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갔다 와서 밥 먹기 전까지 집 옆 공원에서” 아빠와 야구를 했던 유치원생 니키는, 이제 엔하이픈의 멤버가 되어 전 세계를 돌며 형들과 야구를 즐기고 있다. 회사 사옥에서 하는 야구 게임 ‘MLB The Show’부터 스크린 야구 내기,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했던 LA 다저스 경기 시구와 자신의 ‘최애’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 구장 일본 도쿄돔에서의 공연에 이르기까지, 니키는 자신의 인생 속 야구에 대해 풀어놓았다.

아빠와의 추억

니키: 어렸을 때 아빠가 4번 타자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봤거든요? 4번 타자가 잘하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타순이고, 제일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 그 사진을 보고 야구를 좋아하게 됐어요. 그래서 유치원 갔다 와서 밥 먹기 전까지 집 옆 공원에서 아빠랑 야구를 했던 기억이 나요. 몇 살이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지금 제 다리에 있는 상처도 아빠처럼 야구를 잘하고 싶어서 주차장에서 계속 혼자 연습을 하다가 넘어져서 생긴 거예요.

야구 게임의 재미

니키: 야구 게임은 사실 집에서는 잘 안 하는데 사옥에 오면 하게 돼요. 회사 아티스트 라운지의 쉴 수 있는 공간이 엄청 좋은데 거기에 플레이스테이션이 있거든요. 그래서 녹음 기다리면서 연습을 열심히 하다가 쉬는 타이밍이 필요할 때 거기에 가서 형들이랑 1대 1로 게임을 많이 해요. 야구 게임을 할 때는 제이크 형이랑 하고, FIFA나 UFC 게임을 할 때는 희승이 형이랑 하는데 희승이 형이 야구 게임은 잘 못해서 잘 안 하더라고요.(웃음) 플레이스테이션을 하는 사람이 애초에 3명밖에 없긴 하지만 야구 게임에서는 제가 1등, 2등 제이크 형, 3등 희승이 형.(웃음)

야구 게임 이전에 했던 게임들

니키: 플레이스테이션은 지금 저랑 제이크 형, 희승이 형 그리고 아주 가끔 성훈이 형만 하거든요. 그런데 옛날에 멤버들 사이에서 닌텐도 스위치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때 다 같이 ‘마리오 카트’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모동숲’)’을 많이 했었어요. 특히 ‘모동숲’은 형들이랑 떨어져서 혼자 자게 됐을 때 너무 무서워서 힐링하려고 진짜 많이 했어요. 무섭고 외로울 땐 ‘모동숲’이에요.(웃음) 

야구 게임 ‘MLB The Show’만의 매력

니키: 홈런쳤을 때 그 ‘해냈다’는 쾌감!(웃음) 야구 게임은 공이 날아올 때 정확히 맞춰야 해요. 그게 진짜 어려운데 타이밍이랑 각도랑 위치가 딱 맞았을 때의 퍼포먼스 연출이 있거든요. 그걸 보고 싶어서 계속 하게 돼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도 해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아서 아직 해보진 못했어요. 만약 한다면 오타니 쇼헤이 선수처럼 투수도 하고 타자도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런 트윈 플레이어가 많지 않더라고요.

‘LA 에인절스’ 시구의 꿈

니키: 형들이 LA 다저스 경기에서 시구했잖아요. 게임에서 봤던 선수들을 실제로 뵐 수 있어 너무 신기했고 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WBC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을 보고 너무 멋있어서 글러브부터 사고, 선수들이 하는 연습처럼 어깨를 다치지 않도록 수건으로 어깨 근육을 푸는 것부터 한 다음에 ‘딱공(딱딱한 공)’ 던지는 연습을 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저도 시구를 하고 싶어요. 시타는 아직 조금 불안하고요.(웃음) 이번에는 ‘LA 에인절스’에서도 해보고 싶은데 선수분들이랑 캐치볼도 하고 그 팀에 계신 오타니 선수도 한 번 뵙고 싶어요.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매력

니키: 야구는 제 본업에서 벗어나는 분야, 제가 잘하지 못하는 스포츠잖아요. 거기에서 오는 매력 덕분에 야구가 취미가 된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오타니 쇼헤이 선수는 저와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연습하는 모습이나 본업에 대한 열정을 보면서 너무 많은 영감을 얻어요.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모습도 멋있고, 운동도 많이 하셔서 날이 갈수록 몸도 더 좋아지시고, 성격도 좋으시고, 본업에 대한 열정도 강한 분이신 것 같아서 그런 적극적인 모습에 매력을 느껴요. 스포츠뿐만 아니라 무대장치를 만들어주시는 분들이나 조명을 다루시는 분들처럼 제가 못하는 분야나 모르는 지식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을 보면 존경하게 되더라고요.

엔하이픈 vs. 의전팀 야구 내기

니키: 스크린 야구장에서 야구하는 영상을 위버스에 올렸는데 그때 제이크 형이랑 희승이 형이랑 저랑 해서 아티스트 팀 그리고 의전팀 이렇게 해서 내기를 했었거든요. 제가 그때를 위해서 나무 배트를 사놨어요.(웃음) 그런데 구속을 90km/h로 해서 야구를 하니까 손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그래도 그날은 저희가 이겼어요. 그날의 MVP는 희승이 형. 그때는, 그날은! ‘EN-LOG’ 보시면 아시겠지만 속도랑 컨트롤은 제가 더 좋아요. 평소에 야구는 제가 저희 팀에서 제일 잘해요.

‘EN-LOG’로 마무리된 야구 취미

니키: 이번에 나온 브이로그도 엔진분들한테 제 야구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하게 된 건데, 이전부터 스포를 많이 했거든요. 찍기 전부터 장비를 다 사고, 던지는 폼이나 글러브를 길들이는 것도 보여줬어요. 그 브이로그 촬영이 근데 그때 구속 100km/h 던질 때까지 못 가는 콘셉트로 갔거든요. 속도 재는 기계도 가져와서 구속 100km/h 나올 때까지 하기로 했는데 한 1시간 안에 성공했어요. 되게 힘들었지만.(웃음) 야구는 ‘EN-LOG’로 이제 마무리하기로 했어요. 저는 더 하고 싶은데 제이크 형이 힘들어해요. 그런데 같이 해주는 사람이 질리면 저도 같이 질리더라고요. 볼링도 옛날에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가고, 마이볼까지 만들었는데 형들이 팔이 너무 아프다고 해서 같이 하는 사람이 없어지니까 안 하게 되더라고요.

새로운 취미와 관심사는 ‘패션’

니키: 성격상 하나에 꽂히면 지속적으로 하는 편이에요. 노래나 안무도 좋아하는 파트를 계속 연습하게 돼요. 저번 앨범 같은 경우에는 ‘Bills’를 너무 좋아해서 제 파트를 엄청 연습하고 녹음도 만족할 때까지 했거든요. 애정이 가면 계속하게 되는 스타일이에요. 요즘은 패션에 꽂혔는데 이번에 프라다 앰배서더가 되기도 했고, 투어를 돌면 사진을 많이 찍고 또 많이 찍히잖아요. 꾸며진 모습으로 찍고 싶기도 하고, 사진도 많이 올리고 싶고, 엔진분들한테도 뭔가 멋진 모습을 어필하고 싶어서 패션에 관심이 가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스타일이나 브랜드도 많이 연구하다 보면 저한테 더 잘 어울리는 의상이 뭔지도 알 수 있잖아요. 앞으로 의상 피팅을 할 때도 더 많은 의견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니키의 유니폼 패션

니키: 이번에 저희가 도쿄돔을 가잖아요. 제가 도쿄 연고지의 ‘요미우리 자이언츠’라는 팀을 응원하는데 시간이 된다면 그 팀에서 제일 좋아하는 오카모토 카즈마 선수의 유니폼이나 수건을 사고 싶어요. 사실 유니폼은 그냥 기념으로 사는 거라 평소에 자주 입지는 않거든요. 옷장에 넣어뒀다가 가끔 춤출 때 오버사이즈 스타일로 입으면 힙하고 멋있어 보여서 연습복으로 입을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형들이 놀려서 이제는 안 입으려고요.(웃음)

엔하이픈 연습실 벽의 비밀

니키: 이거 말하면 혼날 것 같은데!(웃음) 야구를 하다가는 아니고 축구하다가이긴 한데 연습실 벽 속에 나무가 덧대어져 있거든요? 그걸 부러뜨렸어요. 그래서 벽에 공이 부딪히면 안 부러진 곳과 부러진 곳의 소리가 달라요. 다 같이 축구하다가 마지막에 ‘딱’ 소리가 나면서 그 사람이 깬 거예요. 그때 마지막이 저였던 것 같은데… 회사에서 조심하라고 하는데 요즘은 안 해서 괜찮아요. 저도 나이가 들어서 사실 몸 쓰는 게 조금 힘들어지기 시작했어요.(웃음)

야구 경기장에서 엔하이픈의 공연장으로

니키: 리허설할 때 관객석으로 갈 때도 있거든요? 돔 공연을 할 때는 무조건 거기 객석에 가서 잔디가 있는지 없는지 먼저 확인하는데 잔디가 너무 신기했어요. 인공 잔디는 많이 볼 수 있는데 경기 때 쓰는 진짜 잔디는 저희가 쓸 수 없기 때문에 제이크 형이랑 가서 만져보고 왔어요. 얼마 전에 했던 섬머소닉 페스티벌 무대도 야구장이었는데, 뒤쪽에 잔디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버스에서 내려 제이크 형이랑 가서 쓱 만져보고 왔어요.

돔 구장이 엔진들로 채워졌을 때

니키: 데뷔 오디션 방송 때부터 코로나19 때문에 팬분들과 물리적인 거리가 멀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았는데 이제는 엔진분들이랑 함께 소리도 지를 수 있고, 소통도 할 수 있어서 그 시간들이 너무 소중해요. 공연하는 3시간 동안 그 공연장이 완전 꽉 차잖아요. 그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울컥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투어 때에는 그날 했던 무대들이나 실수가 너무 아쉽더라도 작은 실수 때문에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 실수를 겪고 나서 만들 수 있는 더 좋은 퍼포먼스만을 생각하려고 해요. 그리고 나중에 스스로 시간을 조금 두고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고민을 풀어가고 있어요. 실수들이나 아쉬움도 성장하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