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 멤버들의 포토북 시리즈 ‘The Thirtheen Tapes (이하 TTT)’의 세번째 주인공은 최근 ‘Black Eye’를 발표한 버논이다. ‘TTT’의 발표에 앞서 ‘TTT’ 제작에 참여한 위버스 매거진이 버논과의 인터뷰를 미리 공개한다. 64페이지에 달하는 버논의 더 많은 사진들과 특전은 ‘The Thirteen Tapes(TTT)’ vol. 3/13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버논 씨의 솔로 곡으로 아무래도 힙합 곡을 예상한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Black Eye’는 펑크 장르예요.

버논: 곡을 만들 때 처음엔 뭘 할지도 좀 생각이 안 났어요. 그런데 롭 로이(Robb Roy)라고 ‘Face the Sun’ 앨범에 있는 ‘Ash’에도 참여했던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랑 같이 작업하면서 이 노래로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친구는 원래 그래픽 디자이너예요. 그래서 이번 앨범 및 커버 디자인도 맡아서 하고 있는데, 저희 둘 다 비슷한 음악을 좋아하고 평소에 얘기도 많이 해요. 그러다 제가 작업실에서 ‘Ash’에 제 부분 랩을 쓰고 있는데, 옆에서 뭔가 아이디어를 던져주는 거예요. 근데 생각보다 합이 되게 좋다고 느껴져서 아예 제대로 작업을 해보자고 얘기가 나왔죠. 몇 곡이 더 있긴 했는데, 들어본 분들이 이 곡이 제일 적절할 것 같다고 해서 진행하게 됐어요. 

 

펑크는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죠?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듣기도 했고요.

버논: 록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좀 익숙했던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도 많이 좋아하시고.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되게 친숙한 사운드였는데, 근 몇 년 사이에 팝펑크가 다시 유행이 시작된 것 같더라고요. 이 장르에 대해서는 2년 전부터 나름 해왔는데 이제서야 좀 그걸 제대로 드러내게 된 것 같아요.

 

펑크라는 점에서 노래 속 묘사하는 캐릭터가 인상적이었어요. 자신의 친구가 ‘나’라고 할 만큼 다른 사람의 접촉을 원치 않고 분노에 휩싸여 있다는 점에서 정말 펑크를 할 것 같은 사람 같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버논: 그 노래는 저와 롭 로이 모두 알고 있는 친구에게서 영감을 받은 곡이었어요. 이 친구가 좀 정신 사나운(웃음) 면모가 있거든요. 되게 외로움도 많고. 물론 모든 내용이 그 친구에 대한 건 아니지만 뭔가 영감을 줘서 곡을 만들게 됐고요. 처음 만들 때는 한글과 영어가 막 섞여 있던 곡을 영어로 바꾸면서 제목도 영어로 정하게 됐는데, 그 영감이 된 친구한테 노래를 들려주면서 물어봤어요. 그러니까 그 친구가 낸 아이디어가 ‘Black Eye’예요. 그게 그 거친 느낌과 되게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Black Eye’가 멍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 노래에서는 마음의 상처를 의미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타인의 접촉을 거부하다가 마지막에는 “똑똑 누구 없어요” 하면서 그대로 끝나는데 그래서 심리적으로 더 절박하게 느껴졌어요.

버논: 그게 적절한 엔딩일 거라고 판단했어요. 아웃트로에서 노래 속의 자아가 뭔가 왔다 갔다 하잖아요. 그래서 갑자기 신나게 놀다가도 또 너무 다가오면 내가 널 다치게 할 수 있으니 널 떠나겠다라고 하고. 그런데 그렇게 말한 직후에 약간의 공백이 있어요. 그러니까 진짜 떠날까 봐(웃음) 똑똑똑. 그렇게 끝나버리는. 그 가사는 제가 쓴 건데, 저도 되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버논 씨도 그렇게 본인의 내면에서 갈팡질팡하게 되나요?

버논: 전 그 정도는 아니에요.(웃음) 확실히 사람을 필요로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의지를 하고 싶어 하고.

 

의지하고 싶지만 표현하기 어려울 때도 많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버논 씨를 아는 일을 하니까요. 누군가에게 표현하고 싶을 때 못하는 건 어떻게 해결하나요?

버논: 결국에는 다 인식 차이라는 생각이 있어요. 결국에는. 제가 그렇게 보고자 하고, 그렇게 느끼고자 하니까 그렇게밖에 생각을 못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주체하지 못하는 감정이 들 수도 있겠지만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의 차이니까 어느 정도까지는 그래도 조절 가능한 것 같아요.

 

그래서 힙합이나 록을 좋아하는 것도 있을까요? 조절했던 감정들을 표현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버논: 그것도 맞는 것 같아요. 저의 그런 성향이 제 취향에 영향을 끼치는 것 같아요. ‘Black Eye’를 만들 때도 되게 해소되는 기분이었어요. 제가 만들고 싶은 대로 만드는 자체도 해소가 되고, 목소리를 내지른다거나 가사에서 이런 스토리텔링을 하는 게 굉장히 스트레스 풀리고 재밌었던 것 같아요.

 

‘Black Eye’에서 지르는 보컬이 인상적이었어요. 특정 발음에서 살짝 허스키한 저음이 같이 나오는데, 그런 목소리가 주는 느낌이 후렴구에서 목소리 크기를 줄여도 임팩트 있게 들리게 하는 것 같더라고요.

버논: 말씀하신 것처럼 조금 허스키함도 있고, 중저음역대의 목소리도 있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약간 아이같이 들리는 부분들도 있는 것 같거든요.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항상 그렇게 느껴왔어요. 어릴 때는 그게 좀 싫기도 했는데 클수록 독특한 매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제 목소리에 맞춰 노래를 해보고 싶어서 팝펑크를 하고 싶기도 했던 것 같아요.

 

후렴구에서 본인 목소리가 확 튀어나올 수도 있었을 텐데, 오히려 음색만 남기고 소리를 줄인 게 인상적이었어요. 어디선가 절박하게 외치는 느낌만 극대화시킨 것 같았어요.  

버논: 후렴구 멜로디는 제가 만들었고 벌스와 아웃트로는 롭 로이가 만들었어요. 정말 공동 제작이었던 건데, 전체적으로 지르는 노래다 보니까 레코딩할 때는 좀 힘을 빼고 하자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했어요. 이미 지르는 노래인데 거기서 그냥 더 세게 지르려고 하면 듣기 거북해지는 게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믹싱은 제가 녹음한 걸 깔끔하게 만지되 너무 예쁘게만 하고 싶진 않아서 리버브 같은 것도 최대한 간소화하려고 했어요.

 

리버브를 간소화하려고 했다고 했는데, 녹음할 때 나오는 목소리의 울림이 자연스럽게 사는 정도로 녹음이 됐더라고요. 약간 라이브 같은 느낌을 추구한 건가요?

버논: 녹음한 스튜디오가 데뷔 때부터 녹음했던 곳이에요. 그래서 너무 친숙하기도 하고, 녹음실 엔지니어 분과도 친해서 그분한테도 녹음하면서 직접 어떤지 계속 피드백을 해달라고 했어요. 사운드적으로 시원시원하게, 팝펑크스럽게 하고 싶었어요.

세븐틴 앨범과는 작업 방식이 달랐는데, 마쳐보니 어떤가요?

버논: ‘Black Eye’를 준비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부족한 점을 좀 많이 깨닫는 계기가 됐어요. 이게 버논이 내는 ‘Black Eye’인 거잖아요. 그 점에서 제가 더 적극적으로 주도했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던 것 같아요. 세븐틴 활동을 할 때는 함께 만들어 가는 거고 회사에서도 여러 부분에서 도움을 주는데, ‘Black Eye’는 제가 세븐틴의 멤버로서 가져왔던 태도대로 일을 진행하다 보니까 제가 잘 리드하지 못한 부분들도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다음엔 어떻게 더 잘해야하는구나 하는 걸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솔로 곡에서는 프로듀서였던 거니까, 그 부분에서의 아쉬움이 있었나 보네요.

버논: 그렇죠. 딱 그거네요. 세븐틴 앨범을 만들 때는 다른 멤버들도 있고 전문가들이 있으니까 제가 노래를 만들 때도 함께 만들어가지만 이건 저 혼자 아는 거고 제가 다 하는 거니까 훨씬 주도적으로 했어야 했단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과거에는 정말 작은 틀에 갇혀 있었던 것 같고, 지금은 그때보다 더 수용적이려고 하는데 이번 일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아이디어들을 받아들이려고만 하니까 제 생각과 달라질 때도 있었거든요. 이것 또한 조금은 적당한 게 좋단 걸 배우는 계기가 됐어요.

 

세븐틴으로 작업할 때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들이 많잖아요. 멤버들 모두 자기 주장을 펼치는 것 하고 받아들이는 것 사이에서 균형 찾는 게 쉽진 않겠어요.

버논: 특히나 멤버도 13명이나 있으니까(웃음) 계속 현재 진행형인 고민이거든요. 제가 생각했을 때 더 좋은 게 있고, 논리적으로도 맞다고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사람의 일이 항상 논리로만 따져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 과정에서 예상치도 못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서로의 접점을 잘 찾는 건 얘기를 많이 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저희 멤버들은 캐스팅을 통해서 모였기 때문에, 오히려 더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태어나 보니까 얘가 내 형제고 여동생인 것과 비슷한데, 그러면서 서로 계속 대화하고 이해하니까 더 형제 같고 가족 같은 느낌이 들어요.

 

계속 얘기를 하면 풀리나요?

버논: 좀 덜 풀릴 때도 있고 잘 풀릴 때도 있지만 확실한 건 일단 얘기를 안 하는 것보다는 무조건 더 낫다는 거죠. 확실히.

 

그런 대화는 어떻게 풀기 시작하나요? 서로 마음을 열어야 하는 일인데.

버논: 다가가는 건… 글쎄요, 그냥 되게 자주 보니까요. 대기실에서 서로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편하게 지내고 그래서 갈등이 있을 때는 따로 얘기를 하죠. 그냥 진솔하게. 그리고 말을 하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게 듣는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진솔하게 경청하는 거죠.

 

이야기를 듣고 수용하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이잖아요.

버논: 듣는 건 얼마든지 들을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저는 술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근데 술을 마시면 되게 눈물이 많아지거나 슬퍼하는데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이해가 잘 안 돼요. 하지만 제가 상대방을 납득 못한다고 해도 이 사람이 술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거짓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설명을 못할 뿐이지 좋은 건 좋은 거니까. 그래서 이해는 안 되더라도 일단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냥.

‘위버스 매거진’에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추천하면서 쓴 문장이 생각나요. “친절하자 사랑하자 지금 여기서.”

버논: 좀 새벽 감성이 담겨 있는(웃음) 표현이기도 했는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어떻게 보면 교훈이 굉장히 심플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전달되기까지의 과정이 진짜 말도 안 되게 크다고 생각해요. 지금 여기서 친절하고, 사랑하면 되지만 그러기까지 정말 어려운 거니까.

 

정말 그러기 어렵죠.

버논: 그렇게 안 될 때도 있죠. 전에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어요. 제가 되게 말이 없어져서, 요즘 저한테 좀 다가가기 어려워진 것 같다고요. 그게 조금 충격적이었어요. 저는 어려워지려고 한 적이 없는데, 너무 신중하려고 하는 탓에 그렇게 된 건가 싶기도 하고. 사람과의 관계라는 게, 확실히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멤버들도 저를 오래 봐왔기 때문에 먼저 그런 얘기를 한 거거든요. 그런 과정에서 더 성장하는 거겠죠.

 

말이 줄어들었던 동안 생각하는 게 많았을 것 같아요.

버논: 성찰을 더 하게 됐던 것 같아요. 올해까지도 그래요. 인격적으로도 그렇고, 커리어적으로도 그렇고 제가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아니면 제가 제 일을 임하는 태도나 사람을 대하는 태도 같은 것들. 그러다 보니까 좀 더 신중해지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성찰을 평소에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 팬데믹이 계기가 되기도 했어요. 활동이 줄면서 생각할 시간이 더 많아졌으니까.

 

성찰이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버논: 제 모습을 찾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보다는 제 환경과 제 정신을 투영하는 게 저인 거니까요. 제 모습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 것 같아요.

 

평소에 본인이 되고 싶은 모습에 담백하다거나 자연스럽고 싶다는 표현을 종종 쓰는 것 같던데요. 그런 마음가짐의 연장선인 걸까요?

버논: 어느 날 문득 친구에게 난 어떤 것 같냐고 물어보니까 내가 담백한 게 좋은 것 같다고 말을 하는 거예요. 뭔가 그 말에 되게 꽂혔어요. 한 번도 제가 생각해본 적 없는 저의 면모라서. 근데 생각해보니까 맞는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과한 것보다는 자연스럽고 담백한 걸 꾸준히 좋아해왔던 것 같아서, 그게 제 안에서 되게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담백하다라는 건 어떤 걸까요?

버논: 담백하다… 그렇게 물어보시니까 어떻게 대답할지 진짜 모르겠네요. 살면서 100% 거짓이 없는 건 없겠지만, 자연스럽고 진솔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담백함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어렸을 때는 좀 제가 아닌 사람이려고 노력했는데, 확실히 제 적성에 안 맞더라고요. 속에서부터 너무 힘들고요. 어릴 때부터 봐왔던 부모님이 가식이 없으신 분들이셔서 그런 모습에 영향을 받은 것도 있지 않을까 싶고요. 저는 다른 사람들이 저를 싫어하는 걸 절대 원하지는 않지만, 제가 저대로 무언가 했을 때 싫어하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너무 제멋대로만 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제가 아닌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아요.

 

연습생 생활을 하는 동안 홈스쿨링으로 학업을 했고, 세븐틴으로 활동하면서 아무래도 연예인 생활을 하지 않는 또래들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어요. 이런 생활 속에서 제멋대로 살지는 않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킨다는 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버논: 라이프스타일은 제 또래와 다를 수밖에 없을 거예요. 하지만 그걸 떠나서 보면 서로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제 친구의 동네 친구들하고도 가끔 만나서 놀기도 하는데, 되게 편하게 놀 수 있는 이유는 제가 연예인이라는 인식이 걷혀져서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막연히 연예인들은 뭔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정작 돼 보니까 클리셰한 말이긴 하지만 연예인도 정말 같은 사람인 것 같아요.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요. 근데 그 당연한 걸 망각하기 제법 쉬운 것 같아요.

 

‘망각’이라고 했는데, 다 같은 사람이란 부분을 자각하려고 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버논: 네. 그걸 까먹는 게 되게 위험한 일 같아요.

 

트렌드를 늘 잘 파악하는 것도 그런 삶의 방식과 연관이 있을까요? 영화를 비롯해 대중문화나 또래들의 문화를 늘 파악하고 있단 생각이 들어요.

버논: 그냥 흥미로워서가 제일 큰 이유인 것 같아요. 뭔가 배울 점이 있어 보이면 좀 배우고 싶어 하고요. 기본 배경 지식이 있어야지만 이해할 수 있는 건 쉽게 접근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가능한 건 알려고 하는 게 제 성향인 것 같아요.

 

그게 버논 씨의 위치인 것 같기도 해요. 많은 사람들과 조금 다른 삶을 살면서 사람들이 많이 알고 좋아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 것 같아요.

버논: 개인적으로는 그 포지션이 좋은 것 같아요. 조금은 관전자 같이 있는 게. 너무 눈앞에 닥친 것만 보게 되면 그것 말고는 보지 못하니까요. 조금 더 ‘bird’s eye view’라고 해야 하나? 그게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 위치에서 또래들에게 어떤 노래를 하고 싶나요? 동세대 청춘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하기도 했는데요.

버논: 메시지적으로는 제 또래의 리스너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나 아니면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물론 저 좋으려고 하는 거기도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만드는 게 제일 좋지 않을까 싶어요. 제 취향이 그렇게 마이너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자신과 타인의 세계를 연결하는 걸 바라는데, 쉽지는 않을 일 같아요. 수많은 시선을 받으면서 하는 일이잖아요. ‘마인드셋’ 인터뷰에서 가장 두려운 것에 대해 “깊은 속내가 드러나는 일”이라고도 했었고요.

버논: 그건 제가 공개적으로 제 속내를 드러내기 두렵다는 의미에서 얘기한 거예요. 깊은 속내를 드러내는 게 좀 위험한 세상이 됐잖아요. 판단 당하기 너무 쉬워진 것 같고.

 

직업적인 특성상 어떤 부분은 다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일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늘 솔직하게 표현하고 싶은 마음과 타인의 시선을 생각해야 하는 것 사이에서 늘 고민하는 게 엔터테이너라는 직업이기도 한 것 같은데, 버논 씨는 요즘 어느 정도 해결된 것 같으세요?

버논: 아니요. 해결? 완벽한 해결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죽을 때까지 노력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지 않을까 싶어요.

 

죽을 때까지.

버논: 너무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제가 얘기하는 건… 어머니께서 저한테 해주신 말씀이기도 한데, 삶이라는 건 죽을 때까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여정? 사람은 매년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변하는 게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래서 늘 더 나아지도록 보완하고 싶다면 죽을 때까지 노력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Credit
글. 강명석
인터뷰. 강명석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전유림, 김지은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김효담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사진. 고원태 / Assist. 전준범, 이호영
헤어. 임정호
메이크업. 손가연
스타일리스트. 안두호
세트 디자인. 최서윤, 손예희, 김아영 (da;rak)
아티스트 의전팀. 안소량, 신도윤, 이현주, 김정근, 김하영, 박근범, 박병혁, 이문원, 이신현, 정연준, 한서연
아티스트 의전팀 PM 파트. 강미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팀. 심재현, 송태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