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없는 편이었던 민주는 아이돌을 꿈꾸며 눈물이 많아졌다고 했다. 학교에서 연습실을 오가는 길이 전혀 힘들지 않을 정도로, 중학생 때부터 매일 ‘이룰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마음 졸였을 정도로, 그렇게 눈물 나도록 간절한 꿈이었기 때문에.
데뷔를 앞둔 요즘 기분이 어때요?
민주: 하루하루가 너무 행복해요. 데뷔 준비를 하는데 시스템도 너무 좋고, 연습실도 너무 좋고, 정말 부족한 게 하나도 없는 거예요. 가장 좋았던 건 불안한 마음이 없다는 것. 가족들도 “이제 됐다, 민주야. 수고했다.” 하고 정말 기뻐했어요.
5년이라는 연습생 기간 동안, 수업이 끝나고 회사를 오가는 과정이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나요?
민주: 그건 전혀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너무 하고 싶은 일이기도 했고, 엄마가 매일 차로 데려다주셨거든요. 그래서 엄마께 너무 감사해요. 처음 엄마한테 댄스 학원에 보내달라고 졸랐을 땐, “절대 안 된다. 무슨 댄스 학원이냐.”, “가수도 절대 안 된다.”라고 하셨거든요. (웃음) 그렇지만 제가 너무 하고 싶어 하니까 지지해주신 거죠. 처음에는 댄스 학원에서 시작했는데, 지금 ‘노래’라는 재능을 찾은 것도 너무 신기해요. 원래 저는 정말 음치, 박치였어요. (웃음) 제가 노래를 잘할 수 있을지 몰랐는데, 고등학교에 올라가고 연습하면서 알게 된 거죠. 제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걸 찾을 수 있음에 감사해요. 저는 노래가 너무 재밌어요.
아이돌이라는 꿈을 갖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민주: 원래는 그냥 열심히 공부하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유튜브에서 선배님들의 콘서트 무대를 보게 된 거예요. 팬분들이랑 소통하면서 무대를 즐기는 걸 보고 ‘이 직업은 정말 매력 있고, 빛나는 구나.’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때까지는 계속 부반장을 했는데, 중학교 때 아이돌이라는 꿈을 가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부반장 같은 건 안 하고 장기 자랑에 많이 나갔어요. 처음엔 정말 단순하게 아이돌이 너무 예뻐 보이고 빛나 보였고, 그다음엔 “나도 저렇게 무대 위에서 행복해지고 싶다.” 하는 마음.
그렇게 꿈을 갖다 ‘알유넥스트(R U Next?)’에 출연한 느낌은 어땠어요?
민주: 힘든 순간들도 많았어요. 순위 발표식도 그렇고, 함께 연습했던 친구들이 떠나가는 걸 지켜봐야 했으니까요. 제 인생에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단 말이죠. (웃음) 예전에 다른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면서 친구들한테 “나는 절대 못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서바이벌로 데뷔하신 분들이 너무 대단해 보였어요. 그래도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이 성장했어요. 정신력이 강해지기도 했고요. 짧은 시간 안에 멋진 무대를 만들어야 하니까 실력도 많이 는 것 같아요.
경연 후반부로 갈수록 민주 씨가 점점 자신감을 찾아가는 과정이 보였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나 혹은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무대가 있을까요?
민주: 투애니원 선배님의 ‘I Don’t Care’ 무대가 제일 기억에 남고, 자신 있었어요. 저의 보컬을 확 보여줄 수 있는 무대이기도 했고, 평소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요. 뭔가 확신이 있었어요. 이 노래를 할 때는.
민주 씨가 잘한 점을 심사위원분들도 꼭 짚어주려고 하시더라고요.
민주: 6라운드 때 팀 심사평이 끝나고 다음으로 그냥 넘어가려는데, 이현 선배님께서 “민주도 굉장히 잘했다는 칭찬을 꼭 해주고 싶었다.”면서 짚어주신 게 너무 감사했어요. 평소에 연습할 때도 오셔서 피드백을 되게 많이 해주시거든요. 우지 선배님께서도 보컬에 대한 칭찬을 좋게 해주셔서 그것도 되게 기억에 남아요!
‘알유넥스트(R U Next?)’에서 다른 연습생들이 “민주는 자기가 손해 보는 게 있더라도 남부터 챙기는 친구.”라고 말했어요. 민주 씨는 남을 배려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걸까요?
민주: 그런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이 힘들어하는 것보다 차라리 내가 손해 보는 게 낫다는 마음. 진짜 손해 본다고 해서 그렇게 큰 손해를 보는 것도 아니잖아요.(웃음) 내가 조금 더 양보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뿌듯하기도 하고요. 저의 배려는 사실 저를 위한 것이기도 해요.
남을 배려하는 건 너무 좋은 일이지만, 본인 것을 챙기지 못하거나 힘들 때도 있을 것 같아요.
민주: ‘알유넥스트(R U Next?)’ 초반에 파트 분배할 때 양보를 많이 하다가, 다음 라운드 때부터는 하고 싶은 파트가 있으면 목소리를 내고 욕심을 내기도 했어요. 너무 양보만 하면 오히려 팀 전체에도 안 좋을 수도 있고요. 그때 배려와 양보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던 것 같아요.
‘나 자신도 챙기는 사람이 되자.’ 이렇게요?
민주: ‘내 꿈을 위해서만큼은 그리고 서바이벌에서만큼은 그렇게 해야지.’ 생각했어요.
‘알유넥스트(R U Next?)’에서 선배 그룹들의 노래를 커버하다 아일릿만의 노래를 부르게 된 기분은 어때요?
민주: 처음 저희 곡을 들었을 때, 너무너무 신기했고 감사했어요. 앨범의 모든 곡들이 다 너무 좋아서 행복했고요! 저희만의 노래니까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애착이 갔고, 연습할 때 마음가짐 자체가 달랐던 것 같아요. 다 마음에 들지만 ‘My World’의 도입부를 특히 좋아하는데, 그 파트를 제가 부를 수 있게 돼서 너무 감사해요.
도입부를 정말 많이 맡으시더라고요. 진짜 도입부 요정.(웃음) 도입부를 녹음할 때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었나요?
민주: 타이틀 곡 ‘Magnetic’의 도입부도 제가 맡았는데요. PD님이 곡을 잘 표현하기 위한 보컬 스킬들을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저는 원래 그런 디테일들을 잘 챙기지 못하고, 약간 제 멋대로 부르는 그런 습관이 있었거든요. 이번 녹음을 하면서 디테일함을 많이 배우고 신경 썼어요. 사실 매번 똑같은 스타일로 부르면 실력이 하나도 늘지 않잖아요.
‘알유넥스트(R U Next?)’에서 말한 “연습을 해도 계속 제자리걸음인 것 같다.”는 고민에 대한 해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는 거네요.
민주: 맞아요. 예전에는 보컬을 처음 배웠을 때 했던 창법에 집착하고 거기 갇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좋지 않은 피드백을 받았을 때 혼란스럽기도 했고요. 이번에는 제가 부르고 싶은 대로만 하려는 고집을 버리고, PD님의 조언을 들으며 여러 스타일을 시도해봤어요. ‘내가 이런 스타일도 잘 해낼 수 있구나.’ 하고 새롭게 발견한 것도 있어요. PD님도 저에게 이런 목소리를 들어본 건 처음이라고 칭찬도 해주셨어요.
데뷔가 결정되고 숙소 생활을 하게 됐어요. 가족들이랑 떨어져 지내게 됐는데.
민주: 처음에는 되게 슬프기도 하고 가족들이 보고 싶었어요. 지금은 많이 적응했지만 밥 먹을 때 그리고 자기 전에 많이 생각나요. 낮에 느지막이 일어나 엄마가 해준 점심밥을 먹고 이랬던 생활이 그리울 때도 있죠. 그리고 반려견 뚱이도 너무 보고 싶고요. 뚱이 진짜 너무 귀엽거든요!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함께해서 더욱더 그리운 것 같아요.
친오빠랑도 많이 친하다고 들었어요. 오빠랑 통화할 때 애교가 많아진다는 멤버들의 증언도 있었고요.(웃음)
민주: 어제도 오빠랑 전화했어요!(웃음) 저희 오빠는 진짜 제 유일… 하지는 않지만! 정말 믿을 수 있는 내 편이에요. 항상 저를 챙겨주고, 걱정해줘요. 가끔 놀리긴 해도 저를 엄청나게 생각해주는 게 느껴지거든요. 저한테 있어서 오빠는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예요. 가끔 용돈을 주기도 하고요 흐흐.
오빠랑 통화하면 보통 어떤 대화를 해요?
민주: 진짜 그냥 시시콜콜한 일상이요. 뭐 하고 있는지, 밥은 뭐 먹었는지, 요즘은 기분은 어떤지 같은. 저번에는 “오빠, 우리 쇼케이스 올거지이~?” 물어봤어요.(웃음) 가끔 오빠한테 장난칠 때도 있어요. 멤버들이 저인 척하고 오빠가 알아보는지 못 알아보는지 테스트요. 원래 제 목소리는 바로 알아보는데, 이틀 전에 전화했을 때는 못 알아보는 거예요!(웃음) 그래서 너무 속상했어요.
집에서 막내지만 팀에서는 언니 라인이에요. 오빠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나요?
민주: 미안하지만, 오빠의 마음을 이해하지는 못하겠어요.(웃음) 아, 하나 있어요. 제가 동생들을 이렇게 예뻐할 줄 몰랐거든요. 제가 친인척을 통틀어서도 나이가 어린 편이라서요. 지금 진짜 동생들이 생긴 기분이에요. 너무 귀엽고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데, 오빠도 그런 마음이지 않았을까요?
멤버들의 첫인상은 어땠어요?
민주: 윤아는 제가 하이브에 와서 처음 본 연습생이에요. 정말 딱 봐도 아이돌 연습생. 안경이랑 마스크를 쓰고 하나도 안 꾸민 상태인데도 그 비율이랑 어쩔 수 없는 태가 났어요. ‘몰래 간식 먹는 법’ 같은 꿀팁도 알려준 좋은 친구였어요.(웃음) 모카는 처음에 말수도 적고 검은색 옷을 자주 입어서 ‘말을 걸어도 될까?’ 생각했었어요. 근데 딱 춤출 때 마스크를 벗었는데 너무 예쁘고 춤도 잘 춰서 놀랐던 기억이 나요. 원희는 연습생으로 좀 늦게 합류했는데, 원희를 딱 보고 옆에 친구한테 “저 친구는 되겠다!”라고 말했어요. 뭔가 독보적인 매력이 있어서 연습생 중에 제일 기억에 남을 정도였어요. 로하는 처음 봤을 때 너무 아기였어요.(웃음) 그냥 진짜 아기. 저렇게 어린 나이에 연습생이 된 게 신기했는데, 춤을 추는 걸 보고 바로 납득했어요.
윤아 씨랑 오래 본 사이라는 게 영상에서도 잘 보여요. ‘윤아 껌딱지’라는 자막이 나올 정도로 윤아 씨를 계속 찾더라고요.
민주: 윤아에게 많이 의지해요. 언니 같거든요. 가끔 엉뚱한 행동들을 많이 하지만요.(웃음) 윤아는 제가 말하지 않아도 힘들다는 걸 먼저 알아채요. 기분을 티 내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민주야 무슨 일 있어?” 이렇게 물어봐줘요. 윤아도 제가 의지된다는 이야기를 했었어요. 동갑이기도 하고, 연습생 기간도 제일 비슷해서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요.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느낌.
멤버들이 민주씨에게 “은은한 광기가 있다.”라고 말하기도 해요.(웃음)
민주: 저한테 왜 ‘맑은 눈의 광인’이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아마 제가 장난기가 좀 많아서가 아닐까요? 친해지고 나면 장난도 잘 치고, 농담도 많이 하는데, 그걸 보고 멤버들이 놀란 게 아닐까 싶어요. 사실 저도 가끔 화면 속에 저의 광기 있는 모습이 나올 때 좀 놀라요. 눈빛이 왜 저러지?(웃음)
MBTI를 맹신할 순 없지만, 민주 씨가 눈물이 별로 없는 ‘ISTP’라고 알고 있어요. 그런데 민주 씨는 정말 눈물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민주: 사실 제가 눈물이 많은 편이 아닌데, ‘알유넥스트(R U Next?)’를 하면서 많아졌어요. 저는 남을 보고 슬퍼하거나 울지는 않는데, 저 자신이 힘들거나 속상하거나 하면 우는 편이거든요. 저 스스로 너무 간절하게 생각했던 꿈에 대한 거라서 눈물이 나왔던 것 같아요. 원래는 진짜 감성적이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하늘 사진도 엄청 많이 찍고. 제가 약간 변한 것 같아요.(웃음)
위버스에서 팬들한테 댓글을 되게 달아주는데 너무 다정해 보였어요.
민주: 팬들한테는 하트나 이모티콘도 많이 쓰게 돼요. 저를 좋아해주는 사람들 한정 감성적인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주변 사람들도 제가 ‘ISTP’라고 생각을 잘 안 하더라고요. 계속 검사를 다시 하는데, 늘 똑같이 나와요.(웃음) 위버스도 정말 많이 들어가는데, 팬들이 남긴 메시지를 보면 진짜 힘이 나요. 힘든 일이 있어도 팬분들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해야지 하고 다시 일어서게 되는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 응원하러 와준 팬들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들어요?
민주: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만큼 감사하고 한편으로 너무 미안했어요. 제 이름이 적힌 슬로건을 들고 있는 팬분들에게 다가가고 싶은데 방송 중이다 보니 많이 못해 드린 것 같아서요. 그래서 팬 사인회를 빨리해서 팬분들과 눈 마주치고 대화하고 싶어요. 기억에 남는 팬분도 있어요! ‘알유넥스트(R U Next?)’ 6라운드 때 제가 엄청 반짝이는 치마를 입었는데요. 한 팬분이 되게 직장인처럼 정직한 차림으로 오셔서 어떤 문구가 적힌 걸 확 드시는 거예요. ‘네 얼굴이 네 치마보다 더 빛난다.’ 이렇게 쓰여 있었어요.(웃음) 너무 웃기고 귀엽고 감사했어요.
팬분들이랑 어떤 대화를 나누고 싶을까요?
민주: 팬분들한테 궁금한 게 진짜 많거든요! 하나부터 열까지 다요. 어떻게 왔는지, 밥은 어떤 걸 먹었는지, 요즘 어떻게 지내고, 학교는 어떻게 다니고, 무슨 일을 하시는지 이런 단순한 것들이요. 저를 좋아해주는 팬들이 너무 궁금해요. 어떤 사람이든 제가 너무 좋아할 것 같지만.
민주 씨 좌우명이 SNS에서 화제가 된 것 아세요? 엄마한테 혼나다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좌우명이 생겼다고요.(웃음)
민주: 알고 있어요.(웃음) 정말 어렸을 때부터 항상 생각했던 건데요. 엄마한테 혼날 때면 엄마의 말이 정말 끝이 안 나는 거예요. ‘진짜 언제 끝나지?’ 생각하면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계속 생각했어요. 힘든 순간도 언젠가 끝난다는 마음으로요.
여전히 힘든 상황에서도 이 좌우명을 떠올리시나요?
민주: 이 생각을 하면 정말 나아지거든요. 오랜 시간 연습으로 힘들 때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곱씹으면서 조금 뒤에 숙소 침대에 누워 있을 저를 상상해요.(웃음) 좋지 않은 피드백을 받아 마음이 속상할 때도 그렇고요. ‘그냥 뭐 어쩔 수 없지.’ 하고 이 또한 지나갈 거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괜찮아질 거라고 믿어요.
힘들고 불안했던 시기가 지나가고 정말 데뷔를 하게 되었네요. 꿈을 이룬 지금의 민주가, 가수를 꿈꿨던 연습생 민주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민주: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그냥 열심히 하다 보면 결국에는 될 거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주변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흔들리지 말라고, 자신감 있게 내 소신대로 해도 괜찮다고요. 그 선택이 맞을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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