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앤오프의 유는 2021년 12월 21일 MK를 시작으로 12월 27일에 와이엇과 제이어스를 또 그 다음 날인 12월 28일 효진과 이션을 군대에 보내며 다섯 켤레의 ‘곰신(군대에 간 사람을 기다리는 것)’을 신게 됐다. 그리고 2023년 6월 27일, 형들이 모두 만기 전역을 하며 마침내 ‘꽃신(군대 간 사람이 전역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을 신었다. 형들의 전역을 기다리는 동안, 유가 이  짧고도 긴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형들의 동반 입대

유: 형들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서 한 명씩 가는 것보다 한 번에 가서 최대한 공백기를 줄인 다음 팀으로 쭉 활동하는 게 낫겠다 싶었어요. 쉽게 결정하지는 못했고, 많은 얘기를 했었어요. 그런데 1년 반 동안 활동을 못한다든가 혼자 있어야 된다는 두려움이 있긴 했지만 ‘어쨌든 형들이 다시 돌아올 거기 때문에 그동안만 퓨즈(온앤오프 팬덤 이름)분들이랑 같이 버티면 행복하게 활동할 수 있겠다. 오케이!’ 하면서 버텼어요.

첫 자취 생활

유: 형들 앞에선 말하지 않지만 시간이 생각보다 빨랐다~.(웃음) 그런데 처음에 다 같이 살다가 혼자 산다고 했을 때 되게 외로웠어요. 지금까지는 밥 먹을 때도 다 같이 먹고, 뭔가를 할 때도 계속 함께 있었는데 혼자 하려니까 너무 외롭고 심심했어요. 같이 살 땐 라이브 방송을 할 때 멤버들이 항상 뭐 하냐고 하면서 같이 하고 그랬는데, 혼자 있다 보니 중간중간 나와주는 형들이 없고, 끝까지 혼자다 보니까 사실 라이브 방송을 켤 때마다 형들이 보고 싶었어요. 그래도 입대하고 나서도 멤버들이 연락도 많이 해주고, 휴가에 나왔을 때도 가족분들이랑 보내는 시간도 필요했을 텐데 저 혼자 사는 숙소에 와서 같이 시간도 보내주고, 퓨즈분들도 라이브나 편지로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생각보다 잘 버텼던 것 같아요

자취 버킷 리스트: 달 보면서 잠들기, 유자차 마시기, 퍼즐 맞추기

유: 그때 자취했던 집 구조가 딱 누우면 달이 진짜 보이는 위치라서 매일 달 보면서 잤고요. 퍼즐은 처음부터 1,000피스를 해버렸더니 한 번 하고 완전히 지쳐버려서 한두 번 정도만 했고(웃음) 유자차도 하루 이틀 정도 마셨던 것 같아요.

자취 꿀팁1: 줄눈 시공하기

유: 집안일 중에서 화장실이 제일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화장실에 곰팡이가 있으면 씻을 때 되게 신경 쓰이잖아요. 아무래도 줄눈 시공을 하면 화장실 청소가 좀 더 빨라지기도 하고, 관리만 잘하면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하면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이사한 숙소에서도 하려고요.

자취 꿀팁 2: 에어컨 사용하면서 전기료 절감하기

유: 요즘 에어컨 많이 사용하시잖아요. 전기세가 아무래도 많이 올랐다 보니까 걱정이 되실 텐데 일단 집에 와서 더우면 에어컨을 틀고 풍량을 최대로 조절한 다음 일단 18℃로 맞춰놔요. 그러면 온도가 진짜 빨리 내려가거든요. 그래서 실내 온도가 한 23~24℃ 정도까지 내려가면 다시 희망 온도까지 올리세요. 제가 진짜 많이 찾아봤는데 처음에 많이 내린 다음 희망 온도까지 오면 희망 온도에 맞춰서 사용하면 좋다고 하더라고요.

휴가 나온 형들 요리해주기

유: 형들이 아무래도 힘들 테니까 집에 오면 요리를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중에서도 만들어보고 만족했던 음식을 해주고 싶어서 미리 리스트를 만들었어요. 고등어구이, 수육, 소불고기, 김치볶음밥, 떡볶이, 라볶이, 김밥, 김치전, 잡채, 콩나물 불고기, 잔치국수, 온소바, 드라이카레, 해시라이스, 베이컨달걀덮밥, 마파두부, 새우튀김, 오코노미야키, 토마토미트소스 파스타, 카르보나라…(웃음) 그런데 형들이 갑자기 와서 밥 해달라고 해서 “형, 지금 재료가 없다.”라고 하면서 라면을 해줬던 날도 있었고, 냉장고에 재료가 많아서 “형, 지금 이거랑 이거 할 수 있어요.” 해서 간단하게 해줬던 날도 있어요. 효진이 형한테 부대찌개랑 콩나물 불고기를 해줬는데 밖에서 파는 것 같다고 했고, 제이어스 형은 김치찌개를 해줬는데 사실 그 형이 요리에 대해서 맛있다, 별로다가 확고한 타입인데 한입 먹고 맛있다고 해줘서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나머지 멤버들은 다 먹어봤는데 와이엇 형 휴가 나왔을 때만 시간이 잘 안 맞아서 요리를 못해줬어요. 그게 좀 아쉬워요.

MK 형의 군대 내 장기 자랑 음원 리믹스하기

유: 숙소에 있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와서 ‘형이 군대에서 무대를 해야 하니, 음원 편집을 해달라.’라고 해서 ‘저는 영상 편집을 하지, 음원 편집은 하지 않는다. 모노트리 형한테 부탁하는 게 훨씬 낫다.’ 했는데 간단한 거라고 해서 하게 된 거였어요. 형이 ‘이 노래는 이 부분, 이 노래는 이 부분’ 이런 식으로 정리해서 줘서 음원을 간단하게 자르고 붙여서 보냈는데 또 요청이 오더라고요. “혹시 이 부분 추가해줄 수 있어?” 하고요. 그러고 보니 또 너무 음원이 긴가 해서 ‘잘라줄게요.’ 하고 잘랐는데 또 너무 짧은가 싶어서 다시 붙이고 해서 40분 동안 형을 위해 음원을 만들었어요. 나중에 영상을 보내줘서 봤는데 진짜 열심히 하더라고요. “형 잘했다!”(웃음)

택배 꾸미기

유: 크리스마스 선물로 5명의 형들에게 각각 택배를 보냈죠. 추우니까 내복하고 과자 몇 개씩 보냈는데 그거 보고 힐링했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택배에 그림도 그렸고, 위버스 라이브를 하면서 퓨즈분들한테 물어봐서 퓨즈분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제가 대신 박스에 적어서 보냈어요. 사실 보낼 때 내복 정도는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택배가 도착하고 나서 형들한테 다 연락이 왔어요. 내복을 보내줘서 너무 고맙다고, 그걸로 겨울을 버텼다고 했는데 그 말을 들으니 왠지 감동이었어요.

군 페스티벌 응원 가기

유: 제가 온앤오프의 무대를 보는 건 처음이다 보니 ‘어떤 기분일까?’ 하고 봤는데 일단 형들이 몸이 다 좋아져서 군복을 입는데 멋있더라고요. 군복을 입고 춤을 추니까 제가 평소에 보던 형들의 무대와 다른 느낌이었어요. 그러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게 ‘이렇게 멋있고 좋은 형들이랑 같은 팀을 하고 있구나’, 또 한편으로는 ‘우리 노래가 정말 좋구나’.(웃음)

전역 기념 사진 촬영하기

유: 멤버들이 동반 입대를 했지만 같은 날에 간 건 아니기 때문에 한 명씩 모이는 걸 남기고 싶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MK 형이랑 둘이 찍으면서 “다음 주면 여기에 6명이 다 오는 구나.” 했는데, 다음에 4명이서 찍고, 그 다음 날에 또 6명이서 찍으니까 믿겨지지가 않았어요. 형들 표정도 확실히 행복해 보이더라고요.(웃음)

다시 시작한 숙소 생활

유: 형들이 군대도 갔다 왔고 개인 시간이 조금 필요하기도 해 각 방을 쓰게 되면서 숙소도 3명씩 나뉘게 되었어요. 그런데 숙소를 결정할 때 비하인드가 있어요. 각 방을 쓸 때 방 크기가 제일 중요하잖아요. 여기서 효진이 형하고 와이엇 형이 “나는 작은 방이든 중간 방이든 큰 방이든 상관없다.”라고 해서 일단 효진이 형이랑 와이엇 형 이렇게 나뉘었고, 남은 4명이서 “누가 유토랑 쓸 거야?” 했는데 결정이 안 나서 저한테 이 중에 한 명을 고르라고 했어요. 숙소가 두 개로 나뉜다 했을 때 제가 깔끔하니까 거의 모든 형이 저랑 쓰고 싶어 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제이어스 형을 골라서 저랑 제이어스 형이 짝이 됐는데, 효진이 형이 바로 “그럼 나는 얘네들이랑 같이 쓸게.” 해서 이렇게 3명이 같이 지내게 됐어요. 앞으로 많은 활동을 하게 될 텐데, 저랑 제이어스 형이 퍼포먼스 담당이라 숙소에서 안무나 퍼포먼스 얘기를 진짜 많이 하는데 다른 숙소가 돼버려서 통화로 얘기해야 되면 전달도 잘 안 될 것 같고, 형이랑 같이 살아서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해야겠다 해서 제이어스 형을 골랐는데 형은 안 믿더라고요. 유토가 나를 좋아해서 골랐는데 부끄러워서 그런 말을 한다고요.(웃음)

깔끔한 숙소 유지하기

유: 단체 생활을 할 때는 바쁘기도 하고 사람이 많아서 빨래도 자주 하니까 샤워 끝나자마자 그냥 빨래통에 수건을 탁 던져놨는데, 혼자 살 땐 그렇게 하니까 곰팡이도 피고 냄새도 나더라고요. 그래서 수건이나 땀 난 옷은 미리 한 번 말려서 빨래통에 넣고, 세탁하고 나면 세탁기 문하고 섬유유연제와 세제 넣는 통도 다 확 열어놔요. 지금도 지키고 있는데, 일단 효진이 형은 잘 지켜줘요. 효진이 형은 저랑 MBTI 유형도 똑같아서 성격도 비슷하고 깔끔하거든요. 제이어스 형 같은 경우는 사실 오늘 아침에도 수건을 썼는데 나중에 걸어놔야겠다고 하면서 다른 일을 하더라고요. 출근하기 전까지도 수건을 안 걸고 그대로 쓰고 있어서 “형, 이거 걸어야 돼요.”라고 했어요.(웃음) 그래야 숙소가 깔끔해지니까요.

‘꽃신’을 신은 기분

유: 떨어져 있는 시간이 조금 외롭기는 했지만 이션이 형이 팬 미팅에서 말했던 것처럼 정말 ‘우리가 진짜 보고 싶어 했구나.’, ‘내가 멤버들을 보고 싶어 했구나.’를 깨닫게 되는 기간이었어요. 1년 반 동안 하루라도 빨리 저희 여섯 명이서 같이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했기 때문에 이렇게 다시 만나서 연습도 하고, 팬 미팅도 하고, 스케줄도 하면서 매일매일 같이 보내니까 너무 좋아요.

함께 ‘꽃신’을 신은 퓨즈들

유: 마지막으로 콘서트를 했을 때가 코로나19 시기여서 퓨즈분들이 마스크를 쓰고 계시고, 응원도 못하던 시기였거든요. 그런데 이번 팬 미팅에서는 퓨즈분들의 얼굴을 직접 볼 수도 있고, 목소리도 직접 들을 수 있어 행복했고, 저희들이 잠시 무대 뒤에서 대기하고 있을 때 ‘여름 쏙 (Popping)’ 인스트 음원에 맞춰 다 같이 노래를 불러주셔서 진짜 눈물날 뻔 했는데 참았어요. 그리고 무대를 하면서도 느꼈는데 지금까지 저희가 해왔던 팀워크나 에너지가 한층 더 올라간 것 같아요. 앞으로는 쭉 멤버들 다 같이 퓨즈분들을 만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