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틱톡으로 보는 K-팝 숏폼 트렌드 5가지
K-팝 아티스트의 틱톡 활용법
2024.03.04
Credit
글. 이희원, 예시연
사진 출처. 엔하이픈 틱톡
“틱톡은 Z세대를 위한 새로운 검색 엔진”이라는 ‘뉴욕타임스’의 언급처럼, 틱톡은 강력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넘어 소셜 미디어이자 커뮤니티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K-팝은 틱톡 생태계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틱톡 2024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KPOP 콘텐츠는 전년도 대비 신규 업로드 91%, 조회 수 67%가 상승했을 정도다. K-팝은 어떻게 틱톡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가 될 수 있었을까. 컴백 홍보부터 각종 챌린지와 브이로그까지 K-팝 아티스트들의 틱톡 활용법들을 정리해봤다.
립싱크 형식 챌린지
영상 속 아티스트가 노래 가사에 맞춰 “너 나 좋아해?” 묻고 “귀여워서 미안” 하다고 속삭인다. 립싱크 형식 챌린지는 영상 속 인물이 직접 춤을 추거나 노래하는 게 아니라, 미리 준비된 음원 위에 말 그대로 ‘립싱크’하는 콘텐츠이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립싱크 형식 챌린지의 핵심은 가사 내용에 맞는 실감 나는 표정 연기에 있다. 매티 B 랩스(MattyBRaps)의 ‘Little Bit’ 음원에 립싱크하는 ‘리를빗 챌린지’가 최근 대표적인 립싱크 챌린지다. 2024년 1월 29일 기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리를빗 챌린지’가 2,500만 뷰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엔하이픈은 1,520만 뷰, NCT와 라이즈는 980만 뷰, 더보이즈는 450만 뷰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영상 속 아티스트는 “you like me a little bit? (너 나 조금이라도 좋아하지?)”라는 가사에 맞춰 입을 움직이고, 눈썹을 들어 올리는 등 설레는 표정 연기를 하며 카메라를 응시한다. 마치 아티스트가 자신을 바라보며 말을 거는 듯 1인칭 시점의 구도와 실감 나는 연기는 팬들을 몰입시키고 설렘을 경험하게 한다. 틱톡에서 유행이 시작돼 영상통화 팬 사인회 단골 요청 콘텐츠가 된 ‘귀여워서 미안해 챌린지 (Honey Works의 ‘可愛くてごめん’음원)’ 또한 립싱크 형식의 챌린지다. 귀여운 표정 짓고 “Chu!可愛くてごめん (Chu! 귀여워서 미안해)” 가사에 맞춰 미안하다는 손동작🙏을 하는 방식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수빈은 챌린지의 하이라이트 부분에 하트💖와 토끼 🐰이모티콘이 터지는 듯한 효과를 주어 수빈만의 ‘귀여워서 미안해 챌린지’ 영상을 업로드했다. 아티스트의 다양한 표정 연기와 함께 같은 곡이라도 출연하는 아티스트가 어떻게 표현해 내는지에 따라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챌린지다.
댄스 챌린지
댄스 챌린지는 노래의 포인트 안무를 짧게 따라 추는 방식으로, 2020년 지코가 틱톡에서 ‘아무노래’ 챌린지로 큰 화제를 모은 뒤 K-팝 아티스트 홍보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댄스 챌린지는 아티스트의 춤을 무대가 아닌 공간에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함께 출연하는 아티스트들이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조합을 통해 해당 아티스트의 안무에 새로운 느낌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K-팝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태민이 신곡 ‘Guilty’로 컴백하며 보여준 ‘길티’ 챌린지는 NCT, 에스파, 라이즈 등 같은 소속사 아티스트는 물론 세븐틴 호시, &TEAM 후마, 제로베이스원 한유진, 템페스트 형섭, 보이넥스트도어 성호 등 여러 아티스트가 챌린지에 참여해 큰 화제가 되었다. 특히 방탄소년단 지민과 함께한 ‘Guilty’챌린지는 공개되자마자 지민이 X(구 트위터) 전 세계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2024년 1월 29일 기준 틱톡 조회 수 1,670만 뷰를 기록할 만큼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상의에 손을 집어넣어 턱을 잡은 후 고개를 뒤로 젖히며 웨이브하는 동작을 아티스트마다 개성을 살려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또한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두 시즌에 걸쳐 ‘Hey Mama’ 챌린지, ‘Smoke’ 챌린지 등을 하며 화제를 모았는데, 특히 안무가 바다의 ‘Smoke’ 챌린지는 고난도의 동작들로 구성돼 챌린지에 참여하는 이들마다 시선을 집중시켰고, 춤에 능한 K-팝 아티스트들이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큰 유행을 선도했다. K-팝 아티스트의 곡이 아닌 춤이 주제가 된 프로그램에서 비롯된 챌린지가 K-팝 아티스트에게 자발적인 유행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댄스 챌린지의 또 다른 방식이라 할 만하다. 특히 방탄소년단 정국의 ‘Smoke’ 챌린지는 2024년 1월 29일 기준 8,910만 뷰로, 정국 개인 틱톡 계정(@AbjkMRstY) 영상 중 조회 수 1위를 차지할 만큼 엄청난 화제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드라마 대사 활용 챌린지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을 할게… 백이진”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대사이자, NCT U ‘Baggy Jeans’ 챌린지 영상의 도입부다. 드라마 대사를 활용한 챌린지는 노래 가사와 유사한 발음의 드라마 대사를 활용하여 구성한다. NCT U의 경우 드라마 인물 ‘백이진’과 가사 ‘Baggy Jeans(배기진스)’의 발음의 유사성을 언어유희로 사용했다. 드라마 속 대사를 읊은 후 갑자기 파워풀한 춤으로 전환되는 갑작스러운 구성은 사람들의 웃음을 끌어낸다. NCT 재현과 에스파 윈터가 함께 출연한 챌린지는 910만 뷰를 기록할 만큼 반응이 좋았는데, 영상 초반에 윈터가 팔짱을 끼고 극중 ‘나희도’가 된 듯 진지한 연기를 펼치다 노래 시작과 동시에 싱긋 웃어 보이는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포인트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대사를 활용한 NMIXX의 ‘권모술수’ 챌린지도 있다. 영상 시작에 “권민우 변호사 로스쿨 시절 별명이 뭐였는지 알아? 권모술수 권민우!”를 외친 후 NMIXX의 노래 ‘Soñar(Breaker)’의 가사 “Come a so-soñar” 부분의 포인트 안무를 추기 시작한다. 세븐틴 승관, 르세라핌 은채, 에스파 카리나, 이영지 등이 참여했고, 실제 드라마에서 ‘권민우 변호사’를 연기한 배우 주종혁도 참여해 웃음을 자아냈다. K-팝이 인기 드라마의 유행을 타면서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는 시도라 할 만하다.
POV
POV는 ‘Point of View’의 약자로, 1인칭 시점의 촬영 기법을 뜻한다. 틱톡에서는 콘텐츠 속 특정 상황의 시점 혹은 관점을 부연 설명하기 위한 의미로 사용된다. 1인칭 관점 콘텐츠는 사용자가 직접 영상에 개입된 듯한 연출을 통해 몰입도를 높이는데, 이를테면 엔하이픈은 앨범 ‘ORANGE BLOOD’의 프로모션으로 ‘POV: 자동차에 탔을 때 3가지의 남자친구 유형’과 ‘POV: 데이트할 때 4가지의 남자친구 유형’을 공개했다. 1인칭 관점에서 전개되는 영상이 실제 남자친구와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며 화제를 얻었고, 전자의 경우 2024년 1월 31일 기준 1,600만 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뉴진스 다니엘은 휴대폰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되며 화면에 튄 물방울로 인해 미처 하지 못했던 희망 사항을 이루게 된다는 스토리텔링의 틱톡 밈 ‘Splash water on my phone screen(휴대폰 스크린에 물방울이 튀겼을 때)’을 통해 그들의 곡 제목과 같이 “Oh My God”이 절로 나오는 상황을 연기했다. 포닝에 코멘트를 남기고, ‘OMG’ 음원에 좋아요를 누르며, 음반을 구매하는 모습은 마치 뉴진스의 컴백을 200% 즐기는 그들의 팬덤 버니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틱톡 코리아는 ‘What’s Next 2024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해당 유형 같이 얼굴을 노출하지 않은 채 1인칭 시점으로 문구류를 포장하는 1인칭 POV를 대표적인 트렌드 시그널 중 하나로 선정했는데, K-팝 팬들 또한 이런 유행에 동참하고 있다. ‘#포카포장’의 경우 약 5만 개, #포장은 약 3만 개의 게시물이 존재할 만큼 인기를 얻었다.
K-팝 스타들의 일상
“숏폼을 이용해 리얼한 일상과 생각을 기록하는 게 자연스러운 단계가 됐다.” 정재훈 틱톡 코리아 운영 총괄은 2023년 틱톡 국내 기자 간담회에서 2023년 상반기 틱톡 트렌드를 ‘일상 기록’으로 언급한 바 있다. 틱톡은 인기 댄스 챌린지에 도전 혹은 시청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넘어 일상을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SNS)의 환경으로 변화했다. K-팝 공식 채널 역시 흐름에 따라 아티스트의 일상을 틱톡 생태계에 맞춘 운영 방식을 채택했다. 르세라핌은 멤버들이 직접 촬영한 백스테이지 혹은 일상 속 사진 및 영상을 재구성한 리캡(Recap: Recapitulate의 줄임말로 일정 기간을 요약한 콘텐츠 형식) 콘텐츠로 팬과 일상을 공유한다. 허윤진의 시점에서 요약된 2023년 상반기의 르세라핌 리캡, 두아 리파 ‘Leviating’ 가사에 맞춰 재미있게 편집한 일본 편의점 방문기, 하반기는 'Perfect Night’에 맞춰 그들의 완벽했던 시간을 담아낸 바 있다. 에스파는 틱톡에서 #ae_SF_log(aespa Short Form log)를 통해 제공하는 위치 정보 서비스를 적극 활용, 멤버들이 방문한 지역을 태그하고 여가 시간을 1분 내외의 콤팩트한 형식으로 재구성하는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티스트의 생일 축하를 기록하는 방식도 변했다. 과거에는 생일을 맞이한 K-팝 아티스트를 축하하기 위해 이미지 형식의 축전을 업로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숏폼 플랫폼을 활용해 짧지만 강렬하게 생일을 기념하는 콘텐츠도 나오고 있다. &TEAM은 앤 마리(Anne-Marie)의 ‘Birthday’, 원 디렉션(One Direction)의 ‘18’, ABBA의 ‘Dancing Queen’ 속 “Young and sweet / Only Seventeen”을 인용하는 등 멤버들의 생일과 연령에 어울리는 BGM을 활용하거나 콘텐츠로, 팀 내 트렌드세터로 대표되는 니콜라스의 생일 런웨이, 멤버들이 리더에게 보내는 비밀스러운 생일 축하 메시지를 받게 된 EJ 등 멤버의 캐릭터에 초점을 맞춘 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다. 기존에는 좀 더 긴 동영상으로 제작되던 아티스트의 일상 속 기록들이 틱톡의 문법에 맞춰 새로운 형식으로 재구성되기 시작했다.
영상 속 아티스트가 노래 가사에 맞춰 “너 나 좋아해?” 묻고 “귀여워서 미안” 하다고 속삭인다. 립싱크 형식 챌린지는 영상 속 인물이 직접 춤을 추거나 노래하는 게 아니라, 미리 준비된 음원 위에 말 그대로 ‘립싱크’하는 콘텐츠이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립싱크 형식 챌린지의 핵심은 가사 내용에 맞는 실감 나는 표정 연기에 있다. 매티 B 랩스(MattyBRaps)의 ‘Little Bit’ 음원에 립싱크하는 ‘리를빗 챌린지’가 최근 대표적인 립싱크 챌린지다. 2024년 1월 29일 기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리를빗 챌린지’가 2,500만 뷰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엔하이픈은 1,520만 뷰, NCT와 라이즈는 980만 뷰, 더보이즈는 450만 뷰를 기록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영상 속 아티스트는 “you like me a little bit? (너 나 조금이라도 좋아하지?)”라는 가사에 맞춰 입을 움직이고, 눈썹을 들어 올리는 등 설레는 표정 연기를 하며 카메라를 응시한다. 마치 아티스트가 자신을 바라보며 말을 거는 듯 1인칭 시점의 구도와 실감 나는 연기는 팬들을 몰입시키고 설렘을 경험하게 한다. 틱톡에서 유행이 시작돼 영상통화 팬 사인회 단골 요청 콘텐츠가 된 ‘귀여워서 미안해 챌린지 (Honey Works의 ‘可愛くてごめん’음원)’ 또한 립싱크 형식의 챌린지다. 귀여운 표정 짓고 “Chu!可愛くてごめん (Chu! 귀여워서 미안해)” 가사에 맞춰 미안하다는 손동작🙏을 하는 방식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수빈은 챌린지의 하이라이트 부분에 하트💖와 토끼 🐰이모티콘이 터지는 듯한 효과를 주어 수빈만의 ‘귀여워서 미안해 챌린지’ 영상을 업로드했다. 아티스트의 다양한 표정 연기와 함께 같은 곡이라도 출연하는 아티스트가 어떻게 표현해 내는지에 따라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챌린지다.
댄스 챌린지는 노래의 포인트 안무를 짧게 따라 추는 방식으로, 2020년 지코가 틱톡에서 ‘아무노래’ 챌린지로 큰 화제를 모은 뒤 K-팝 아티스트 홍보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댄스 챌린지는 아티스트의 춤을 무대가 아닌 공간에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함께 출연하는 아티스트들이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조합을 통해 해당 아티스트의 안무에 새로운 느낌을 불어넣는다는 점에서 K-팝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태민이 신곡 ‘Guilty’로 컴백하며 보여준 ‘길티’ 챌린지는 NCT, 에스파, 라이즈 등 같은 소속사 아티스트는 물론 세븐틴 호시, &TEAM 후마, 제로베이스원 한유진, 템페스트 형섭, 보이넥스트도어 성호 등 여러 아티스트가 챌린지에 참여해 큰 화제가 되었다. 특히 방탄소년단 지민과 함께한 ‘Guilty’챌린지는 공개되자마자 지민이 X(구 트위터) 전 세계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2024년 1월 29일 기준 틱톡 조회 수 1,670만 뷰를 기록할 만큼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상의에 손을 집어넣어 턱을 잡은 후 고개를 뒤로 젖히며 웨이브하는 동작을 아티스트마다 개성을 살려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 포인트이다. 또한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두 시즌에 걸쳐 ‘Hey Mama’ 챌린지, ‘Smoke’ 챌린지 등을 하며 화제를 모았는데, 특히 안무가 바다의 ‘Smoke’ 챌린지는 고난도의 동작들로 구성돼 챌린지에 참여하는 이들마다 시선을 집중시켰고, 춤에 능한 K-팝 아티스트들이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큰 유행을 선도했다. K-팝 아티스트의 곡이 아닌 춤이 주제가 된 프로그램에서 비롯된 챌린지가 K-팝 아티스트에게 자발적인 유행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댄스 챌린지의 또 다른 방식이라 할 만하다. 특히 방탄소년단 정국의 ‘Smoke’ 챌린지는 2024년 1월 29일 기준 8,910만 뷰로, 정국 개인 틱톡 계정(@AbjkMRstY) 영상 중 조회 수 1위를 차지할 만큼 엄청난 화제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을 할게… 백이진”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대사이자, NCT U ‘Baggy Jeans’ 챌린지 영상의 도입부다. 드라마 대사를 활용한 챌린지는 노래 가사와 유사한 발음의 드라마 대사를 활용하여 구성한다. NCT U의 경우 드라마 인물 ‘백이진’과 가사 ‘Baggy Jeans(배기진스)’의 발음의 유사성을 언어유희로 사용했다. 드라마 속 대사를 읊은 후 갑자기 파워풀한 춤으로 전환되는 갑작스러운 구성은 사람들의 웃음을 끌어낸다. NCT 재현과 에스파 윈터가 함께 출연한 챌린지는 910만 뷰를 기록할 만큼 반응이 좋았는데, 영상 초반에 윈터가 팔짱을 끼고 극중 ‘나희도’가 된 듯 진지한 연기를 펼치다 노래 시작과 동시에 싱긋 웃어 보이는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포인트다.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대사를 활용한 NMIXX의 ‘권모술수’ 챌린지도 있다. 영상 시작에 “권민우 변호사 로스쿨 시절 별명이 뭐였는지 알아? 권모술수 권민우!”를 외친 후 NMIXX의 노래 ‘Soñar(Breaker)’의 가사 “Come a so-soñar” 부분의 포인트 안무를 추기 시작한다. 세븐틴 승관, 르세라핌 은채, 에스파 카리나, 이영지 등이 참여했고, 실제 드라마에서 ‘권민우 변호사’를 연기한 배우 주종혁도 참여해 웃음을 자아냈다. K-팝이 인기 드라마의 유행을 타면서 대중과의 접점을 넓히는 시도라 할 만하다.
POV는 ‘Point of View’의 약자로, 1인칭 시점의 촬영 기법을 뜻한다. 틱톡에서는 콘텐츠 속 특정 상황의 시점 혹은 관점을 부연 설명하기 위한 의미로 사용된다. 1인칭 관점 콘텐츠는 사용자가 직접 영상에 개입된 듯한 연출을 통해 몰입도를 높이는데, 이를테면 엔하이픈은 앨범 ‘ORANGE BLOOD’의 프로모션으로 ‘POV: 자동차에 탔을 때 3가지의 남자친구 유형’과 ‘POV: 데이트할 때 4가지의 남자친구 유형’을 공개했다. 1인칭 관점에서 전개되는 영상이 실제 남자친구와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며 화제를 얻었고, 전자의 경우 2024년 1월 31일 기준 1,600만 뷰를 기록하기도 했다. 뉴진스 다니엘은 휴대폰 1인칭 시점에서 진행되며 화면에 튄 물방울로 인해 미처 하지 못했던 희망 사항을 이루게 된다는 스토리텔링의 틱톡 밈 ‘Splash water on my phone screen(휴대폰 스크린에 물방울이 튀겼을 때)’을 통해 그들의 곡 제목과 같이 “Oh My God”이 절로 나오는 상황을 연기했다. 포닝에 코멘트를 남기고, ‘OMG’ 음원에 좋아요를 누르며, 음반을 구매하는 모습은 마치 뉴진스의 컴백을 200% 즐기는 그들의 팬덤 버니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틱톡 코리아는 ‘What’s Next 2024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해당 유형 같이 얼굴을 노출하지 않은 채 1인칭 시점으로 문구류를 포장하는 1인칭 POV를 대표적인 트렌드 시그널 중 하나로 선정했는데, K-팝 팬들 또한 이런 유행에 동참하고 있다. ‘#포카포장’의 경우 약 5만 개, #포장은 약 3만 개의 게시물이 존재할 만큼 인기를 얻었다.
“숏폼을 이용해 리얼한 일상과 생각을 기록하는 게 자연스러운 단계가 됐다.” 정재훈 틱톡 코리아 운영 총괄은 2023년 틱톡 국내 기자 간담회에서 2023년 상반기 틱톡 트렌드를 ‘일상 기록’으로 언급한 바 있다. 틱톡은 인기 댄스 챌린지에 도전 혹은 시청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을 넘어 일상을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SNS)의 환경으로 변화했다. K-팝 공식 채널 역시 흐름에 따라 아티스트의 일상을 틱톡 생태계에 맞춘 운영 방식을 채택했다. 르세라핌은 멤버들이 직접 촬영한 백스테이지 혹은 일상 속 사진 및 영상을 재구성한 리캡(Recap: Recapitulate의 줄임말로 일정 기간을 요약한 콘텐츠 형식) 콘텐츠로 팬과 일상을 공유한다. 허윤진의 시점에서 요약된 2023년 상반기의 르세라핌 리캡, 두아 리파 ‘Leviating’ 가사에 맞춰 재미있게 편집한 일본 편의점 방문기, 하반기는 'Perfect Night’에 맞춰 그들의 완벽했던 시간을 담아낸 바 있다. 에스파는 틱톡에서 #ae_SF_log(aespa Short Form log)를 통해 제공하는 위치 정보 서비스를 적극 활용, 멤버들이 방문한 지역을 태그하고 여가 시간을 1분 내외의 콤팩트한 형식으로 재구성하는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티스트의 생일 축하를 기록하는 방식도 변했다. 과거에는 생일을 맞이한 K-팝 아티스트를 축하하기 위해 이미지 형식의 축전을 업로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숏폼 플랫폼을 활용해 짧지만 강렬하게 생일을 기념하는 콘텐츠도 나오고 있다. &TEAM은 앤 마리(Anne-Marie)의 ‘Birthday’, 원 디렉션(One Direction)의 ‘18’, ABBA의 ‘Dancing Queen’ 속 “Young and sweet / Only Seventeen”을 인용하는 등 멤버들의 생일과 연령에 어울리는 BGM을 활용하거나 콘텐츠로, 팀 내 트렌드세터로 대표되는 니콜라스의 생일 런웨이, 멤버들이 리더에게 보내는 비밀스러운 생일 축하 메시지를 받게 된 EJ 등 멤버의 캐릭터에 초점을 맞춘 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다. 기존에는 좀 더 긴 동영상으로 제작되던 아티스트의 일상 속 기록들이 틱톡의 문법에 맞춰 새로운 형식으로 재구성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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