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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예진
디자인. 전유림
사진 출처. 빅히트 뮤직

“멀리서 봐도 눈, 코, 입이 너무나 뚜렷했던 정말 잘생긴 친구가 부모님의 차로 뛰어가는 모습을 보고 절대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쫓아갔어요.” 빅히트 뮤직 캐스팅팀 홍승우 팀장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범규를 처음 봤을 때의 순간을 회상했다. 범규를 비롯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태현과 휴닝카이, ENHYPEN의 정원, 희승, 제이, 성훈을 캐스팅한 그의 안목은 K-팝 산업에서 캐스팅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팬덤 모아가 종종 하는 질문, ‘빅히트 뮤직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다섯 멤버를 도대체 어떻게 모았을까?’처럼 외모도 성격도, 성장 환경과 배경까지 모든 것이 제각각인 채로 함께 성장하는 현재의 멤버들이 아니었다면 이 팀은 지금과 전혀 다른 느낌이었을지도 모른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성훈과 태권도를 배운 정원이 ENHYPEN의 멤버가 아니었다면 퍼포먼스의 스타일이, 소소하게는 자체 콘텐츠의 아이템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홍승우 팀장은 다음과 같이 캐스팅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매니지먼트든 제작이든 우선 캐스팅이 제대로 되어야 진행되기 때문에 캐스팅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진행되는 모든 일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캐스팅팀은 모든 영역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주요한 파이프라인이에요.” 
 

캐스팅을 위해선 모든 방법이 동원된다. 기획사가 개최하는 공개 오디션이나 K-팝 관련 학원 내방 오디션을 보기도, SNS를 통해 캐스팅하기도 한다. 그중에서 길거리에서 우연히 미래의 재목을 발견해 접촉하는 로드 캐스팅은 캐스팅 확률이 낮아 보이지만 의외로 활발하게 진행되는 방식이다. 홍승우 팀장이 대구의 한 중학교 앞에서 범규를 발견하고, 입학 시험이 마무리된 예고 교문 앞에서 “빨간색 패딩을 입고 있는데 얼굴이 눈에 확 들어왔던” ENHYPEN 희승에게 명함을 내밀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만큼 로드 캐스팅에선 눈에 띄는 외모가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캐스팅은 그 다음부터다. 홍승우 팀장은 범규와 희승이 과거 트레이닝 경험이 전무했음에도 오디션을 통해 실력적으로 상당한 발전의 여지가 엿보였다고 말했다. “범규 씨의 음색을 듣는 순간 트레이닝을 해보면 매우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고, 희승 씨는 처음부터 노래에 대한 감각이 있는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두 사람의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에서 그는 빅히트 뮤직(당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트레이닝 방식이 더해진 이후 이들의 성장 정도와 방향을 직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었고, 이런 판단이 서는 사람이 연습생 계약으로 이어진다. ENHYPEN 멤버들의 말에 따르면 희승은 “연습생들의 우상이자 표본”으로 불릴 정도로 월말 평가 1위를 놓치지 않는 실력과 태도를 보였고, 범규는 짧은 시간 내 데뷔를 위한 준비 과정을 소화해냈을 뿐 아니라 작곡을 처음 배웠을 당시 작업했던 곡 ‘거울 속의 미로’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앨범에 수록되기도 했다. 홍승우 팀장이 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발전 가능성”을 수차례 강조한 이유다. “스스로 춤이랑 노래를 못한다고 생각하더라도 본인은 모르고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정말 많아요. 필요하다면 후보생에게 애국가나 학교 교가를 불러달라고 요청하기도 해요. 랩도, 연기도 시켜보고요. 어떤 부분에서 무엇이 발견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는 거예요.”

 

아이돌이 되기를 원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두 사람처럼 실력과 발전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오디션의 기회는 더욱 늘어났다. 기존의 실용 음악 학원, 댄스 학원과는 달리 K-팝 아이돌 오디션에 특화된 오디션 전문 학원이 생긴 이유다. “그전까지는 보컬이나 댄스 실력 자체에 집중하거나 입시를 위한 교육을 했다면 지금은 아예 아이돌 오디션을 타깃으로 한 트레이닝을 진행하고 있어요.” 한 오디션 전문 아카데미 관계자의 말처럼 “오디션 심사 기준에 충족시키기 위한 교육 방식”에 대한 수요가 생긴 셈이다. 이곳에서 아이돌 지망생들은 “보컬과 댄스 어느 한쪽에 치중되지 않고 밸런스가 맞춰진 상황에서 개인의 매력을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통해 나타내는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지도를 받는 것은 물론, 각자의 고유한 비주얼적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맞춤형 코치를 받기도 한다. 빅히트 뮤직을 지망하는 학생에게 마침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연준을 연상시키는 요소가 있다면 “연준의 헤어와 스타일링을 참고하여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식이다. 근래 K-팝 아이돌의 실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기획사의 캐스팅 및 오디션 심사 기준도 함께 높아짐에 따라 이처럼 아이돌 지망생들이 다방면에서 고도화된 수준으로 철저하게 준비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관계자는 지금 현재 아이돌 지망생의 입장에서 오디션과 캐스팅은 ‘취업’과 같은 의미라고 설명한다. “취업 준비를 할 땐 모두가 힘들잖아요. 필요한 스펙을 쌓고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도 하고요. 이 친구들은 보컬과 춤 그리고 자기 자신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고 있는 거예요.”

 

아이돌 지망생들의 기획사 연습생 합격을 위한 과정이 치열해지면서 캐스팅과 오디션 또한 점점 지망생 당사자의 노력에 비례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과거처럼 단지 외모가 뛰어나거나 좋은 느낌만으로 캐스팅될 가능성은 점차 줄어든다. 아카데미 관계자는 “요즘엔 비주얼이 훌륭해도 실력이 없으면 최종 합격은 어려워요. 실력은 보통 연습량에 비례하죠. 캐스팅을 받는 사람은 극소수고, 특히나 대형 기획사에 최종 합격하기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목표 설정을 꾸준히 하고 시간을 쏟으며 노력했던 친구들은 결국 잘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는 특히 관리생이라는 명목으로 일부 기획사가 정식 선발하기 전 일정 기간 동안 발전 상황을 체크하는 개념의 지망생에게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관계자는 “‘이 친구는 이런 부분이 부족하니까 여기에 신경을 써주세요.’라는 식으로 회사에서 피드백이 오면 이를 수용하고 고치기 위해 진짜 노력을 하는 지망생들이 보통 최종 합격이 돼요.”라고 덧붙였다. 홍승우 팀장이 말하는 ‘발전 가능성’이 어떤 이에겐 타고나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주체적으로 만들어내어 증명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예컨대 ENHYPEN의 리더 정원은 홍승우 팀장이 한 연습생의 어머니에게 정원의 사진을 전달받자마자 “너무 귀여워서 놀라울 정도라 이 친구는 귀여워서라도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에 당시 그가 타 기획사에서 받고 있던 교육 과정을 마친 뒤 곧바로 미팅을 추진, “노래, 춤, 비주얼 등 전반적인 밸런스가 좋아” 캐스팅으로 이어진 경우다. 무엇보다 홍승우 팀장이 사내 보고를 위한 정원의 프로필 자료에 “귀여운 매력이 다 담기지 않아 아쉬운 마음”에 다이어트를 제안하자 정원이 “매일 밤 먹던 아이스크림을 일절 끊고 운동을 해가며 정말 단기간에 이뤄낸 다이내믹한 변화”는 그에 대한 확신을 심어줬다. “이 정도의 욕심과 끈기라면 앞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아카데미 관계자는 최근엔 연령대가 어린 지망생들이 “직접 본인에게 맞는 학원과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혼자서 상담을 한 뒤 등록”을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대 아이돌 지망생들의 능동적인 성향은 이후의 실력 향상을 비롯한 성장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 친구들에겐 아이돌 지망생으로서 데뷔를 하는 것이 하나의 목표이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즐거움도 많이 느끼거든요. 무언가를 하면서 스스로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고, 이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는 것을 알게 되니까요.” 이는 “부모님들이 방탄소년단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룹으로 인해 K-팝 아이돌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홍승우 팀장 또한 “현재 부모 세대가 K-팝 문화를 비교적 잘 이해하는 연령층이기 때문에 확실히 받아들이는 범위가 넓어”졌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ENHYPEN의 제이 역시 그가 밝힌 바와 같이 이전의 연습생 생활을 마무리한 후 이후 행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던 중, 방탄소년단의 영향을 받아 스스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를 목표 삼아 레슨을 받아가며 연습을 하다 오디션을 통해 합격했다. 홍승우 팀장은 제이와의 만남에 대해 “다른 또래 중에서 가장 눈에 띈 분이에요. 특히 랩 실력이 출중했고, 처음엔 쑥스러워하는 듯 했지만 랩을 시작하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당당하게 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라고 회상했다. 제이의 표현대로 “실력을 갈아”온 시간과 노력이 가치로 인정을 받은 순간이다. 아카데미 관계자는 이처럼 10대 청소년이 스스로 꿈을 좇는 흐름 가운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망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과거 기획사에서 진행하는 오디션 정보가 매우 폐쇄적이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관련 정보가 개방된 편이지만 여전히 암암리에 아이돌의 꿈을 이용한 비상식적인 일들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관계자가 캐스팅 및 오디션을 비롯해 각종 연습생 생태계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데 힘쓰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망생들 입장에선 정보가 많을수록 좋은 거죠. 10~20대가 마주하는 세계인 만큼 어른들이 건강한 문화를 만드는 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세대의 변화가 캐스팅을 둘러싼 환경을 조금씩 바꿔왔다면, 휴닝카이의 캐스팅 과정은 K-팝 시장의 변화가 캐스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휴닝카이 씨는 또래에 비해 유난히 아기 같은 모습이었지만 목소리가 진짜 좋았던 게 기억에 남았어요. 당시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원했던 팝적인 요소를 갖고 있었고, 차기 팀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아가는 데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홍승우 팀장의 말처럼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데뷔 당시부터 전 세계적인 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그에 따라 캐스팅 단계부터 글로벌적으로 소구할 수 있는 연습생들을 찾으려 했다. “이전에는 해외의 기획사 등 기관 단체에서 먼저 트레이닝이나 오디션 등을 요청해왔다면 지금은 개개인이 한국에서 아이돌이 되고 싶어 연락 오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어요.” 아카데미 관계자의 말처럼 K-팝이 전 세계에서 통하는 장르가 되면서 세계 각지에서 K-팝 아이돌이 되길 원하는 이들이 들어오고, 반대로 K-팝 산업은 해외로 나가 캐스팅을 시도하기도 한다. 빅히트 뮤직이 방탄소년단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를 잇는 세 번째 보이그룹 멤버를 선발하는 글로벌 오디션 ‘BIGHIT MUSIC NEW BOY GROUP AUDITION’을 개최 중인 이유다. 홍승우 팀장은 해당 오디션에 대해 외국인이나 재외국민 등 글로벌 인재 대상으로 특별히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 않으며, “아티스트에 대한 꿈만 있다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오디션의 응시자의 관점에서 아카데미 관계자의 말은 또 다른 실마리가 될 수 있겠다. “예전에는 기획사에서 학업 성적 등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면 요즘은 성적뿐 아니라 외국어 능력에 가산점을 더 주는 느낌이에요. 전에 비해 더욱 개성 있고 주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친구들을 주의 깊게 보는 것 같고요.”

‘[BIGHIT MUSIC] NEW BOY GROUP AUDITION - TXT’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멤버 태현은 수많은 기획사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빅히트 뮤직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나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해 줄 것 같다는 확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이돌 연습생이 되기를 거절했던 태현에게 당시 캐스팅팀이 시간과 정성을 들여 설득했던 결과다. 태현을 직접 캐스팅한 담당자에게 처음으로 태현의 존재를 알린 당사자이기도 했던 홍승우 팀장은 “당시 태현 씨는 어린 나이임에도 이미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설계를 해놨을 정도로 야무졌고, 공부에 욕심이 많아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자 했던 생각이 완고했어요. 성숙하고 현실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저희도 태현 씨에겐 이상적인 이야기보다는 모든 부분을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말씀을 드렸어요.”라고 밝혔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로서 한창 커리어를 쌓고 있었던 성훈이 ENHYPEN으로 데뷔하게 된 것 역시 홍승우 팀장이 2년 동안 그에게 “집념으로 열정을 쏟아부었”던 결과다. 그는 성훈이 선수 생활과 연습생 트레이닝을 병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안을 하는 등 구체적인 대안을 통해 성훈의 부모님과 오랜 시간 대화하며 지속적으로 설득해왔다. 홍승우 팀장이 캐스팅의 본질을 “결국은 진정성”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캐스팅 대상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비전을 실현시킬 방법까지 설득하려면 그만큼의 확신과 준비가 있어야 한다. 그가 이미 다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성훈에게 캐스팅 제안을 한 것도 확신 때문이었다. “오랜 피겨스케이트 경험으로 춤에 대한 이해가 빠를 것이라 생각했고, 운동 선수다 보니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과 승부욕이 남다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결국 그런 욕심을 가진 사람은 무조건 잘되거든요.” 그 확신은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시절 캐스팅과 연습생 교육, 관리 등 신인 개발에 필요한 모든 부분들은 하나의 팀 안에서 운영됐다. 반면 현재 빅히트 뮤직은 각 분야를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운영한다. 그만큼 각각의 영역은 전문화되고, 캐스팅을 위한 기법은 지금 이 시간에도 발전 중이다. 홍승우 팀장은 빅히트 뮤직 캐스팅팀에서는 아이돌 후보생을 캐스팅하는 것은 물론 캐스팅 루트의 개발, 트렌드에 따른 평가 기준 설정, 홍보 및 접근 방식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캐스팅은 절대 기존의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지 않고 누구보다 빠르게 현재의 트렌드를, 그중에서도 특별히 10대의 특징과 유행을 파악하고 발맞춰야 하는 일이에요.” 그래서 캐스팅팀은 “직접 길거리에 나서 10대 학생들에게 활동 범위와 생활 패턴, 관심을 가지는 분야 등을 인터뷰”하며 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축적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캐스팅 경로를 개척하거나, “10대에게 인기를 끌었던 제페토, 본디 등의 앱을 활용”한 후보생 접촉 방식 등을 고민해보기도 한다. “세대별 아이돌 비주얼 계보나 국가별 특징과 매뉴얼 정리를 하는 등 시대 방향성 연구와 시장 조사를 하며 다양한 시각을 통해 캐스팅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홍승우 팀장에 따르면 캐스팅은 “직관과 감각에 상당 부분 의존”하기 때문에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일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거나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지는 않다. 그럼에도 그를 비롯한 캐스팅팀이 이런 시도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일단 해요. 그만큼 누군가에게 숨겨져 있는 잠재력을 발견해 아티스트라는 꿈을 품도록 돕는 것은 저희에게 늘 간절한 일이에요. 캐스팅의 업무 체계를 구축하고 고도화하는 과정을 통해 캐스팅 전문가를 육성하는 데 힘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스승의 날에 방송한 EBS 라디오 ‘경청’에서 정원은 ‘기억에 남는 스승’으로 자신을 캐스팅하고 아티스트가 되기까지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홍승우 팀장을 언급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와 같이 이따금씩 자신이 캐스팅했던 아티스트가 잊지 않고 감사하다는 연락이 올 때 홍승우 팀장은 “그간 쌓인 모든 피로와 고충이 한번에 사라지면서 이 일을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동시에 이런 기쁨은 그처럼 캐스팅을 업으로 삼은 모든 사람들에게 무거운 책임을 느끼게 만든다. “예전에는 겁 없이 달려가 캐스팅을 했다면, 점점 더 큰 고민과 함께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나의 선택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의 생활과 인생이 바뀌는 거니까요.” 홍승우 팀장의 말처럼 아이돌 캐스팅은 누군가의 10~20대 시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그 한 사람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또다시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홍승우 팀장을 비롯한 캐스팅 담당자에게 주어지는 행복은 자신이 발굴한 연습생이 아티스트로 성장하는 모습 그 자체다. 캐스팅한 아티스트의 성장은 자신이 올바른 일을 했다는 믿음의 증거이기도 하다. 홍승우 팀장은 지금의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ENHYPEN을 바라보는 마음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ENHYPEN 두 그룹을 늘 아빠의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어요.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소중히 여기며 캐스팅했던 멤버들이 아티스트로 성공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 저희에게 이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