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의 한 음절, 안무의 한 동작. 그 작은 하나를, 도훈은 끊임없이 반복한다. 누구도 발견하기 어려울 것 같은 미세한 차이에서도, TWS를 응원하는 42만큼은 자신의 노력을 알아봐줄 것이므로.

오늘 촬영한 화보 사진이 너무 잘 나왔던데요.(웃음) 평소와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의 착장이더라고요.
도훈: 평소에는 타이도 아예 안 하고 셔츠도 많이 안 입다 보니 조금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이런 펑퍼짐한 바지는 자주 입어서 거기에서 조금 편안함이 나오는 것 같아요. 

비니도 평소에 자주 쓰시잖아요. 
도훈: 지금은 제가 추구하는 비니를 썼을 때의 모습과는 약간 달라요. 평소 저는 화장을 안 하고 생머리로 비니를 썼을 때의 ‘날것’에서 나오는 느낌을 너무 좋아하는데 지금은 스타일링이 되어 있잖아요. 오늘은 더 아이돌 느낌이죠.(웃음)

그렇게 꾸미지 않은 듯한, ‘날것’의 느낌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도훈: 저는 입었을 때 편안한 옷을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옷을 매치할 때도 몸에 스키니하게 붙는 스타일은 선호하지 않아요. 예를 들면 트레이닝 팬츠에 코트를 믹스매치하기도 하는데, 코트도 멋있고 편해서 입는 거고요. 블레이저도 입었을 때의 핏이 제 몸에 잘 맞는 느낌이라 연습생 때 많이 입었어요. 이번 앨범의 오피셜 포토도 스태프분들이 평소 제 사복 같다는 말씀도 많이 하셨을 정도로 자주 입던 스타일이에요. 그만큼 편안하게 촬영해서 잘 나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스러운 포즈에서 말씀하신 편안함을 느꼈어요. 역동적이거나 과감한 느낌도 있어서 별명처럼 트렌디한 ‘MZ킹’의 면모가 드러나는 듯하고요.
도훈: 전 남들이 안 하는 포즈나 각도로 촬영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때의 특이함이나 신선함 덕에 ‘MZ답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사실 트렌드를 파악하거나 따라가려고 하는 순간 이미 그 트렌드는 지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트렌드라는 사실을 모르게 해야 트렌드인 거죠.(웃음)

혹시 도훈 씨가 남몰래 밀고 있는 트렌드도 있나요?(웃음)
도훈: 후드 쓸 때 귀 한쪽 빼고 쓰는 것을 좋아해요. 왜냐하면 남들이 안 하니까요.(웃음)

왜 많은 옷 중에서도 후드 티인가요?
도훈: 전 회색 트레이닝 팬츠에 회색 후드 티만 입어도 멋있어 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평소에 잘 입다가 후줄근한 옷을 한 번 딱 입어주면 도리어 그게 멋있는 느낌이 나잖아요. 똑같은 옷을 입어도 사람의 태나 분위기에 따라 다른 느낌이 나니까요.

도훈 씨가 생각하는 패션에서의 ‘멋’은 무엇인가요?
도훈: 저한테 옷을 잘 입는다고 생각되는 기준은 누군가를 보고 ‘나도 저 옷을 사고 싶다.’라고 느끼게 되는 건데요. 지훈이가 예쁜 옷이 엄청 많아요. 지훈이가 빈티지를 좋아하거든요? 찢어지거나 헤진 옷들을 스트리트하게 입는데, 저는 빈티지를 평소에 잘 입지 않는데도 지훈이 옷을 연습생 때 자주 입었어요.

지훈 씨랑 취향이 겹치나 봐요. 지훈 씨가 생일에 도훈 씨가 평소 갖고 싶어 하던 반지를 선물해주기도 했잖아요.
도훈: 그래서 최근에 반지 케이스도 샀어요. 반지만 따로 모아두려고요.(웃음) 요즘에는 액세서리 차는 걸 엄청 좋아하는데 조금씩 포인트만 주는 느낌을 내고 싶어서 목걸이, 팔찌, 반지를 두 개씩만, 두 군데에만 딱 껴요. 그러면 자신감이 조금 더 생기기도 하고, 멋있어진 것처럼 느껴져요.

그렇게 액세서리를 좋아하시지만 귀고리는 안 하시네요. 지금도 이어커프를 착용하신 거잖아요.
도훈:  사실 연습생 때 너무 귀고리를 차고 싶어서 그냥 뚫었다가 4일 만에 빼서 막혀버렸어요.(웃음) 그래도 평소에는 이어커프를 안 해요. 이어커프를 할 거면 그냥 다시 귀를 뚫자는 주의라서요.(웃음) (팔찌를 보여주며) 그리고 이 팔찌는 늘 차고 다니는 저희 팀 팔찌. 실로 된 민트색 팔찌가 하나 있는데, 요즘 그런 튀는 네온 색깔이 약간 꽂혀서 자주 같이 레이어드하고 있어요.

패션에 대한 기준이 확고해 보이시는데, 그 와중에도 팀에 대한 애정이 보여요.
도훈: 네. 특히 지훈이는 룸메이기도 하고, 성격이 엄청 잘 맞아서 서로 기댈 수 있고 편안한 존재인 것 같아요. 저랑 지훈이 둘 다 장난을 엄청 좋아해서 서로 치고 받아주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지훈 씨 누나분의 ‘최애’가 원래는 도훈 씨였다면서요?(웃음)
도훈: 지훈이네 누나가 처음에는 저를 좋아해주셨는데 지금은 영재로 ‘최애’가 바뀌셔서 서운해요.(5초 후) 아, 그런데 정말로 서운한 건 아니에요.(웃음) 지훈이는 누나랑 거의 맨날 전화한단 말이에요. 옆에서 들어보면 엄청 싸우고, 장난치고 그래서 되게 신기해요. ‘어떻게 남매가 저렇게 사이가 좋지?’ 싶어서요.

도훈 씨도 형과 자주 전화하시는 편인가요?
도훈: 가끔씩?(웃음) 예전에는 맨날 같이 놀았어서 서로 장난도 많이 치고, 엄청 많이 싸웠어요. 초등학생 때는 친구가 친구, 친구가 친구였어요. 지금은 형이 많이 성숙해졌어요. 며칠 전에 본가에 갔는데 그날 형이 친구들이랑 노느라 늦게 들어왔거든요? 그런데 새벽에아샷추(아이스티에 추가)’ 냉장고에 사왔으니까 출근할 마시라고 문자를 보내놨더라고요. 감동받았어요. 제가 사와 달라고 하긴 했지만요.(웃음)

그래도 기억해서 밤늦게 사오신 거라니 감동인데요.(웃음) 그러고 보니 신유 씨가 도훈 씨 친형과 동갑이죠? 친형이 친구같이 함께 노는 사이라면, 팀 형인 신유 씨와는 어때요?
도훈: 힘들 때마다 신유 형이랑 얘기하면 많이 나아지더라고요. 덕분에 저 혼자 앓는 것보다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더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어요. 예전에는 누군가에게 말하기보다 일들이 완전히 해결되어야 고민이 풀린다고 생각해서 혼자 유튜브를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거든요. 성격상 그냥 모든 걸 흘려보내는 사람도 있잖아요. 저는 그렇지는 않은 성격이거든요.

흘려보내기 어려운 성격이라면 매번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이 본인 속에 고여 있을 텐데 힘들진 않아요?
도훈: 예전에는 실력적으로 원하는 만큼 되지 않을 때마다 슬펐는데 요즘은 그냥 스스로에게 화가 나요. 그래도 오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춰왔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만큼이나 연습했는데 이거밖에 안 돼?’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지금은 팀의 ‘육각형 멤버’라고 불릴 정도로 노래도, 랩도, 춤도, 심지어 MC마저 잘하시는데도요?
도훈: 그렇게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계신 것에 감사하고, 그만큼 책임감 있게 더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저는 실력도 멋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실력이 있으면 그만큼 멋있어 보인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런 노력 덕분인지 매 곡마다 성장과 변화가 두드러져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나 ‘Yes or No’ 커버에서는 록적인 발성이 가미됐다면 이번 앨범 수록 곡인 ‘Random Play’의 “지금 바로 끌린 대로” 파트의 “바로”와 “대로”에서 이전보다 소리는 가볍지만 음을 하나씩 힘 있게 누르듯 부르시더라고요.
도훈: 원래는 소리를 무겁게 쓰는 편이었는데, 그러면 목이 금방 쉰다고 느껴서 요즘은 소리를 가볍게 쓰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퍼지는 소리를 주로 냈다면 이번 녹음에서는 소리를 모아서 쨍하게 들려줄 수 있도록 허밍 연습을 최대한 많이 했어요. 씻을 때도 하고, 걸어다닐 때도 하고, 이동할 때도 하고. 진짜 시도 때도 없이 해요.

안 그래도 아까 촬영장에서 엘리베이터 타러 가시면서 허밍 연습하시는 것 봤어요.(웃음) 도움이 됐나요?
도훈: 아무래도 성대도 근육이다 보니까 연습한다고 바로 바뀌지는 않아요. 그래도 언젠가 바뀌기는 할 테니까 장기적으로 보고 연습하는 거예요.

허밍 연습이 호흡 조절 연습에도 도움이 되잖아요. 그래서인지 ‘Lucky to be loved’에서의 호흡 조절도 인상적이었어요. “아직 모를 내일이 이젠 불안하지 않아” 파트에서는 마지막에 호흡을 풀어서 감정을 전달하는 듯하더라고요.
도훈: 아마 처음에는 지금의 느낌이 아니었을 거예요. 사실 연습을 많이 하더라도 막상 녹음에 들어가면 스스로 충분하지 않게 느껴져서 녹음실에서도 최대한 불러보면서 연습하는 타입인데요. 매번모니터링 한번 해봐도 될까요?” 여쭤보고, 들어보고 아쉬운 부분이 있을 때마다 보완하려고 하다 보니까, 부분은 조금 호흡을 섞어서 하면 괜찮겠다.’ 생각이 들었어요. 녹음할 때는 순간에 몰입해서 곡의 분위기를 가장 살리려고 해요.

‘Yes or No’ 커버 비하인드에서도 모니터링하면서 “두 번만 더 하겠습니다.”, “마지막 ‘예’가 아쉬워가지고 두 번만 더…”라며 계속해서 ‘두 번만 더’를 외치더라고요. 그렇게 한 음절의 디테일을 계속해서 바꿔보고, 더 나아질 수 있는 부분을 즉각적으로 찾아내서 고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도훈: 어렵긴 해요. 저도 한 번에 바뀔 수 있는 능력은 없거든요. 그래서 계속 불러보면서 즉각적으로 더 좋게 바꾸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제가 들었을 때 괜찮아야 다른 분들도 좋게 들어주실 거라고 생각해서요. 완벽한 건 없겠지만 자기만족인 거죠.(웃음)

녹음할 때마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겠네요.
도훈: 그런데 사실 저는 녹음하거나 노래 부르기 전에 ‘매운 건 먹으면 안 된다.’, ‘탄산을 마시면 안 된다.’, ‘밥을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된다.’ 이런 말까지 전부 신경 쓰지는 않아요. 정말 실력 있는 사람이라면 이틀 밤 새고 캡사이신 먹고 노래 불러도 잘 부를 거라고 생각해서요. 뭘 먹든, 뭘 하든 잘 부를 수 있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팬 미팅 때나 ‘Yes or No’ 커버 때는 더 잘 부르려고 가장 좋아하는 ‘아샷추’도 끊었을 정도로 신경 써서 관리하시던데요.(웃음)
도훈: 아, 그때는 너무 위급해서.(웃음) 살짝 모순인 것 같은데, 그렇게 위태위태할 때는 해요. 공연 전에는 항상 프로폴리스 사탕을 먹어요. 뭔가 뻥 뚫리는 기분이랄까요.(웃음)

패션도, 멋도, 실력에 대한 정의 모두 개인의 취향이지만 동시에 확신의 영역 같기도 해요. 자신을 잘 알수록 더 확고해지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도훈 씨만의 기준이 있을까요?
도훈: 별로면 제 눈에 보이잖아요. 전 이게 좋다, 안 좋다에 대한 판단이 잘 서거든요. 별로면 별로인 거고, 좋으면 좋은 거죠.(웃음) 예를 들어서 피팅할 때 여러 착장을 입어봐도 저는 딱 ‘이걸 입고 싶다.’가 있어요. 춤출 때는 이 각도가 더 멋있다거나 혹은 제 파트 때에는 어떤 제스처를 하고 싶다거나 하는 부분에서도 확고한 기준이 있고요. 그러다가 헷갈릴 때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면 되고요.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따라가”면 되죠. 이번 타이틀 곡 ‘마음 따라 뛰는건 멋지지 않아?’에서 마음 따라 누구보다 높이, 힘차게 뛰는 도훈 씨처럼요.(웃음)
도훈: 와, 이번 안무는 많이 어려웠어요.(웃음)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연습하게 되어서 더 많이 발전한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주로 표정으로 감정을 표현했는데 춤으로도 전달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됐어요.

어떤 부분에서 그랬을까요?
도훈: ‘Lucky to be loved’의 퍼포먼스에서 “여전히 서툴러도 그런 날 알아채고” 부분에서 제가 고개를 들고, 손으로 고개를 당기는 동작이 있는데요. 이 손이 제 손이 아니고 다른 사람의 손이라고 생각하면서 연습하고 있어요.

보컬에서의 한 음절, 안무에서의 손동작 하나는 전체로 봤을 땐 매우 사소한 부분일 수 있잖아요. 그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이유가 있어요?
도훈: 저희 TWS의 무대를 보시는 분들이 편안하게 웃으면서 보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라면 본인 무대를 볼 때마다 아쉬워하거나 평가를 하게 될 때가 많거든요. 저도 그렇고요. 그래도 42분들은 그런 마음 없이 편안하게 보실 수 있게끔 하고 싶어요. 안무가 힘들더라도 티내지 않고 끝까지 몰입해서 저희가 무대를 즐기고 있다는 걸 42분들이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만큼 더 좋은 무대, 더 퀄리티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했다는 진심을 알려드리고 싶어요.

42분들도 TWS의 매 순간, 매 무대마다 느끼실 거예요.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많은 무대가 있겠죠. 이전에 ‘에스콰이어’ 인터뷰에서 “우린 이제 시작이고 지금 우리가 굴리는 주사위의 숫자가 뭐냐에 따라 앞으로의 미래가 결정될 테니까요.”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TWS는 이제 시작이고, 막 주사위를 굴렸을 뿐이니까요.
도훈: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로 데뷔했을 때는 마냥 데뷔가 설렜고, 그 노래가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은 만큼 ‘내가 S면 넌 나의 N이 되어줘’도 기대가 많이 됐어요. 이번 ‘마음 따라 뛰는 건 멋지지 않아?’는 사실 많이 긴장돼요. 왜냐하면 이번 컴백에서 주사위가 진짜 던져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저희가 굴릴 주사위의 숫자는 아직 모르겠지만, 이번에 어떻게 잘하느냐에 따라 그 다음의 미래로 나아가겠죠. 그래서 매번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 하나로 해요.

Credit
오민지
인터뷰오민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김민경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배지안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김우정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사진윤송이
영상조윤미, 서유정
헤어구 민 (ODD) / Assist. 소 윤 (ODD)
메이크업이현희
스타일리스트강수민
세트 디자인권도형 (ONDOH)
아티스트 의전팀안소량, 김혜진, 신도윤, 박유리, 심연진, 홍아현, 조성제, 황유미, 박윤진, 차혜령, 송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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