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에게 10년 전 자신과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져 있는 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의 답은 ‘책임감’이었다. 앨범, 춤, 노래, 연습, 그리고 팀에 대한.

반려견인 노아랑 꽃순이는 잘 지내나요?

아론: 노아랑 꽃순이는 늘 똑같아요. 근데 노아가 원래 말을 잘 안 듣다 요새 좀 얌전해진 것 같아요. 소파에 앉을 때도 (앉은 자세 보여주며) 이렇게 사람처럼 앉아요. 약간 저를 따라 하는 느낌? 그때 진짜 웃겨요. 

 

노아는 영어로, 꽃순이는 한국어로 훈련을 시킨다고요. 아론 씨가 미국 생활을 했던 영향인 건가요?

아론: 노아는 완전 아기 때부터 제가 키우면서 저한테 익숙하던 영어로 훈련을 시켰는데, 꽃순이는 좀 늦게 데리고 온 아이라 확실히 한국어가 편하더라고요. 근데 꽃순이가 나이가 있다 보니까 훈련은 조금 어려워요. ‘앉아’, ‘돌아' 빼고는 못해요.(웃음) 

 

최근에 잠시 활동을 쉬면서 같이 시간을 많이 보냈을 것 같아요.

아론: 네, 거의 집에서 강아지들이랑 같이 쉬었고, 얼마 전에는 원목 홈 바를 만들었어요. 재료 사서 조립하고 색칠하고, 혼자서 직접 다 했는데 시간도 빨리 가고 재밌더라고요. 이렇게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충전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일할 때 저는 항상 걱정이 많았거든요. ‘내일 어떻게 해야 하지?’ 이런 걱정 없이 그냥 다 내려놓고 저한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너무 좋았어요. 

 

뉴이스트 9주년 브이라이브 ‘9ood cafe’에 참여하지 못해도 코멘트를 전달했어요, 계속 모니터링을 하신 거예요?

아론: 집에서 다 보고 있었어요. 그때 ‘아, 나도 같이 했으면 좋았을 텐데.’ 이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9주년을 함께하지 못해서 멤버들과 러브한테 미안한 마음이 컸어요. 그래도 조금이라도 소통하고 싶어서 저희 스태프한테 “저 방송 보고 있어요. 애들한테 이렇게 이렇게 전달해주세요.” 이런 식으로 연락했었어요. 


‘9ood cafe’ 초대장과 9주년 릴레이 메시지를 멤버들이 아론 씨 대신 써줬는데 진짜 아론 씨가 한 것 같았어요.

아론: 맞아요. 민현이가 저 대신 써줬는데, 제가 딱 그렇게 얘기를 했을 것 같아요.(웃음) 거의 10년 동안 같이 지냈으니까 저를 잘 아는 게 놀랍지는 않았고, 너무 좋았어요. 고마웠고. 

7년 만에 내는 정규 앨범도 의미가 각별할 것 같아요. 
아론: 좀 더 좋은 노래,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려고 저희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최대한 더 좋은 모습 보여주려고 조금 오래 준비했는데,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물에 너무 만족합니다. 일단 노래들 다 너무 좋고요, 안무도 너무 멋있게 잘 나왔고요, 특히 제 솔로 곡 좋더라고요.(웃음) 

솔로 곡 ‘않아'가 이전 솔로 곡 ‘GOOD LOVE’, ‘WI-FI’와 분위기가 다르더라고요. 더 애절한 감정에 초점을 맞춘 것 같던데. 
아론: 사실 녹음하면서 울 뻔했어요. 너무 힘들었거든요.(웃음) 제가 평소에 즐겨 듣는 노래 스타일이긴 하지만 자주 부르지는 않아서 어려웠고, 목소리 나갈 때까지 거의 며칠 밤새면서 녹음했어요. ‘않아'를 통해서 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 그만큼 더 열심히 불렀던 것 같아요. ‘R&B 말고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를 보여주고 싶었고요, 무엇보다 제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나요? 
아론: 일반인인 곽아론이란 사람 그리고 뉴이스트의 아론. 그 둘의 시선을 동시에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최근 몇 개월 동안 힘들었으니까.(웃음) 힘들지만, 무대에 설 때나 러브들을 만날 때, 뉴이스트 아론으로서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으니까 ‘나는 힘들지 않다. 버틸 수 있다.’고 말하는 의미를 담은 내용이에요. 

두 번째 후렴구까지는 ‘힘들지 않아 / 내 맘도 변하지 않아’였던 가사가 마지막 후렴구에서 ‘힘들지 마 / 내 맘도 변하지 말아’로 바뀌는데, 자신에게 해주는 말같이 들렸어요. 
아론: 그렇죠. 제 자신한테 힘을 북돋아주는 느낌, ‘힘들지 마. 할 수 있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듣는 사람들에게도 ‘힘들지 마라.’라는 말을 함께 전달하고 싶었어요. 제 얘기지만, 누구나 들었을 때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 그 부분이 이 곡에서 가장 좋아하는 파트예요.  

백호 씨와 작사를 같이 했는데, 작업 과정 속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주고받았나요?
아론: 제가 한국어로 완전히 작사하는 게 어려워서 백호와 작곡가 형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요즘 느끼는 감정과 생각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고, 백호가 항상 제 옆에 있다 보니 어떤 상황인지 아니까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좀 더 쉽게 이해했던 것 같아요. 아예 모르는 사람이랑 같이 작사하면 좀 힘들었을 텐데 백호랑 같이 해서 가사가 생각보다 금방 나올 수 있었어요. 가사도 더 솔직하게 잘 나왔던 것 같고. 

이렇게 솔직한 속마음을 노래를 통해 드러내게 된 이유가 있나요?
아론: 제가 속 얘기를 누구한테 잘 못하거든요, 뭔가 쑥스러워서. 노래로는 좀 더 편하게 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노래로 한 번 제 얘기를 전달해보고 싶었어요. 

아론 씨가 무대 위에서 미세한 표정이나 움직임을 잘 소화하는 것에 팬분들의 반응이 많아요. 

아론: 러브분들이 제가 인상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평소 제 모습이랑 좀 달라서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평소에 제가 장난기도 많고, 밝으니까 반대로 무대에서 인상 쓰거나 어두운 표정을 지을 때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이번 안무에도 어떤 포인트에서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요즘에.(웃음)

 

타이틀 곡 ‘INSIDE OUT’ 노래와 안무를 소화하는 것은 어땠나요?

아론: 사실 3개월 만에 춤을 추는 거라서 걱정을 좀 했었는데 막상 하다 보니까 몸이 알아서 움직이더라고요.(웃음)  아직까지 완성시키는 중이라 요즘 안무 연습을 되게 열심히 하고 있어요. 이번 타이틀 곡은 약간 섹시한 느낌을 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호흡에 신경을 많이 썼고, ‘어떻게 부르면 듣는 사람들한테 감정이 좀 더 잘 전달될까.’ 이걸 많이 고민을 하면서 녹음을 엄청 많이 했었어요. 

 

아론 씨가 맡은 보컬 파트들이 대부분 리듬감이 중요해서 어렵게 느껴질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소화하나요?

아론: 저도 처음에는 진짜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녹음하면서 엄청 집중하고, 반복적으로 연습하면서 노력을 통해 해내는 편이에요. 근데 이제는 이렇게 약간 리듬감 있는 파트들이 뭔가 제 색깔이 된 것 같아요. 전보다는 익숙하고 편하게 소화하는 것 같기도 해요. 

 

백호 씨가 녹음 디렉팅을 할 때 멤버별로 대하는 방식이 다른데 아론 씨 한테는 칭찬을 많이 해주는 편이라고 했어요. 

아론: 맞아요, 제가 평소에 막 자신감 넘치는 편이 아니어서. 옆에서 ‘잘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해주면 자신감이 생겨서 더 잘할 수 있는 편이에요. 범주 형이 얼마 전에 “아론아, 니가 이번 앨범 녹음 제일 잘했어.” 이런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그냥 하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저는 되게 기분 좋게 받아들였어요.(웃음) 그리고 이번에 “아론이가 쉬어서 그런지 목 상태가 되게 좋네?” 이런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웃음) “아론아, 노래 연습했니? 왜 이렇게 잘해 요즘?”(웃음) 따로 연습한 건 없는데, 쉴 때 집에서 혼자 노래 많이 듣고 많이 불렀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작년에 팬들을 만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네이버 NOW ‘To.Night’을 통해서 위로를 받았다고 했어요. 

아론: 러브들이랑 색다르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생겨서 너무 좋았던 것 같아요. 러브분들의 일상, 자세한 이야기들을 ‘To.Night’을 통해서 듣고, 그에 대한 대화를 나누니까 뭔가 러브들이랑 더 친해진 느낌이 들었어요. 그게 너무 좋았어요. 

 

‘To.Night’에서 상황 파악을 빠르게 하고 정리하면서 정석대로 진행하시더라고요. 

아론: 예전에 라디오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시간 재는 거나, 모니터 확인해가면서 진행하는 게 좀 더 자연스러워졌던 것 같고, 특히 한국어 실력이 많이 늘어서 이렇게 ‘To.Night’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게 진짜 신기했어요. 제가 데뷔했을 때는 한국말에 능숙하지 않았었거든요. 

 

옛날에는 쑥스러워서 못했을 ‘요들레이 춤'이나 ‘조미료 인사’ 같은 것들도 잘하시더라고요, 콩트 연기도 많이 늘었고요.(웃음) 

아론: 아,(한숨) 왜냐면 저도 민기한테 이상한 걸 많이 시키잖아요. 걔는 다 하는데 제가 또 싫다고 하면 미안해지니까.(웃음) 연기하는 것도 진짜 어려웠어요. 부끄러워서 그런 거 잘 못하거든요. 근데 러브들도 좋아하시고, 민기가 열심히 하는 걸 보니까 저도 좀 더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 계속 하다 보니까 자신감이 좀 생겼던 것 같기도 해요. 그래도 ‘To.Night’을 하면서 진짜 저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던 것 같아요. 저랑 민기는 항상 티격태격하는데 그 모습 그대로 나왔던 것 같고, 민기 덕분에 너무 재밌게 했었어요.(웃음)

 

호피폴라 아일 씨가 출연하셔서 렌 씨와 함께 텐션을 주체 못했을 때 난감해하던데요.(웃음) 

아론: (웃음) 그때 노민우 선배님과 계속 눈 마주치면서 “어... 오...” 이랬던 것 같아요. 민기가 너무 재미있게 즐기니까 저도 옆에서 재밌었지만, 진행할 때는 좀 힘들었죠.(웃음) 이제 넘어가야 되는데, 근데 또 너무 즐거워보여서 ‘이거 끊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되더라고요. 중간에 노래 나가고 저희 목소리 안 나올 때 민기한테 그랬죠, “대본 읽어.”(웃음) 

 

렌 씨에 대한 애정이 큰 게 느껴져요. 

아론: 귀엽잖아요.(웃음) 다른 애들은 약간 어른스러운 모습이 있는데 민기는 너무 아기 같아서 제가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그리고 민기가 제 장난을 잘 받아주고, 또 반대로 제가 민기 장난을 잘 받아치고, 서로 잘 받아주니까 다른 멤버들보다 좀 더 티격태격하게 돼요. 

 

렌 씨가 ‘사춘기 온 장남 느낌 연예인 졸업 사진’으로 화제가 된 비교 사진을 아론 씨가 만든 건 줄 알았다고 하던데, 평소에 어떤 대화를 나누길래 그런 오해를 할 수 있는 거죠?(웃음) 

아론: 평소에 저랑 민기 카톡방 보면 거의 엽사들밖에 없어요.(웃음) 잠깐 쉴 때 ‘어, 최민기 사진 한 번 볼까?’ 하고 찾아보다가 이상한 사진 있으면 민기한테 보내줘요. “민기야, 잘 나왔다.” 이러면서.(웃음) 그 졸업 사진 보냈을 땐 민기가 아마 저한테 욕했었을 거예요. “야.” 이러면서.(웃음) 아, 민기 너무 웃겨요. 너무 좋아요. 

 

사춘기에 대해서는 아론 씨도 할 말이 많을 것 같아요. ‘토요일 토요일은 아론이다’ 방송에서 틀었던 록을 대부분 사춘기 때 들었다고요.(웃음)

아론: 아이고... 사춘기 때는 (생각하다가) 제가 화가 많았던 것 같아요.(웃음) 뭔가 세상에 대한 불만이 되게 많았어요. 말도 안 듣고 그래서 엄마가 많이 고생하셨을 거예요. 그러다가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정신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 공부를 제대로 시작했고요. 그때까지는 친구들이랑 자전거 타고, 농구 같은 운동을 하면서 주로 시간을 보냈어요. 


‘토토론’을 통해서 또 다른 방식으로 팬들과 소통했던 과정은 어땠나요?
아론:
제가 미국에서 자라면서 들었던 음악들을 팬들한테 들려주고 싶어서 시작한 콘텐츠였어요. 제가 트는 노래마다 러브들이 다 알아서 놀라웠고 그래서 더 재밌었어요. 저는 러브들과 소통할 때가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 그게 제일 행복하고.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많이 느껴요. 그리고 저희는 데뷔 후 5년 동안 고생을 많이 했었으니까, 그만큼 러브들에 대한 소중함이 느껴져요.

뉴이스트가 많은 관심을 받고 첫 1위를 했던 것도 시간이 꽤 지났는데, 그때의 상황들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나봐요.
아론:
네, 아직도. 그때랑 지금의 마음가짐이 똑같아요. 변하지 않았고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안 그래도 얼마 전에 ‘엠카운트다운’에서 첫 1위 하고 우는 영상을 우연히 봤어요.(웃음) 지금 다시 보니까 너무 서럽게 솔직하게 울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약간 더 멋있게 울 걸.

멤버들과 10년을 함께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기대되는 게 있나요?
아론:
같이 거의 모든 걸 다 했지만 콘서트를 다시 하고 싶어요. 다시 콘서트를 한다면, 아, 울 것 같아요. 원래 제가 진짜 눈물 없는 사람인데 나이 들다 보니까 많아진 건지 좀 이상해요.(웃음)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예전부터 항상 뉴이스트라는 팀 이름을 지키고 싶었고, 지금도 지키고 싶어요. 되게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멤버들하고 팀.
글. 이예진
인터뷰. 이예진
비주얼 디렉터. 전유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오민지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 유인영, 장윤희(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사진. 박성배 / Assist. 신지원, 한지훈
헤어. 박옥재(@rue710), 엄정미(@PRANCE)
메이크업. 문주영(@rue710), 달래(@PRANCE)
스타일리스트. 김은주
세트 디자인. 다락(최서윤 / 손예희, 김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