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주는 자신의 생각을 한 땀 한 땀 내뱉으며, 조심스레 문장을 매듭지어 나간다. 잔잔히 스며들다 어느새 큰 울림으로 남는 답변은 그가 자신의 일을 대하는 방식과 닮아 있다.

요즘 의주 씨를 즐겁게 하는 관심사가 있나요?

의주: 원래 영화나 드라마 보는 걸 좋아했다가 책으로 바뀐 느낌인데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라는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보지 못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서점에서 원작을 발견해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도 재밌다는 생각이 들어 몇 권 보고 있어요.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일상 소설도 읽고, 지금은 판타지 소설도 읽는 중이에요. 그렇게 오래된 취미는 아닌데(웃음) 이동할 때나 퇴근하고 자기 전에 몇 장 읽어요.

 

먹거리를 즐기는 것도 의주 씨의 또 다른 취미 같아요. ‘&DAY_OFF’에서는 일본에서 혼자 음식점을 방문하던데, 자주 가는 맛집도 생겼나요?

의주: 일본 숙소 근처에 고기 요리를 하는 가게가 있어요. 타키랑 후마 형이랑 셋이 갔는데 너무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어 혼자도 가고 유마랑 후마 형이랑 다시 가서 먹기도 했어요.(웃음) 저는 원래 집에만 있던 사람인데, 일본에서 시간이 날 때 여행 가는 느낌으로 새로운 곳을 찾아다니려고 해요. 길 가다 맛있어 보이는 음식점에 들어가거나 본 적 없는 메뉴를 먹어보기도 하고요.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갔다가 맛있는 걸 먹고 돌아오는 게 좋더라고요.

 

멤버들과도 서로 다른 음식과 문화를 알려주기도 하잖아요. 이번 한국 활동에서 기대되는 게 있어요?

의주: 사실 저도 한국에서 못해본 게 많아요. 계곡에 가서 놀거나 남산 타워를 올라간다거나, 영화관에도 가보고 싶어요. 활동은 기대 반, 걱정 반이에요.(웃음) 다른 아티스트분들의 영상이나 직캠도 많이 봐서 다들 기대하고 있는데, 한국 활동은 얘기만 듣고 해보기 전이라 두려움도 있고요. 그래도 많은 분들에게 &TEAM을 알리는 활동이 되었으면 해요. 제가 한국인이니까 다른 멤버들을 잘 받쳐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웃음) 멤버들이 실전에 강해서 많이 걱정하진 않아요.

요즘 한국어 공부 면에서 멤버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 같은데, 어떤 걸 알려주고 있어요?

의주: 주로 “이 발음이 맞아요?”, “이런 단어는 언제 쓰는 거예요?”라고 물어보면 알려주는 편이에요. 저도 ‘&AUDITION -The Howling(이하 ‘&AUDITION’)’ 시작 전에는 일본어로 말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알아는 듣는데 제 생각을 말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AUDITION’을 시작하니 일본어로 대화해야 되니까 말하게 되면서 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멤버들한테도 한국어로 자기 생각을 많이 말하는 게 빨리 느는 노하우라고 알려줘요.

 

이제 의주 씨는 콘텐츠를 진행하거나 농담을 할 정도의 일본어 실력을 갖추게 됐고요.

의주: 저도 처음에는 내가 하는 게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고, 이 타이밍에 해도 되는지 모르겠고, 그런 고민들이 있어서 말을 안 했어요. 그런데 너무 답답하고 제 생각을 말하고 싶으니까(웃음) 일단 틀리더라도 말하고 싶은 걸 말하면서 오히려 정리가 된 것 같아요. 저도 막 말하고, 막 던지는 편이에요.(웃음) 제가 아직도 일본어를 틀릴 때가 있는데, 그러면 멤버들이 다시 정리해서 말해주거든요. 그걸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다음부터 신경 써서 말하는 게 도움이 됐어요. 

 

이번 앨범 ‘First Howling : WE’의 타이틀 곡 ‘FIREWORK’는 한국어와 일본어 버전이 모두 실리게 됐잖아요.

의주: 평소에는 제가 멤버들한테 일본어로 노래 부를 때 “이 발음이 맞아?”라고 물어보는데, 이번에는 멤버들도 한국어 노래를 할 때 제게 많이 물어봤어요. 그런데 저도 한국어로 말할 때랑 노래 부를 때가 다르잖아요. 그래서 한국어는 어떻게 불러야 더 멋있게 들릴지 연구와 공부를 다시 하게 됐어요.

 

의주 씨는 ‘FIREWORK’를 어떻게 생각하고 녹음했어요?

의주: ‘FIREWORK’는 뭔가 마음이 벅차고, 막 달려 나가야 될 것 같았어요. 저는 일단 가사를 보며 그 의미를 생각하고 노래를 부르는 편이에요. 데뷔 앨범은 ‘나는 이대로 괜찮은가?’ 스스로 자각하고 바꾸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지만, 행동은 하지 않은 단계거든요. 이번 앨범은 내가 찾는 너를 만나기 위해 움직이고, 생각한 걸 행동에 옮겼다 생각했어요. ‘그때보다 더 성장한 내가 되어서 이 노래를 부르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데뷔 앨범을 준비하면서 아쉬웠던 부분들이 많아서, 보컬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어요. 다 만족스럽다고 할 수는 없지만(웃음) 스스로 성장한 게 느껴져서 이 방향대로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을 먹게 된 시간이었어요.

의주 씨가 지닌 부드러운 인상과 달리 거친 느낌을 내야 하는 ‘Road Not Taken’은 괜찮았나요?

의주: 녹음할 때 소마 PD님이 항상 “더, 더 해봐, 더”라고 하시는데.(웃음) 그래도 ‘Running with the pack’도 있었고, ‘Scent of you’도 조금은 세게 하는 부분들이 있어서 익숙해진 것 같아요. 저는 평소에는 다른 사람한테 세게 이야기를 하는 편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녹음실에 들어가면 막 화도 내보고 약간 짜증스럽게 불러보는 게 의외로 재밌고, 가끔 스트레스도 풀리는 느낌이라 좋은 것 같아요. ‘이런 목소리도 낼 수 있구나. 나의 이런 모습도 있구나.’ 생각하게 돼요.

 

‘Road Not Taken’이 퍼포먼스 면에서도 강렬하잖아요.

의주: 네, 어마어마 합니다.(웃음) 멤버들과 맞춰보면서 조금씩 익숙해진 것 같아요. ‘Road Not Taken’이 엄청 움직이는 부분도 있고, 정적이지만 강렬함을 보여줘야 해서 그런 걸 적절하게 표현하도록 신경 썼어요. ‘FIREWORK’는 말 그대로 칼군무에 쉴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어서 체력적으로 힘들다면, ‘Road Not Taken’은 멤버들이 다 같이 한 그림을 만들거나, 누구는 위로 점프하고, 올라타서 뒤로 노래를 부르고(웃음) 그런 게 힘들었어요. 그래도 멤버들이 편하게 할 수 있게끔 서로 말해주는 편이에요. “하나도 안 아프니까 걱정하지 말고 뛰어.”, “하나도 안 무거우니까 그냥 올라타.” 하고, 뛰거나 올라타는 사람도 어떻게 하면 안 무겁게 느껴질지 신경 쓰면서 연습하니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TEAM의 퍼포먼스는 상당한 연습량과 멤버 사이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셈인데, 그런 점에서 의주 씨는 리더로서 어떤 역할을 해주려고 했어요?

의주: 처음에는 “내가 뭘 해야 되지?”라는 고민도 많았고, 리더라는 게 어렵게만 느껴졌어요. 리더라고 해서 멤버들에게 뭘 해주기보다, 멤버들이 의견을 편하게 말할 수 있게끔 자리를 만들거나, 집중이 안 될 때 집중하자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해요. 아직도 어렵긴 한데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런 부분 같아서요. 리더는 제가 어려워 하는 것들을 필요로 하다 보니 무서웠던 것 같고, 그만큼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멤버들과 주변 사람들이 믿고 맡겨준 거잖아요. 그게 너무 고맙고,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어준 거니까 더 용기를 내서 할 수 있었어요.

리더라는 걸 의주 씨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였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 과정이 있었어요?

의주: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운 게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거꾸로 멤버들한테 물어봤어요. 왜냐면 저도 리더라는 역할에 대해 아는 게 없고, 뭘 해야 되는지 모르는 상태라 물어볼 사람이 멤버들밖에 없었어요. “내가 어느 타이밍에 인사를 했으면 좋겠어?” 물으면 멤버들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줘요. 그리고 후마 형이 서브리더니까 편하게 의지하고 물어볼 수 있었어요. 모르는 게 있으면 혼자 생각하기보다 형을 찾아가요. 그러면 후마 형도 “그러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되지?” 하고 같이 고민해주는 것만으로 안심이 되고 위로가 됐어요.

 

그렇게 멤버들의 의견을 듣거나 고민을 나누는 건 의주 씨에게 어떻게 다가왔어요?

의주: 저는 저와 다른 생각을 듣는 게 재밌어서, 그런 성격이 멤버들의 이야기를 듣고 편하게 얘기할 수 있게끔 해주는 데 도움이 됐어요. 거꾸로 제 생각을 말하는 건 익숙하지 않아서 어렵기도 했어요. 원래 혼자 고민하고 시간 보내는 걸 좋아했고요. 그런데 멤버들과 같이 얘기를 나누며 “나는 이런 것 같은데?” 했을 때, 멤버들이 “그 생각 좋다.”고 해주면 ‘내 생각이 맞구나.’ 확신을 갖게 된다는 걸 새롭게 느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팀이 더 잘 활동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은 멤버들에게 의지하는 것 같아요.


의주 씨가 조금 더 마음 놓고 의지하는 멤버들도 있나요?(웃음)

의주: 모르는 게 있으면 형들한테 물어보고 의지하는 것 같고, 아무래도 니콜라스가 동갑이다 보니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편한 분위기라 의지가 돼요. 동생들은 챙겨주고 싶고 형들한테는 형이니까 예의 바르게 말하는 게 있는데,(웃음) 니콜라스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고 짓궂은 장난도 받아줘서요. 후마 형과는 팀적으로 고민을 나눈다면, 니콜라스와는 아티스트로서, 아이돌로서 어떻게 해야 될지 조언도 해줘요. “너는 이럴 때 멋있고, 이럴 때 잘하니까, 이런 부분을 더 표현하면 좋지 않을까?” 하며 서로 선생님이 되거나 편한 친구가 될 때가 있어요.

 

반대로 동생들에게는 어떤 존재가 되어주려고 해요?

의주: 사실 아무리 동생들에게 “편하게 의견을 말해.”라고 해도 형이니까요.(웃음)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챙겨주고, 작은 것 하나라도 “마키나 타키, 하루아는 어때?”라고 물어보는 것 같아요. 가끔은 저보다 어른스럽기도 하고, 동생들한테도 배울 게 너무 많아요. 오히려 제가 리더로서 크게 팀에 기여를 하거나 그런 것도 없는데, 리더라고 양보를 해줄 때(웃음) 고맙죠. 그리고 저는 타지에서 생활하는 거니까, 제가 어디 간다고 하면 멤버들이 “혼자 갈 수 있어?” 물어보고 같이 가준다거나 할 때도 많이 고마워요.

그런 멤버들과 &TEAM으로 함께한다는 건 의주 씨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어요?

의주: ‘&AUDITION’을 하면서 ‘내가 하는 일이 혼자서는 절대 못하는 일이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의지하며 사람으로서 더 성장한 느낌이에요. 제가 언제나 객관적으로 보고, 항상 잘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제가 방향이 틀어졌을 때는 멤버들이 잘 잡아주니까 저를 다시 돌아보고, 가야 할 방향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팀은 제가 혼자 멈추고 싶을 때 멈추거나 가고 싶을 때만 갈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멈출 때도 같이 멈추고 같이 가야 되는 게 팀이기에 게을러질 수 없어요. 한 팀의 리더로서, 아티스트로서, 사람으로서. 한자리에 머물지 않고 움직이게 만드는 존재가 팀이라 생각해요. &TEAM은 저를 성장하게 만드는 존재예요.

 

그런 소중한 팀을 만나기까지 Mnet ‘I-LAND’와 ‘&AUDITION’이라는 두 번의 오디션을 거치기도 했잖아요. 쉽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되는데, 지금 돌아보면 어떤 마음이에요?

의주: ‘나는 무슨 용기로 시작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웃음) 많은 용기가 필요한 도전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당시에는 저에게 생긴 기회였기 때문에, 그걸 거절할 이유가 없었어요. 더군다나 함께해온 멤버들과 같이 데뷔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 그것 하나로 하겠다고 한 것 같아요. 많은 생각은 안 했어요. 너무 좋은 기회였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어서 잡았어요. 준비하면서 어려운 과정이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큰 성장의 밑거름이 됐어요.

 

‘I-LAND’ 당시 “발전 가능성이 보인다.”는 말을 버거워 하기도 했다면, ‘&AUDITION’에서는 의주 씨가 다른 멤버들을 리드하는 성장이 있었어요.

의주: ‘I-LAND’ 당시에는 스스로에게 답답한 것도 있고,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나는 어렸구나.’ 싶고요. 그런 고민 하나하나가 쌓여 지금까지 온 건데, 열심히 해서 여기까지 잘 온 것 같아요.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되지?’라는 생각을 해요.

의주 씨가 그런 고민과 노력을 기울일 만큼, 이 일이 매력 있던 거잖아요. 데뷔하고 경험해보니 어떻던가요?

의주: 데뷔 전에 제가 생각했던 아이돌은 반짝반짝 빛나고, 현실 세계에 없을 것 같은 존재였어요. 회사에 들어와 연습생 친구들을 보고, 데뷔하고 활동을 해보니 그 뒤에 엄청난 과정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그런 부분에 더 매력을 많이 느껴요. 보여지지 않는 곳에서도 많은 노력과 피땀을 흘려가며,(웃음) 준비한 결과물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직업이 매력적으로 다가와요. 연습생 때는 준비했던 걸 보여주고 평가를 받다 보니, 데뷔를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줄 알았어요. 연습한 걸 보여줘야 되고, 잘해야 된다는 생각에 익숙해져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무대에 서보니 무대를 보며 즐기는 팬분들이 계시니까, 저도 부담스러웠던 자리가 즐겁고 재밌어졌어요. ‘팬분들을 재밌게 해줘야지, 좋은 걸 보여드려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서 연습할 때도 더 욕심이 나요.

 

그렇게 의주 씨를 욕심내게 하는 루네들은 이제 어떤 의미가 되어가고 있어요?

의주: 최근 팬 투어를 하면서 ‘나를 그리고 우리 &TEAM을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구나.’ 알게 됐어요. 루네분들의 응원과 사랑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힘이 되고, 위로가 돼요. 그래서 저도 그만큼 보답하기 위해 그리고 곳곳에서 응원해주시는 루네분들을 만나러 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려고요. 물론 콘서트나 투어처럼 큰 목표도 있겠지만, 저희가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 하나하나 보여드리고 싶은 게 꿈이에요.(웃음)

Credit
글. 윤해인
인터뷰. 윤해인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이예진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장예슬, 우에다 사에코
사진. LESS / Assist. 이수정, 박순석, 전준서
헤어. 임정호, 김민영, 김민욱
메이크업. 백현아, 이지민
스타일리스트. 김병규
아티스트 운영팀. 송병천, 사토 마나부, 모치즈키 켄타, 마츠모토 치히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