.


삶의 원동력이 되는 취미 생활

송윤형: 저는 삶의 원동력을 찾으려고 취미를 만드는 것 같아요. 취미가 없는 삶은 재미가 없잖아요. 제가 숙소나 집에서 혼자 생활하는 걸 답답해해서, 항상 무언가를 하거나 밖에 나가려고 많이 노력하거든요. 스케줄이 없을 때 친구라도 만나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취미가 생기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필요한 걸 보통 찾아요. 예를 들어 저는 헬스를 좋아하지만 하체 운동을 싫어하거든요. 하체 운동을 더 건강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다 찾은 게 자전거였어요. 관심 있는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취미로 넘어가는 것 같아요. 걷는 것보다 멀리 나갈 수 있고, 또 예쁜 풍경들을 볼 수 있는 게 자전거 라이딩의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걸어가는 건 한계가 있고, 차를 타고 스케줄 갈 때는 자거나 스마트폰을 보다 보니 풍경들을 볼 기회가 없었거든요. ‘위, 사이클’에서도 나왔는데 제가 자전거 탈 때 가장 많이 한 말이 “너무 좋다.”였어요. 무의식적으로 그런 말이 나올 정도니까, 정말 즐기고 있는 거잖아요. 잘 맞는 것 같아요.

라이딩의 재미 

송윤형: 날씨 좋은 날 자전거로 장거리를 가면 아무 잡생각도 안 들고 힐링이 되더라고요. 또 똑같은 길이지만 날씨에 따라 풍경도 다르고, 냄새도 다르고, 피부에서 느껴지는 바람도 달라요. 그래서 맑은 날에만 타시는 것보다 밤에나 비 올 때도 타보고, 좀 다른 환경에서 해보는 걸 추천드려요. 똑같은 길인데, 같은 길이 아니라고 느껴지거든요. 신기한 게 자전거를 타다 보면 어떤 구간은 풀 냄새가 많이 나고, 어떤 구간은 물 냄새가 나기도 하고 코스마다 냄새도 달라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혼자 타는 것보다 같이 라이딩하는 게 더 재밌는 것 같아요. 만약 제가 혼자 어디까지 다녀왔어도, 사진을 올리기 전까지는 아무도 안 알아주잖아요.(웃음) 하지만 주변 사람들과 같이 가면 힘든 순간이나 기쁜 순간을 공유할 수 있어, 이야깃거리도 많아지고 장점인 것 같아요. 또 자전거를 타는 것뿐만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가서 좋은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주위 사람을 잘 꼬드겨야 돼요.(웃음) 혼자 하면 취미가 사그라들 수도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같이 해야 재밌거든요.


‘자덕’이 되는 장비의 세계

송윤형: 장비 없이 탈 때와 비교하면, 장비를 다 갖춰 입고 탈 때 마인드가 변하는 것 같아요. ‘오늘은 열심히 타야지.’ 하는 의지도 생기고요. 처음에는 민망해서 저도 ‘쫄쫄이’를 사놓고 못 입었거든요. 그런데 용기 있게 한 번 입고 나가서 타보니, 편안함이 너무 좋더라고요. 처음 탈 때는 일상복을 입고 탔는데, 그때만 해도 저는 바람의 저항이 얼마나 되겠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바이크웨어를 입고 자전거가 잘나가는 게 체감적으로 느껴지니 ‘아 이래서 입고 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또 자전거를 타다 보면 ‘쫄쫄이’를 입으신 분들을 많이 보잖아요. 적응이 돼서 자연스레 창피함은 없어지고, 더 멋있는 브랜드를 찾게 되더라고요.(웃음) 제가 더울 때 자전거를 시작해서 아직 여름옷밖에 없어요. 이제 겨울옷을 구비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그리고 ‘클릿 페달’은 꼭 다셔야 돼요. 일단 자전거가 잘 나가요. 오르막길은 원래 밟는 힘으로만 가는데, 클릿은 고정이 되어 끌어당기는 힘까지 사용하니까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친구랑 인천에 갔었는데, 그 친구가 저보다 훨씬 좋은 자전거를 갖고 있음에도 제가 더 빠르더라고요. 자전거는 ‘장비빨’입니다.(웃음) 물론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에게는 모든 장비를 구매하진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한강에서 ‘따릉이’를 한 달 정도 타보다가 적성에 맞고 업그레이드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하나씩 업그레이드하는 걸 추천드리고 싶어요.

‘챌린지'의 즐거움 

송윤형: ‘위, 사이클’에서 제임스 형과 한계령을 두 번 올라가는 ‘두계령’ 챌린지를 했는데요. 정상까지 오르막길밖에 없는데 감이 안 오니까 포기하고 싶었어요. 또 제임스 형은 잘 타셔서 수준 차이가 나니 체력적으로도 힘들었고요. 처음 올라갈 때는 제임스 형이 “풍경 한 번 봐라. 너무 좋지 않냐?” 하시는데, 저는 땅만 보고 갔거든요.(웃음) 근데 막상 정상에 올라오고 나니, 그 힘든 마음이 즐거움으로 바뀌더라고요. 단풍이 지는 시기여서, 그 절경이 엄청 멋있더라고요. 두 번째 탈 때는 덜 힘들었어요. 한 번 올라가 봤으니까, 무리하지 않고 페이스를 조절하니 풍경도 보이고요. 체력을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지 배웠고, 무엇보다 ‘챌린지’에 대한 즐거움을 배웠어요. 엄청 힘들게 무언가를 했을 때 돌아오는 즐거움에 대해 배웠죠. 다음에 제가 체력적으로 힘든 순간이 오면 그때가 생각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