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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해인
사진 출처. 쏘스뮤직

사쿠라는 오랜 시간 다양한 게임을 즐겨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르세라핌의 자체 콘텐츠 ‘LENIVERSE’에서 게임을 잘 모르는 멤버들을 이끌거나, PC방에 앉자마자 자신만의 세팅으로 변경하는 사쿠라의 모습은 게임을 즐기는 이들의 공감을 사기도 했다. 지난 11월, 르세라핌 멤버들이 게임 행사인 ‘블리즈컨 2023’에서 ‘오버워치 2’를 플레이할 때, 사쿠라가 가장 능숙한 모습을 보여준 이유이기도 하다. ‘다마고치’부터 ‘오버워치 2’까지, 누구보다 진심인 사쿠라의 게임 라이프를 소개한다. 

‘오버워치 2’ 컬래버레이션과 ‘블리즈컨 2023’

사쿠라: ‘오버워치 2’가 처음으로 아티스트와 컬래버레이션하는 거라 너무 신선하고 영광이었어요. 저랑 은채는 매일매일 퇴근하고 나서 해보고 그랬거든요. 그래서 ‘블리즈컨 2023’에서 좀 더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싶어요.(웃음) 사실 은채가 같이 할 때는 ‘힐(아군을 지원하거나 치유하는 역할)’을 많이 하고 상대 팀이 되어본 적이 없어서, 은채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몰랐거든요. ‘블리즈컨 2023’에서 할 때 너무 잘해서 놀랐어요.

 

사쿠라가 고른 ‘오버워치 2’ 영웅, ‘솜브라’

사쿠라: ‘오버워치 2’는 캐릭터가 다양하고 캐릭터를 계속 바꿀 수 있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게임은 캐릭터 하나만 연습해서 그것만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오버워치 2’를 하고 나서는 다양한 캐릭터를 연습하려고 해요. 처음에 ‘바스티온’을 할 때 상대방이 ‘솜브라’를 픽했는데, 너무 센 거예요. ‘이렇게 세면 내가 해도 좋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연습을 시작했죠.(웃음) 저는 상대 팀에서 제일 ‘킹 받는(열 받는)’ 캐릭터를 하면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상대 캐릭터를 많이 봐요. 일단 ‘솜브라’는 투명한 상태가 되는 게 너무 ‘사기캐’인 것 같아요. 캐릭터도 너무 예뻤고 해킹 능력도 매력 있다고 생각해서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에 멤버들이랑 ‘오버워치 2’를 하는데, 그래도 제가 게임을 했던 편이라 ‘딜(적군을 공격하고 피해를 입히는 역할)’ 포지션을 하기 시작했어요. 딜러는 일단 공격하는 재미가 있지 않나 싶어요.(웃음) 이제 ‘오버워치 2’에서 ‘일반전’은 할 만한데, 아직 ‘경쟁전’을 진짜 못 이겨서, 요즘은 경쟁전에서 이기는 게 목표예요.

키보드&마우스 플레이

사쿠라: 일본에는 ‘넷 카페(Net Cafe)’라고 있는데 PC가 있긴 하지만 게임을 하진 않고 만화를 위주로 보거든요. 일본에 있을 때 항상 게임 경기를 보면 한국 팀이 진짜 세서, “왜 이렇게 잘하지?” 했거든요. 그런데 한국의 PC방을 보니까 “아, 이래서 진짜 세구나.”(웃음)라고 느꼈어요. 한국 분들의 일상 속에 게임이 있는 느낌? 저는 PC로 게임을 하는 게 뭔가 더 자유롭고 감각적이라 느껴서 재밌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모니터 두 개로 쓰는 걸 좋아해서, 하나는 게임하는 걸로 쓰고 다른 하나는 디스코드나 유튜브를 볼 때 써요. 대기할 때 하고 싶은 캐릭터 강의 같은 걸 듣기도 하고요.

 

‘다마고치’에서 ‘FPS’까지

사쿠라: 유치원생 때 처음으로 ‘다마고치’를 접하고 그것만 했었어요. 그러다 초등학생 때 ‘닌텐도 DS’를 엄마가 사주셔서, 그때부터 닌텐도는 종류별로 다해봤고요. 처음에는 ‘다마고치’나 ‘동물의 숲’처럼 귀여운 것들만 하다가 ‘슈퍼 마리오’ 시리즈가 나왔는데, 저는 오히려 어려워서 재밌었던 것 같아요. ‘슈퍼 마리오’ 시리즈는 어릴 때부터 다양하게 해봐서 영화도 진짜 재밌게 봤고, 배경음악도 뭔가 추억이 생각나는 느낌이에요. 그러다 ‘스플래툰 2’를 ‘닌텐도 스위치’로 시작했는데, 작은 화면에서 하는 게 너무 어려워서 모니터를 사고, 그때부터 PC 게임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포트나이트’를 하는데, 너무 어렵지만 게임 안에서 다양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새롭고 재밌었어요. FPS(1인칭 슈팅 게임)는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할 수 있어서 승부욕도 생기고, 진심이 생기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게임을 잘하지는 못해도, 그래도 약간 느는 게 보이면 재밌잖아요. 채팅도 저는 말은 안 하는데, 재밌어요. 사람들이 얼마나 진심인지 느낄 수 있고 게임에 대해 알려주기도 하고, 게임 속에서 세상에 연결된 느낌이 있어요.

함께해요 ‘동물의 숲’

사쿠라: 저는 제대로 하는 스타일이라서(웃음) ‘동물의 숲’ 시리즈도 진심으로 했었어요. ‘동물의 숲’ 하는 친구들이 모인 단톡방 같은 게 있는데, 다같이 (게임 속 ‘무’의 시세를) “오늘은 얼마예요?” 물어보고, 제일 가격이 높은 섬에 가서 결제하는 식으로 좀 진심이에요. 그리고 ‘동물의 숲’에는 인기 있는 주민을 캠핑장을 통해 데려오는 방법이 있는데, 그렇게 해서 유명한 주민은 거의 다 있어요. 처음 ‘동물의 숲’을 할 때는 혼자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친구들이랑 하는 재미도 있고요. 원래는 집 안에만 꾸밀 수 있었는데, 이제는 강도 만들 수 있고 길도 만들 수 있고 점점 자유로워지는 느낌이라 엄청 재미있어요. 근데 그러려면 (게임 속에서) 돈이 많이 필요하죠.(웃음)

 

‘젤다의 전설’, 오픈 월드 게임의 세계

사쿠라: 처음에는 ‘오픈 월드’라는 게 너무 새로웠거든요. 저는 게임 속에서 자유로운 걸 좋아하는데, 안 가도 되는 길을 가볼 수 있고 진짜 그 세상에 살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중에서 ‘젤다의 전설’은 너무 새롭고 재밌었어요. ‘젤다의 전설’에서는 체력이 하트로 표현되는데, 저는 서브 퀘스트도 최대까지 다 하면서,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기 전에 체력을 모으는 편이에요. 그리고 무기가 강한 것도 있고, 약한 것도 있고 랜덤이었거든요. 좋은 게 나올 때까지 계속 적을 3시간, 4시간 동안 잡고 이랬어요. 아, 공략은 무조건 찾아보면서요.(웃음) 저는 일상 속에서도 취미 같은 게 생기면 일단 다 모으고 시작하는데 게임 속에서도 그런 습관이 있는 것 같아요.

 

게임 스토리의 매력

사쿠라:언더테일’처럼 결말이 많고, 자기 선택에 의해서 운명이 바뀌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스토리를 잘 만든 게임은 내가 주인공이 된 느낌인데, 처음에는 아무것도 안 보고 플레이를 한 번 해보고, 요즘은 유튜브가 잘되어 있어서(웃음) 영상으로 다른 결말들을 찾아봐요. 저는 해피엔딩보다 다크한 걸 좋아해서 ‘리틀 나이트메어’ 시리즈를 좋아해요. ‘리틀 나이트메어 1’부터 ‘리틀 나이트메어 2’까지 이어지는데, 너무 잘 만들었고, ‘리틀 나이트메어 2’가 진짜 반전 결말이거든요. 주인공답지 않은 행동을 해서 너무 재밌었어요. 영화를 만들어도 재밌겠다 싶을 정도로, 약간 충격적이었어요. 공포 요소가 있는 게임도 약간 놀이공원에 가는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없는 무서움과 짜릿함이 있어서 재밌어요. 저는 진짜 무서운데 그걸 참으면서 하는 건데, 클리어하면 “나 이제 두려운 게 없는 것 아니야?” 그런 자신감이 붙어요.(웃음)

사쿠라의 플레이 스타일

사쿠라: ‘이길 때까지 자면 안 돼.’, ‘이겨야 오늘 끝.’ 이런 저만의 룰 같은 게 있어서.(웃음) ‘한 번 더, 한 번 더’ 하는 것 같아요. 이겨야 기분 좋게 끝날 수 있잖아요. 물론 저는 진짜 어려운 건 못해서 적당히 어려워 보이는 걸 좋아해요. 너무 쉬워 보이지는 않고 ‘두세 번 하면 나도 깰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난이도의 게임을 좋아해요. 저는 게임을 조금 하다 다른 것도 해보고 이런 ‘맛보기’ 스타일이라서, 끝까지 클리어한 건 진짜 재밌게 한 게임이에요. 그래서 플레이한 건 많은데, 끝까지 해본 건 10개 이상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게임할 때 아이템은 다 주워야 돼요. 저는 MBTI는 P인데 게임 속에서는 완전 J. 진짜 하나씩 순서대로 해야 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닌텐도 게임 ‘피크민 4’를 하는데 ‘이 지역을 88%까지 했어요.’라고 나오면 무조건 100%까지 채워야 넘어갈 수 있어요. 그래서 (게임 중에) 플레이 타임이 100시간은 그냥 넘는 것도 있어요.(웃음)

 

게임을 시청하는 재미

사쿠라: 퇴근하고 나서 유튜브로 게임 영상을 보는데, 새로운 게임을 알게 되기도 하고, 재밌어 보이면 하는 스타일이라서요. 저는 잘하는 것보다 재밌게 하는 분들이나 다양한 게임을 하시는 분들을 좋아하고, 제가 안 할 것 같은 게임 영상도 봐요. 그리고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E-스포츠가 그 정도의 위치가 됐다는 게 너무 자랑스러워요. E-스포츠 선수분들도 서사가 있고, 이 사람이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알아보는 것도 재밌어요.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선수분들이 대회 직전에 스트리밍 하면서 다같이 연습하는 것까지 챙겨봤어요.

 

일주일 동안 게임만 할 수 있다면?

사쿠라: ‘오버워치 2’를 스트리밍하면서 일주일 동안 ‘골드’까지 가보겠습니다.(웃음) 스트리밍을 하면 시청자분들이 조언을 해주시잖아요. 저는 그러면 재밌게 하는 스타일이어서요. 스트리밍을 하면 뒤에서 친구들이 같이 보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예전에 했던 공포 게임도 혼자라면 너무 무서워서 못했을 것 같은데, 스트리밍을 하면 다 같이 하는 느낌이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르세라핌 멤버들에게 추천하는 게임

사쿠라: 윤진이는 ‘젤다’ 시리즈를 추천하고 싶어요. ‘젤다’가 배경이 예쁘기로도 유명한데, 윤진이는 자연을 좋아해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은채는 같이 ‘오버워치 2’를 하고 있으니까 FPS 장르를 추천하고 싶고, 즈하는 무조건 ‘동물의 숲’.(웃음) 약간 힐링 게임을 좋아할 것 같고, 채원이는 귀여우면서 총을 안 쓰는 ‘폴 가이즈’ 같은 게임이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리고 닌텐도 게임 중에 ‘슈퍼 마리오 파티’라고 있는데, 연말이기도 하니까 다 같이 쉴 때 해보고 싶어요.

 

게임에 입문하려는 피어나에게

사쿠라: 일본에서 핫한 ‘수박 게임’이 있어요. 퍼즐처럼 하는 건데 생각보다 꽤 어려워서 5~6시간씩 길게 하시는 분들도 있다더라고요. 연말에 사람들이 모일 때 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 추천해요. 그리고 최근에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원더’가 새로 나왔잖아요. 해보진 않았는데 영상을 보니 아예 색다른 ‘마리오’였거든요. 코끼리가 되고, 슬라임이 되고.(웃음) 게임을 많이 안 해본 사람들도 쉽게 할 수 있어서, 피어나도 같이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게임은 즐기려면 약간 그 세상에 빠져야 되는 것 같아요. 뭔가 ‘이건 게임이잖아.’ 이런 마음으로는 빠질 수가 없어서, 그냥 ‘여기서 죽으면 나도 죽는다.’(웃음) 이렇게 ‘과몰입’하는 게 게임을 100% 즐길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