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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예진
디자인. 페이퍼프레스(paperpress.kr)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미스나인이 첫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데뷔 후 5년 만이다. 이들은 작년에 음악 방송 첫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컴백 때마다 음반 판매량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4월엔 첫 팬 미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래서 프로미스나인이 플로버만을 위한 무대로 채운 공연 ‘LOVE FROM.’은 그들이 차근차근 성장하며 맺은 결실이기에 더욱 소중했다. “단독 콘서트를 정말 오랫동안 꿈꿔왔어요.” 서연은 “아이돌은 다방면의 재능이 필요한 직업이지만 가수가 되길 원했던 가장 큰 이유는 노래 부르고 춤을 추는 게 제일 좋았기 때문이거든요. 이번 콘서트가 프로미스나인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플로버에게 진짜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어요.”라며 콘서트 개최가 프로미스나인에게 가지는 의미를 전했다. 그리고 프로미스나인과 플로버가 한마음으로 고대하고 준비해온 콘서트가 마무리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그 시간을 함께한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꿈이 실현되었던 순간을 보다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프로미스나인의 공연을 기록으로 남겼다. 

1. 콘서트 일정

프로미스나인은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3일간 서울 KBS아레나에서 공연을 진행한 후, 10월 7일 일본 도쿄의 다치가와 스테이지 가든에서 콘서트를 개최했다. 2020년에 진행 예정이었던 첫 일본 팬 미팅이 팬데믹으로 인해 취소된 후 2년 만에 일본에서 더욱 큰 규모의 첫 해외 콘서트로 플로버를 만나는 자리이기에 뜻깊은 무대였다. 일본 콘서트에서 ‘FUN!’과 ‘LOVE BOMB’ 무대는 일본어 버전으로 진행되었다. 

2. SETLIST

콘서트의 타이틀이자 사랑하는 이에게 보내는 편지의 끝인사말로 쓰이기도 하는 ‘LOVE FROM.’, 프로미스나인 첫 콘서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편지’다. 콘서트의 기획을 맡은 국내콘서트사업팀 이은아 담당자, 연출을 맡은 콘서트제작스튜디오 최유지 담당자에 의하면 이 편지는 프로미스나인과 플로버를 한자리에 모이게 만드는 초대장이고, 공연 전체는 편지를 통해 프로미스나인과 플로버의 마음이 서로에게 도달되는 과정을 그리는 한 편의 영화 같은 스토리를 그린다. “프로미스나인은 지금까지 주변에 있을 법한 현실 소녀에 가까운 콘셉트 위주로 활동해왔지만, 이번엔 첫 콘서트인 만큼 현실보다는 ‘영화’라는 테마로 콘셉추얼함을 나타내고자 했어요.” 이은아 담당자의 말대로 ‘LOVE FROM.’은 공연의 전체적인 흐름을 구성하는 세트리스트를 중심으로 VCR을 비롯해 편곡, 퍼포먼스와 세트 및 장치 효과 등 무대를 이루는 모든 요소와 시너지를 내며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가령 오프닝 VCR에서 1950년대를 배경으로 각각 흩어져 있던 멤버들은 한 영화관에 모여 관객과 같은 시선으로 카메라를 등진 채 영화가 시작되길 기다리고, 그들이 바라보는 것은 바로 “마침내 너에게 인사해. (중략) 기다림의 끝에서 비로소 찾아온 우리만의 시간”이라는 문구를 선보인 후 시작되는 프리오프닝 곡 ‘Somebody to love’ 무대다. 최유지 담당자의 설명에 의하면 이 무대는 한 공간에 모인 플로버를 향한 인사이자 1950년대의 VCR 내 멤버들을 향한 인사이기도 하다. 다시 해당 무대를 본 VCR 내 1950년대의 멤버들이 1960년대, 1980년대, 1990년대에 떨어져 있는 멤버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고, 이후에도 VCR과 무대 공간의 직접적인 연결과 전환을 하는 방식이 지속되며 각 시대의 멤버들이 결국 프로미스나인이라는 이름으로 플로버들과 마주하게 되는 내러티브에 생동감이 더해진다. 멤버들이 손수 쓴 편지가 폭죽처럼 펑 터지며 관객들에게 전달됨과 동시에 콘서트의 마지막 챕터에서 ‘LOVE FROM.’을 상징하는 곡이라 할 수 있는 ‘Blind Letter’가 흘러나온 장면이 더욱 극적인 감동을 주었던 이유다. 최유지 담당자는 “각각의 멤버들이 모여 프로미스나인이 되고 ‘LOVE FROM.’을 통해 멤버들을 감싸주는 플로버들까지,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했기에 앞으로의 프로미스나인이 너무나도 기대가 되는 공연”이었다며, ‘LOVE FROM.’의 핵심은 “처음”이자 “시작”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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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콘서트라는 공간을 통해서만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있기 때문에, 이전에 보여준 모습과 차별화되면서 다채로운 프로미스나인의 매력을 드러내고 싶었어요.” 최유지 담당자의 말처럼, ‘LOVE FROM.’의 세트리스트 구성은 프로미스나인의 다양한 면모를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춘다. ‘유리구두’로 시작해 ‘FUN!’, ‘환상속의 그대’ 등 데뷔 초의 곡들 위주로 구성됐던 챕터 1에 이어 챕터 2에선 ‘별의 밤’, ‘0g’ 등 프로미스나인의 무대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차분한 분위기의 곡들과 ‘LOVE BOMB’과 ‘WE GO’와 같이 프로미스나인의 대표적인 색깔이라 할 수 있는 유쾌함과 청량함이 공존한다. 챕터 3으로 넘어가면서 유닛 무대와 가장 최근 발매한 앨범 ‘from our Memento Box’의 수록 곡 무대를 배치했고, 챕터 4는 ‘Feel Good (SECRET CODE)’의 재즈 버전과 ‘Rewind’ 등 성숙한 무드의 퍼포먼스로 채웠다. 데뷔 이후 프로미스나인이 쌓아온 디스코그래피와 함께 넓어진 음악적 스펙트럼과 소화 능력을 약 3시간으로 압축시켜 보여준 셈이다. 최유지 담당자에 따르면 챕터 4까지는 프로미스나인이 달리면서 “공연을 화려하게 빌드업”했다면 챕터 5이자 앙코르 스테이지에서는 “첫 번째 콘서트를 기념하며 가장 행복하고 신나게 마무리”되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콘서트의 가장 큰 반전 역시 앙코르 곡 ‘물고기’를 마치고 프로미스나인이 마지막 인사를 건넨 후 닫혔던 LED 문이 다시 열리면서 “여기 문이 열리면”이란 가사와 함께 ‘너를 따라, 너에게’가 시작되어 다시 돌출 무대로 달리는 순간이다. 최유지 담당자가 “해당 곡을 오프닝 곡으로 생각하신 분들이 많았지만, 오히려 페이크 앙코르로 사용해 장난기 많은 아티스트의 특성을 반영해 재밌고 신나는 축제와 같은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힌 것처럼, 모두의 예상을 깬 엔딩 곡에 프로미스나인과 플로버는 아쉬움보다는 행복한 감정으로 콘서트의 여정을 끝맺을 수 있었다.

3. BEHIND

총 22개 무대로 긴 호흡의 콘서트를 소화하는 것은 프로미스나인에게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신민경 퍼포먼스디렉터는 “가벼워 보이는 안무도 체력 소모가 많이 되기 때문에 힘든 구간의 연속이긴 했어요. 멤버들이 데뷔 초라면 이걸 소화해내기엔 많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 지금은 본인들 스스로 컨트롤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특히 챕터 2에서 ‘WE GO’, ‘LOVE BOMB’, ‘Airplane Mode’까지 연이은 퍼포먼스 직후 하영과 지원은 곧바로 보컬에 집중하는 ‘FLY HIGH’ 무대를 소화하기 위해 강도 높은 연습을 해야 했다. “굉장히 힘든 상황일 거라고 각오했기 때문에 세 곡을 연달아 춤춘 후 노래를 부르는 연습을 반복적으로 했고, 하영 언니랑 같이 자기 전에도, 화장실 거울 앞에서도 맞춰보곤 했어요.” 지원은 이어서 “당일에 리허설 때만 해도 숨이 너무 차서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전에서 언니랑 눈을 마주치며 노래를 부르니 왠지 모르게 언니가 ‘할 수 있어.’라는 말을 전해주는 것 같았고 서로의 눈을 통해 에너지를 전달받는 것 같았어요.”라고 쉽지 않은 도전이었던 무대를 해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말했다. 엔딩 곡 ‘Rewind’에서는 신민경 퍼포먼스디렉터에 따르면 “엔딩 곡이었던 만큼 단체로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그림을 보여주기 위해 원래 새롬을 중심으로 했던 댄스브레이크 구간을 더 확장시켰다. 이에 대해 새롬은 “멤버들과 함께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서 모든 에너지를 다 소진하겠다는 생각이었어요.”라면서, “콘서트를 하기 전 각오를 단단히 하고 인터벌 운동과 연습을 병행했기 때문에 무대에서 체력적으로 크게 힘들진 않았어요.”라고 말했다. 특히 새롬은 콘서트에서 드러난 복근으로 화제가 된 것에 대해 “저도 깜짝 놀랐어요. 제 지인들이 복근을 언제까지 키울 거냐고 연락이 올 정도였어요. 콘서트 들어가기 전 몸에 무리가 가지 않게 선생님과 근육을 잡는 운동을 했더니 그날 유난히 많이 펌핑이 되었더라고요.”라는 비하인드를 말하기도 했다.

 

‘LOVE FROM.’의 중요한 포인트는 프로미스나인이 처음 선보이는 무대들이다. 그중에서 ‘Airplane Mode’, ‘Hush Hush’, ‘Cheese’, ‘Up And’ 무려 네 개의 앨범 수록 곡에 새로운 안무가 더해졌다. 최유지 담당자에 따르면 “콘서트인 만큼 새롭게 공개하여 반전을 줄 수 있는 곡들을” 선정한 결과다. ‘Up And’의 후렴구에서 멤버들이 팔을 활짝 펴고 사뿐히 뛰는 동시에 장난스럽게 바운스를 타는동작이나 ‘Cheese’에서 유닛으로 흩어진 멤버들이 자유롭게 노래를 즐기다 모여서 군무를 추다 제각각의 제스처와 표정을 짓는 등, 네 개의 무대 모두 그동안 프로미스나인에게서 본 적 없던 새로운 동작과 구성으로 플로버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네 곡 모두 각각의 다른 방향으로 프로미스나인이 기존에 안 보여줬던 새로운 모습이 나오게끔 의도했어요.” 신민경 퍼포먼스디렉터의 설명에 의하면 ‘Airplane Mode’는 프로미스나인 원래의 매력이기도 한 설렘과 청량함 속에 정적인 분위기를 더하고자 했고, ‘Up And’는 프로미스나인의 기존 스타일대로 풀 수도 있는 곡이었지만 오직 프로미스나인을 보러온 이들을 위해 멤버들에게서 처음 보는 무브를 선보이는 게 목적이었다. ‘Cheese’는 ‘Hush Hush’와 이어지는 뮤지컬 형식을 고안한 무대로, 퍼포먼스보다는 페이스 캠과 폴라로이드 등 아기자기한 세트와 소품을 활용해 멤버 본연의 자연스러운 매력과 멤버들 간의 케미스트리가 드러나는 데 집중했다. 서연은 “가사대로 틀에 갇히지 않고 정말 자유롭게 무대를 하고 싶었어요. 채영이랑 계단에서 장난을 치는 구간에서도 즉흥적으로 냅다 가위바위보 하고 딱밤을 때리기도 했고, 안무를 할 때도 너무 신나서 그 느낌대로 표정이랑 제스처가 나왔어요.”라며 즐겁게 무대를 했던 과정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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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이 직접 작업에 참여한 곡들을 콘서트의 무대로 구현하는 것 또한 프로미스나인에게 특별한 경험이었다. 유닛 곡이기도 한 ‘Hush Hush’는 지원과 서연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으로, 유닛 멤버들이 완성도 있는 무대를 위해 따로 채팅방을 만들어 의견을 주고받을 정도로 특별한 애정을 쏟은 무대다. 지원은 “새벽 시간대에서 오는 아슬아슬한 느낌이 잘 표현된 안무가 추가되면서 곡의 색깔이 더욱 진해진 느낌을 받았어요.”라면서 해당 곡이 콘서트를 준비하며 최애 곡이 되었다고 밝혔고, 서연은 “정말 애착이 강한 곡이었는데 안무와 무대 연출이 더해지면서 지원 언니와 곡을 만들 때부터 원했던 독특하고 장난스러운 부분들이 잘 표현돼서 정말 무대에만 집중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Hush Hush’, ‘Airplane Mode’, ‘FLY HIGH’, ‘물고기’ 무려 네 곡의 작업에 참여한 지원은 무대를 준비하는 기간 내내 행복한 마음이 컸다고 전하기도 했다. “저는 항상 ‘나중에 콘서트에서 부르게 된다면 어떨까? 플로버들이 콘서트에서 어떻게 바라봐줄까?’라는 상상을 하면서 작업을 해요. 제가 꿈꿔 온 것이 이루어진 게 너무 설레고 기뻤어요. 이렇게 콘서트를 해보고 나니 제가 하고 싶은 말과 마음이 담긴 곡이 플로버에게 더 많이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 서연 역시 콘서트를 경험한 후 곡 작업에 대한 더욱 커진 욕심을 내비쳤다. “처음으로 자작 곡을 무대에서 보여드리니 기분이 엄청 묘하고, ‘내 노래’에 대한 애착이 더 강해지더라고요. 플로버에게 또 대중에게 더 재밌고 좋은 퀄리티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막내 지헌이 15세였을 당시 발매한 프로미스나인의 프리데뷔 싱글 ‘유리구두’가 첫 콘서트의 본격적인 서막을 연 것은 상징적이다. 최유지 담당자와 콘서트의 음원 편곡을 담당하는 안신규 A&R 파트장에 의하면 ‘유리구두’는 “데뷔 5년 만의 첫 콘서트로 비롯된 여러 감정 서사를 고려하여 웅장한 분위기를 내는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이 진행됐다. 시작부터 감정을 끌어올리는 웅장한 사운드 속에서 멤버들의 얼굴을 한 명씩 비추면서 시작되는 무대는 이제는 더 이상 소녀가 아닌 프로미스나인의 성장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서연은 “데뷔 초 ‘유리구두’의 무대는 한 명을 여러 명으로 복사해놓은 것처럼 칼군무에만 집중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확실히 성숙해지기도 했고, 멤버들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면서 표현하는 방식도 부드럽고 달라진 게 보였어요.”라며 다시 ‘유리구두’를 준비하면서 느낀 차이에 대해 말했다. 지헌은 “당시엔 무대 하나하나가 긴장의 연속이었어요. 멤버들과 계속 데뷔 초 영상을 모니터하며 이때만큼 긴장감에서 나오는 열정으로 임하자는 생각이었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챕터 1에선 프로미스나인의 데뷔 초의 곡들의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면서 그와 대비되는 멤버들의 성장에 따른 변화를 은근히 부각시켰다면, 챕터 3은 현재 프로미스나인의 성숙된 모습을 직접적으로 묘사한다. 특히 원곡에서 펑키 베이스의 밝고 신나는 분위기를 풍겼던 ‘Feel Good (SECRET CODE)’은 재즈 버전으로 편곡되어 멤버들의 진지한 보컬을 바탕으로 한 스탠딩 마이크 가창에서부터 화려한 퍼포먼스로 이어져 프로미스나인이 관객들을 매료하는 쇼타임으로 변모하기도 했다. 안신규 파트장과 신민경 퍼포먼스디렉터에 따르면 “이젠 모두 소녀에서 성인이 된 멤버들의 성숙한 매력 어필이 가능한 장르가 필요했고, 프로미스나인의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었던 ‘My Little Society’의 타이틀 곡인 ‘Feel Good (SECRET CODE)’을 선정하여 귀여운 느낌을 자연스럽게 상쇄할 수 있는 재즈로 편곡”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지원은 무대에 대해 “색다른 스타일의 보컬을 중점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무대였어요. 특히 서연이의 보컬이 정말 매력적으로 들렸어요.”라며 오랜 시간 함께한 멤버들도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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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FLOVER

 최유지 담당자에 따르면 앙코르 스테이지의 마지막 무대 ‘너를 따라, 너에게’에서 “프로미스나인과 플로버가 풍선을 서로 주고받고 또 터뜨리며 놀이할 수 있었던 건 멤버들이 플로버와 함께 교감하길 원한다.”는 의견을 수용해 “곡의 가사에 등장하는 풍선이란 오브제를 활용한 아이템”이다. 서울 콘서트의 마지막 날에 ‘너를 따라, 너에게’의 아웃트로를 한 번 더 반복하며 플로버에게 또 한 번의 반전과 즐거움을 안겨줬던 부분은 지헌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지헌은 “첫째 날엔 저희를 처음 보는 설렘이 있고, 둘째 날은 저희가 좀 더 정리된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겠지만 셋째 날엔 서로 익숙해질 수 있으니 색다른 변화와 의미를 주고 싶었어요.”라고 해당 의견을 제시한 이유를 설명했다. 멤버들의 손짓에 따라 움직이는 플로버의 파도 타기, 콘서트봉과 핸드폰 플레시를 켜고 슬로건을 펼친 채로 프로미스나인을 위해 플로버가 부르는 노래. 처음으로 플로버로만 꽉 채워진 공간에서 진행하는 콘서트는 프로미스나인에게도 플로버에게도 서로의 꿈을 실현시켰던 순간이기도 했다. 지헌은 “한순간에 공연장이 빛으로 꽉 찼는데 그 장면이 너무너무 예뻤고, 잊히지가 않아요.”라고 말하며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콘서트 중에 몇 번씩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던 지원은 “플로버 한 분 한 분의 눈을 바라보니 찡한 마음이 들었어요. 준비해오신 슬로건을 보면서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구나.’ 싶으면서 울컥하더라고요.”라며 팬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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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콘서트에서 언어의 장벽과 함성 금지였던 상황도 프로미스나인과 플로버가 서로의 마음을 전달하는 데 방해가 되진 않았다. 직접 일본어로 편지를 써 플로버들 앞에서 한 글자씩 읽어주던 지헌의 모습은 많은 플로버들을 감동케 하기도 했다. 지헌은 “다른 멤버들은 다 외워서 준비했지만 저는 너무 긴장하면 잊어버릴 것 같은 거예요. 일본 플로버에게 감사한 마음과 제 진심을 너무 전달하고 싶은데 갑자기 안 떠오르면 너무 속상할 것 같아서 준비했어요.”라고 편지를 쓴 이유를 말했다. 박수만 허용이 됐던 콘서트였지만, 서연의 말처럼 프로미스나인과 플로버는 오직 무대와 몸짓, 눈빛만으로 서로 교감이 가능했다. “처음에 무대를 시작할 때 객석이 너무 가까운 느낌이라 놀랐는데 알고 보니 모두 일어서서 손을 모으고 저희 무대를 봐주고 계신 거예요. ‘함성이 필요 없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소리를 못 내니까 저희도 플로버들이 답답해하지 않게 질문 형식으로 멘트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 생각이 무색하게 박수만으로 대화가 가능한 기분이 들어서 신기했어요.”

5. +1

 프로미스나인은 행사 등의 무대를 마치고 나면 늘 함께 모여 피드백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번에도 역시 매 회차 콘서트 종료 후 함께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개선점을 찾고, 콘서트에 대한 서로의 소감을 나누기도 했다고. 특히 멤버들은 입을 모아 서연의 피드백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리허설부터 콘서트 기간까지 일주일 내내 무대를 모니터하며 한 장면 한 장면 캡처한 후 개선점을 정리해 멤버들에게 피드백을 했다던 서연에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이유를 묻자 서연은 콘서트를 준비하며 자신조차 새롭게 발견했던 스스로의 모습에 대해 말했다. “첫 콘서트니까 완벽하게 하고 싶었어요. 멤버들이 지적한다고 느끼거나 지칠까 봐 걱정되기도 했는데, 그보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더 크니까 멤버들에게 ‘같이 힘내보자,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멤버들이 또 너무 착해서 ‘마구마구 지적해달라고, 피드백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해주니까 제가 용기를 얻고 더 했던 것 같아요.(웃음)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저도 제가 신기할 정도로 열정이 넘치는 게 느껴졌고, 다른 멤버들은 원래도 열정이 넘쳤지만 이렇게까지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멤버들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이런 열정을 가지고 있다면 앞으로 어떤 무대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