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의 주인공으로 선 댄서에 열광했던 2021년이었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로부터 시작된 열기는 여고생 원 톱 크루 선발 프로그램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까지 지속됐다. “대한민국에 이렇게 많은 여자애들이 춤을 추고 있었구나. 정말 잘하는 친구들이 많구나.”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의 우승 크루 턴즈의 리더 조나인의 말처럼, 이들은 굳이 ‘10대’, ‘여고생’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될 정도의 실력과 애티튜드를 보이며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각종 인터넷 플랫폼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할 줄 알고, 자기 표현에 능숙하며, 솔직 당당하게 자신의 커리어를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Z세대 댄서의 등장이다. 그래서 조나인을 만났다. 이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웃음이 끊이지 않던 갓 성인이 된 소녀가 말하는, 댄서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Mnet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이하 ‘스걸파’)’ 출연 이후 예능, 라디오, 광고 촬영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오늘 화보 촬영은 어땠나요?

조나인: 오랜만에 화보 촬영을 하니까 역시 재밌네요.(웃음) 사실 전부터 이런 걸 되게 해보고 싶었어요. 그동안 저에게 촬영은 항상 춤 프로모션, 댄스 비디오를 찍는 의미였다 보니 다른 종류의 촬영을 하는 게 너무 재밌어요.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 모두 최상으로 꾸며주시고, 저는 포즈만 취하면 되는데 사진에 저의 새로운 모습이 담기는 거잖아요. 제가 워낙 다양한 일을 하는 걸 좋아해서, 댄서라고 춤만 추는 게 아니라 이렇게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도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하더라고요.

조나인: 댄서에게는 자기 PR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저에게 일이 들어오려면 어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고, 그걸 제가 알려야 하잖아요. 제 모습을 기록하는 걸 좋아하기도 해서 새로운 사진들이나 작업물을 인스타그램에 많이 올리는 편이에요. 유튜브도 ‘스걸파’ 출연 전부터 할 생각이 있었는데 영상 편집을 잘 못해서 망설였어요. ‘스걸파’ 출연하고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이 생기다 보니 ‘그냥 B급 감성으로라도 한번 해봐야겠다.’(웃음) 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일기처럼 제 일상도 보여주고 댄서로서의 모습도 많이 담고 싶어요. 사람들이 알고리즘 타다가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보게 될 수도 있고, 그러다 마음에 드시면 좋아요, 구독, 알림 설정까지 하게 되는 거니까.(웃음)

 

유튜브 채널명 ‘해버 굿 나인 - Have A Good NAIN’을 방탄소년단 정국 씨가 지어주기도 했죠. 나인 씨 창작 안무를 직접 추기도 했는데, 어떤 느낌이었나요?

조나인: 택시 안에서 보자마자 몇 분 동안 말을 못했어요. 사람이 진짜 놀라면 말이 안 나온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고요.(웃음) 너무 감사했고, 뭔가 목표를 하나 더 이룬 느낌이었어요. 제가 동경하고 좋아했던 아티스트분이 이제 나를 알아주시고, 내가 선택한 진로, 내가 만든 결과물을 리스펙트해주는 날이 왔다는 게 너무 뿌듯했어요.

올해부터 저스트절크 댄스 아카데미 강사로 활동하게 됐는데, 강사로서의 나인 씨는 어떤 모습인가요? 

조나인: 저는 강사가 되면 되게 엄격하게 가르칠 줄 알았거든요. ‘스걸파’에 나온 모습처럼 까다롭고 단호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웃음) 칭찬도 엄청 하고, 조금 부족한 게 보이더라도 “잘했다. 근데 여기서 이렇게 하면 더 좋겠다.” 이런 식으로 끌고 가더라고요. 정작 제 자신한테는 안 그러는데, ‘어? 내가 가르칠 때 이런 스타일인가?’ 싶었어요. 아무래도 짧은 시간 안에 어려운 안무를 배워야 하는 상황인데, 선생님까지 진지하면 배우시는 분들이 긴장도 많이 되고 흥미를 못 느낄 것 같아서 분위기를 살려 재밌게 수업을 끌고 가려고 해요.

 

평소 성격은 방송과 많이 다른 듯해요.

조나인: 사실 ‘스걸파’가 경연 프로그램이니까 매 순간 진지할 수밖에 없잖아요. 일할 때는 제가 꼼꼼하지만 일상에서는 오히려 저희 팀원 희수가 꼼꼼한 느낌? 일과 일상의 경계를 나누고 싶지는 않은데, 제 성격상 나누는 게 맞아요. 제 성격대로 일을 하면 안 될 것 같아요.(웃음)

 

‘스걸파’ 출연 전 작업했던 NMIXX의 ‘占 (TANK)’ 안무가 공개되기도 했어요. 첫 K-팝 시안 작업이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조나인: 사실 노래를 듣고 일주일 동안 ‘멘붕’이 왔어요.(웃음) 안무 짜기가 너무 어려운 구성인 노래인 거예요. 음악도 유니크한데, 사람들이 봤을 때 ‘엥 저게 뭐지?’ 싶은 안무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셨거든요. 이제 막 데뷔를 하는 분들이다 보니 멤버분들의 춤 스타일도 잘 모르는데다, 제가 안무를 짜는 대로 그분들에겐 하나의 콘셉트가 잡히는 거잖아요. 너무 조심스러워지더라고요. 최대한 회사의 요청 사항을 반영하고, 멤버분들의 사진을 보며(웃음) ‘이런 거 잘하실 것 같은데?’ 상상해가면서 구상했어요.

 

후렴구에 다리와 골반을 활용한 동작 자체가 걸 그룹 안무의 전형적인 느낌이 아니라 신선했는데, 어떤 발상에서 나온 춤인가요?

조나인: 저는 안무를 원래 발로 먼저 짜요. 발로 박자를 다 쪼갠 다음에 그림을 손으로 만드는 느낌이에요. 음악도 들리는 대로, 노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편이거든요. 그렇게 거의 매일 밤을 새서 짰는데도 후렴구의 안무가 마감 3일 전까지도 안 나왔어요. 계속 고민을 하다 이건 정말 친구랑 장난을 치면서 짜야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야 형식에서 좀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친구랑 같이 추다 진짜 갑자기 골반을 양옆으로 튕기는 동작이 떠올랐어요.(웃음) 골반을 오른쪽 왼쪽 번갈아 들어올리면서 리듬을 똑같이 쓰는 걸 포인트로 잡아서 완성하게 됐죠. 결과적으로 굉장히 독특한 안무를 드렸는데, 너무 잘 소화해주셔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K-팝 안무를 창작할 때 어떤 식으로 접근하나요? K-팝만의 특징이나 의뢰 사항을 반영해야 하니 평소의 춤 스타일과 타협점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조나인: 주변 분들이 항상 저의 시안 영상들을 보면 “그냥 너 수업 안무 아니야?”라고 하신단 말이에요. 그만큼 제가 K-팝 안무를 제 춤 짜듯이 짜요. 너무 K-팝이라고만 생각하면 제가 하는 거랑 전혀 다른 춤이 나오기도 하고, 그렇게 해야 K-팝 안무에 대한 고정 관념이 조금이나마 융화되는 것 같더라고요. 안무 의뢰하신 분들도 어쨌든 제 춤 스타일을 보시고 마음에 들어서 연락을 주신 거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내 춤대로 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근데 개인 안무할 때와는 다르게 여러 명이 움직이는 그림을 만들어야되잖아요. 저 혼자 앞에 7명이 있다고 상상하면서 안무를 짜려면 감이 필요한데, 그 감을 리정 쌤 시안 작업에 참여하면서 많이 키운 것 같아요. 전체적인 그림과 구성을 만드는 부분에서 참 도움이 됐죠.

친구 따라 간 에이유스 크루에서 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 원래 몸치였다고 한 걸로 알아요. 

조나인: 다들 안 믿으시는데, 진짜 몸치였어요.(웃음) 초등학교 4학년 때쯤 K-팝 방과후를 하면서 춤을 처음 접했는데, 같이 했던 친구들 사이에서 춤을 못 춘다고 무시받을 정도였어요!(웃음) 근데 제가 어떤 분야든 욕심이 정말 많거든요. 팀(에이유스)에 들어가면서 하고자 하는 분야에서는 1등을 해야겠다는 오기가 생기는 거예요. 당시 저보다 높은 레벨이었던 친구들을 보고 부족함을 너무 많이 느꼈는데,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죽어라 연습했어요. 수업에서 배운 기본기를 새벽 내내, 주말에도 나와서 하고. 무식하게 춤을 춘 거죠. 그러다 어느 날 무대를 끝내고 모니터링을 하는데 춤을 추고 있는 제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이는 거예요. 그때 생각을 했죠. 나 춤을 계속 춰야겠구나.


이후에 저스트절크 크루에 합류하면서 고등학교 자퇴를 했더라고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요.

조나인: 고등학교 1학년 끝날 때쯤에 저스트절크 오디션에 붙어서 두 달 정도 학교 생활이랑 병행해봤는데, 시간 패턴이 안 맞다 보니 어디에도 제대로 집중할 수 없어서 팀을 선택했어요. 저는 춤을 출 때 같이 추는 사람들, 팀이 있어야 된다는 확고한 생각이 있었거든요. 제 성격상 혼자 춤을 추는 건 재미도 없고, 저의 부족함도 못 느낄 것 같아서 누군가 계속 자극을 줘야 실력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당시에 멘탈이 많이 흔들렸지만 합리화를 계속 했죠. ‘나는 그 시간에 더 레벨이 높은 분들과 활동할 수 있어. 나중에는 득이 될 거야.’ 이후에는 친구들도 서운해할 정도로 팀 생활만 했어요. 트레이닝하고, 공연하고, 대회 나가고. 같이 활동하는 선생님들 레벨은 너무 높은데 저는 실력이 한참 부족해서, 같이할 때 튀지 않으려고 맨날 연습만 했던 기억밖에 없어요.

 

부모님은 어떤 반응이었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댄서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던 상황이었을 텐데.

조나인: 저는 운이 참 좋았던 게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반대를 안 하셨고, 크루 생활을 연이어 했고, 고등학교도 예고로 진학했다 보니 춤을 추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환경이었어요. 제가 공부 말고 다른 걸 해보고 싶다면서 자퇴하는 거였다면 부모님께서도 말리셨을 것 같은데, 댄서로서 팀 활동을 하겠다는 확실한 플랜이 있으니까 아무 말씀 안 하시고 지지해주시더라고요.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를 통해서 댄서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데, 같은 댄서이면서도 시청자로서 프로그램을 볼 때 어떤 마음이었어요?

조나인: ‘제발 잘 돼라.’ 모든 댄서분들이 같은 마음이었을 거예요. ‘이건 댄서들에게 기회다.’ 그래서 너무 감사했죠. 저희의 길을 완전 뻥 뚫어주셨으니까. 리정 쌤이랑은 촬영 기간에도 만났는데 진짜 이를 악물고 하시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항상 쌤이 실력만큼 더 인정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스우파’를 하면서 선생님의 자리를 제대로 찾으신 느낌이라 제가 더 뿌듯했어요.


본인이 ‘스걸파’ 출연에 임하는 각오 또한 남달랐겠어요.

조나인: 또래들의 싸움이었고, 저는 자퇴까지 하면서 춤에 올인했기 때문에 제대로 증명해야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여기서 만약 좋은 성과를 얻지 못하면 제가 그동안 ‘내가 더 노력하고 있는 거겠지. 앞으로 더 큰 성과가 있겠지.’ 합리화하면서 노력했던 시간이 물거품이 되는 거니까. 그래서 우승한 게 의미가 컸는데, 마냥 좋은 것보다는 ‘다행이다’라는 마음이었어요.

 

초반에 ‘리틀 YGX’ 이미지를 깨는 게 중요한 숙제였는데, 3차 K-팝 안무 창작 미션에서부터 턴즈의 색깔과 실력으로 인정받았죠. 의미가 컸을 것 같아요.

조나인: ‘오징어 게임’ 퍼포먼스 영상에서 ‘리틀 리정’, ‘리틀 절크’라는 반응이 많았죠. 사실 그것도 감사한 거지만, 어쨌든 저로서는 ‘어, 우리는 턴즈인데?’라는 생각이 들어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어요. 3차 미션 때는 완전 우리가 갖고 있는 댄싱으로, 턴즈다움을 보여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앤프와 구간 선택을 협의할 때 제가 욕심을 냈던 이유도, A구간이 사실 가사도 재밌고 포인트는 더 많았지만 상대적으로 평이한 느낌의 B구간을 선택해 춤이 먼저 인식되고 나서 음악이 들리게끔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리정 쌤 색깔이 강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흡수될 수 있으니까 쌤의 피드백을 일부러 안 받으려 했을 정도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우선 우리가 만든 것 그대로 평가를 받아보자. 탈락을 해도 그냥 우리 걸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이었죠.

 

매번 다른 미션을 통해 한정된 시간 안에 자신을 증명해 보여야 했던 춤이 평소에 해왔던 것과 차이가 있지는 않았나요?

조나인: 이것도 참 운이 좋았던 게, 팀 생활을 할 때 선생님께서 제 능력을 많이 키우고 싶으셨나 봐요. 유독 저한테만 “내일까지 안무 짜와라. 다시 짜라. 똑같은 노래 안무 여러 개 짜봐라. 프리스타일 하루에 30분씩 해서 인증해라.” 같은 과제를 많이 주셔서, 그 ‘똥줄’이 익숙해져 있었어요.(웃음) 미션 진행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없었는데, 문제는 그 경험이 저한테만 있는 거잖아요. 제가 익숙하다고 해서 팀원들을 제 속도에 맞게 보챌 수는 없으니까, 이끌 때 적정선을 찾는 게 좀 힘들었어요.

턴즈가 ‘스걸파’로 인해 처음 결성한 크루다 보니 빠르게 결속력을 다질 수 있도록 리더로서 고민이 많았겠어요. 

조나인: 리더에 대한 믿음이 우선 있어야 뭐든 같이 밀어붙일 수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어떻게 하면  팀원들이 나를 신뢰하게 만들 수 있을까 엄청 고민했어요. 항상 확신 있어 보이게 이야기를 하려고 했고, 그러기 위해서 뭐든 플랜 C까지 생각해놓기도 했고요. 애들이 의견을 냈을 때 ‘아니야.’보다는, ‘여기에는 쓰기 어려우니 다른 부분에 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식으로, 이 친구들의 의견이 반영된다는 걸 느끼게 해주면서 신뢰를 주고 싶었어요.

 

턴즈와 계속 함께할 계획이라고요. 그만큼 서로의 마음이 맞을 수 있었던 이유가 있을까요?

조나인: 저는 팀이면 끝까지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스걸파’ 끝나도 계속 해보자고 얘기를 해야겠다.’고 처음부터 혼자 생각을 하긴 했었어요. 그래서 저랑 희수가 애초에 섭외할 때 그게 가능한 친구들이 모이기를 원했어요. 춤 실력도 중요했지만, 춤만 잘 춘다고 해서 팀에 잘 맞는 건 아니거든요. 기본적으로 착한데 자기 의견도 정확하게 표현할 줄 알면서 수용력이 있을 만한 친구들을 정말 신중하게 찾은 거예요. 어느 정도 자기의 것을 버리면서 팀의 기준점을 맞출 줄 아는 친구들이었어요. 그래서 사실 한 팀이 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해야 할 필요가 딱히 없었죠. 자랑은 아닌데, 제가 안목이 진짜 좋아요. 나중에 엔터테인먼트 회사 사장님을 할까 생각 중이에요.(웃음)

 

얼마 전 턴즈 팬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조나인: 사실 저는 그 시간이 안 오길 바랐어요.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하니까 지나가는 게 싫은 거예요. 직접 느끼기도 전에.(웃음) 제가 팬분들이랑 소통하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이런 기회가 또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런 마음이 생겼던 것 같아요. 어떤 감정으로 객석에 앉아계실까, 내가 누군가를 ‘덕질’할 때의 마음을 진짜 느끼고 계시는 걸까? 궁금하기도 하면서(웃음) 함께 마주하는 자리가 저한테 의미가 정말 컸어요. 댄서는 갖춰진 시스템 안에서 활동하는 게 아니라서 안무든 커리어든, 뭐든 혼자서 직접 만들어가야 하거든요. 그 과정 속에 옆에서 확신을 주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해요. 혼자서 삐끗했을 때 한번 좌절감을 느끼면 한없이 그 감정 속에 빠져들 수 있잖아요. 근데 팬분들은 그런 생각조차 안 들게 해주는 존재인 것 같아요. 춤도, 인간적인 부분에서도 응원을 정말 많이 해주셔서, 너무 힘이 되고 든든해요. 그렇다 보니 평소 춤에 대한 걱정도 안 드는 것 같아요.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같은 생각을 잘 안 하게 되고, ‘그냥 도전해보자.’라는 확신이 서게 돼요.

‘조나인의 춤’이라고 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조나인: 저는 사람들이 제 스타일이 정확히 뭔지 몰랐으면 좋겠어요. 댄서로서 스타일이 확실하지 않은 게 어릴 때부터 고민이었는데, ‘스타일이 확실하지 않다면 그냥 다 잘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못하는 부분을 키우는 데 집중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저를 생각했을 때 특정 스타일이 안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백지처럼 무엇을 하든 다 받아들일 수 있는 느낌으로.


춤에 대한 가치관이 ‘즐겁게 오래 추자. 건강하게 오래 하자’라고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조나인: 댄서에겐 몸이 재산인데 30대만 되도 조금씩 힘들어지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오래 춤을 추는 사람이 승리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 춤과 관련된 새로운 길을 계속해서 찾고 있는 중이에요. 춤 스타일이라든지, 콘텐츠라든지. 어떤 영상을 찍더라도 어쨌든 춤과 관련된 콘텐츠니까 춤을 이용한 새로운 도전이 되는 거잖아요. 그런 것도 의미가 크더라고요.

 

올해로 성인이 되었어요. 20대의 댄서 조나인은 또 어떤 모습일까요?

조나인: 그러고 보니 저 이제 진짜 20대네요!(웃음) 10대를 돌아보면 굉장히 열심히, 빡빡하게 살아왔던 것 같아요. 아직 경험할 게 훨씬 많겠지만, 이 과정을 20대 중반까지 겪었어도 될 것 같은데 그걸 10대 때 다 겪은 느낌?(웃음) 10대 때는 막무가내인 도전을 해왔다면, 20대 때는 좀 더 무게감 있는 도전을 많이 할 생각이에요.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있는 사람, 한계가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글. 이예진
인터뷰. 이예진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이예진
사진. 김신애 / Assist. 김민겸, 김용현, 형유진
헤어. 하린 (위위아뜰리에)
메이크업. 소영 (위위아뜰리에)
스타일리스트. 이우민 / Assist. 최시영, 오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