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까지 사브리나 카펜터는 가능성 있는 여러 아티스트 중 하나였다. 하지만 불과 몇 달 만에 8월 23일로 예정된 그의 새 앨범 ‘Short n’ Sweet’를 하반기 기대작으로 만들었다. 그사이 사브리나 카펜터는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 무대에 처음 오르고, ‘멧 갈라’에 처음 참석하고, ‘SNL’의 뮤지컬 게스트로 처음 출연하는 등 유명 아티스트로서 누릴 수 있는 첫 경험을 쌓아왔다. ‘Espresso’와 ‘Please Please Please’는 최근 가장 인상적인 연속 히트 곡이다. 두 노래는 빌보드 핫 100에서는 각각 최고 3위, 1위에 오를 뿐만 아니라, 빌보드 글로벌 차트,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의 정상권을 나눠 가지며, 미국 안과 밖에서 고른 인기를 얻는 중이다. 올해 ‘송즈 오브 더 서머(Songs of the Summer)’ 차트는 슈퍼스타와 새로운 아티스트의 적절한 조합으로 인상 깊지만, 그중 사브리나 카펜터는 톱 10에 두 곡을 올린 유일한 아티스트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음악과 연기에 모두 재능을 보였고, 2014년 디즈니 채널의 ‘Girl Meets World(라일리의 세상)’에 출연해 눈에 띄는 기회를 잡았다(이 작품은 디즈니+에서 볼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디즈니 산하의 할리우드 레코드와 계약하고 가수로서의 활동도 시작한다. 이후 2019년까지 ‘Milo Murphy’s Law(마일로 머피의 법칙)’를 비롯한 디즈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데뷔 EP와 앨범 4장을 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알린 가장 큰 계기는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Drivers License’가 삼각관계를 다룬다는 소문 그리고 가사 속의 금발 소녀가 사브리나 카펜터라는 이론이었을 것이다. 사브리나 카펜터는 ‘Drivers License’ 발표 2주 후에 ‘Skin’이라는 노래를 낸다. 이는 올리비아 로드리고의 가사에 호응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명시적인 것은 아니었다. ‘Skin’은 핫 100 48위까지 오른다. 이는 사브리나 카펜터의 첫 톱 100 진입이다.
디즈니/할리우드를 떠난 사브리나 카펜터는 유니버설 산하의 아일랜드 레코드와 계약한다.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디즈니 출신의 젊은 아티스트가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마일리 사이러스의 시대와 다른 방식으로 음악 경력을 시작하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10대 소비자와의 인지도와 친밀감을 바탕으로 하되, 그것이 반드시 ‘틴 팝’ 같은 음악적 스타일의 제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대신 아티스트 개인의 취향을 믿고, 이를 지원하는 창작의 자유와 작곡/프로듀싱 자원을 투입한다. 아일랜드는 사브리나 카펜터에게서 비슷한 가능성을 보았고, 2022년 앨범 ‘Emails I Can’t Send’가 그 결과물이다. 이 앨범이 즉시 히트를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시장 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적으로 그가 테일러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에서 오프닝 기회를 얻은 것은 2022년 9월부터 1년 동안 80회 공연을 소화한 ‘Emails I Can’t Send’ 투어에서 보여준 퍼포먼스 덕분이다. 그의 ‘디 에라스 투어’ 참여는 2023년 6월 공식화되었다. 그는 8월과 11월, 멕시코, 아르헨티나 그리고 브라질 공연에 참여했다. 요컨대 ‘Nonsense’가 2023년 2월 핫 100 56위까지 오른 것부터 ‘Feather’가 올해 4월 21위에 오를 때까지, 사브리나 카펜터는 쉴 새 없는 공연으로 자기 경력의 다음 단계를 준비한 셈이다.
그리고 ‘Espresso’와 ‘코첼라’ 무대가 왔다. 수년간 갈고 닦은 라이브 기량은 전 세계로 생중계되고, 상당한 세트가 투입된 무대는 낮 공연에서 오히려 빛을 발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 가장 확실한 노래다. 핫 100 7위로 데뷔했으니 대성공이다. 이 노래가 최근 팝, R&B, 힙합을 유연하게 다루는 흑인 여성 아티스트의 경향성에 기대고 있다는 지적은 대체로 사실이다. 하지만 ‘Espresso’는 레트로 색채로 장식한 서부의 풍광으로 뮤직비디오와 무대에서 시각적 차별화에 성공한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빌리 아일리시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블록버스터를 만들 때, 젊은 마돈나의 자리가 비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사람이 있다.
‘Please Please Please’는 어떤가? 최근의 추세를 반영하여 컨트리 발라드까지 영역을 넓힌다. 반항적인 파트너의 연이은 트러블에 얽히는 주인공이라는, 장르의 고전적인 주제를 가져오면서도, 유머(“Don’t bring me to tears when I just did my makeup so nice(예쁘게 화장했는데 눈물 흘리게 하지 마)”)와 자기 자신을 살피는 단호함(“Heartbreak is one thing my ego's another I beg you don’t embarrass me mother******(마음도 아프지만 내 자존심도 문제야. 제발 창피한 짓 좀 하지 마. 나쁜 놈아)”)으로 현대성을 불어넣는다. 이는 실제 남자친구인 배리 키오건이 출연한 뮤직비디오로 그대로 형상화되고, 두 사람은 무모한 커플이라는 할리우드 클리셰의 최신 버전으로 다시 태어난다. ‘Espresso’가 그랬던 것처럼 ‘Please Please Please’도 유행 장르를 단순히 차례로 시도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고 정교한 작품이다. 요컨대 올해 우리가 본 사브리나 카펜터의 폭발적인 급상승은 하루아침에 이루진 것도 아니고, 우연한 일도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Short n’ Sweet’를 기대하는 이유다.
- 사브리나 카펜터의 세상2024.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