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슨 분은 2024년 1월, ‘Beautiful Things’를 공개했다. 이 노래는 같은 해 2월, 빌보드 핫 100에 진입하고, 최고 2위까지 올랐다. 2025년 8월 현재, 차트 진입 80주 차를 돌파했고 이는 역사상 5번째 기록이다. 그 인기는 미국 시장만의 현상이 아니다.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서도 비슷한 장수 기록을 유지하고 있으며, 7주간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 노래는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선정한 2024년 올해의 글로벌 싱글이다. 그해 구독 스트리밍 2조 회를 돌파한 유일한 노래로 남아 있다.
‘Beautiful Things’의 이미지는 노래가 등장한 초창기와 본격적인 히트를 기록한 이후 사이에 극적으로 달라진다. 초창기의 이미지는 뮤직비디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청바지를 입고 밴드와 함께 사막에 악기를 설치하고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얼터너티브 장르의 스토리텔링을 따른다. 이 배경에서 “너를 잃고 싶지 않다(Oh, I hope I don’t losе you)”는 외침은 단순히 관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신이 내게 준 ‘평화와 사랑’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기도처럼 들린다. 이 노래가 현대적인 크리스천 음악의 일부라고 해도 납득할 수 있을 정도다.

많은 사람이 명백한 변화를 본 것은 2024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 공연일 것이다. 여기서 벤슨 분은 푸른 점프슈트를 입고, 피아노 위에서 앞으로 한 번, 뒤로 한 번 회전하며 뛰어내린다. 둘 다 노래의 절정 직전이다. 물론 그 이전부터 벤슨 분의 스타일이 고전적 록스타의 영향을 받은 화려함을 포함하기 시작했지만, 점프슈트가 그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된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가 2025년 ‘그래미 어워드’, ‘코첼라 밸리 뮤직 & 아츠 페스티벌(이하 코첼라)’ 공연 등 중요한 순간마다 점프슈트를 입은 것이 놀랍지 않은 이유다.
요컨대 ‘Beautiful Things’ 혹은 벤슨 분의 경력 전반은 언뜻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가치가 공존한다. 새로운 관계 앞에서, 심지어 종교적인 감정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인간적 취약함을 담은 고백이 폭발적인 절규와 기술적으로 완벽한 파워 보컬을 만난다. 그리고 앨범 ‘American Heart’의 커버가 선언하는 듯한 잘 다듬어진 외모와 백플립으로 상징되는 애크러배틱 수준의 퍼포먼스가 신체성을 드러낸다. 여기에 그의 경력 초기에 벌어진 일들은 조합하면, 몇 가지 질문이 따른다. (‘롤링스톤’이 그를 표지에 올리며 ‘음악의 미래’라고 부른 것처럼) 그는 과거 위대한 쇼맨들의 후계자로 새로운 시대의 팝 아이콘인가? 아니면 소셜 미디어와 스트리밍을 위해 정교하게 설계된 대중음악 전략의 일부인가?
벤슨 분이 처음 대중의 눈앞에 등장한 것은 2021년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19다. 그는 첫 오디션에서 1년 전부터 노래를 시작했으며 이전에는 자신이 노래를 할 수 있는지 몰랐던 틱토커로 소개된다. 그는 심사위원 케이티 페리가 우승 가능성을 언급하며 호평을 아끼지 않은 유력 참가자로 부상했고, 무난히 톱 24에 진출했다. 하지만 그는 갑자기 쇼에서 하차했다. 모든 출연자가 자신의 음악을 만들기를 원하고 유명 TV 쇼가 그 기회라고 여겼지만, 그는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고 밝혔다. 우연히 발견한 높은 재능, 전통적인 경로를 벗어나는 과감함은 대중문화의 신화 중 하나다. 벤슨 분의 초기 역사는 그의 진정성을 상징하는 초석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또 다른 이야기와 시각이 따라다닌다. ‘아메리칸 아이돌’ 하차 직후 이매진 드래곤스의 댄 레이놀즈가 그를 주목하고 자신의 레이블이자 워너 레코드의 자회사인 나이트 스트리트 레코드에 영입한다. 벤슨 분은 틱톡으로 자신이 쓴 곡을 공개하기 시작했고, 공식 데뷔를 하기도 전에 170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가지고 있었다. 업계의 거물과 메이저 레이블의 지원은 그의 부상이 유기적인 자수성가가 아니라 산업적 기획의 결과물, 이른바 ‘인더스트리 플랜트(industry plant)’라는 의혹으로 이어진다. 이 시각에서는 ‘아메리칸 아이돌’ 출연조차 여전히 전국적 지명도를 얻을 수 있는 레거시 미디어를 활용한 전략으로 보인다.

벤슨 분의 흥미로운 점은 스스로 이러한 비판적 시각을 알고, 그것을 직접 언급함으로써 자신의 역사로 편입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보자. 그의 가장 큰 매력인 보컬은 초기부터 프레디 머큐리와 자주 비교되곤 했다. 넓은 음역대와 힘을 겸비한 목소리, 무대 위의 연극적 존재감, 화려한 의상 그리고 피아노에 이르기까지. 그는 2025년 ‘코첼라’ 1주 차 무대에서 이 비교에 정면으로 맞서기로 한다. 그는 퀸의 ‘Bohemian Rhapsody’를 커버하고, 결정적인 순간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가 등장했다. 이는 벤슨 분 특유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록 거물의 직접적인 지지와 연결했다. 최근 공개한 ‘Mr Electric Blue’의 뮤직비디오는 어떨까? 여기서 벤슨 분은 ‘원 히트 원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인더스트리 플랜드 레코드’ 사무실에 등장한다. 돈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일을 하며, 그중에는 점프슈트를 입고 점프슈트 할인 판매를 홍보하는 것도 있다. 다이빙 선수 출신인 그가 수영장 청소 일을 하던 중 스프링보드에 올라서면 ‘백플립 금지’ 표시가 보인다. 마지막 티셔츠에는 ‘나는 벤슨 분이 싫어’라고 적혀 있다.
물론 자신에 대한 비판을 스스로 복제하는 것은 대중문화에서 보편적인 풍자의 방법 중 하나다. 다만 많은 경우 이러한 풍자는 대상에 대한 비난이 지나치거나 억지라는 역풍과 함께 더 잘 작동한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reputation’ 앨범이 뱀을 대표 이미지로 반복 사용하면서, 과도한 비난이 힘을 잃고 조롱의 대상이 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벤슨 분은 역풍을 기다리지 않는다. 대신 팬들과의 유대감으로 비판을 무효화시킨다. 올해 ‘코첼라’의 1주 차 공연에서 브라이언 메이의 등장 이후 오래된 장르 팬들은 이 무대를 오히려 벤슨 분과 프레디 머큐리의 비교가 부당하다는 근거로 삼았다. 젊은 벤슨 분의 팬들은 ‘Bohemian Rhapsody’는 알았지만 브라이언 메이가 누군지 몰라서 충분히 반응할 수 없었다. 벤슨 분은 어떻게 했을까? ‘코첼라’ 2주 차 공연에서 브라이언 메이의 실제 크기 입간판을 무대에 올렸다. 그는 자신을 록 역사의 최신 페이지에 올리기 위한 세상의 승인을 기다리지 않는다. 다만 유튜브로 1주 차 공연을 보고 온 현장 관객을 위한 최선의 엔터테인먼트를 선보인다.

이 태도가 그를 둘러쌌다고 믿어지는 모순과 뒤따르는 질문의 대답이다. 그는 느리고 서정적인 빌드업과 강렬한 코러스를 결합하는 파워 발라드로 히트 곡을 만들었다. 그의 목소리와 보컬 역량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택이다. 그의 가사는 현대 팝 음악에서 일반적인 자기 자랑이나 냉소를 배제하며, 종종 무해하다고 묘사된다. 덕분에 그는 외모와 퍼포먼스를 통해 전통적인 남성 록스타의 이미지를 재현하면서도, 동시에 섬세하고 공감할 줄 아는 남성성을 제시할 수 있다. 더불어 자신의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개인적인 노래 ‘In The Stars’와 함께, 친구와 가족에 대한 언급을 감정적으로 쏟아내는 그의 공연은 가족 친화적이고 안전해 보인다. 그가 때때로 성대를 혹사한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쏟아내는 최선은, 그의 백플립이 맥락에 맞는지 묻는 것을 불필요한 질문으로 만든다. 왜냐하면 그는 그것을 아주 잘하고, 공연장에 온 모든 세대의 팬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는 팬들에게 친밀히 다가가는 것을 거리끼지 않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계산 없이 해내는 투명함으로 헌신적인 팬들을 만들었다. 그래서 오히려 의심하게 만든다. 벤슨 분에게 부족하다고 여겨진 일관성이라는 미덕은, 실은 신비롭고 예술적인 모호함으로 자신을 감추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는 그러기에는 너무 솔직할 뿐일지도.
요컨대 벤슨 분은 진정성이 산업 차원의 기획, 개발, 지원을 배제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 오히려 그것들이 여전히 강력할 때에도 팬들과의 직접적인 연결과 공감이 진정성으로 이어진다. 그는 ‘아메리칸 아이돌’을 거치지 않고 ‘아메리칸 아이돌’이 되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면 공연이 보고 싶고, 공연을 보면 사랑하게 된다. 그를 달리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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