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던 소년은 마침내 하나의 길을 택했다. 여덟 명의 멤버와 함께 달리는 길.
위버스에서 굉장히 다양한 언어로 소통하시더라고요. 원래 사용하시는 4개 국어(영어, 일본어, 독일어, 한국어)뿐만 아니라 스페인어와 중국어도 있던데요?
마키: 아마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 같은데, 9개 국어를 하시거든요.(웃음) 그래서 저도 제 아버지처럼 되고 싶어서 다른 언어를 많이 배우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은 루네 여러분들의 언어로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제일 커요. 얼마 전에 한국에서 팬 사인회를 했을 때도 팬분들이랑 한국어로 같이 ‘티키타카’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거든요!
부모님 영향으로 영어, 일본어, 독일어를 접해 오셨는데, 한국어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어요?
마키: 가장 처음으로 본 한국 드라마가 ‘이태원 클라쓰’예요. 어머니랑 같이 봤는데, 한국어의 말투가 좋은 의미로 신기해서 한국어로 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에는 멤버들이랑 같이 영화 ‘기생충’을 봤는데요, 일본어 자막이 있긴 했지만 전보다 한국어를 더 알아들을 수 있어서 스스로도 놀랐어요.
최근에 배운 기억 남는 한국어 표현이 있나요?
마키: 음… “저를 여기에 있게 해준”이요. 예를 들어 “저를 여기에 있게 해준 ‘&AUDITION’” 이런 식으로 말하는 표현법을 배웠어요.
예시가 인상적인데요.(웃음) 숙소에서도 혼자 진지하게 ‘&AUDITION - The Howling(이하 ‘&AUDITION’)’을 본다면서요.
마키: 원래 ‘&AUDITION’이나 휴대폰에 있는 옛날 사진들이나 영상을 자주 봐요. 예전과 비교해서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 알아보는 게 기분이 좋더라고요. 보통 외적인 변화를 좀 많이 보는데(웃음) 키도 ‘&AUDITION’ 때보다 많이 큰 것 같고 얼굴도 뭔가 더 성숙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さよならひとり (Sayonara Hitori)’ 무대 영상을 가장 많이 돌려보는데 그때에 비해 노래랑 춤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는 걸 좋아해요.
사실 실력이 늘기 전의 자기 모습을 다시 보는 게 쉽지만은 않잖아요.
마키: ‘그때보다 지금 더 잘하고 있으면 되지.’라는 생각이 있어요. 그때는 잘 못했지만 그 일이 있어서 지금 여기에 있을 수 있는 거니까요. ‘&AUDITION’에 지원할 때도 댄스에 대한 실력과 지식은 많이 없었지만 그 안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될 거라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래서 걱정은 나중에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우선 도전한 거였거든요. 그리고 1년 전 그때는 제가 지금 이렇게 멋있게 &TEAM의 멤버가 되어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던 걸 생각하면 재밌기도 해요.(웃음)
확실히 2020년 이전의 마키 씨는 상상을 못하셨을 것 같아요.(웃음) ‘I-LAND’를 보고 처음 아이돌을 꿈꾸게 되셨잖아요.
마키: 사실 제가 어렸을 때 꿈이 많았는데, ‘I-LAND’를 보기 전에는 뮤지컬 배우 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도 노래랑 춤, 연기를 너무 재밌게 하고 있긴 했는데, 뭔가 부족하다는 마음이 어딘가에 있었어요. 그때 ‘I-LAND’를 보고 팀원들과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그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무대를 한다는 점에서는 아이돌과 뮤지컬 배우가 비슷한데, 어떤 부분이 채워졌던 걸까요?
마키: 뮤지컬은 매번 오디션을 보고, 작품마다 같이 하는 사람이 계속 바뀌거든요. 그런데 아이돌은 같은 멤버와 함께 꿈을 향해 달려가잖아요. 한 팀으로 쭉. 그게 결정타였어요.
이번 앨범 ‘First Howling : WE’의 스토리가 떠오르네요. ‘도전하고 싶다.’는 내면의 목소리를 깨달아 함께할 ‘너’를 찾아 달리는 내용이잖아요.
마키: 맞아요! 저도 처음 ‘First Howling : WE’에 대해 설명을 들었을 때 다른 멤버들을 찾으면서 점점 동료들이 늘어가는 이번 앨범이 ‘&AUDITION’부터 &TEAM까지의 스토리라인으로 연결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우리 9명이면 이 콘셉트를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만 할 수 있는 거라 새로운 분위기의 팀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도 됐어요.
이번 콘셉트 포토 ‘THIRSTY’ 버전의 마키 씨는 정말 본 적 없는 새로운 분위기던데요.
마키: 우선 머리를 금발로 염색했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그 마음으로 자유롭게 달리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치만 그 과정이 마냥 재밌기보다는 빨리 찾고 싶은 마음에 ‘어렵다.’나 ‘힘들다.’라는 감정도 있을 것 같았어요. 그걸 중점적으로 표현했어요. 그리고 ‘BLOOM’은 정말 저의 모습 그대로였어요! 학교 끝나고 나서 비밀 기지에 모여서 파티를 준비하는 그런 콘셉트였는데, 저는 형들이 준비하고 있는데 장난치거나 방해하는 그런 아이 같은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사실 평소에도 제가 좀 장난을 잘 쳐서 굳이 연기를 할 필요는 없었어요.(웃음) 그래서 진심으로 즐길 수 있었던 촬영이었어요.
하지만 평소에는 방해하기보다는 치우시는 쪽 아닌가요?(웃음) &TEAM의 청소 리더시잖아요.
마키: 청소 리더!(웃음) ‘&AUDITION’ 때도 같이 숙소 생활을 했는데, 그때도 제가 청소를 잘하는 편이었거든요. 그때부터 그런 이미지가 된 것 같은데, &TEAM이 되고 나서 숙소 청소를 어떻게 할지 정할 때 제가 먼저 손 들고 “그럼 제가 청소 리더를 할까요?”라고 했어요. 연습생이 되고 난 후에는 빨래나 청소 같은 집안일을 제가 스스로 해야 되잖아요.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해야 한다는 걸 배우다 보니까 신경 쓰이는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 하지 않으면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스스로 하지 않으면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인상적이에요. 그런 마인드가 마키 씨를 계속 발전하게 만드는 걸까요? 최근 매거진 ‘MAQUIA’ 인터뷰에서 노력을 통해 변성기를 극복했다고 말씀하신 것처럼요.
마키: 변성기가 시작된 게 연습생 때였는데 갑자기 원래 부를 수 있던 곡을 못 부르게 돼서 너무 놀랐어요. 성대의 형태가 변하면서 고음이나 가성을 내는 게 어려워져 엄청 침울했었어요. 그래도 소마 PD님이 “고음이 안 돼도 계속 외쳐봐야 더 낼 수 있게 된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 목은 상하지 않은 정도로 제가 낼 수 있는 음역대의 고음을 계속 연습했고 이제는 변성기 전보다도 고음을 더 쉽게 낼 수 있게 됐어요. 이번 앨범 녹음할 때도 확실히 성대를 조절해서 목소리 내는 게 잘되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랩할 때도 도움이 됐나요? ‘Road Not Taken’에서 랩을 하셨는데, 처음 들어보는 마키 씨의 목소리였어요.
마키: 감사합니다.(웃음) 사실 선생님이 제가 랩에 재능이 있다고 해주셨어요. 호흡을 쓰면서 랩을 하는 게 어려운데, 제가 노래를 부를 때도 호흡을 잘 쓰는 편이거든요. 그게 랩을 할 때도 적용되는 것 같더라고요. ‘Road Not Taken’ 랩 부분을 부를 때는 낮은 목소리로 빌런 같은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잘하고 싶어서 영어 랩을 많이 듣고 따라 하면서 연습하기도 했어요. 제가 원래 잘 안 돼도 그 경험이 나중에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일단 걱정 없이 뭐든 해보는 것 같아요. 이건 그냥 제가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마인드를 갖고 태어난 것 같아요. 어렸을 때도 여동생의 발레 공연을 보고 어머니가 “마키도 발레 할래?” 물어보신 적이 있는데 처음에는 하고 싶지 않다고 했거든요? 근데 그 다음 날 아침에 ‘역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발레를 하겠다고 했어요.(웃음) 이유는 몰라도 저라면 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때 발레를 배운 경험도 결국 나중에 도움이 됐나요?
마키: 네. 여덟 살부터 열세 살까지 발레를 했는데, 연습생이 되고 처음 춤을 배울 때 발레에서 배운 턴이나 점프 같은 기본 동작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됐거든요. 그 경험이 없었으면 아예 못했을 것 같아요. 지금은 그만둔 지 오래돼서 발레는 못하지만 기본기에 도움이 됐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번 퍼포먼스를 처음 배울 때는 어땠어요? 난이도가 상당하던데요.
마키: 이번에 진짜 ‘Under the skin’보다 힘든 것 같아요.(웃음) 특히 ‘FIREWORK’는 한번에 쭉 연습한다고 하면 다 같이 주먹 쥐면서 “하… 화이팅”이라고 할 정도였어요.(웃음) 그 정도로 저번보다 어려워져서 잘할 수 있을지 좀 걱정했는데요. 그래도 자신감을 가지려고 했어요. 선배 아티스트분들 무대를 보면서 무대 위에서는 자신감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무대에서 틀리더라도 안 틀린 것처럼 보일 때 아티스트가 멋있게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무엇보다도 이번에도 역시 멤버들이 많이 도와줘서 잘해낼 수 있었고요!
멤버들과 직접 합을 맞춰야 하는 안무는 어떻게 연습했어요? ‘Road Not Taken’에 마키 씨가 타키 씨와 케이 씨의 등을 밟고 뛰어내리는 안무가 있더라고요. 높이도 꽤 높던데요.
마키: 원래 무서움이 없는 편이어서 높이 올라가는 건 걱정 안 됐어요. 근데 타키랑 케이 형이 아플 것 같아서 처음에는 잘 밟지 못했거든요. 그때 케이 형이 “뛸 때는 주저하면 안 돼.”라고 말해줬어요. 그 말이 너무 기억에 남아요. 케이 형이 “우선 뛸 때는 뛰는 것만 생각하고 아프면 그때 또 바꾸면 돼.”라고 해주고, 타키도 “괜찮으니까 팍 밟고 가봐.”라고 얘기해줬어요. 그때부터 두려워하지 않고 뛸 수 있었어요. 대신 땅을 가능한 한 세게 차고 올라가서 등에 발을 대는 시간을 되도록 짧고 가볍게 하려고 연습했어요. 그렇게 할수록 덜 아픈 것 같더라고요.
마침 후반부에서 마키 씨도 타키 씨에게 등을 내어주시잖아요. 한 노래에서 두 역할을 전부 하신 건데, 둘 다 해보니 어땠어요?
마키: 그래도 역시 밟히는 쪽보다는 밟고 뛰는 게….(웃음) 제가 밟히는 역할이 될 때는 타키도 제가 아플까 봐 걱정해주고, 멤버들이 다 같이 모여서 연구해줬어요. 예를 들면 “여기에서 돌아서 뒤에서부터 뛰는 게 덜 아프지 않을까?” 하면서 저를 위해 의견을 많이 내줬는데, 그게 너무 고마웠어요.
마키 씨를 꿈꾸게 했던 ‘한 팀’의 모습이네요.
마키: 서로 서포트를 정말 많이 해줘요. 특히 형들은 인생 경험이 저희 막내즈(하루아, 타키, 마키)보다 길잖아요. 일을 하다 보면 선배 아티스트분들이나 스태프분들을 많이 만나거든요. 이럴 때에는 태도나 매너가 정말 중요한데, 형들의 사고방식이 엄청 어른스러워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그리고 막내즈는 편한 친구 같은 존재예요. 같이 있을 때 아무 말이나 해도 되고 아무거나 해도 되는 그런 관계인 것 같아요. 특히 하루아하고는 처음 연습생이 되었던 때부터 쭉 같이 있어서 그런지 서로 막 편하게 대하는 관계가 되었다고 제 마음대로 생각을 하는데요, 하루아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잘….(웃음)
‘&AUDITION’에서 하루아 씨에게 불편하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우셨던 장면이 생각나요.(웃음)
마키: 그때는!(웃음) 제가 하루아랑 같이 있을 때 편하게 대했는데 그게 하루아한테는 좀 불편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미안했어요. 그 일 이후로 뭔가 점점 더 친해진 것 같아요.
마키 씨가 멤버분들을 편하게 대하면서도 항상 멤버들의 기분을 살피고 배려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키: 맞아요. 사실 멤버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할지 엄청 신경 쓰는 타입이에요.(웃음) 저는 멤버들이 “쟤가 우리 막내야!”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함께 계속 활동하는 과정에서 “마키가 많이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성장한 마키 씨는 어떤 사람일까요?
마키: 마키가 아닌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요.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자유로움’이 있어서 지금의 제가 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건 바꾸고 싶진 않거든요. 그런 자유로운 성격은 지키면서 제가 ‘I-LAND’에 나오신 분들을 보고 꿈꿨던 것처럼 저도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 영향력 있는 사람이 돼서 전 세계에 있는 루네 여러분들께 찾아가 같이 저희 음악을 즐기고 싶어요.
위버스 라이브에서 “성장 과정을 루네 여러분과 함께 보낼 수 있어서 기뻤어요.”라고 하셨는데, 그 성장의 끝도 루네 여러분이네요.
마키: 루네 여러분은 제 성장의 큰 원동력이에요. 사실 첫 팬 투어에서 이번 앨범 무대를 공개했을 때 조금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TEAM과 루네만의 공간에서 루네 여러분들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붐업돼서 너무 재밌게 무대를 할 수 있었어요. 팬분들이 안 계셨다면 제가 이렇게 활동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루네 여러분이 계시기에 존재하는 &TEAM이랄까요.
최근에 배웠다는 한국어 표현이 떠올라요.
마키: 맞아요! ‘저를 여기에 있게 해준’ 루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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