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은 차분하게 새 앨범 ‘BODER : CARNIVAL’에 담긴 노력을 이야기했다. 연습, 노력, 소화, 개선, 다시 반복.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이유가 딱히 있다기보다는 무대를 완벽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오늘 촬영 전에 학교 다녀오셨다면서요. 학창 생활은 어때요?

정원: 제가 다니는 학교가 예술고등학교여서 가수분들이 많이 다니세요. 그래서 학교 친구들이 신기해하는 건 없는데 저희 학교에 제이 형 팬이 있거든요. 그래서 학교 갈 때 제이 형에게 환호하는 것을 보니까 재밌어요.(웃음)

 

신인상도 4개 받았고, 이번 앨범은 선주문량이 45만 장을 넘었어요.

정원: 상상 이상으로 더 많은 선주문량 수치가 나와서.(웃음) 콘서트나 팬분들을 직접 보는 걸로 체감이 되면 좋을 텐데 수치상으로 나온 거니까 아직까지도 실감은 안 나요. 그래도 기분은 좋아요.

 

‘-note’에서 데뷔 앨범의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그 부분을 보완했을까요?

정원: 저번 데뷔 앨범은 준비 기간이 짧기도 해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거든요. ‘Given-Taken’은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랑 음악 방송을 할 때 개개인과 팀으로서의 역량이 차이가 컸거든요. 이번에는 준비할 시간이 조금 더 많아서 준비된 상태로 뮤직비디오도 찍은 것 같아 어느 정도 아쉬운 부분들을 보완했다고 생각해요.

 

매거진 ‘DAZED’와의 인터뷰에서 연말에 한 ‘2021 NEW YEAR’S EVE LIVE’ 때 여유로운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웠다고도 했어요. 

정원: 무대도 그렇지만, 확실히 말씀하시는 게 여유로워 보이더라고요. 방탄소년단 RM 선배님이 말하실 때 진짜 방에서 혼자 말하는 것처럼 편안하게 하셔서 놀랐어요.

 

‘2021 NEW YEAR’S EVE LIVE’ 이후에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수빈 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죠?

정원: 다들 너무 착하셔서 활동을 같이 할 때 잘 챙겨주세요. 그리고 수빈이 형이 생일 때 개인 메신저로 축하한다고, 리더인 거 힘들지 않냐고 얘기도 많이 하셨거든요. 그때 너무 감사했어요.

콘셉트 포토 촬영은 어땠어요? 스케이트보드도 타고, 가면도 쓰고, 젤리도 들고 다양한 콘셉트가 있었는데.

정원: 이번 재킷 촬영이 진짜 어려웠거든요. ‘HYPE ver’이 진짜 어려웠어요. 그 생크림을 실제로 묻힌 거거든요. 그리고 젤리를 들고 찍는데 국물이 (팔꿈치를 가르키며) 여기까지 흘러가지고  찝찝함이 되게 컸던 것 같아요.

 

‘HYPE ver.’이 힘들었던 만큼 몽롱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에요. ‘Drunk-Dazed’의 시작 부분인 정원 씨가 센터에서 비틀비틀 걸어나오는 장면에서는 그런 분위기를 내고 싶었을까요?

정원: 퍼포먼스 디렉터님께서도 말씀해주셨던 건데 제목 그대로 ‘Drunk-Dazed’니까 처음부터 혼란스럽고 취한 느낌을 보여주고 뒤에도 분위기를 잇는 부분을 살리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콘셉트에서는 저희가 경험하지 못했던 혼란, 도취된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는데 사실 지금도 좀 어려워서 아직까지는 100% 소화를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계속 해보면서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Drunk-Dazed’는 혼란스러운 감정도 담아야 하고 음도 더  높아져서 연습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정원: 저도 멤버들도 이번 ‘Drunk-Dazed’의 음역대가 높다 보니 녹음을 하면서 늘었거든요. 디렉터분께서 라이브할 때랑 녹음 때 부르는 건 다르니까 녹음할 때는 다이내믹함을 주라고 하셔서 보컬 안에서의 다이내믹한 폭을 조금 넓히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희승이 형이 발성이 진짜 좋아서 조언도 많이 구했어요. 성대도 근육이니까 계속 하다 보면 늘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녹음 때도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라이브에서도 좀 되고. 역시 반복이 제일 중요했던 것 같아요.

 

‘Drunk-Dazed’가 음역대도 높고 춤도 격렬해서 라이브가 걱정되기도 했을 것 같은데.

정원: 코러스에서 위로 점프하는 부분 라이브가 제일 걱정됐어요. 처음에 안무를 다 나가고 나서 춤만 춰도 너무 힘든 거예요. ‘라이브 어떡하지?’ 이 얘기가 아직까지도 조금씩 나오는데 춤이 과격하다 보니까 합을 맞추는 게 어려웠어요. 저번 ‘Given-Taken’ 활동 땐 선생님과 레슨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저희끼리 약속을 정해가면서 타이밍을 맞췄거든요. 그런 게 합을 맞추는 데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FEVER’에서 타이틀 곡과는 달리 R&B 느낌이 많이 나요. 보컬적으로 어떤 느낌을 내려고 했을까요?

정원: ‘FEVER’ 가이드를 처음 받았을 때 가이드해주시는 분이 너무 잘하시고 끈적끈적한 느낌을 잘 내셔가지고 어느 정도 따라 할 수 있는 부분은 따라 하고 나머지 부분은 프로듀서님이랑 계속 얘기해 가면서 제 느낌에 맞게 조금씩 변형시켰던 것 같아요. 노래 중간에 바이브레이션을 넣는다든가 그 호흡으로 뺀다든가 이런 끝 처리에 조금 더 신경을 썼어요.

무대 위 제스처나 표정을 하나하나 연습하는 걸로 알려져 있어요. 어떤 마음가짐일까요?

정원: 무대를 잘하려고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제스처를 잘하려고 하는 이유가 딱히 있다기보다는 무대를 완벽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제일 크고. 저 말고도 다들 무대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표정이나 노래, 춤 연습을 열심히 하는 것 같아요.

 

‘DAZED’ 인터뷰에서 희승 씨가 정원 씨에 대해 “자기 모습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알고, 또 그걸 토대로 연습하면서 실력을 향상할 줄 알죠.”라고 말했던 게 떠오르네요.

정원: 발전을 하려면 자기를 잘 알아야 되니까. ‘난 객관적이야.’라고 해서 객관적인 게 아니잖아요. 남의 이야기도 많이 듣다 보니까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I-LAND’에서 본인이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고 하셨는데, 지금은 본인의 감정을 조금 더 표현할 수 있게 되었을까요?

정원: 제가 어쨌든 리더니까, 기쁜 감정은 표현하는데 힘든 것까지 다 말할 필요는 없잖아요. 그래서 그런 건 딱히 말을 안 해요. 요즘은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힘들지는 않은 것 같아요. 앞으로 더 힘들어지면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리더라는 책임감이 정원 씨에게는 어떻게 와닿아요?

정원: 부담감도 물론 있지만 저도 완벽하지 않고, 똑같이 ENHYPEN 멤버고, 어리기도 해서 아직 배워가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리더라는 직책은 혼자서 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을 해요. 보통 리더를 앞에서 끌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그런데 이건 RM 선배님이 해줬던 말인데 “리더는 앞에서 끌어주는 게 아니라 뒤에서 밀어주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가 엄청 인상 깊어서 아직도 생각을 하고 있어요.

 

뒤에서 밀어주는 것도 그 무게를 지탱해야 하니까 힘들 수 있잖아요. 그래도 ‘ENHYPEN&Hi’에서 털어놓았던 부담감이 조금은 나아졌을까요?

정원: 그때보다는 훨씬. 그때는 리더로서 멤버들한테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리더가 하는 일 같은 걸 정확히 모르고 갈피를 못 잡은 것 같아서 힘들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어떻게 해야 되는지 정도는 알고 있으니까 점점 좋아지겠죠. 그리고 저를 믿어주는 사람도 있어서.

 

ENHYPEN의 리더가 하는 일은 어떤 걸까요?

정원: 저희 멤버들이 은근히 여린 데가 있거든요.(웃음) 그래서 일단 멘탈 케어가 제일 큰 것 같고 다같이 한 숙소에서 지내다 보면 문제가 없을 수는 없잖아요. 제어가 안 된다면 막는 게 맞지만 아니라면 최대한 그 사람들끼리 푸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중간에서 누가 정리할 경우 안 풀렸는데 화해하면 서로 찝찝하니까. 그래서 옆에서 그냥 같이 들어주는 것도 리더의 역할. 많이 들으면 이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고 이런 걸 알 수가 있죠. 그런 걸 파악하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다 보니까 사람마다 다르게 대처하고.

그런 문제를 파악하고 들어주려면 상황이나 멤버들을 빠르게 파악해야 할 것 같아요. ‘SEVENTEEN’ 인터뷰에서 멤버들이 정원 씨 눈치가 빠르다고 했잖아요.

정원: 이 사람이 기분이 나쁘면 그런 분위기, 공기가 다 보여요. 저희 멤버가 많이 티가 나는 것도 있는데(웃음) 진짜 다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끝나고 멤버 회의할 때 말하면 “어떻게 알았냐?”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가 있어요. 

 

멤버들을 잘 챙기지만 또 멤버들이 정원 씨를 챙겨줄 때도 많을 것 같아요. ‘ENHYPEN&Hi’에서 제이크 씨를 가장 의지되는 형이라고 했는데.

정원: 일단 가장 같이 있으면 제일 편한 게 첫 번째 이유고, 제이크 형이랑 같이 있으면 사람이 엄청 긍정적이게 돼요. 같이 있으면 뭔가 힘이 나요.

 

제이크 씨랑 정원 씨 생일 기념 쿠키도 만들었어요. 쿠키는 어땠어요?

정원: 일단 쿠키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어요. 밀가루 맛이 조금 많이 나긴 했는데 그래도 진짜 나쁘지 않았고요. 그리고 멤버들한테 저희가 쿠키 만들다가 망해서 집 앞에서 사왔다 하고 거짓말을 쳤어요. 당연히 안 믿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진짜 나쁘지 않다고 했어요.

 

제이 씨와는 ‘I-LAND’의 ‘도라에몽’부터 브이라이브의 ‘록 시크’까지 제이 씨에게 장난치는 정원 씨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정원 씨에게 제이 씨는 어떤 형일까요?

정원: 제이 형이 저를 아끼는 게 엄청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가끔은 제가 선을 넘을 때도 있어서 미안하고, 제이 형이 사소한 부분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주고 잘 챙겨주는데 잠을 컨트롤 못할 때가 있어요. 다 좋은데 그런 게 조금 안타깝긴 해요.(웃음) 그런데 누구나 허점은 있으니까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웃음)

멤버들과 함께 틱톡 영상을 올리다가 첫 단독 틱톡 영상이 30분 동안 찍은 ‘지금까지 이런 정원은 없었다!이것은 다리인가 팔인가?!!’ 영상이었어요. 앞으로는 어떤 영상을 올리고 싶어요?

정원: 실력을 더 많이 키워서 실력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틱톡에서도 춤을 출 수 있는 게 많잖아요. 희승이 형이 ‘Savage Love’ 노래도 올렸었거든요. 그런 노래나 춤 실력을 보여드릴 수 있는 콘텐츠를 좀 많이 올려보고 싶어요.

 

틱톡뿐만 아니라 위버스나 다른 SNS에서도 소통을 자주 해요.

정원: 소통하는 게 재밌어서.(웃음) 처음에 많은 분들이 제가 SNS에 올리는 글 하나하나를 좋아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고 하니까 신기했고 제가 올린 사소한 글 하나로도 다양한 주제와 이야기가 나오니까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위버스도 팬분들이 올려주시는 걸 보는 것도 있는데 팬분들끼리도 “학교 다녀올게요.”’ 하면 “잘 다녀오세요.”’ 이렇게 소통을 하더라고요. 그런 소통을 ‘ENHYPEN’ 창에서 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신기했어요.

 

이번 생일은 ENHYPEN으로 데뷔 후 엔진분들과 처음 맞는 생일이었어요.

정원: 살면서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한테 생일 축하 받은 기분이 되게 묘하고 신기한 게 제일 컸어요. 데뷔 후 첫 생일이니까 진짜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처음으로 엔진분들과 대면 팬미팅도 했어요. 

정원: 처음이니까 긴장도 많이 됐는데, 다 저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니까 기쁜 마음이 훨씬 컸던 것 같고 무대 하면서도 힘들지는 않았어요. 선배님들이 “요즘은 온라인으로만 하니까 전보다 더 힘들다.” 이런 얘기를 자주 하시는데 더 공감이 되더라고요. 팬분들 에너지를 이미 경험한 상태에서 갑자기 없어진 거니까. 저희는 팬분들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그때 와닿는 게 컸던 것 같아요.

 

브이라이브에서 “나 엔진이야!”라고 말하면 누가 들어도 납득할 만한 그룹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자랑스러운 ENHYPEN이 되기 위해 어떻게 성장하고 싶어요?

정원: ENHYPEN이 데뷔한 지 얼마 안 됐다 보니 많이 알려지진 않았잖아요. 그래서 많이 알려지기 전에 실력이나 인성을 좋은 이미지로 만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인성은 사람의 원래 본성이니까 바꾼다기보다는 착하게 살고, 아이돌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나올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놓으면 더 좋으니까.

글. 오민지
인터뷰. 오민지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이예진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이건희(빌리프랩)
사진. 윤송이 / Assist. 신예정, 강경희
헤어. 이일중, 경민정
메이크업. 안성희, 권소정
스타일리스트. 최경원
세트 디자인. 다락(최서윤 / 손예희, 김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