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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S, 새 시대의 로미오
TWS 새 앨범 ‘NO TRAGEDY’ 리뷰
Credit
윤해인
디자인MHTL
사진 출처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TWS의 새 앨범 ‘NO TRAGEDY’는 그 어느 때보다 또렷한 사랑의 감정을 담는다. TWS는 콘셉트 필름 ‘LOVE GUIDE Ver.’에서 ‘사랑을 표현하는 50가지 방법(50 Ways to Approach Love)’을 제안한다. 무엇을 입을지, 어떤 머리를 할지 고민하거나 상대에게 보여줄 표정을 연습하는 과정부터, 상대와 함께하고 싶은 위시리스트까지 이어진다. 영화를 보면서 팝콘을 먹는다거나 별을 보러 가고, 상대와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거나 깜짝 선물을 해주는 것. 이처럼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상대와 함께 나누고픈 마음에는 사랑의 본질이 있다. 그러나 ‘FINAL MOVE Ver.’에서는 기분 좋은 상상과 달리 녹록지 않은 현실이 이어진다. 상대에게 달려가려고 했지만 오토바이는 고장나 버렸고, 준비한 꽃과 케이크는 시들고 녹아버렸다. ‘OPENING SONNET : star-cross'd lovers’는 TWS의 이 엇갈린 운명을 셰익스피어의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표현 “star-crossed lovers”에 비유한다. 서로의 마음을 이미 확인했지만 현실은 그들을 갈라놓으려 한다. 그러나 앨범의 제목부터 ‘NO TRAGEDY’라 선언한 TWS의 이야기에 비극은 없을 테다. 내가 먼저 다가갈 테니까.

그동안 TWS는 스스로의 감정을 애써 숨긴다거나 꾸며내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솔직함을 드러내왔다. 단지 기쁨과 슬픔만이 아니라 긴장감과 벅차오름, 수줍음과 두려움 같은 복잡한 감정들도 모두 보여줬다.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인사를 건네는 것조차 미리 연습해야 하는 두근거림. 그러다 조금은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가보기로 하는 결심. 그러나 여전히 상대 앞에만 서면 “심장이 쿵” 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감정은 ‘앙탈’로 삐져나오기도 했다. TWS의 노래에서 종종 가성으로 처리되는 고음의 멜로디가 아련한 정서를 자아내거나, 신나는 곡임에도 어떤 떨림이 함께 느껴진 이유일 것이다. 이처럼 ‘청량(淸亮)’과 ‘청량(淸涼)’을 오가던 TWS는, 이제 그들의 감정에 확신의 에너지를 더한다. ‘NO TRAGEDY’의 타이틀 곡 ‘널 따라가 (You, You)’의 도입부는 마이너 스케일을 활용해 저음역대 멜로디로 시작된다. 후렴구에 다다를수록 점진적으로 음역이 상승되며 감정이 더해지지만, TWS는 그 감정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폭발시키지는 않는다. “이미 우린 돌이킬 수 없어”처럼 그 관계를 정의하는 말도 그저 당연한 명제인 것처럼 내뱉을 뿐이다. 이전까지 TWS에게 사랑의 감정은 ‘Caffeine Rush’에서 “하루 종일 꿈꾸듯이 멍” 하고 요동치는 ‘상태’에 가까웠다. 그러나 ‘NO TRAGEDY’에서 TWS는 마음의 방향을 정한다. ‘널 따라가 (You, You)’에서는 “내 세상이야 너는 이제”라며 상대를 통해 나를 규정하고, “난 사랑을 너라 부르지”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등장한다. ‘너의 모든 가능성이 되어 줄게’에서는 상대를 “의심 없이 따라갈게”라며 “나조차도 낯선 나”를 만날 준비가 되었다고 말한다. 자기 안에서 맴돌던 생각과 고민을 노래했던 TWS가 ‘너’를 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놓겠다고 외치는 순간이다.

이전까지 기교 없는 단단함으로 서정을 표현하던 TWS의 보컬은 ‘NO TRAGEDY’에서 확신의 에너지를 담는다. 그래서 ‘Get It Now’에서 타격감 있는 비트와 거친 기타 사운드 속에서 한 음절 한 음절을 꾹꾹 눌러 부르는 TWS의 목소리는, 치기 어린 반항심보다 진심 어린 태도로 다가온다. ‘널 따라가 (You, You)’의 퍼포먼스에서도 빠르고 복잡한 제스처 사이에서 강조되는 건 동작과 동작 사이를 잡아주는 힘이다. 예컨대 후렴구의 “You, you remind me”에서 멤버들은 쭉 뻗은 팔을 고정한 채 상체만 짧게 튕기거나, 몸을 고정한 채 한쪽 다리만 크게 돌리기도 한다. 또는 측면으로 서서 몸에 가볍게 웨이브만 주며 절제된 동작이 주는 성숙함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언제나 손발을 쭉 뻗어내고, 무릎 선까지 높게 점프하며 터져나갈 듯한 ‘붕방’거림을 표현했던 이전과는 달라진 변화다. 다만, TWS만의 활기는 여전하다. 시작부터 후렴구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상대에게 건네고픈 말을 다 전한 뒤, 훅 구간에 이르면 멤버들은 마치 콧노래를 부르듯 “Dda-rum Dda-rum”을 반복한다. 안무에서도 뒷짐을 지고 어깨를 으쓱거리는 재기발랄한 모션을 통해 아직 남아 있는 앳된 기운이 더해진다. 이는 TWS가 전하는 순정이다. 언제나 자신에게 솔직하되, 그 감정에 더이상 휘청이지 않고 정확한 표현으로 이끌어내는 에너지.

‘Fire Escape’는 앨범을 통해 보여지는 TWS의 방향성을 가장 복합적으로 담아내는 트랙이다. 반복적인 타건으로 불안감을 주는 피아노 소리가 비상벨처럼 반복되면서, 노래 전반은 통상적인 댄스 곡의 비트보다 빠르게 진행된다. 멜로디 또한 리듬감을 극대화하며 말을 쏟아내듯 이어지지만, 중간중간 싱코페이션을 통해 여유로운 순간을 잠시 만들어낸다. 가쁜 호흡으로 노래하는 와중에 마치 떼창처럼 “Only eyes on you”를 외치는 쾌감까지 더해진다. 불안하고 속도감 있는 순간과 그 속에서 중심을 지키고 붙드는 리듬, 속삭이는 듯한 보컬과 직선적인 저음이 병치된다. 이는 어쩌면 “우린 true romance / 또는 bad romance”인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일단 “앞만 보고” 달리겠다는 TWS의 태도를 대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끝에 등장하는 “세상 저편으로 떨어져도 돼”라는 가사는, 더없는 확언으로 다가오게 된다. 

마침내 ‘Back To Stranger’에 이르러 TWS는 이름을 묻겠다고 약속하기에 이른다. 우리가 서로를 잃어버려서 다시 모르는 사람이 되더라도, 다시 한번 너에게 먼저 말을 걸겠다고. 운명이 우리를 갈라놓아도 그 운명을 내가 다시 이뤄내겠다고. 애니메이션 영화 ‘너의 이름은.’에서 타키와 미츠하가 끝내 서로를 찾아내고, ‘스파이더 맨’의 피터 파커가 온 세상에서 자신의 존재가 지워졌음에도 다시 MJ에게 다가가듯이. 현시대가 주는 불안은 스스로가 어떤 감정을 지녔는지,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흐리게 만든다. 나 자신의 미래조차 선명하지 않은 삶 속에서, 상대에게 무언가를 약속하는 것은 낭만의 영역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혹은 무언가에 깊이 과몰입하거나 물리적인 에너지를 쏟아붓는 것이 판타지에 가까워진 시대다. 지금 TWS는 그런 판타지를 현실에 옮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에게 솔직함으로서 마음을 표현하고, 상대에게 다가가고 확신을 줄 수 있는 소년들. 모든 게 불확실한 시대에, 누군가에게 건네는 확신이란 그 무엇보다 로맨틱한 표현일지 모른다. 새 시대의 로미오가 말한다. 우리의 이야기에 비극은 없다고. “No fairy tale ends trag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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