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는 차분하게, 확신에 찬 어조로 자신의 믿음에 대한 생각을 나누었다.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결국 모든 게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번 독일 ‘K-팝 플렉스’ 페스티벌에 다녀오면서 제이 씨가 향수를 많이 샀다고 성훈 씨가 말하더라고요. 팬분들께 나중에 제이 씨 브이라이브 하면 향수에 대해 많이 물어보라고 하던데요.(웃음)

제이: 맞아요. 이번에 독일 공연을 다녀오면서 면세점에서 향수를 되게 많이 보러 다녔는데요. 그러면서 요즘 다시 흥미가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이것저것 다양한 향수를 알아보면서 많이 사기도 했고요.(웃음)

 

제이 씨가 특별히 좋아하는 향도 있을까요?

제이: 톰 포드의 ‘토바코 바닐’이라는 향수를 제일 좋아해요. 제가 가벼운 향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여름에도 덥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선에서 최대한 묵직한 걸 많이 쓰는 것 같아요. 1~2시간이면 향이 다 날아가 버리는 향수는 별로 안 좋아해요. 그래서 여름에는 르 라보의 ‘상탈 33’이라는 향수를 주로 쓰고요. 그 향수는 아침에 뿌리고 나간 다음, 저녁에 집에 돌아올 때 맡아도 향기가 그대로 나거든요. 향수를 평소에 들고 다니면서까지 뿌리는 걸 선호하지 않는 타입이어서, 지속력 좋은 향수 위주로 많이 쓰고 있어요.

 

평소 멤버들에게 옷을 추천해주는 것처럼 향수 추천도 많이 해주시는 편인가요?

제이: 사실 저만큼 향수에 대해서 크게 진심인 멤버들은 많이 없어서요.(웃음) 향수도 니치 브랜드나 정식 라인으로 가면 가격대도 높거든요. 솔직히 향수를 진짜 좋아하고, 많이 사보고, 향수의 중요성을 체감한 사람들은 ‘그래, 다 이 정도는 하지.’라는 생각을 하는데요. 그게 아닌 사람들이 볼 때면 ‘몸에 뿌리는 소모품을 왜 저런 가격에 사나?’라고 생각하기도 하니까요. 확실히 그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멤버들도 그렇더라고요.(웃음) 

 

제이 씨는 왜 향수에 진심인가요?(웃음)

제이: 사람이 지나갈 때 좋은 향기가 나면 ‘저 사람은 어떤 향수 쓰는 거지?’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물어보고 싶기도 하잖아요.(웃음) 그만큼 향이 중요하고, 제가 향 자체도 되게 좋아해서 집에 디퓨저를 많이 놓아두기도 했고요. 향 또한 제 마음가짐을 만드는 하나의 부분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향수 말고도 제이 씨의 마음가짐을 만드는 또 다른 취향도 있을까요? 

제이: 옷이 그런 것 같아요. 제가 평소에도 디자이너분들의 인터뷰를 많이 찾아보는데요. 한 디자이너분이 “사람의 됨됨이라든지 마음가짐은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라는 말을 하시더라고요. 그만큼 확실히 옷을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입으면, 그것에 대한 마음가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최근 제이 씨의 마음가짐을 다잡는 데에 옷이 도움이 된 적도 있었나요?

제이: 확실히 스타일이 그래서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후드 티에다 트레이닝복 입고 발라드 하면 이상한 것처럼(웃음)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도 ‘녹음이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은 순간에는 옷을 되게 힙하게 입으면서 신경 쓴 부분도 있어요. 사실상 별 의미는 크게 없는 건데요.(웃음) 그런 부분까지도 신경을 쓴다면, ‘애티튜드적인 면에서 조금 다른 점이 생겨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고요. 어떻게 자기 자신을 꾸미는지 또 자신의 모습이 어떻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느냐에 따라서 마음가짐이 확실히 달라지는 부분도 있다 보니까 이러한 부분까지도 많이 신경을 썼던 것 같습니다.


패션을 다루는 제이 씨 개인 콘텐츠인 ‘JAY-FASHION’에 대해 “팬이 아닌 분들까지도 애청자로 만들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제이: ‘JAY-FASHION’은 결국 제가 열정을 쏟는 만큼 더 잘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콘텐츠의 목표와 목적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다가,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나름대로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고요. 20대 초반 현역 아이돌로서 줄 수 있는 저만의 팁 같은 것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 팬이라서 보는 건 물론이고, 더 나아가 패션에 도움을 받고 싶어서 보는 사람들도 훨씬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말씀하신 디자이너 인터뷰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제이 씨가 무언가를 준비하는 과정에 도움이 되나 봐요. 

제이: 맞아요. 이번 앨범 타이틀 곡 ‘Future Perfect (Pass the MIC)’를 준비하면서도 레퍼런스로 다양한 래퍼분들의 인터뷰를 많이 찾아보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랩으로 표현하는 게 처음인 만큼 어려운 부분도 많았던지라 인터뷰를 보면서 평소 래퍼분들이 말할 때의 톤 같은 부분도 많이 참고했고요. 음악도 다양하게 많이 들어보면서 천천히 적응해 나갔던 것 같아요.

 

톤에 대한 디테일이 타이틀 곡 ‘Future Perfect (Pass the MIC)’의 “I got pushed, pushed 떠밀려 왔어” 부분을 통해 느껴지기도 했어요. 

제이: 노래마다 팬분들도 그렇고 프로듀서님들도 그렇고 제가 목소리가 많은 편이라고 하세요.(웃음) 그만큼 노래마다 다 나같이 부른다는 느낌보다는 각각의 노래에 맞춰 변화를 주면서, 그 노래에 맞춘 느낌을 가져가려고 해요. 그리고 발성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쓰면서 강한 곡에서는 어떻게 표현할지, 달달한 곡에서는 어떻게 표현하면 되는지 최대한 다양하게 표현하려고 계속 반복하면서 연습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노래할 때 제 의도와 다르게 나오는 버릇 같은 걸 최대한 줄이면서, 제 의도대로 소리가 나올 수 있게끔 신경 썼어요. 100% 맑은 목소리를 내는 게 조금 힘든데, 그런 부분은 앨범에 수록된 편안한 곡들을 불러가면서 개선하려고 노력했고요.


타이틀 곡 퍼포먼스도 굉장히 강렬해서 안무 연습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 같아요.

제이: 처음 안무를 배웠을 때 체력적으로 ‘이게 될까?’ 싶을 정도로 벽이 느껴지는 안무긴 했어요.(웃음) 체력적인 부분에서 힘든 점이 있다 보니까 평상시에 운동도 많이 했고요. 타이틀 곡이 강한 느낌의 곡이다 보니까, 기본적으로 본인의 소신이나 확신을 잘 드러내기 위해서 안무도 이렇게 격해진 것 같아요. 저 역시도 그런 부분들을 생각하면서 더 자신감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했고요.

그런 노력의 결과물을 볼 때면 어때요?

제이: 제가 좋아하는 것, 제가 하고 싶은 것, 제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노력한 결과물로 누군가가 기뻐한다는 건 언제나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3시간에 걸쳐 멤버들을 위한 통삼겹 요리를 만들던 모습도 생각나네요. 다들 엄청 맛있게 드시더라고요.(웃음) 맛있는 음식을 보면 멤버들 생각이 나서 사진을 찍어 보내주거나, 맛집을 발견하면 데려가기도 하죠?

제이: 맛있는 것을 먹으면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있어요. 그리고 제가 알려주는 걸로 상대방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되게 기분 좋고요. 그런 게 좋아서, 좋은 데 있으면 많이 데리고 가려고 해요. 가끔 매니저님들이랑 밖에서 밥 먹을 때도, 제가 동네마다 “여기 괜찮아요.” 하면서 같이 가는데요. 그때 “여기 맛있는데?”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으면 뿌듯하기도 하고 자부심도 들고요.(웃음) 누군가에게는 밥이 그냥 소화되는 음식일 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밥이 함께한 사람과의 그날을 기억할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어디에 가거나 무언가를 할 때 처음부터 누군가랑 같이 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혼자 가보고, 좋은 게 있으면 그걸 소중한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가 제가 어릴 때 저한테 많이 그러셔서 그런 성격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제가 미리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사람들한테 여기는 이런 게 맛있고, 저기는 이런 게 좋고 이렇게 설명하는 걸 되게 좋아해요.(웃음)

맛있는 음식과 식당을 멤버들과 나누는 것처럼, 최근에는 팬들에게 제이 씨의 인생과 MBTI까지 바뀔 정도로 의미 있는 영상을 나누기도 했어요.

제이: ‘제이의 상담소’를 통해 팬분들과 일방적인 이야기 말고 소통을 하고 싶었던지라, 브이라이브 하기 전날 고민이나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미리 보내달라고 했어요. 그러면서 팬분들과 조금 여유롭게 소통을 하고 싶었고요. 그리고 그때 말씀드렸던 영상은 어떤 분이 대학 졸업식장에서 한 연설 장면인데요. 일상에서 본인이 느낀 지혜라든지 올바름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씀해주셨거든요. 그 내용이 나이나 성별, 상황이나 환경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도움이 되고 한 번쯤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영상이어서 팬분들과 나누게 되었어요.

 

팬분들의 고민에 대해 조언만 하는 것이 아니라, 버팀목이 되어드릴 수 있도록 본인 또한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제이: 저는 자부심과 자신감은 갖되, 자기 자신에 대해서 만족하는 건 너무나도 오만한 행동이라고 생각하는 주의여서요. ‘나는 대단한 사람이야. 나는 멋진 사람이야.’ 같은 자신감은 너무나 좋고, 저도 최대한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살려고 노력하는데요. ‘내가 최고야. 나 대단한 사람이야.’까지는 좋지만 ‘이걸로 충분해.’라는 것에 대해서는 항상 부정적인 의견이었던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이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이 정말로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그런 생각은 앞으로의 발전에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자기 자신에 대해 한 번 만족하기 시작하면 노력을 안 하게 되고, 앞으로의 발전도 어려워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언제나 자신감을 갖고, 본인을 사랑하고, 본인에 대해서 자부심은 갖되, 항상 더 욕심을 내야 되는 것 같아요.

 

“조금이나마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저도 매일매일 더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한 말이 떠오르네요. 그 말처럼 올해 생일에는 유니세프에 정기 후원을 시작하기도 했죠. 

제이: 어떻게 보면 제가 단순히 하고 싶어서 한 것도 이유 중 하나였고, 제 생일이 ‘장애인의 날’이다 보니까 그런 의미 있는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한 것도 있어요. 그리고 그러한 사실을 공공연하게 얘기했던 이유는 제가 이런 행동을 하는 걸 보고, 보고 계신 분들 중에서 단 한 명이라도 더 따라 해주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함께 나누게 되었어요.

그렇다면 요즘 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도 있을까요?

제이: 저는 요즘 같은 생각을 가진, 서로를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결국 모든 게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요. 본인도 성장할 수 있고, 만약 누군가 한 명이 힘들 때면 도와줄 사람도 많고요. 절벽에 매달려 있고, 더 이상 지탱할 바닥도 없다고 느껴질 때 혼자서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은 없거든요. 누군가 잡아줄 사람이 있어야 같이 일어설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같은 뜻을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만이라도 모이고 모여서 서로 도와주며 힘을 실어주고, 서로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다 보면 작게 봐서는 자기 자신에게, 넓게 봐서는 세상 자체의 문제들도 줄어들고 세상에게 너무나 좋은 일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이 씨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네요.

제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저는 ‘단 한 명이라도’ 그런 사람들을 늘려가는 것에 힘을 쓰자라는 생각으로 늘 살아온 것 같아요.

Credit
글. 이지연
인터뷰. 이지연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김리은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허세련, 이건희, 최아라, 차민수(빌리프랩)
사진. 정재환 / Assist. 정창흠, 송정현
헤어. 김소희, 여진경
메이크업. 권소정
스타일리스트. 지세윤 / Assist. 김민선, 최재은
세트 디자인. 최서윤, 손예희, 김아영(Da;rak)
아티스트 의전팀. 김세진, 오광택, 홍유키, 김한길, 강민기, 이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