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기 있게, 꾸준히, 늘 그랬듯 늘 그래왔듯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멤버 휴닝카이를 만드는 말들이 모여 변화의 물결을 불러왔다. 그냥 돌멩이가 되고 싶다고 외치던 어떤 청춘이 일으킨 깊고 선명한 파동이었다. 

지난 앨범 ‘이름의 장: TEMPTATION’ 활동을 마친 후 위버스 라이브에서 “이 활동을 영화로 내도 되겠는데.”라고 말했어요.

휴닝카이: 사실 저는 지난 앨범에 대한 확신이 완벽하지는 않았던 상태에서 컴백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아니, 너무 잘됐지 뭐야.’(웃음) 돌아보면 확신이 없었기 때문에 더 간절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살려야겠다!’라는 생각이 컸으니까요. 막상 컴백하고서 반응이 뜨거운 게 체감되니까 자신감도 붙고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제가 확신을 가질 수 있게끔 모아분들이랑 대중분들이 도와주신 거죠. 평소 밖에 잘 안 나가긴 하지만(웃음)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어요. 친구가 ‘Sugar Rush Ride’ 좋다고 연락이 오기도 했고, 의외로 ‘네버랜드를 떠나며’를 좋아하는 분들이 또 많더라고요. 무대에 서고 자연스럽게 연구도 더 하게 되면서 차차 감을 잡아간 것 같아요.

 

무대에 서봐야 잡히는 감이란 게 있나요?

휴닝카이: 음악 방송을 하면 세트장에서 무대를 하고 모니터링을 하잖아요. 그러면 어느 정도 느낌을 캐치할 수 있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이제 그 정도는 된 것 같아요. ‘Sugar Rush Ride’는 솔직히 음악 방송 초반까지는 감을 못 잡았는데, 활동하면서 늘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첫 번째 테이크를 보면서 ‘여긴 바로 고치면 되겠다.’, ‘이때 이 표정을 다르게 해야겠다.’하고 체크하면 두 번째 테이크 때 확실히 더 괜찮아져요. 제가 막 표정 짓고 사진 찍은 걸 보면 뭔가 오글거린다고 해야 하나?(웃음) 그래서 저를 잘 안 찾아보는 편인데 그래도 활동할 때는 열심히 모니터링하면서 발전해야죠.

 

‘위버스콘 페스티벌’에서의 ‘초대’와 ‘MIX&MAX’에서의 ‘TEMPTED + The Devil I Know’ 퍼포먼스도 인상적이었어요.

휴닝카이: 지난 앨범의 연장선에서 유혹이라는 테마랑 잘 맞는 곡들로 딱 그렇게 준비했어요. ‘초대’는 보깅을 넣은 것부터가 새로운 시도였는데, 멤버들이 팔이 다 길쭉길쭉하다 보니 춤선이 예쁘게 나왔더라고요. 모아분들이 너무 좋아하겠다 싶었죠. 이번 타이틀 곡 안무에도 ‘초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보깅 동작이 들어가게 됐거든요. ‘MIX&MAX’는 순수한 소년이 결국 유혹에 사로잡혀서 흑화하는 그림이었어요. 특히 앞부분은 꼭두각시 느낌의 사운드에 맞춰 소년이 조종당하는 느낌을 줘야 해서 제스처나 액팅이 중요했어요. 검은 물감이 악마의 손을 표현한 건데 거기에 잡아먹히는 듯한 느낌을 표현하는 게 포인트였죠.

마침 타이틀 곡 ‘Chasing That Feeling’ 안무에 주먹을 쥐거나 달리는 동작 등 가사를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구간이 많아요.

휴닝카이: 맞아요. 이런 안무가 훨씬 어려워요. ‘Good Boy Gone Bad’처럼 확고하게 콘셉트가 정해져 있거나, ‘Back for More (TXT.ver)’처럼 멋을 보여주면 되는 곡이 차라리 편하거든요. 저희가 어떤 표정을 지을 때 가장 멋있는지는 이제 잘 아니까요. 이번 타이틀 곡 ‘Chasing That Feeling’은 계속 질문해야 했어요. “이런 느낌 아닐까요?”, “방탄소년단 선배님의 ‘RUN’이랑 비슷하지 않을까요?” 하고 계속 물어보고 의논하고. 그렇게 해서 나온 결론이 ‘0X1=LOVESONG (I Know I Love You) feat. Seori’에 가깝지만 그보다는 좀 애절한 느낌이라는 건데요. 다만 벌스에서는 아련하게 가되, 후렴구에서는 결심하고 쫓아간다는 내용에 맞게 약간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도 필요한 거죠. 그래서 그 표현의 적정선을 찾는 중이에요. 찡그리는 건 너무 잘 드러나는 표정이니까, 은은하게 찡그려야 하는데 완전히 표출하면 안 되고 살짝 가둬야 한달까요? 제가 그 뉘앙스를 알더라도 보시는 분들도 느낄 수 있게 표현하는 게 어려워요. 아직 감을 잡는 중이에요.(웃음)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네요.(웃음)

휴닝카이: 매번 새로운 걸 하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웃음) 계속 틀을 깨려고 시도하고 여러 장르에 도전해보는 그룹이다 보니까, 어렵죠. 그래도 이번 앨범 수록 곡들이 장르가 다 다르니까 앨범 단위로 듣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노래도 다 좋아요. 그중에서 저는 ‘물수제비’가 제일 좋고요. 앨범에 실린 모든 곡에 애정이 가는 건 정말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사실 저희가 하드 록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웃음) 첫 트랙에서 ‘이름의 장: FREEFALL’이라는 제목에 맞게 센 느낌을 주는 메탈로 스타트를 끊게 돼서 너무 좋았어요.

 

매 컴백에 앞서 음악에 담긴 메시지를 이해하고 몰입하는 과정이 중요하겠어요.

휴닝카이: 네, 어우 살려주세요. 제발.(웃음) 그게 항상 어려운데 하다 보면 차근차근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요. 노래 부르면서 감정을 알 수 있으니까 한 번 이해하고, 춤추면서 그때 한 번 더 이해하고. 노래도 춤도 완성되고 표정까지 더해서 라이브를 할 수 있을 때, 그때 최종적으로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어요.

 

스토리상으로 이번 앨범이 중요한 분기점처럼 보이기도 해요. 드디어 소년들이 현실과 마주하는 순간이 왔다는 점에서요.

휴닝카이: 사실 이것도 도전이죠.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현실로 온다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머리에 뿔이 나기도 하고(웃음) 이것저것 판타지 느낌으로 참 많이 컴백했었는데, 이번에는 현실과 맞닥뜨리는 소년들의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타이틀 곡 제목도 평범하고요. ‘Chasing That Feeling’!(웃음) 이렇게 콘셉트가 매번 바뀌니까 연구를 끊임없이 할 수밖에 없어요.

말 그대로 ‘연구’가 필요하네요. 댄스 크루 잼 리퍼블릭과의 ‘Back for More (with Anitta)’ 챌린지나 ‘Smoke (Prod. Dynamicduo, Padi)’ 챌린지를 보면, 최근 한 단계 성장한 춤 실력이 느껴져요.

휴닝카이: 실제로 올해 저는 춤에 좀 더 집중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MIX&MAX’가 스타트였다고 생각하거든요. 페어 안무인데 연준이 형이 춤을 너무 잘 추니까 살짝 부담도 됐죠. 선생님한테 얘기해서 개인 레슨을 받기도 하고 어떻게든 연준이 형만큼 추려고 노력했어요. 그때를 기점으로 선생님들도 “너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칭찬해주시기도 했어요. 이번 콘서트 때는 독무를 할 기회도 있었고요. 잼 리퍼블릭은 와… 진짜 미쳤어요. 몸을 진짜 제대로 쓸 줄 아시는구나. 왜 ‘월클’인지 알겠다!(웃음) 싶고 영광이었어요. ‘Smoke (Prod. Dynamicduo, Padi)’ 챌린지는 제 춤을 좀 더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 제가 하겠다고 했어요. 사실 난이도가 높은 안무라 걱정이 많았거든요. 그래서 연습을 좀 많이 했어요. 첫날 퍼포먼스 디렉팅팀에 미안할 만큼 “아니에요. 다시, 다시, 다시, 다시.” 하면서 20번, 25번 촬영했는데, 숙소 와서 영상을 보니까 또 아쉬운 거예요. “진짜 죄송한데 내일도 한 번 더 찍을 수 있냐.”고 해서, 다음 날도 다시, 다시 하다가 그래도 괜찮게 나와가지고 영상을 올릴 수 있었죠.

 

위버스 라이브에서 “항상 느끼지만 춤 연습은 배신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씀하신 게 떠올라요.

휴닝카이: 노력하면 할수록 가장 빛을 발하는 게 춤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춤이 제일 입문하기 쉽다고 해야 하나. 그냥 끈기 있게 하면 누구든 춤을 잘 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춤도 춤이지만, 저는 자기가 가진 아우라나 표정도 되게 중요하다고 느끼거든요. 저희 팀 멤버들도 다섯 명이 가지고 있는 느낌이 각자 다르고, 잘하는 표정도 달라요. 춤을 출 때 그 음악을 이해하고 각자가 할 수 있는 표현을 한계까지 올려서 보여주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휴닝카이 씨가 가진 아우라는 어떤 느낌인가요?(웃음)

휴닝카이: 저요? 하하, 저는 어떤 느낌일까요? 저도 저를 잘 모르겠어요.(웃음) 그냥 어떤 느낌의 곡이 타이틀이 되더라도 그러니까 청량한 노래를 하든 귀여운 노래를 하든 섹시한 노래를 하든 어느 정도 그래도 중간은 한다고… 주변에서 들었던 것 같아요.(웃음)

팀 퍼포먼스를 만들 때처럼, 4년이 넘는 시간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의 연속이었겠어요.

휴닝카이: 아, 워낙에 다섯 명이 서로 다 다르잖아요.(웃음) 예전에 연습생 때는 성격이 너무 달라서 팀워크를 기르려고 팀 코칭을 받기도 했었어요. 지금은 완전 적응했죠. 시간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오래 같이 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서로를 점점 이해하게 되고 이렇게 가족처럼 지내게 되더라고요. 특히 콘서트할 때 ‘우리가 팀워크가 참 좋다.’ 싶은 순간이 있는데, 누가 아파서 잠시 빠지거나 하면 나머지 네 명이 그 한 명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더라고요. 그때 이상하게 갑자기 말을 잘하고 대화도 잘돼요. 비상 상황이 오면 순간적으로 그게 되더라고요.(웃음)

 

멤버들이 저마다 당면한 상황이 다를 때는 어떻게 도와주나요? 다큐멘터리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날씨를 잃어버렸어’에서 작년 ‘롤라팔루자 시카고’ 무대가 데뷔 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는 다른 멤버들과 달리, 수빈 씨는 즉흥적으로 즐겨야 하는 무대가 어렵다는 고민을 털어놨어요.

휴닝카이: 저는 어느 정도 이해가 돼요. 제가 수빈이 형이랑 성향이 비슷하다 보니 어떤 느낌인지 저도 아니까요. 저도 가끔은 무대가 힘들 때도 있고, 사람 많은 걸 무서워하기도 하고, MBTI 검사 결과 완전 ‘I’인 성격이라 집에 있는 걸 좋아하고요. 형이 항상 ‘제대로 못 즐기고 있는 건가.’ 하고 미안해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무대 위에서 그냥… 둘이 어깨동무하고서 뛰놀고 그래요. 실제로 이번 콘서트 때 종종 그랬던 것 같아요. 사운드 체크할 때나 놀아야 하는 무대 차례일 때는 둘이 붙어서 어깨동무하면서 서로 밀어주는 느낌으로 에너지를 올려주곤 해요. 사실 제가 공감도 잘 못하고 말도 잘 못하거든요. 항상 어떤 얘기를 하면 ‘이게 최선의 방법일까?’, ‘이렇게 해야 바로 고쳐지려나?’ 이런 생각부터 들고.(웃음) 지켜보다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해보자는 마음으로 은근하게 도와주는 게 최선인 것 같아요.

태현 씨랑 연준 씨가 ‘슈취타’에서 멤버들과 팀의 목표 설정을 위해 의견을 조율한 일화를 전하기도 했어요.

휴닝카이: 그 이야기를 한 게 1년 전이었는데, 저는 “다른 네 명 모두 정상까지 가길 원한다면 나도 끝까지 함께하겠다.”, “언제든지 붙어 다니고 쫓아다니겠다.”고 말했던 걸로 기억해요.

 

원래 목표 의식이 강한 편인가요?

휴닝카이: 사실 욕심이 많은 성격은 아니긴 해요. 원래는 무난하게 흘러가길 바라는 성격에 가깝죠. 복잡하게 생각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라서. 그런데 이 직업은 욕심이 많은 게 되게 중요하거든요. 야망이 있어야지 정상까지 갈 수 있으니까요. 야망이 있는 멤버들 덕분에 저에게도 서서히 야망이 생기게 되는 것 같아요. 실제로 1년 전보다 지금 목표가 좀 더 뚜렷해졌어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때가 올까요?

휴닝카이: 음, 오지 않을 수도 있겠죠. 그래도 우리 선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 맞다고 생각해요. 제가 많이 바뀌었죠, 그 사이에. 보이그룹에 대한 일종의 편견을 깨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보이그룹은 대중적이지 않다고 하는데 ‘아니다, 우리를 알리고 싶다.’, 증명하고 싶어져요. 요즘은 어떤 일이 있든 액땜이라고 생각하고 서로 으쌰으쌰 하고 있어요. 돌이켜보면 계속 넘어왔던 것 같거든요. 이전 앨범을 넘고, 넘고, 또 넘고. 이게 투모로우바이투게더죠. 쭉 해야죠. “늘 그랬듯 늘 그래왔듯이.”(웃음)

 

말씀하신 ‘물수제비’의 가사가 이 팀의 멤버로 살아가는 휴닝카이 씨의 태도 같기도 해요. 

휴닝카이: 그래서 이 곡은 부르자마자 바로 감정선을 이해했어요.(웃음) 저는 끈기 있게 꾸준히 하다 보면 최소한의 행복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전부는 아니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어느 정도는 가까워질 수 있다고요. 또 제가 열심히 하면 자연스럽게 팀에 기여할 수 있으니까요. 할 수 있는 만큼은 해봐야 하고, 보여줄 수 있는 건 진짜 다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몸이 부서져라 하더라도 승부를 봐야겠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노력에 대한 보상은 무대에서 얻는 걸까요? 서울 콘서트에서 “이 순간을 위해서 살았던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어요.

휴닝카이: 당시에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었어요. 그 감정을 어떻게든 말로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벅차오르는 감정에 평소에는 안 하던 말도 하게 되더라고요.(웃음) 바로 그 순간을 위해서 이제 연습생 때 3년 동안 죽어라 하고, 데뷔 이후에도 죽어라 하고.(웃음) 이번 투어가 여름에 열려서 ‘Our Summer’를 마지막 곡으로 하게 된 건데, ‘떼창’이 나오니까 벅차더라고요. 우리들의 여름을 지금 즐기고 있는 거니까. 모아분들에게 이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우리들이랑 청춘을 함께 보내줘서 고마워요. 우리 영원히 오래오래 함께해요.” 많은 사람 앞에서 무대를 하고 환호성을 받을 때 느끼는 그 감정에서 쉽게 헤어나올 수가 없어요.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까지는 괜찮다가도 숙소에 도착해서 혼자 침대에 누워 있으면 살짝 허전하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또 자고 일어나면 괜찮으니까, 그래서 그냥 계속 무대에 서고 싶어요.

 

정상까지 달리고자 하는 동력이 거기서 나왔군요.

휴닝카이: 저는 지금 이 멤버들과 있어서 더 오래 갈 수 있었던 것 같고 정말로 ‘나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 있어서 자랑스럽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만약 제가 이 팀이 아니었다면 좀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는 이 팀이 하는 노래도 너무 사랑하고, 이 팀이 하는 춤도 너무 좋아해서, 그냥 이 팀이어서 좋은 거예요. 함께 가고 싶어요. 이 다섯 명이 너무 좋으니까.

Credit
글. 송후령
인터뷰. 송후령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이지연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정수정, 김서연, 손유정(빅히트뮤직)
사진. 장덕화 / Assist. 김은지, 윤민기
헤어. 김승원
메이크업. 노슬기
스타일리스트. 이아란
아티스트 의전팀. 김대영, 김지수, 신승찬, 유제경, 고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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