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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지
인터뷰오민지
사진 출처Hayden Stills (AEG Presents IT)

포트나이트 게임 영상을 위해 여동생 옷장 안에서 만들기 시작한 음악이 스무 살 d4vd(데이비드)를 세계적인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로 이끌었다. 2025년 4월 11일, d4vd는 코첼라 무대에 섰다. 손에 휴대폰 대신 마이크를 쥐고 여동생의 옷장 안에서 녹음한 곡들을 선보였다. 여동생과 함께 부른, 누적 조회 수 1억 9,000만을 기록한 히트 곡 ‘Here With Me’부터 절친인 제이슨더윈(Jasontheween)과 협업한 곡 ‘What Are You Waiting For (ft. Pokimane & Jasontheween)’까지. d4vd의 코첼라 데뷔는 그의 음악적 발자취뿐만 아니라 그의 인생에 중요한 사건이 되었다.

공연 다음 날 트레일러에서 “프롬 포트나이트 투 코첼라 보이!!(FROM FORTNITE TO COACHELLA BOI !!)”라고 스스로 명명하기까지 d4vd의 여정, 아티스트로서의 성장 과정 그리고 곧이어 발표되는 데뷔 앨범 ‘WITHERED’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Hayden Stills (AEG Presents IT)

인스타그램에 ‘프롬 포트나이트 투 코첼라 보이!!(FROM FORTNITE TO COACHELLA BOI !!)’라는 글을 남겼어요. 한 문장 안에 아름다운 여정이 모두 담겨 있네요. 말 그대로 포트나이트를 하다가 코첼라까지 오시게 된 소감이 어떤가요?
d4vd: 엄청나네요. 저도 믿기지가 않아요. 3년 전에 코첼라 무대에 설 거냐고 제게 물으셨더라면 제 귀를 의심했을 거예요.(웃음) 게임을 하고 틱톡에 영상을 올리던 제가 본격적으로 뮤지션이자 아티스트로서 활동하게 된 그간의 과정은 정말 황홀한 경험이었어요.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공연 중에 가장 감동적인 순간은 동생 에밀리(Emily)와 함께 무대에 올라 ‘Here With Me’를 부를 때였어요. 특히 에밀리의 옷장에서 이 모든 여정이 시작되었기에 더더욱 특별했어요. 동생과 함께 무대에 서기로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요?
d4vd: 무엇이든 동생이나 가족과 함께하는 것을 좋아해요. 또 무대에 서는 게 에밀리의 꿈이기도 하고요. 에밀리도 노래하고 춤추는 걸 정말 좋아해요. 전에 다른 공연에서도 함께 무대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코첼라에도 같이 서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음악을 늘 에밀리의 옷장에서 만들기 때문에 앞으로도 에밀리를 챙겨줄 생각입니다. 에밀리의 옷장이 없었다면 이 모든 것은 불가능했을 거예요.

처음에 단순히 게임 영상에 배경음악을 넣기 위해 동생의 옷장 안에서 휴대폰으로 음악을 녹음하기 시작하셨죠. 이제 그 ‘안전지대’를 벗어나 코첼라와 같은 커다란 무대에 서서 수많은 관객들 앞에서 라이브로 그 곡을 불렀어요. 소감이 궁금해요.
d4vd: 제 생애 첫 코첼라 공연은... 완벽 그 자체였어요. 재미있고 즉흥적이고 기대 이상이었어요. 무대에 서는 것의 좋은 점들을 전부 모아놓은 공연이었어요. 코첼라가 제게 무대에 설 기회를 내줬다는 것 자체가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관객석을 봤을 때 사람들의 얼굴과 그들이 음악에 반응하고, 노래를 함께 부르고, 신나게 뛰고, 손을 흔드는 모습 전부 정말 아름다웠어요.(웃음) 관객 전체를 관통하는 아름다운 시너지를 느꼈고, 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그런 순간을 선사할 수 있어 정말 감사했어요.

코첼라 의상을 보고 캐릭터 이타미(고통)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고통을 극복한 것처럼 보였어요. 피를 흘리거나 눈을 가리지도 않고 숨지도 않았고요. 이런 맥락에서 코첼라를 통해 보여준 캐릭터에게 이름을 붙인다면 무엇일까요?
d4vd: 흠. ‘이타미’가 고통이라는 뜻인데, 이번에는 피도 흘리지 않고 눈을 가리지도 않았으니 치유를 보여준 셈이라 할 수 있겠네요. ‘치유’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어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에 이타미가 자주 등장하죠. 일본 애니메이션, 특히 소년 만화 장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언급하셨는데요. 이제 당신은 직접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캐릭터와 이야기도 만들기도 해요. 한때 상상만 하던 꿈을 이룬 소감이 어떤가요?
d4vd: 작업을 할 때 제 관심사를 반영하는 것을 좋아해요. 일본 애니메이션을 오마주하는 것도 좋아하고, 다양한 문화에 관심이 많아요. 제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의 배경음악으로 ‘Feel It’ 같은 곡을 만드는 기회를 얻게 되어 정말 좋았어요. 정말 오래전부터 애니메이션 ‘인빈시블(Invincible)’의 팬이었는데, 제 관심사와 커리어 두 세계가 충돌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 곡을 무대에 올리고 사람들이 따라 부르는 걸 들을 때 초현실적인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창작 활동에 관심사를 포함시키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액션이 ‘시적’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당신의 곡 가사도 정말 시적이어서 매력적이잖아요. 애니메이션 속 액션과 당신의 가사가 어떤 점에서 모두 ‘시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d4vd: 특히 애니메이션은 동선과 몸짓만으로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어요. ‘주술회전’이나 ‘진격의 거인’ 같은 애니메이션은 대사 없이 정말 많은 것을 전달해요. 가장 강력한 메시지는 소리 없이 전달되는 것 같아요. 오직 시각적인 요소만으로 느끼게 돼요. ‘드래곤볼’ 속 손오공의 ‘에너지파’처럼 전투 장면을 보면 감정이 벅차오르고 정말 흥분되죠. 풍부한 이야기가 전달돼요. 말로 표현되지 않은 것을 느끼는 건 정말 아름다운 일인 것 같아요.

당신이 사랑하는 애니메이션처럼 본인의 곡들도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표현하면서도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같아요. 곧 공개될 앨범 소개 부탁드려요.
d4vd: 제 신보 ‘WITHERED’가 곧 나오게 되어서 정말 기뻐요. 4월 25일에 공개됩니다. ‘WITHERED’는 사랑, 슬픔, 상실, 혼란을 담은 앨범입니다. 친구를 잃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연애를 하고, 사랑이 끝나기도 한 지난 3년간의 삶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팬분들이 저를 더욱 깊이 알아가고 저의 세계에 처음으로 들어오게 되실 걸 생각하니 정말 신납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죠. 너무 신나요.

지난 3년간 음악을 만드는 과정은 어땠나요? 빠더너스 채널에 출연해 “고독감과 외로움이 최고의 노래를 만드는 것 같아요(Solitude and loneliness makes the best song).”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창작을 위해 일부러 그런 감정을 수용하시기도 하나요?
d4vd: 앨범을 준비하면서 창의적인 태도를 갖추기 위해 저 스스로를 고립시키곤 했어요. 제 내면을 살피고 저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드러내는 과정이었죠. 지난 3년간의 제 삶을 다루면서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 모든 사람, 모든 것과 거리를 뒀어요. 심지어 휴스턴으로 돌아가서 예전처럼 옷장 속에서 휴대폰으로 녹음하기도 했어요. 좋았어요. 저의 이전 모습을 재발견하고 과거의 창의적인 과정이 다시 꽃피우는 것 같았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고독이 최고의 노래를 만드는 것 같아요. 음악에서 들을 수 있죠. 팬분들도 그걸 느껴요. 실재하는 거죠. 그러다가 공연장에 오셔서 라이브를 들으면 우리의 유대감은 더욱 끈끈해져요. 감정적 유대감이 결실을 맺는 걸 직접 경험하는 건 정말 아름다운 일이에요.

4월에 앨범을 발표하고 5월에 한국을 방문하실 예정이시죠. 작년 콘서트를 통해 한국을 경험한 후로 이번 방문 때 특별히 하고 싶으신 게 있을까요?
d4vd: 음식이 기대돼요. 한국 음식을 정말 좋아하거든요.(웃음) 그리고 여러 밴드들을 만나보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들과 소통하고 협업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할 수 있게 되어서 그리고 세계 곳곳에 계신 관객에게 닿을 수 있게 되어서 좋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제 작업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 Hayden Stills (AEG Presents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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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heemisbl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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