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촬영이 끝난 후, 제이크는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와 양해를 구한 후 자신의 사진을 하나씩 천천히 모니터링했다. “ENHYPEN의 제이크로서는 뭐든 엔진을 위해서 하는 거”라고 말했던 그는, 무대만이 아니라 엔진에게 보여줄 모든 것에 진심이었다.
이번에 룸메이트가 제이 씨로 바뀌었어요. 브이라이브에서 제이 씨가 제이크 씨를 “가장 최적의 룸메”라고 이야기했더라고요.
제이크: 제가 다 치워줘서 그런 거 아닐까요?(웃음) 저랑 제이가 친하기도 하고 취미가 비슷해서 게임도 같이 하려고 룸메가 됐어요.
‘Tamed-Dashed’ 활동 당시 ‘쇼챔피언 BE-Hind’에서 제이 씨가 다 좋은데 조금 아쉬운 건 방을 잘 치워줬으면 한다고 이야기했잖아요. 요즘은 조금 달라졌을까요?
제이크: 아니요. 그런데 저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하려고요.(웃음)
‘2021 ENniversary’의 ENHYPEN ‘엔하우스’에서 니키 씨가 야식을 먹는 사람이 두 명 있는데 먹을 때마다 설거지를 안 한다고 말하기도 했었죠.(웃음) 희승 씨와는 ‘라면즈’로 불릴 정도로 야식을 자주 먹는다면서요.
제이크: 저랑 희승이 형이 살이 안 찌는 편이었어요. 희승이 형은 지금도 일부러 야식을 먹어요. 그때 저도 같이 먹다가 그게 습관처럼 됐어요. 그래도 예전에는 거의 90% 라면이었는데 이젠 다양하게 몸에 좋은 것도 먹으려고 하고 있어요.
희승 씨, 니키 씨와는 ‘DIMENSION : DILEMMA’ 콘셉트 포토 비하인드 영상에서 저녁에 근처 폐건물에 놀러가기도 했잖아요. 그때 무섭진 않았어요?
제이크: 귀신은 저는 진짜 안 무서워요. 귀신의 집은 다른 게 그건 사람이 분장하고 있잖아요. 사람이 놀래키는 건 무섭지만 귀신이 있을 것 같은 건 무섭지 않아요.
‘2021 멜론 뮤직 어워드(이하 ‘MMA’)’나 ‘202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이하 ‘MAMA’)’의 댄스 브레이크에서 니키 씨와 호흡을 맞추는 건 어땠어요?
제이크: 아무래도 니키든 댄서분이든 제가 등을 밟고 가니까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최대한 가볍게 밟아보려고 했습니다. 저도 중요하지만 상대방도 있잖아요. 그리고 제가 공놀이를 엄청 좋아해서 공중에서 럭비공을 받는 동작에서 공을 잘 받을 수 있어요. 그걸 아시고 그 안무를 주신 것 같아요.(웃음)
‘MMA’의 ‘Tamed-Dashed’ 무대는 한 곡에서 여러 매력을 볼 수 있었어요. “그냥 뛰어”나 “날 이끌어 가” 부분에서 눈빛이 날카롭다가 풀어지는 등 표정의 디테일이 인상적이에요.
제이크: 분위기나 콘셉트를 많이 생각하고 무대를 임하면 표정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아요.’Tamed-Dashed’는 콘셉트에 맞게 굳이 웃는 게 아니어도 가볍고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느낌을 생각하면서 무대를 했고, 댄스 브레이크에서는 조금 더 파워풀하고 카리스마 있게 하려고 했어요.
‘KBS 가요대축제’에서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합을 맞추기도 했죠.
제이크: 컬래버레이션 무대가 처음이어서 솔직히 긴장도, 걱정도 많이 했는데 그래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선배님이어서 너무 다행이었어요. 회사에서는 서로 너무 바빠서 말을 많이 못해봐서 이번에 꼭 친해지고 싶었는데 계속 같이 있다 보니 친해진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그 와중에 ‘DIMENSION : ANSWER’까지 준비했는데, 준비 과정은 어땠나요? 이번 컴백을 기대하는 사람도 더 많아졌을 텐데요.
제이크: 저희의 성적을 기사로 보거나 하면 ‘진짜 대박이다.’라고 느끼긴 하지만(웃음) 아무래도 저희가 오프라인 콘서트나 무대를 많이 못해봤잖아요. 그래서 상황이 빨리 좋아져서 그 기분을 더 많이 느끼고 싶어요. 이렇게 컴백을 하면 조금 더 자주 저희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너무 좋아요.
타이틀 곡 ‘Blessed-Cursed’의 퍼포먼스는 카메라 워킹을 활용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연습하긴 어땠나요?
제이크: 멤버들이 중간에 빠지는 안무가 처음인 것 같은데, 1절 제 파트에서는 3명만 하거든요. 동선이 조금 복잡해지긴 했지만 처음 해보는 구성이어서 신선했어요. 그리고 춤은 체력이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저희 안무가 조금 힘든데 이번이 제일 힘들어서 체력을 많이 키우려고 안무 연습도 더 ‘빡세게‘(웃음) 했어요. 사실 제가 1년 전만 해도 춤 자체를 몰랐거든요. ‘I-LAND’에서 애들한테 조금씩 배웠는데 데뷔를 하면서 레슨도 많이 받으니까 춤에 조금 더 흥미를 갖게 됐어요. 가끔 외부의 선생님을 초청해서 배우는데 그럴 때마다 선생님들의 안무나 스타일을 배우기도 해요.
‘Blessed-Cursed’는 노래도 인상적이었어요. “꺼진 줄 알았어 내 맘속 타던 여름이” 부분은 비트가 주는 느낌을 굉장히 잘 살리더라고요.
제이크: 저희 노래는 혼자 다 부르는 게 아니니까 파트마다 역할이 있잖아요. 그 부분은 첫 번째 벌스라 강렬하게 긴장감을 올리는 것보다는 분위기에 맞게 리듬감 있게 부르려고 했어요. 노래가 록이다 보니 발성적으로는 목을 긁는 듯이 표현을 했는데, 요즘 프로듀서님한테 많이 배우고 있어요. 프로듀서님이 기본적인 발성부터 이런 곡은 어떤 분위기와 목소리가 가장 어울리는지 알려주셨고, 저도 다양한 도전을 많이 했어요. 성대를 약간 열 수도 있고 조일 수도 있는데 열면 부드럽고 편한 소리가 나온다고 치면 조이거나 닫으면 강렬하고 단단한 소리가 나와요. 거기서 더 하면 약간 긁는 듯한 소리가 나오고. 원래 발성이 살짝 열려 있는 스타일이라 녹음할 때는 의식적으로 닫고 조이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Polaroid Love’에서 제이크 씨의 목소리는 부드럽게 열려 있는 듯 부른 것 같아요.
제이크: 제 목소리로 가장 이상적으로 부를 수 있는 노래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녹음할 때나 팬 미팅 때 라이브할 때도 편안하게 부를 수 있었어요. 첫 파트를 맡았는데 개인적으로 노래 들을 때 그 처음 몇 초가 노래에 대한 판단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부담도 많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녹음할 수 있었어요. 이 곡이 공식적인 팬 송은 아니지만 가사나 노래 분위기가 팬 송 같은 느낌이 있어서 좋아요.
‘Outro : Day 2’ 내레이션 녹음은 어땠나요? 부드러운 목소리가 잘 어울리던데요.
제이크: 내레이션은 가이드도 없고 정해진 게 없어서 저랑 프로듀서님이 이야기하면서 하는 건데, 딱 한 번에 바로 통과돼서 너무 깜짝 놀랐어요. 이거 한 번 더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웃음)
그런 결과들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 과정이 힘들진 않았어요?
제이크: 무엇을 하든 아쉽거나 잘 안 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라 제 자신에게 실망하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그래서 자신감을 키우려고 하고 있어요. 지금은 무대를 떠나서 평소에도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을 터득해서 조금 편해졌어요. 확실히 해야 할 것의 목표와 과정을 생각해보고 그대로 하면 당황하지 않게 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음악적으로는 보컬 실력과 무대 실력을 빨리 키우고 싶어요. 시간이 없지만 곧 기타를 배울 거고, 빨리 프로듀싱도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스트레스 받으면 금방 푸는 방법도 터득했어요. 저는 엄청 사소한 거에서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집에 가서 희승이 형이랑 야식을 먹든지 멤버들이랑 같이 게임을 하면서 사소한 행복을 느낍니다.(웃음)
저번 인터뷰에서도 멤버들을 이야기할 때 모든 걸 줄 수 있는 사람이 처음이라고 이야기했죠.
제이크: 저희가 잠시라도 떨어져 있다 만나면 너무 반갑고 재밌어요. 계속 있을 때는 그런 걸 못 느끼다가, 개인 스케줄이 있어서 떨어져 있다가 만나면 엄청 반가워요.
생일 기념으로 올린 ‘JAKE VLog’ 보니까 휴가 때 희승 씨, 니키 씨와 낚시를 다녀왔더라고요.
제이크: 저랑 희승이 형은 본가가 한국에 있으니까 휴가 때 부모님을 보러 갈 수도 있는데 니키는 항상 혼자 숙소에 있었거든요. 그게 좀 미안하기도 했고 저희가 낚시도 좋아하니까 한 번 가보자 했는데 좋은 곳이 있길래 편하게 갔다 왔어요. 니키가 너무 좋아해서 저도 엄청 좋았어요. 니키가 너무 귀여웠어요.(웃음)
니키 씨와는 ‘공놀이즈’라고 불릴 만큼 축구도 자주 하죠?
제이크: 니키랑 거의 매일 연습실에서 축구 해요. 제가 축구를 운동 중에 가장 좋아하는데, 호주 가기 전 아기 때부터 한국에서 축구 클럽을 다녔거든요. 축구 할 땐 공격수, ‘레프트윙’을 했었어요. ‘레프트윙’은 왔다 갔다 공격도 해야 하고 체력이 중요해서 체력을 많이 키우려고 했었어요. 지금도 아빠가 계속 영양제를 보내주시면서 꼭 먹으라고 당부하시다 보니 열심히 먹으면서 체력을 키우고 있습니다.(웃음) 완전 아기 때부터 항상 챙겨주셨어요.
멤버 중 성훈 씨와는 나이도, 혈액형도, MBTI도 같잖아요. 성훈씨와 함께한 브이라이브에서 “MBTI는 사람을 너무 틀에 가둔다.”고 하시다가 구호를 정할 때는 "ISTJ라 못한다.”고 하는 부분이 너무 재밌었어요. 물론 MBTI를 맹신하지는 않지만 본인에게 ISTJ의 특성이 있을까요?
제이크: 어느 상황에서도 무의식적으로 감정적이기보다 이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감정적으로 잘 울지도 않고, 팬 미팅 때 말고는 운 적이 거의 없어요, 그런데 아티스트로 음악을 할 때나 사회 생활할 때는 어느 정도 감성이나 감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조금 의외인 게, ‘EN-o’clock’에서 번지점프할 때 제이크 씨가 “정원이 많이 긴장돼? 잘할 거야.”, “제이야, 뛰어. 내가 안아줄게.”라고 하셨잖아요. 감정적인 공감을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제이크: 내가 그 상황이면 누군가 나한테 이런 말을 해주면 좋겠다고 바라는 게 있거든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를 잘 믿는 거죠.(웃음) 그리고 멤버들을 계속 보다 보니 느껴지는 게 있고, 멤버들이 기분 좋아야 저도 좋아요.
‘EN-o’clock’에서 어머니와 함께 5년간 밥을 지어서 물을 잘 맞춘다고 했어요. 아버지가 챙겨주시는 영양제를 먹고, 어머니와 함께 요리하는 일상이었네요.
제이크: 호주에서 저녁을 거의 엄마랑 같이 만들었어요. 전 그게 당연한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요리를 잘하는 것 같다고 해서 조금 신기했어요. 엄마가 요리를 엄청 잘하세요. 다양한 음식을 많이 해줬는데 호주에서 처음 먹어본 비빔면이랑 고기랑 같이 먹는 게 너무 맛있어서 제일 기억 나요.
호주에서 좋은 추억이 많은 것 같아요.
제이크: 호주에 처음 갔을 때는 수영복 하나 입고 애들이랑 맨발로 뛰어다니고, 나무 타고 담 넘어서 집에 들어가고 그랬어요. 텐트도 너무 많이 쳐봐서 익숙해요. 그리고 ‘문제적 남자’ 프로그램 아세요? 엄마랑 형도 되게 좋아해서 매일 보면서 같이 문제를 풀기도 했어요. 호주 수학 시험 문제들이 그렇게 살짝 퀴즈처럼 나오거든요. 문제도 길고 차근차근 푸는 과정이 없으면 점수를 아예 못 받아요.
그러다 한국으로 반려견 레일라와 함께 와서 지내고 있는데, 레일라는 잘지내요?
제이크: 제 스마트폰에 레일라가 호주에 있을 때 영상이 많거든요. 보니까 확실히 살이 쪘어요. 그때 진짜 말랐는데 지금은 살이 많이 쪘지만 그래도 건강은 괜찮아요.(웃음) 호주에서 비행기 타고 와서 힘들었을 텐데 적응해서 지금은 잘 살고 있습니다.
제이크 씨는 잘 적응했어요? 아까 속담도 그렇고 1년 전 인터뷰보다 한국어가 정말 많이 는 것 같아요.
제이크: 맞아요. 한국어는 엄청 많이 늘었어요.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면서 설정을 하거나 할 때 한국어로 모르는 게 많아서 영어로 해놓지만, 말할 때는 무조건 한국어로 해요. 그런데 아직 한국어로 듣고 영어로 말해야 하는 건 조금 어려운 것 같아요. 한국어로 질문하시면 한국어로 생각을 하니까 거기서 다시 영어로 바꾸려면 헷갈려요.
브이라이브를 할 때에도 영어 댓글과 한국어 댓글을 따로 읽어주시더라고요. 팬분들의 댓글을 신중히 읽는 모습이 자주 보여요.
제이크: 항상 말하지만 엔진이 없으면 ENHYPEN 제이크가 없는 거잖아요. ENHYPEN 제이크로서는 뭐든 엔진을 위해서 하는 거라는 걸 생각하다 보면 계속 엔진이 생각나는 거예요. 그래서 신기할 정도로 가깝게 느껴져요. 오히려 편하게 말할 수 있고, 속에 있는 감정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멤버들 앞에서도 안 울었는데 팬 미팅 때 많은 팬분들 앞에서는 눈물이 났어요.
11월에 했던 ‘EN-CONNECT : COMPANION’은 두 번째 팬 미팅이었죠?
제이크: 저희가 그 전날 리허설 때 본 무대처럼 똑같이 했거든요. 그때 희승이 형이랑 “내일 이 시간쯤이면 리허설이 아니라 진짜 팬분들 앞에서 하고 있겠지?” 이랬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어요. 잊지 못할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팬 미팅처럼 팬분들 앞에서 할 때 확실히 더 즐기는 것 같아요. 그런 무대를 더 하고 싶어요.
‘EN-note’에서 아티스트로서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고 싶어 고민하면서도 지금은 마음에 든다고 이야기했는데, 팬분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싶어요?
제이크: 자주 바뀌는 것 같은데.(웃음) 일단 제 목소리를 잘 들려 드리고, 무대 위에서 멋있는 퍼포먼스를 하고, 관중들이 재밌고 여운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 전 엔터테이너고, 퍼포머잖아요. 아직까지도 제 자신을 너무 모르지만 계속 찾아가는 게 저의 과제라고 생각해요.
본인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은 앞으로 어떨 것 같아요?
제이크: 뭐가 됐든 걱정을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어느 무대든 긴장하면 아쉬워져요. 그래서 무대에 올라갈 때는 그냥 즐기려고 해요. 연습 때 잘하면, 무대는 연습한 대로 하면 되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면 무대가 재밌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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