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는 인터뷰 내내 본인이 아쉬웠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연말 무대의 아쉬움, 데뷔 때의 미흡함, 매 무대에서의 부족함 등. 그래서 니키는 지금까지의 노력을 처음부터 다시 하게 되더라도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왜 안 했을까 생각하면 너무 아쉬워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엔진분들께 그만큼 퍼포먼스가 자랑스러운 엔하이픈”이 되고 싶어서. 

‘붉은 밤, 니키’ 라이브를 봤어요. 야구하다가 거울을 깼다면서요?(웃음)

니키: 연습실에 갈 때마다 몸 풀려고 야구를 하는데 제이크 형이 공을 못 잡아서 거울을 깨뜨렸어요! 충분히 닿을 수 있는 거리였는데 제이크 형이 일부러 무시해서 안 잡은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이제는 ‘말랑말랑 공’으로 바꿨어요. 평소에 제이크 형이랑 같이 하는데, 요즘은 성훈이 형도 야구에 빠져서 투수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지식이 없고 해본 적도 없다 보니까 제가 다 가르치면서 하고 있어요. 아, 그런데 제이크 형이 장비를 안 사거든요? 글러브도 그렇고 제가 다 사요. 이거 꼭 넣어주세요.(웃음)

 

최근에는 테니스 라켓 같이 사자고 했다던데, 그것도 니키 씨가 샀어요?

니키: 아직 안 샀는데 그러면 그걸 제이크 형한테 사라고 해볼게요.(웃음)

 

제이크 씨랑은 옷도 서로 바꿔 입는다면서요?

니키: 제이크 형이 저랑 좋아하는 스타일이나 브랜드도 되게 비슷해서 옷도 같이 바꿔 입는 편이에요. 제가 이제 안 입는 옷이 있으면 제이크 형이 입기도 하고 반대로 저도 제이크 형의 옷을 입기도 해요. 최근에는 제이크 형이 제 노란색 체크 셔츠를 갖고 싶어 해서 같이 입고 있어요. 그런데 팬분들이 “니키 또 제이크 형 것 입었네.”라고 오해하시더라고요.  제가 공항에서 처음 입었던 게 안 알려져서 잘 모르시는 것 같은데 그거 원래 제 거예요! 이것도 꼭 넣어주세요.(웃음)

 

꼭 넣을게요.(웃음) 제이크 씨랑 친해서 그런지 고기 구울 때 제이크 씨가 잔소리해도 하나도 안 듣더라고요. 예전에는 형들이 고쳐야 할 점을 말하는데 인정하기 싫을 때에도 생각해보면 형들 말이 맞을 때가 많아서 받아들이게 됐다고 했잖아요.

니키: 저도 약간 인정하는 게 예전에는 사춘기가 조금 있었어요. 그래서 말 듣기 싫고 그랬는데 이제는 잔소리 안 듣도록 알아서 잘해요. 사실 아직도 연습실에서 야구할 때는 그만하라고 장난스러운 잔소리를 듣긴 하는데, 그때마다 분위기 봐서 야구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고 그래요.(웃음)

운동을 좋아하는데, 승부욕보다는 스포츠 자체를 즐기는 편인 것 같아요. ‘EN-O’CLOCK’에서 족구할 때에도 계속 선우 씨를 챙기시더라고요.

니키: 팀워크가 제일 중요하니까. 팀워크가 좋아야 팀이 좋아지는 거니까요. 선우 형이 몸 쓰는 걸 즐기지 않아서 공놀이할 땐 저희가 다 챙겨줘요.

 

사소한 부분도 신경 쓰는 팀워크가 무대에서 빛을 발하나 봐요.

니키: 그래서 이제는 더욱 자기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어요. 작년에 투어를 돌면서 연말 무대를 준비해야 했는데,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퀄리티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는 게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재작년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 무대가 엔하이픈이라는 팀을 알리는 만족스러웠던 무대 중 하나여서 인상 깊었던 만큼, 작년에는 너무 아쉬운 부분이 많았어요. 그래서 올해에는 조금 더 잘하고 싶어요. 웅장한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직관적으로 엔하이픈의 강점을 느낄 수 있게요. 연말 무대에선 다른 아티스트분들이나 다른 팬분들도 계시는데, 엔진분들께 그만큼 퍼포먼스가 자랑스러운 엔하이픈이 되고 싶거든요.

 

매번 그렇게 아쉬웠던 무대를 곱씹으며 성장하는 것 같아요. 과거에는 아쉬웠던 부분이 지금은 더 나아진 경우도 있었나요?

니키: 데뷔 땐 지금 와서 보니 아직 부족하고 귀여운 부분들이 많았는데 이제 어느 정도 연차도 쌓였고, 퍼포먼스나 비주얼도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앨범이 어떻게 보면 데뷔 때랑 콘셉트가 가장 비슷하다 보니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하는 의미도 있어요.  엔진에 대한 고마움이나 감사함을 표현한 앨범이라 데뷔 때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제 변성기가 끝나가서 데뷔 때보다 낮은 음도 잘나거든요?(웃음) 낮은 음이 멋있게 들리는데, 제가 낮은 음이 자신 있어서 이번 ‘Bills’도 제 장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Bills’가 니키 씨의 최애 곡이죠?(웃음) 전에도 귀엽기보다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잖아요. 그러면서도 팬분들이 귀여워해주시는 게 좋다고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니키: 아휴, 제가요?(웃음) 무대에 올라갔을 때와 자체 콘텐츠의 갭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잖아요. 무대에 올라간 만큼 카리스마 있고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콘텐츠 같은 경우에는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 인터뷰와 이번 콘셉트 트레일러에서의 니키 씨의 갭처럼요?(웃음) 콘셉트 트레일러의 빌런 니키가 인상적이었어요.

니키: 저 생긴 것도 약간 빌런처럼 생긴 것 같아요. 진짜 약간.(웃음) 어둡고 춤으로 표현하는 건 제가 잘 소화할 수 있는 장르의 하나라고 생각해서 매번 잘 소화하고 싶어요. 정원이 형에서 저로 전환되는 장면에서 감독님께서 좀비 같은 징그러운 움직임을 원하셨어요. 춤으로 뭔가 보여줘야 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데뷔 때보다 긴장감 있고 차가운 느낌으로 표현했어요. 그리고 몸 쓰는 건 자신 있어서 액션도 잘 소화했는데, 표정은 표현하기 어려워서 머릿속에서 생각해보기도 하고, 영화 ‘트와일라잇’에서 뱀파이어끼리 싸우는 장면을 보면서 빌런의 표정을 연구하기도 했어요. 이번 앨범 서사에 뱀파이어 요소를 활용했다보니까 준비하기 전부터 데뷔 때보다 더 몰입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트와일라잇’을 봤거든요.

 

표정 연구를 위해 ‘트와일라잇’을 봤다면, 퍼포먼스적으로는 어떤 아티스트를 보며 연구했나요?

니키: 제가 방탄소년단 지민 선배님만의 춤선을 되게 좋아하다 보니 매번 보면서 공부하고 있거든요. 저희 ‘Bite Me’도 컨셉추얼하고 춤선이 중요한데, 그런 건 표현을 가장 잘하는 지민 선배님을 참고하면서 연습을 해요. 그래서 틱톡을 찍을 때도 이런 날이 올지 몰랐어요.(웃음) 제가 ‘Lie’로 오디션을 봤는데 이번에는 지민 선배님이랑 둘이서 틱톡을 찍게 돼서 너무 영광이었어요. 너무 착하시고 엄청 잘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그렇게 열심히 연구하다 보면 콘셉트에 더 잘 몰입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니키: 그래서 뱀파이어라고 하면 느껴지는 다크하고 차가운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열심히 해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어서 그냥 다 100%로 추고, 너무 흥분해서 콘셉트에 안 맞게 엄청 ‘빡세게’ 췄거든요. 그런데 이번 ‘Bite Me’는 열정적으로 추는 것보다는 젠틀하게 추는 게 콘셉트가 더 잘 표현되는 것 같아서 코러스부분 같은 경우는 전체적으로 힘을 빼되 임팩트 주는 부분만 힘을 주는 식으로 완급 조절을 하고 있어요.

‘Bite Me’는 안무 제작에도 참여했잖아요.

니키: ‘Bite Me’의 훅 부분에서 제가 가운데로 들어가는 파트가 있거든요?  제가 짠 안무인 만큼 더 잘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파트가 7명끼리 뭉쳐서 추는 만큼 임팩트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해서 힘을 더 많이 실을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안무를 제작한 부분이 또 있나요?

니키: 제가 염두에 둔 파트가 제이 형 파트라 그게 딱 들어가서 되게 기뻤어요. 훅 부분에서 멜로디가 힙하게 바뀌는 구간인데, 이 부분까지 다 콘셉추얼하면 재미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기에서 힙한 요소도 조금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안무를 짰는데, 이번 앨범이랑 잘 맞는 동작이 들어가서 마음에 드는 파트예요. 아직도 다른 멤버들은 동작이 어렵다고 하는데 그만큼 엔하이픈 안무 중에 여태까지는 없던 움직임이에요.

 

월드 투어를 하면서 시간을 쪼개 연말 무대 준비도 하고, 안무 제작도 한 거예요?

니키: 하고 싶은 거는 다하고 싶은 성격이라서요. 지난번 앨범에 제이크 형 가사가 들어간 것도 그렇고 저희 앨범이다 보니 조금씩이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서 전 안무를 짜봤습니다. 전부터 해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도전을 못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해외 투어 중에 데모 곡을 들었는데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호텔에서 안무를 짜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연습실에서 찍어 보냈는데 운 좋게 들어갔어요.

그런 노력이 엔진분들에게 더 와닿았나 봐요. 투어 때 편의점에 간식을 사러 갔는데 니키 씨 머치가 없었다고 하셨잖아요.(웃음)

니키: 코카콜라랑 컬래버레이션해서 나온 머치가 있었는데, 일본 편의점에 갔을 때 저희 머치가 있는 것만으로도 되게 신기했어요.

 

그때 멤버분들께 편의점 간식도 추천해주셨다면서요?

니키: 편의점에는 밤늦게 가면 먹을 것도 없어서 가실 거면 최대한 빨리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엔진분들은 일본에 가시면 무조건 편의점에 들렀다가 호텔로 가세요. 그리고 삼각김밥이 진짜 맛있어요. 연어나 연어 알도 맛있고, 야키니쿠 삼각김밥도 맛있어요.(웃음)

 

일본 간식 추천도 해주시지만, 동시에 한국에 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일본어를 종종 잊어버릴 정도로 한국에 익숙해지고 계신다면서요?(웃음)

니키: 사실 ‘I-LAND’ 때는 한국어를 못했고, 일본인 멤버가 몇 명 있어서 일본어가 더 편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일본인 멤버도 저밖에 없어서 일본어를 같이 할 기회가 없다 보니 일본어를 써야 할 땐 리마인드를 시켜야 해요. 한국어와 일본어가 문법이 비슷하긴 한데 표현하는 방식이 달라서 요즘은 그걸 전환시키는 게 어려워졌어요. 일본어가 너무 어색해지고 억양도 달라져서 외국인처럼 되어버렸어요.(웃음)

 

그럼 케이 씨랑 자주 통화하시는 게 일본어를 리마인드하는 기회이기도 하겠네요.

니키: 최근에는 월드 투어도 돌면서 조금 바빠져서 전화할 정신이 없었는데, 매일 통화했을 때도 있었어요. 케이 형이 얘기하기 쉬운 편한 형이기도 하고, 힘든 시기를 같이 겪은 사람으로서 응원하고 싶고 잘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강해서 더 자주 연락하곤 해요.

 

위버스 라이브에서 케이 씨랑 타키 씨의 데뷔 축하 선물도 준비했다고 했잖아요.

니키: 저도 무선 헤드폰을 갖고 있는데 너무 좋기도 하고, 음악을 많이 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희는 이동도 많이 하니까 음악이 없으면 너무 답답하고 불편해서 자주 쓰라고 이름을 각인해서 선물해줬어요. 그런데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어서 제일 작게 각인해서 글씨가 잘 안 보이긴 해요.(웃음)

회사도 매일 차로 출퇴근하잖아요. 생일 때는 출퇴근할 때마다 회사 앞 카페에서 열리는 생일 이벤트를 보며 어떤 선물을 받아도 그것만큼 행복한 선물이 없는 것 같다고 하셨던게 생각나네요.

니키: 출근할 때도, 퇴근할 때도 카페가 보이잖아요. 이렇게까지 해주신다는 게 그만큼 사랑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하니까 ‘내가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는 실감이 나고, 생일이 될 때마다 항상 감동받죠. 그만큼 무대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보다 더 열심히요?

니키: 저는 아직까지도 100% 만족하는 무대, 완벽한 무대를 보여준 적이 없어요. 많이 했던 무대여도 아직도 매번 무대를 할 때마다 아쉽고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카메라를 보는 것부터 표정이나 라이브, 안무, 의상까지 하나를 신경 쓰면 다른 하나가 부족해져서 다 채울 수가 없는 거예요. 처음에는 머리가 하얘질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월드 투어를 돌면서 많이 성장해서 완벽에 조금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보여줘야 될 무대에서 더 잘하는 멤버가 되고 싶어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요.

 

예전 ‘GQ’ 인터뷰에서 “연습생 때 월말 평가 직전 혼자 열심히 연습했던 순간이 떠올라요. 그때로 돌아가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얘기했던 게 기억나네요. 

니키: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해야 될 것만 연습을 했던 것 같아서 아쉬워요. 처음 한국에 올 땐 중학생이었어도 다른 동갑 친구들은 못하는 ‘내 도전’을 하고 싶었고, 남이 안 하는 걸 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월말 평가 때는 ‘이 노래를 부르고, 이 안무를 추자.’ 이 두 개만 열심히 했었는데, 다시 돌아가면 안무를 짜는 거나 작곡처럼 더 공부할 수 있는 게 많다 보니까 돌아가고 싶어요.

 

지금까지 정말 힘들게 노력했을 텐데, 그 노력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더라도요?

니키: 그래도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후회는 전혀 안 해요.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왜 안 했을까 생각하면 너무 아쉬워서요.

Credit
글. 오민지
인터뷰. 오민지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김지은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허세련, 이건희, 차민수, 이지훈 (빌리프랩)
사진. 니콜라이 안 / Assist. 조승한, 이해지
헤어. 안치현 (fleek)
메이크업. 권소정
스타일리스트. 지세윤 / Assist. 최한별
세트 디자인. 최서윤, 손예희, 김아영 (da;rak)
아티스트 매니지먼트팀. 박성진, 이신동, 홍유키, 김한길, 강병욱, 우수현, 박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