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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성덕(대중음악 평론가)

샘 스미스와 킴 페트라스의 ‘Unholy’는 10월 29일 자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올랐다. 9월 22일 공개되어, 10월 8일 자에 3위로 데뷔하고, 차트 진입 4주만에 정상이다. 그 4주 동안에도 ‘Unholy’는 이미 뜨거웠다. 4주 내내 스트리밍과 음원 부문에서는 1위였고, 빌보드 글로벌 차트에서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샘 스미스는 지금까지 핫 100 차트에 20곡을 올렸지만, 이번이 첫 1위다. 2014년의 ‘Stay With Me’가 2위에 올랐던 것이 최고 기록이다. 샘 스미스와 킴 페트라스는 각각 공개적인 논바이너리와 트랜스젠더로서 최초의 1위 아티스트다. 샘 스미스는 2019년 초 논바이너리로 커밍아웃했다. 킴 페트라스는 독일 출신으로 18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받기 위해 13세부터 노력하여 2008년 16세로 수술을 완료했다.

지난 8월 샘 스미스는 ‘빌보드’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음악에 대한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나의 20대는 실연과 드라마의 시간이었다. 30대를 맞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이 무엇인지 스스로 묻게 되었다.” 당시 작업 중이던 새로운 음악은 빌보드에게만 들려주었다. ‘빌보드’는 이를 묘사하기를, 가슴 아픈 실연의 노래는 사라지고, 댄스 팝부터 합창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로 표현된 환희가 대신한다고 썼다. 이 같은 표현에서 펫샵보이즈를 떠올린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샘 스미스 스스로는 이를 ‘퀴어 조이’라고 표현하며, 새로운 앨범이 위험하고 동시에 대담한 행보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이 인터뷰로 처음 지핀 불은 틱톡 바이럴, 대담한 가사와 뮤직비디오 공개까지, 인상적인 발매 전략으로 이어졌다. 8월 중순 샘 스미스의 틱톡 계정에 킴 페트라스와 함께 녹음 스튜디오에서 ‘Unholy’의 가장 중요한 훅에 맞춰 춤을 추는 스니펫이 올라왔다. 유튜브 뮤직비디오의 가사 해석을 따르면, “엄마는 아빠가 불결한 곳에서 이상한 짓을 하고 다니는 걸 모르지 더러운(Unholy) 짓을 하고 다니는 걸 말야(Mummy don’t know Daddy’s getting hot At the body shop Doing something unholy)” 부분이다. 챈트와도 같은 사운드와 상반되는 가사가 틱톡 플랫폼 특유의 댄스 챌린지는 물론 변신 전후의 격차가 중요한 트랜지션 비디오와 잘 어울렸고, 같은 음원을 사용한 50만 개 이상의 비디오가 공유되었다. 게다가 틱톡 바이럴이 단순히 신곡에 대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만 아니라, 신곡 전체가 어떤 그림을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이럴 때 노래의 이미지를 완성할 뮤직비디오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1990년대부터 시각적 강렬함에 필요한 뮤직비디오에 일가견이 있는 플로리아 시지스몬디가 감독으로 참여하고, 당대 가장 주목받는 현대무용팀 오드((LA) Horde)가 안무를 맡았다. 뮤직비디오에서 샘 스미스는 비밀스러운 카바레의 주인이고, 킴 페트라스는 ‘아빠’를 유혹하고 협박하는 존재다. 뮤직비디오의 도입부 드라마가 제시하는 바를 따르면, 이 노래 역시 사랑의 부정과 배신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이 노래가 ‘I’m Not The Only One’의 매운맛이라는 평도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트위스트는 상황 전체를 실연이 아니라 철저하게 통제된 즐거움으로 바꿔 놓는다.

 

통제된 즐거움은 이 노래가 대중적 히트로 이어지는 비밀이다. 가사와 뮤직비디오가 민망할 수도 있지만, 막상 그 수위에서 심각한 것은 없다. 상당수의 힙합 뮤직비디오에 비하면 오히려 거실의 대형 화면에 어울린다. ‘Unholy’가 하이퍼팝을 주류에 소개한 방식도 그렇다. 하이퍼팝을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실험적인 접근으로 익숙한 팝 음악의 경계를 확장하는 시도라고 할 때, ‘Unholy’는 언더그라운드에서 이루어진 시도의 결과물을 채용하지만 블레이크 슬랫킨 같은 주류 프로듀서와 함께한다. 그 결과 극단적이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새롭다. 아티스트 자신들의 정체성과 그 노래 자체에 이르기까지, ‘Unholy’는 대중음악의 경계를 살짝 넓혀 놓았다. 이 노래가 하이퍼팝 같은 새로운 스타일의 선구자들에 대한 착취라는 일부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가 소셜 미디어와 스트리밍에서 얻은 뜨거운 반응을 라디오에서도 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뮤직비디오가 제시한 화제성은 시상식 시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샘 스미스 버전의 ‘숏버스’를 보게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