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할 수밖에 없는 것들을 변함없이 지키려는 노력. 황민현이 진심을 전하는 방식이다.

전역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오랜만의 화보 촬영이라 감회가 남다르겠어요.(인터뷰는 1월 5일 진행)
황민현: 아직 어색해요, 너무. 평소 셀카도 잘 안 찍는 성격이거든요.(웃음) 활동할 때는 무대 위에 서고 드라마도 촬영하다 보니 카메라 앞이 낯설지 않았는데, 지금은 핸드폰 카메라도 어색해요. 그래도 조금씩 적응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1년 9개월 동안 있었던 셈인데,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황민현: 일을 할 때는 멤버들이나 또래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분들도 저와 그렇게 나이 차이가 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군 복무할 때는 요양원에서 식당 일을 주로 도와드리다 보니 저희 어머니보다 연세가 많으신 여사님들과 함께 생활했어요.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제가 어른들을 대하는 데 의외로 소질이 있다는 거예요.(웃음)

왠지 예쁨 받으셨을 것 같아요.(웃음)
황민현: 정말 예쁨 많이 받았어요. 자랑할 수 있어요.(웃음) 여사님들이 저를 아들처럼 대해주신 덕분에 저도 살갑게 다가갈 수 있었어요. 

비결이 있었을까요?
황민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예의였어요. 아무래도 다른 분야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다 보니 배울 점이 많았고, 그만큼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처음에는 여사님들이 저를 어려워하셨어요. 그래서 그런 부담을 느끼지 않으시도록 점심 때 외출하면 소금빵 같은 간식도 사다 드리면서 친숙하게 다가가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생활 속에서 스스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있었을 듯해요.
황민현: 평소 제 일은 스케줄이 일정하지 않아요. 월요일에는 드라마 촬영, 화요일은 녹음, 이렇게 변동이 많은 일상을 살다가 매일의 업무와 생활 공간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이 흘러가는 생활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MBTI가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는 아니지만, 제가 ‘J(판단형)’라 그렇게 일정한 생활이 편하고 내 것 같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웃음)

그만큼 일에 대한 갈증도 있었을까요? 소집 해제 직후에 ‘2025 MBC 가요대제전:멋’으로 빠르게 복귀하기도 했어요.
황민현: 꼭 빨리 복귀해야겠다는 조급함은 없었는데, ‘2025 MBC 가요대제전:멋’은 처음부터 너무 하고 싶다고, 무조건 하고 싶다고 회사에 말씀드렸어요. 한 해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축제 같은 방송이라 오랜만에 인사드리기 좋은 자리라고 생각했거든요. 2년 전 ‘2023 MBC 가요대제전’ MC를 할 때는 처음이라서 떨렸는데, 이번에는 오랜만이라 긴장이 되더라고요. 연말 축제인 만큼 MC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해 대본을 미리 읽으면서 계속 톤을 연습했어요. 그리고 살도 빼고요.(웃음) 다이어트를 열심히 했어요.

2년 전 MC를 할 당시의 모습과, 그때와 변함없는 2년 후 ‘2025 MBC 가요대제전:멋’에서의 모습이 나란히 바이럴되면서 화제가 된 게 노력의 결과물이었네요.
황민현: 복귀 무대인 만큼 “갔다 오기 전이랑 똑같네.”, “더 나아졌네.”’ 이런 이야기를 꼭 듣고 싶었어요. 

소집 해제 직후 위버스 라이브에서 팬들을 만나기 전에도 공복 운동을 하고 오셨어요.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그럼에도 한결같이 노력할 수 있는 원동력이 궁금해요.
황민현: 힘들 때도 있어요. 누구나 다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그렇게 안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저도 자극적인 디저트를 좋아하거든요. 제게 원동력은 황도들이에요. 황도들이 그런 말씀 많이 해주시거든요. “황민현 팬 해서 기가 산다.” 아티스트가 겉모습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을 가꾸는 일은 기본이 되어야 하고 또 본업까지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중요한 일정이 있으면 미리 관리하고 다이어트도 하고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민현 씨가 없던 8월 동안 챌린지를 이어준 황도들을 위해, 소집 해제 직후 ‘올해 안에 챌린지 찍기’나 ‘DM 보내기’ 같은 미션들을 진행하기도 했죠.
황민현: 1년 9개월 동안 황도들과 소통하고 싶은 갈증이 있었어요. 그리고 황도들도 저만큼 기다려주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었어요. 소집 해제 직후에 위버스 라이브를 할 때는 오랜만이다 보니 어색해 보일까 봐 걱정했는데, 막상 황도들과 재미있게 장난치고 ‘티키타카’ 하는 게 너무 좋아서 자주 소통하게 되더라고요. 황도들이 저와 함께하는 시간에서만큼은 편안했으면 좋겠어요. 무대 위에서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지만 일상에서 소통할 때만큼은 마치 제가 개그맨처럼, 친구처럼 재미있는 팬과 아티스트의 사이가 되고 싶어요. 소통하면서 아티스트가 행복하고 즐거우면 팬분들에게도 그런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진다고 생각해요.

공백기 동안에도 황도들을 위해 다양한 보컬 커버 영상을 미리 촬영해 업로드한 것에서도 그런 정성이 느껴졌어요. 이적 씨의 ‘빨래’나 백현 씨의 ‘UN Village’처럼 기본기가 충실해야 소화할 수 있는 곡들이 많던데요.
황민현: 공백기 때 어떤 콘텐츠를 선물로 드려야 황도들이 좋아하실지 고민했는데, 저의 노래하는 모습을 좋아하는 황도들이 많다고 생각해서 커버 곡 콘텐츠를 선택했어요. 장르를 최대한 다양하게 선택하려고 했고요. 예전보다는 배우 활동에 시간을 조금 더 쓰게 된 상황이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도 있다는 걸 꼭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일에 대한 열정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네요. 복무 기간에도 보컬 레슨과 연기 레슨을 꾸준히 받았다고요.
황민현: 위버스에서 황도들이 한결같이 매일 글을 써주시고 응원해주시는 걸 보면서 ‘아, 이렇게 나를 사랑해주고 기다려주는 황도들을 위해서 이 기간 동안 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 게 황도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퇴근하고 피곤해도 노래도 배우고, 연기 레슨도 가고, 운동도 할 수 있었어요.

평소에는 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인데, 음악이나 연기를 통해 본인만의 감성을 표현하고 있어요. 그 과정이 민현 씨에게는 어떤 의미인가요?
황민현: 처음 연기할 때 조금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나는 평소에 화가 잘 안 나고 짜증이 잘 안 나는데 어떻게 이걸 표현하지? 나는 버럭 소리를 질러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소리를 질러야 하지?’ 그래서 현장에서 다른 선배님들이나 배우분들이 연기하는 걸 보면서 배우기도 하고, 집에서 혼자 이불을 뒤집어쓰고 연습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분들과 저는 다른 사람이니까 똑같이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래도, 연기도 저는 아직 베테랑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드라마 ‘스터디그룹’의 주인공 ‘윤가민’을 연기하는 것도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었을 듯해요. 윤가민은 반듯하지만 본인이 추구하는 것에 대해서만큼은 뚜렷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민현 씨와 닮은 점이 있어 보여요.
황민현: 가민이는 자기 주관이 굉장히 뚜렷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과 말들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그리고 공부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크고 잘하고 싶어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서 답답해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요. 저도 주변의 시선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제 주관대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편이고, 잘하고 싶은 ‘추구미’가 생기면 포기하지 않고 오래 꾸준히 하려는 성향이라 그런 점에서 서로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다른 점이라면, 가민이는 운동도 싸움도 잘하지만 우직할 정도로 주변을 살피지 않고 공부에만 몰두하잖아요. 그래서 “저 정도로 공부해도 안 되면 그냥 운동을 하면 낫지 않나?”라고 말하는 댓글들도 있더라고요. 저는 너무 현실적인 사람이라 가민이의 그런 우직한 점을 고민했던 적도 있어요. 그런데 감독님과 이야기하다가 “학생이 공부를 잘하고 싶어 하는 게 무슨 이유가 있을까?”라는 답이 나왔죠. 그래서 ‘스터디그룹 2’에서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질 그 마음을 가민이의 기본값으로 세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스터디그룹’은 액션 연기가 주가 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큰 도전이었을 것 같아요. 1화에서 나온 불꽃 발차기는 실제 불꽃을 발에 걸고 촬영을 했다고요.
황민현: ‘환혼’에서도 몸을 쓰는 액션이 있었지만 이렇게 액션이 메인이 된 작품은 처음이었어요. 촬영에 들어가기 2~3개월 전부터 매일매일 액션 연습을 했어요. 다른 배우분들, 액션팀과도 정말 오랜 기간 합을 맞추고 연습했고요. 그리고 발차기를 하는 장면들이 많아서 중3 이후로 오랜만에 다리 찢기를.(웃음) 제가 몸이 뻣뻣한 편이에요, 태생적으로. 매일매일 고통의 시간을 보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웃음) 위험하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장면들은 액션 배우님이 해주시는데, 촬영을 하다 보니 점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합을 맞추는 액션은 거의 95% 정도를 제가 다 소화했어요.

일에 관해서만큼은 좋은 의미의 완벽주의가 있나 봐요.
황민현: 평소 완벽주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웃음) 하다 보니까 욕심이 생기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나 봐요. 액션 팀에서 대역을 해주시면 제 앞모습과 옆모습이 나올 수 없으니까 뒷모습을 주로 찍어요. 그러면 나중에 편집할 때 제한이 생기는 게 아쉬웠어요. 다양한 앵글에서 멋있게 찍으면 더 좋은 촬영본이 나오니까요. 무엇보다 제가 하지 않은 결과물에 대해서는 스스로 당당하게 기뻐하지 못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몸을 날려가면서 했어요. 나중에 주변에서 “야, 민현아. 이거 멋지더라.”라고 이야기해줘서 뿌듯했어요.

‘스터디그룹’에 출연한 배우분들이 인터뷰에서 민현 씨가 배우들의 구심점이 되어줬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이전까지는 스스로 리더 스타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왔는데, 그런 경험을 해보니 어땠나요?
황민현: 함께 연기하는 친구들이 대부분 신인이었어요. 연기라는 측면에서는 그 친구들이 저보다 내공이 많을 수 있어요. 다만 제가 첫 작품을 들어갔을 때의 마음을 떠올려보면 현장이 낯설고, 긴장도 되고, ‘나 때문에 상대 배우가 불편하면 어떡하지?’ 이런 걱정을 했던 게 떠올랐어요. 그래서 빨리 가까워져서 현장에서 본인들이 준비한 것들을 펼칠 수 있게 돕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시간날 때 같이 모여서 밥 먹고 커피를 마시는 자리를 제가 주도해서 많이 만들었는데, 모두 가까워져서 다 같이 재미있게 현장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까 뿌듯했어요. 그리고 저는 연예계 생활을 오래 했으니까 밥을 많이 사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들은 그걸 당연하게 받지 않고 어떻게든 또 배려를 해주더라고요. 그런 착한 마음이 정말 고마웠고, 정말 좋은 배우들을 만났다고 생각해요.

연기를 하면서 음악 활동과는 다른 방식으로 스스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되나 봐요.
황민현: 평소에는 저의 마음을 겉으로 많이 표현하지 않는 편이에요. 감정기복이 크지 않은 편이라 친구들이 늘 신기하다고 말하거든요.(웃음) 그런데 연기하면서 상황에 몰입하고 상대 배우분과 호흡을 주고받다 보니 평소라면 슬픔을 느끼지 않을 상황에서도 ‘나한테도 이렇게 슬픈 마음이 생기네?’ 하는 경험이 생겼어요. 처음에는 연기가 정말 어려웠고 고민이 많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작품 안에서 황민현이 아닌 다른 사람을 연구해서 저만의 목소리와 표현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재밌게 다가와요.

일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네요.
황민현: 삶을 살아가면서 저를 조건 없이 좋아해주는 사람이, 부모님을 제외하고 10명만 있어도 성공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저에겐 너무 많잖아요, 황도들이. 재밌게 일을 하면서도 저를 사랑해주고 응원해주는 팬분들이 생기잖아요. 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또 일하면서 정말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고요. 그만큼 팬분들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말아야 하고, 지치지 않고 계속 나아가야 이 일을 오래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평소에도 변하지 않는 자세의 중요성을 자주 말씀하시는 편이기도 해요.
황민현: 저는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노력을 해서 바뀐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내면은 변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의 좋은 점들은 변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좋지 않은 점은 개선할 수 있도록 성장하고 싶어요. 이전에는 불편하거나 어렵다고 생각되는 일들이 있으면 피하려고 했던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앞으로는 저를 위해서도, 또 황도들을 위해서도 무엇이든지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가수로서는 저의 목소리로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고, 연기자로서는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도전을 하고 싶어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면서도 더 좋은 변화를 위해 노력하시네요. 이유가 있을까요?
황민현: 이게 다 변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아닐까요?(웃음) 처음 연습생이 되고 가수가 되기 위해 준비했을 때의 그 마음. 데뷔했을 때 잘되고 싶다는 의지로 열심히 할 때의 마음. 그리고 잘된 후에는 어렵게 잘된 만큼 지금의 위치와 제 곁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 이런 마음을 앞으로도 쭉 이어가고 싶기 때문에 노력하는 것 같아요.

Credit
김리은
인터뷰김리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김예영 (@yeyoungkim9)
비주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김민경 / Assist. 안재민
현장 운영 총괄이희원
비주얼 크리에이티브팀김봄샘, 문소영, 김민수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사진Jdz Chung
영상김영대, 김현호 (LoCITY)
촬영 지원조윤미
헤어한송희
메이크업안성은
스타일리스트박태일
세트 디자인이예슬 (노매터)
아티스트 운영심재현, 진보규, 김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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