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초, 형들만큼 어깨가 넓어지길 바란다고, 한국말을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던 니키는 4개월 뒤 다부진 어깨를 하고서 부쩍 유창하게 스스로를 설명했다.  

최근 헬스 트레이닝에 푹 빠져 있다고 들었어요.

니키: PT(개인 수업)도 받고 선생님께 혼자 운동할 수 있는 동작들을 배워서 숙소에서도 하고 있어요. 운동을 열심히 했더니 확실히 어깨가 넓어진 것 같아요.  옷을 입었을 때 핏이 예전보다 더 마음에 들어요.(웃음) 특히 셔츠를 입었을 때 많이 달라 보여서 만족스러워요.

 

여전히 성장 중이네요.

니키: 아직도 무릎에 성장통이 있어서 혼자 마사지를 하기도 해요. 자기 전에 마사지를 해주면 다음 날 무릎을 많이 쓰는 동작을 연습할 때도 좀 낫더라고요. 원래 늦은 시간에 잠들었는데 지금은 형들처럼 일찍 자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충분한 수면을 취하려고요. 이제부터는 계속 바빠질 거니까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있나요?

니키: 새로 이사 온 연습실이 전에 쓰던 곳보다 훨씬 넓고 천장도 높아요. 연습할 때 느낌이 또 달라지더라고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어요. 멤버들이랑 합을 맞출 때도 타이밍이나 박자를 더 자세하고 꼼꼼하게 보면서 연습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번 ‘BORDER : CARNIVAL’에서 데뷔 앨범에 비해 더 많은 파트를 맡게 됐어요. 그만큼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졌겠어요. 

니키: 전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에 더 많이 연습했어요. 제 낮은 목소리에는 라우브(Lauv) 님이나 저스틴 비버 님의 곡이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그분들의 노래를 듣고 따라 하면서 공부하기도 했어요. ‘FEVER’에서는 처음으로 코러스 파트를 맡게 됐는데 중요한 파트라고 생각해서 잘하고 싶었어요. 이런 섹시한 느낌의 곡은 처음이라 욕심도 났어요. 어려웠지만 프로듀서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반면 타이틀 곡 ‘Drunk-Dazed’는 몰아치듯 빠르게 전개되는 곡이에요.

니키: ‘FEVER’가 곡 내내 일관된 느낌을 유지하려고 했다면, ‘Drunk-Dazed’는 처음부터 끝까지 체력적으로 힘든 노래라서 퍼포먼스적으로 안정적인 라이브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춤을 추면서도 라이브를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배에 들어가는 압력을 의식하면서 조절하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안무적으로는 멤버들 개별 파트와 군무 파트에서 확실히 다른 매력을 보여줘요. 군무를 출 때는 개성을 최대한 줄이고 멤버들과 하나가 되는 합을 맞추는 데에 집중했고, 개인 파트에서는 각자의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니키 씨의 ‘경계선을 넘어~ 모두 무너져’ 파트에서는 곡의 주제이기도 한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면서 겪는 혼란을 빠르게 압축해서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니키: 데모 영상을 보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퍼포먼스 디렉터님께 말씀드렸고, 상의하면서 조금씩 제 의견을 반영하기도 했어요. ‘경계선을 넘어선 내가 여기 있다’고 강하게 전달하고 싶었어요. 처음엔 천천히 들어갔다가 경계선을 넘으며 갑자기 빠른 리듬으로 움직이면서 임팩트를 주려고 했어요.


어릴 때부터 꿈꿔온 데뷔를 이룬 니키 씨도 하나의 경계선을 넘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니키: 그런데 지난 앨범 활동을 하면서 제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을 알게 됐어요. 다른 선배님들 무대를 보는데 정말 멋있고 능숙하게 퍼포먼스를 하시는 거예요. 그에 비하면 저는 여유가 부족한 것 같았어요. 아무리 체력적으로 힘든 곡을 하더라도 어떻게 하면 여유 있게 보이는지를 많이 배우고 있어요. 선배님들을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한 경험이에요. 음악 방송 무대뿐만 아니라 브이라이브를 보면서 한국어 공부도 하고 있어요. 선배님들처럼 혼자 브이라이브를 할 수 있게 될 정도로 한국어를 잘하고 싶어요.

 

혹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연준 씨가 니키 씨와 함께 무대를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고 말한 브이라이브 방송도 봤나요?

니키: 네 봤어요. 연준 선배님 무대를 보며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좋아하는 선배님이 제 이름을 불러주셔서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언젠가는 꼭 같이 무대에 서고 싶어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선배님들 곡 중에서 ‘동물원을 빠져나온 퓨마’를 정말 좋아하는데 그 곡을 리믹스해서 선배님이랑 저랑 각각 댄스 브레이크를 보여주면 멋진 무대가 나오지 않을까요. 제 별명이 퓨마이기도 하고요.(웃음)

 

다른 아티스트의 무대 모니터링을 많이 하나 봐요. MBC every1 ‘주간 아이돌’에서 ‘커버 알파고’의 면모를 보여준 이유가 있었네요. 

니키: 어릴 때부터 혼자 영상을 보면서 연습하던 습관이 있어서 그런지 막 빠져들어서 보게 돼요. 방송 무대나 시상식 무대도 다 찾아봐요. 몇 번씩 반복해서 보다 보니 커버 댄스를 위해 찾아보는 게 아닌데도 자연스럽게 안무를 따라 출 수 있게 되더라고요. 요즘에는 방탄소년단 선배님들의 ‘MIC Drop’ 음악 방송 무대를 많이 보고 있어요.

 

방탄소년단의 ‘상남자’, EXO의 ‘LOVE ME RIGHT’, 블락비의 ‘Very Good’ 등을 커버하기도 했죠.

니키: 선배님들의 느낌을 커버하면서도 저희만의 색깔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저희 팀의 강점 중 하나가 군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남자’에서는 박자 하나 놓치지 않고 동작을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Very Good’은 미친 듯이 춤을 추는 노래니까 잠시 합은 내려놓고 노는 느낌을 살렸어요. ‘LOVE ME RIGHT’는 저와 제이 형, 희승이 형이 함께했는데, 손성득 디렉터님이 춤에 자신 있는 사람들끼리 모이면 오히려 따로 노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기 때문에 세 명이 호흡을 맞추는 데에 집중했어요. 

 

또 다른 커버 무대를 기대해봐도 될까요?

니키: 언젠가 정식으로 태민 선배님 ‘이데아 (IDEA:理想)’ 커버도 도전하고 싶어요. 태민 선배님 무대를 보면 다른 샤이니 선배님들과 함께 무대를 하시다가 혼자 하셔도 정말 여유롭게 소화하시더라고요. 그런 멋진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 샤이니 선배님들의 오랜 팬이기 때문에 언젠가 그분들과 같은 무대에 서게 된다면 정말 영광스러울 것 같아요. 제 꿈을 만들어주신 분들이니까요. 

‘2021 NEW YEAR’S EVE LIVE’에서 솔로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혼자서 무대를 채우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했다고요.

니키: 저만의 색깔로 형들의 자리를 채워야 했어요. 의자에 앉아서 시작해 공중 발차기로 끝내는데, 관객분들이 지루해하시지 않도록 중간에 의자를 차는 퍼포먼스를 넣어 임팩트를 줬어요. 강한 힘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의자를 멀리 보내는 연습도 많이 했고요. 완급 조절에 대해서도 열심히 공부했어요. 멤버들과 다같이 퍼포먼스할 때는 센터에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클로즈업을 잡는데, 혼자서는 계속 카메라에 잡히니까 표정 관리가 어려웠거든요. 동작을 보여주고 싶을 때는 몸에 힘을 주고, 클로즈업 때는 힘을 빼면서 표정에 집중했어요. 그때의 경험이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니키 씨가 꼭 보여주고 싶었던 자신만의 색깔은 무엇인가요?

니키: 몸의 선이요. 손가락 끝까지 완급 조절을 해야 만들 수 있어요. 항상 거울 앞에서 이것저것 동작을 해보면서 어떤 라인이 만들어졌을 때 가장 좋게 보일 수 있을지를 연구해요. 혼자 연습해봤을 때 괜찮았던 부분들은 다른 멤버들과 공유하면서 다같이 느낌을 맞춰가기도 해요.

 

지난 1월 유튜브에 공개된 방탄소년단의 ‘Lie’ 댄스 커버에서도 니키 씨의 부드러운 선이 도드라졌어요.

니키: ‘Lie’는 현대무용적인 동작이 재즈 댄스랑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춤을 출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에요. 현대무용은 짧게 배워봤지만 그때 칭찬을 받기도 했고(웃음) 제 춤선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커버를 하면서 ENHYPEN으로서 지민 선배님처럼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이 곡으로 춤을 춰서 빌리프랩 오디션에 합격했거든요. 그때는 그냥 춤을 좋아하는 애기였다면(웃음) ENHYPEN이 된 지금은 많은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이렇게 더 잘할 수 있게 됐다고요. 

 

오디션 당시에는 중학교 재학생이었지만 올해 졸업생이 됐어요. 

니키: 중학교 2학년 때 한국에 온 뒤로 거의 3개월에 한 번씩만 학교에 갔으니 크게 실감 나지는 않았어요. 고등학교는 아마 형들이랑 같은 학교에 가게 되지 않을까요? 혼자보다는 같이 다니는 게 훨씬 재밌을 것 같아요. 일본 학교와 어떻게 다를지 궁금해요. 옛날에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한국의 학교를 겪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해보고 싶은 동아리 활동이 있나요?

니키: 축구 동아리요. 축구는 하는 것도 좋고 보는 것도 좋아요. 네이마르 선수를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응원하고 있어요. 어제도 피파(축구 게임)하면서 네이마르 캐릭터를 썼어요.(웃음) 어릴 때부터 그랬던 것 같은데, 한 번 좋아하면 끝까지 좋아하는 스타일이에요. 붕어빵도 여전히 좋아해요. 전에 브이라이브를 하면서 피자 붕어빵까지 만들어봤어요. 붕어빵을 맛있게 만들려면 반죽 색깔을 보면서 굽는 시간을 계산해야 된다는 것도 알았어요.

희승 씨, 제이 씨와 함께한 붕어빵 만들기 브이라이브였죠? 형들이랑 같이 있을 땐 장난도 잘 치던데요. 

니키: 노력까진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장난을 치면서 분위기를 밝게 만들려고 해요. 웃는 시간이 꼭 있어야 하니까요. 제가 형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많지는 않은 것 같지만, 그렇게 장난을 치거나 형들의 고민을 들으면서 제 의견을 얘기해줄 때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왜 형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니키: 형들이 항상 저한테 힘을 주니까요. 특히 정원이 형은 저와 멤버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리더로서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줘요. 제가 데뷔 전에 홈스테이를 하면서 혼자 지냈거든요. 그땐 가족사진을 보면서 그리움을 견뎠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른 멤버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가족들이랑은 또 다른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설날에는 다들 휴가라서 저 혼자 숙소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이 형이 먼저 같이 집에 가자고 말해줘서 정말 기뻤어요. 제이 형 부모님께서도 제이 형처럼 저를 잘 대해주시고 맛있는 음식도 많이 해주셨어요. 너무 감사드리고 언젠가는 꼭 보답해드리고 싶어요.

 

멋진 막내네요.

니키: 형들이랑 같이 자는 걸 좋아했지만, 최근 두 달 동안에는 혼자서 자고 있어요. 형들 대신에 보디 필로우를 안고 자요. 이젠 혼자 자는 게 더 편해진 것 같기도 해요.(웃음) 바쁘고 피곤한 시기니까 형들이 힘들어질까 봐요. 일본 활동을 하면서 형들에게 더 고마움을 느꼈어요. 그동안 컴백 쇼 때나 기자님들 앞에 설 때 늘 리드를 해줬던 정원이 형이 정말 멋있다고 생각해요. 형들이 저한테 해줬던 것처럼, 일본 활동에서는 제가 형들이 모르는 단어를 알려주거나 더 적극적으로 리드하려고 해요. 라디오 ‘올나이트 일본X’의 DJ를 맡게 됐을 때도 열심히 개그를 했어요. 제이 형이 웃어줘서 고마웠어요. 지금은 형들이 일본어를 어려워하지만, 익숙해지면 더 재미있게 방송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이 씨는 코로나19가 끝나면 다같이 니키 씨의 본가로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는데, 니키 씨도 집에 가고 싶진 않나요? 

니키: 데뷔 후에 한 번도 일본에 가지 못했으니까, 집에 가게 되면 일단 먼저 부모님께 가서 인사를 드리고 좀 쉬면서(웃음) 멤버들이랑 같이 여행할 때 갈 곳들을 알아둘 거예요. 오사카가 좋을 것 같아요.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그럼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은 뭐예요?

니키: 빨리 엔진분들에게 이번 앨범 무대를 보여드리는 거요.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해 저희가 정말 연습을 많이 했거든요. 자신 있어요. 얼른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나중에는 방탄소년단 선배님들의 ‘고민보다 Go’처럼 힙합적인 곡이나 달달한 곡도 해보고 싶어요. 저에겐 많은 시간이 남아 있으니까(웃음) 여러 가지 콘셉트를 해보면서 엔진분들에게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글. 임현경
인터뷰. 임현경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이예진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이건희(빌리프랩)
사진. 윤송이 / Assist. 신예정, 강경희
헤어. 이일중, 경민정
메이크업. 안성희, 권소정
스타일리스트. 최경원
세트 디자인. 다락(최서윤 / 손예희, 김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