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들을 위해 기꺼이 ‘SP(경호 경찰)’ 혹은 ‘파파’가 되어주기로 자처한 후마. 그 넓고 깊은 마음에 사랑으로 품어가는 멤버들, 춤, 음악 그리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

요즘 캠핑에 빠져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 가족들과 캠핑도 많이 가셨다고요.

후마: 어렸을 때 가족이랑 캠핑 갈 때는 약간 귀찮기도 하고 ‘집에서 게임하고 싶은데.’ 이렇게 생각할 때도 있었어요.(웃음) 그런데 크고 나서 제가 바쁠 때면 가족들이 가끔 저 없이 캠핑을 가는데, 그때 찍어온 사진을 보면 괜히 더 가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캠핑 도구도 사기 시작했어요. 아직 본격적으로 캠핑을 가진 않았지만 지금은 일단 도구를 모으는 게 재미있어요.

 

도구 모으는 데 왜 재미를 느끼셨어요?

후마: 캠핑 도구를 같은 브랜드로 다 맞춰서 모으고 싶은 그런 바람이 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캠핑 갈 시간이 많지 않으니 식사할 때라도 그냥 젓가락이 아니라 제 전용 젓가락을 쓰는데 음식의 맛이 정말 다르더라고요. 진짜 맛있어져요! 진짜예요.(웃음) 지금은 그런 거에 좀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마키 씨 생일에도 수저를 선물하셨군요.(웃음)

후마: 네. 마키가 가끔 제가 선물한 수저를 쓰는 걸 보면 뿌듯하더라고요.

 

한국에서 활동하는 동안 기회가 된다면 캠핑하러 가보고 싶은 곳도 있나요?

후마: 한국에서 지금 캠핑이 인기가 많잖아요. 제가 사실 성격이 혼자 있는 걸 좋아해서 솔로 캠핑을 한 번 해보고 싶어요. 혼자 의자에 앉아서 감성이나 분위기를 느끼는 시간도 꼭 가지고 싶고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독서도 있는 것 같더라고요. ‘&ROUTINE’에서 “매일 아침 책을 읽으며 출근합니다.”라고도 했죠.

후마: 사실 처음에는 독서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앞으로는 가사도 써보고 싶고 인터뷰를 하거나 평소 말할 때도 ‘예쁜 말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점점 독서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일단 책을 많이 샀고요. ‘일단 사면 읽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거든요.(웃음)


독서하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는 부분도 있을까요?

후마: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좋은 표현 같은 게 있으면 메모를 하곤 해요. 예를 들어 예쁜 별을 볼 때면 그 모습을 비유하는 표현을 생각해서 적어놓고요. 메모하는 걸 이제 시작했으니까 나중에 가사를 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웃긴 게 메모한 당시에는 괜찮은데 다음 날 보면 되게 창피해요.(웃음) ‘왜 이런 걸 썼지?’ 이러면서 너무 로맨틱하게 써 있는 걸 보면 ‘이게 좀 아닌데?’ 하는 생각도 들고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 기록한 걸 보면 가끔 그렇더라고요.(웃음) 평소 책을 좋아하는 게 어휘력이나 표현력 부분에도 영향을 줄 것 같아요. 

후마: 언어는 제가 아직까지 실력이 부족해서 ‘팬분들 앞에서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이나 걱정도 정말 많아요. 제가 긴장하면 말이 잘 안나오거든요. 저는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스태프분들께서도 칭찬해주시고 한국어 선생님도 “자신감만 있으면 돼.”라고 말해주셔서 요즘은 한국어를 배우면서 자신감도 같이 배우고 있어요!

이번 앨범에 한국어 버전의 곡이 포함되기도 했는데 앨범 준비 과정이 어렵지는 않았나요?

후마: 평소 말할 때는 괜찮은데 노래로 하니까 발음이 잘 안 되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서 의주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여러 번 시도한 덕분에 잘 나온 것 같아요. 그리고 ‘Road Not Taken’을 처음 들었을 때 ‘춤이 진짜 힘들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죽을 것 같다기보다는 진짜 죽어요.(웃음) 힘들긴 하지만 춤이랑 노래의 분위기가 저랑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제가 춤출 때 무거운 느낌을 내거나 파워풀한 움직임을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부분을 많이 느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FIREWORK’는 듣자마자 ‘무조건 성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도 있을까요?

후마: 무조건 ‘FIREWORK’요! 특히 전 제 파트가 너무 좋은데 사실 파트를 받기 전부터 꼭 부르고 싶은 부분이었어요.  

 

어떤 점에서요?

후마: “그 만남이 가르쳐 준 거야 혼잔 아니란 걸(教えてくれた 僕は一人じゃないと)” 부분이 제 목소리랑도 잘 어울리고 무엇보다 그 가사가 진짜 제 모습이자 제 이야기 같았거든요. 저도 계속 혼자서 가수라는 꿈을 꾸고, 오디션도 봤는데 이제 혼자가 아니라 ‘&TEAM이 있다.’ 이런 느낌도 들고요. 그리고 “젖은 내 도화선 위에 너라는 불을 붙일게(湿りきった導火線 もう一度 火を付ける)” 부분도 제가 포기하고 싶었던 시기를 생각했는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이루었다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어요. 두 부분 다 꼭 부르고 싶었는데 실제로 제 파트가 돼서 ‘FIREWORK’는 제게 운명 같은 노래예요.(웃음)

‘FIREWORK’ 퍼포먼스 제작에도 케이 씨, 유마 씨와 함께했죠. 

후마: 멤버들이 모두 연습할 때 “이런 각도로 하면 괜찮은데? 이건 이렇게 하자.”라고 아이디어나 의견을 많이 내고 있어요. 이번에는 케이 형의 아이디어가 반영되었는데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자체가 저희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고, 나중에도 다 같이 안무를 만들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열심히 준비한 만큼 특별히 집중해서 봐줬으면 하는 부분도 있나요?

후마: 불꽃이 폭발하는 느낌을 담아 강렬하면서도 정확하게 안무를 소화하려고 신경 썼어요. 특히 마지막 부분이 춤을 추면서도 소름이 돋았는데 정말 눈물날 정도로 좋거든요. 이번 퍼포먼스가 칼군무로 소화하는 게 힘들기도 하지만, 그때 저희의 얼굴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표정을 봐주시면 루네분들도 감동받으실 거예요.

 

이번 퍼포먼스가 특히 고난이도인 만큼 연습 과정에서 멤버들에게 도움을 준 부분도 있을까요? ‘&AUDITION - The Howling(이하 ‘&AUDITION’)’ 때도 그렇고 비하인드 영상을 보면 후마 씨가 중간중간 멤버들에게 안무를 가르쳐주더라고요.

후마: 멤버들이 잘하다가도 갑자기 무대하기 전에 걱정하는 모습을 보일 때도 있어요. 그럴 때면 디테일하게 알려주기보다 간단하게 소화할 수 있는 팁을 주고 있어요. 예를 들어 ‘Road Not Taken’에서 걷는 척하는 동작이 있는데 하루아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고 여기선 손을 펴고 크게 크게 하면 돼.”라고 했는데 그렇게만 말해도 정말 잘해요. 많은 걸 알려주기보다 그런 섬세한 팁 하나를 알려주려 하고 있어요.

멤버들이 긴장하거나 걱정할 때도 “멋있어. 잘했어.”라며 늘 격려해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후마: 멤버들의 행복이 저의 행복인 것 같아요. 멤버들이 웃고 있으면 저도 되게 행복하고요. 그래서 멤버들이 자신 없어 보이거나 피곤해 보이면 습관처럼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고 말하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가족들이 제가 오디션을 준비할 때나 어떤 상황에서도 늘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셨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영향을 많이 받게 되었어요. 

 

늘 응원해준 가족에게 데뷔 소감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장 처음으로 전하기도 했죠. 멤버들을 만나고 &TEAM으로 데뷔하게 해준 ‘&AUDITION’을 나가기로 결심한 당시의 선택에 대해 지금 생각하면 어때요?

후마: 잘 선택했다고 그때 제게 칭찬해주고 싶어요. 진짜 고민했거든요. 사실 이 세상에 오디션은 많고 ‘다른 길을 가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고민도 있었고요. 그런 와중에도 가수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고 ‘&AUDITION’을 선택한 게 정말 잘한 일 같아요. 동시에 가족들한테는 되게 미안하기도 해요. 가족들이 끝까지 응원해주셨고 그 응원 덕분에 데뷔할 수 있어서 감사드리는 마음뿐이고요. 그때 왜 저를 믿어주셨을까요.(웃음) 아, 지금 갑자기 딱 생각났는데 파이널 라운드를 앞두고 진심으로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머니께 메시지를 보낸 게 기억나요. “데뷔를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데뷔 못하게 되면 정말 미안해.”라고 말씀드렸거든요. 전 사실 제 약한 부분이라든지 눈물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싫은데 그때가 처음으로 약한 모습을 보여드렸어요. 


그때 가족들은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후마: 어떤 결과가 나와도 다 괜찮다고 해주셨어요. 지금까지 해왔으니까 일단 이번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해보라는 말씀도 하셨고요. 그리고 제가 외동인데 아들이 아직도 그렇게 포기를 안 하고 오디션을 한다면 어떤 마음일지 생각해봤거든요. ‘이제는 다른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할수도 있는데 저희 가족들은 정말 끝까지 응원해주셨어요.

가족들의 응원으로 데뷔한 이후, 외동인 후마 씨에게 여덟 명의 형제도 생겼어요. 그런 멤버들을 위해 ‘파파와 SP’ 역할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후마: (웃음) 시작이 뭐였지? 아마도 이게 하루아가 저를 ‘파파’라고 불렀을 때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제가 형이기도 하고 몸도 크고 그러니까 다 지켜주는 파파나 SP 같은 이미지를 멤버들도 느끼는 것 같고요. 이제는 자연스럽게 멤버들이 저를 ‘SP’라 부르고 하루아는 후마 형 말고 아예 파파라고 해요. 특히 막내 라인 동생들은 저도 진짜 아들 같이 생각하는데요.(웃음) 동생들이 “이거 봐요~” 이런 말도 하고 저를 잘 따르거든요. 하루아도 그렇고 마키는 오디션 때 함께 있던 적이 별로 없었는데 데뷔하고 나서 강아지처럼 붙어 있는 거예요. “그만해~”라고 하는데도 제게 계속 붙어 있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요. 타키는 게임을 좋아하니까 같이 게임하면서 놀아주는 제 모습을 보면서 ‘와! 뭔가 진짜 파파 같다.’ 그렇게 느껴요.(웃음)

 

멤버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도 있을까요?

후마: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지키고 싶다.’라는 마음이 컸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전 사실 히어로가 꿈이에요. 누군가의 히어로요. 그리고 파파랑 SP라는 타이틀 자체가 마음에 들기도 하고요. 자기소개나 개인기를 할 때 어려운데 그럴 때마다 파파나 SP라고 말하면 팬분들도 ‘후마는 그런 사람이구나.’라고 이해하기 쉬운 것 같아서요. 얘들아, 잘했다! 저를 그렇게 불러줘서 감사합니다.(웃음)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지키고 싶다.’라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후마: 히어로를 좋아해서 히어로 애니메이션을 많이 봤는데 그중에서도 영향을 받은 건 ‘스파이더맨’이에요. 어릴 때 스파이더맨이 되고 싶어서 손 위에 일부러 거미를 올려놓기도 했거든요.(웃음) 그렇게 처음에는 제가 좋아해서 시작한 건데 언젠가부터 어머니나 제 옆에 있는 친구들을 지키고 싶은 마음으로 바뀌더라고요. 어른이 되면서 제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히어로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히어로 같은 일화로 규동집을 갈 때 지갑을 놓고 간 의주 씨에게 도움을 준 이야기도 생각나네요.(웃음)

후마: 그때 의주의 전화를 받고 제가 무의식적으로 규동집으로 가고 있는 거예요. “알았어, 갈게.”라고 말하고 자동적으로 몸이 움직이는 느낌이랄까요. 스스로도 좋았던 게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제 모습을 보며 ‘진짜 히어로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앞으로도 이런 경우가 생기면 우선적으로 제가 먼저 도와줄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그럼 후마 씨가 그렇게 기댈 수 있는 존재도 있나요?

후마: 멤버로 얘기하면 의주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희가 리더와 서브리더니까 같이 얘기하는 시간도 많고요. 의주는 제 마음속에 있는 긍정적인 것도, 부정적인 것도 다 얘기할 수 있는 존재예요. 그리고 같이 식사할 때면 팀에 대한 깊은 얘기도 많이 하고요. 최근에도 같이 고기를 먹으면서 얘기한 게 사실 저희 팀이 어느 정도 나이 차이가 있다 보니까 특히 막내들은 의견을 내기가 당연히 쉽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모든 사람이 편하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 노력 덕분에 모두가 편하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 같아요. 후마 씨도 평소 다양한 부분에서 의견을 내는 편인가요?

후마: 전 의견을 내기보다는 주로 들어주는 편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멤버들을 만나고 나서 나이와 상관없이 얘기를 편하게 나누는 게 되게 재미있고, 제 스스로도 새로운 모습을 많이 발견하게 되었어요. 여러모로 멤버들이 저를 많이 바꿔준 것 같아요.

 

자신을 변화하게 만들어준 멤버들과 함께하는 데뷔 후 첫 컴백에 대한 기대는 어떤가요? 

후마: 특히 이번에는 한국 활동도 하는데 아직 전체적으로 실력이 모자란 저희 신인 &TEAM을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부족한 부분이 많을 수도 있지만 계속 응원해주시면 그 응원이 저희에게 정말 큰 힘이 되거든요. 그리고 얼른 많은 분들께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는 무대가 퍼포먼스를 하는 공간이자 콘텐츠나 화보 촬영을 하는 공간도 모두 무대라 생각해요. 제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공간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모든 무대 하나하나를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임하고 있어요. 아직 저희가 데뷔한 지 반 년밖에 안 되었지만 전 앞으로도 이 마음을 절대 잊지 않을 거예요.

Credit
글. 이지연
인터뷰. 이지연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이예진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장예슬, 우에다 사에코
사진. LESS / Assist. 이수정, 박순석, 전준서
헤어. 임정호, 김민영, 김민욱
메이크업. 백현아, 이지민
스타일리스트. 김병규
아티스트 운영팀. 송병천, 사토 마나부, 모치즈키 켄타, 마츠모토 치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