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예나의 ‘캐치 캐치’는 3월 11일 미니 앨범 ‘LOVE CATCHER’의 타이틀 곡으로 공개되었다. 극히 소수의 아티스트를 제외하면 새로운 노래가 안정적인 스트리밍 수요를 얻기 어려운 시장이다. 하지만 이 노래는 3월 말 음악 방송 활동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쉽게 밀려나지 않았다. 오히려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의 K-팝 재생목록과 인기 순위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지금 ‘캐치 캐치’를 따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 노래의 지속성이 2026년 봄에 갑작스레 벌어진 사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히트를 뒷받침하는 생태계는 적어도 2024년 가을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LOVE CATCHER’ 제작의 중심에는 전작 ‘네모네모’와 ‘Blooming Wings’에 이어 프로듀서 네이슨(NATHAN)이 자리한다. 최예나는 직접 “첫 트랙부터 마지막까지 네이슨 프로듀서님이 저의 강점과 색깔을 하나하나 고려해 만들어주셨다.”고 강조했다. 노래 하나를 함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앨범 전체의 서사를 함께 설계하는 방식은, 다수의 송라이터와 프로듀서가 투입되는 일반적인 제작 형태와 구별된다. 최예나의 경우 눈에 띄는 점은, 이 체계가 점진적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네모네모’를 기점으로 뚜렷한 의도가 느껴질 만큼 일시에 완성된 형태로 등장해 지금까지 일관되게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 체계는 음악적 기획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네모네모’는 ‘록’이라는 거대 장르의 분류에서 이전의 ‘HATE XX’나 ‘Good Morning’ 시기의 연장선처럼 보인다. 하지만 Y2K 팝 펑크와 같은 서구권의 스타일을 구사한 전작들과 달리, ‘네모네모’는 J-팝에서 록 사운드와 댄스 리듬을 결합하는 방법론을 채택하며 전환을 꾀한다. 가사에서도 과거의 잘못된 연애나 고민이 아니라 지금 시작되는 감정의 두근거림으로 분위기를 바꾼다. 최예나의 캐릭터와 음악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면서, ‘예나 코어’라는 개념이 팬덤에서 자생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지점이다.
이 아이디어가 진화하면서 서브컬처와 다양한 접점을 만들어낸 것은 한편으로는 자연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영리하다. ‘Blooming Wings’의 앨범 커버는 일본 순정 만화의 인기 작가 타네무라 아리나와의 협업이다. 이 협업은 ‘팬으로서 보낸 요청 메일에, 작가가 팬이라며 수락한’ 상호 연결의 결과로 알려져 있다. 동시에 ‘착하다는 말이 제일 싫어’ 활동 기간 중 유튜버 짜잔씨의 ‘오타쿠 방에 최예나를 가두면 생기는 일’이라는 콘텐츠에 출연했다. 1990년대 일본 방송의 미감으로 서브컬처 취향을 드러내는 유튜버와의 협업은, 어느 한쪽의 캐릭터를 소진시키는 대신, 동갑내기 친구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낸다. 그리고 최근 '캐치 캐치' 활동에서는 피규어 숍에서의 깜짝 공연, 퀴즈는 물론 챌린지 촬영까지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모든 행보는 공통적으로 규모보다 밀도를 택한다. 대중문화에서 서브컬처와의 연동은 흔히 특정 캐릭터 또는 대상화된 ‘오타쿠’를 연기하는 것에 머문다. 하지만 최예나의 활동은 퍼포먼스가 아닌 ‘진짜 취향’임을 보증하고, 특정 취향의 커뮤니티 안에서 '우리 중 하나’라는 진정성을 발휘한다.
하지만 ‘캐치 캐치’의 부상은 서브컬처 접점의 누적과 폭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J-팝으로 새로운 방향타를 잡은 스타일은, ‘캐치 캐치’에 이르러 그 문법을 가다듬고 보다 익숙한 K-팝 안에서 대중적인 공통분모를 찾아냈다. ‘캐치 캐치'의 음악적 핵심은 이른바 2세대 K-팝을 기반으로 한다. ‘캐치 캐치’는 ‘예나 코어’의 큰 그림을 이어가되, 2세대 K-팝의 중독성 강한 후크, 도전적 시도로 즉시 인상을 남기는 안무와 가사 같은 특성을 현재의 감각으로 번역한 결과다. 최예나는 직접 티아라와 오렌지캬라멜을 언급했고, 티아라 멤버 은정, 큐리와는 함께 챌린지 영상을 찍어 참조를 연대로 확장했다. 음악 방송 무대마다 선보인 메탈릭 슈트, 고양이, 베이스볼 저지에 이르는 다양한 스타일링도 2세대 K-팝의 시각 언어를 일부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최예나가 자신의 색깔이 드러내는 태도는 일관된다. 본인이 10대 시절에 익숙하고 직접 즐겼던 문화에 직접 뛰어들어 일부가 되고, 그것을 동력으로 삼는다. 오타쿠를 연기할 수 없듯이, 향수도 연기할 수 없다.
서브컬처와 2세대 K-팝이라는 큰 줄기가 만나는 곳은 챌린지다. K-팝의 일반적인 홍보 경로가 된 챌린지에서 두 층위가 교차하며 확산을 이끌어낸다. ‘캐치 캐치’의 챌린지 안무는 2세대 K-팝의 포인트 설계 구조와 방향을 같이한다. 가사가 없는 후크 부분에서 안무에 집중한다. 제목과 연동되는 직관적인 동작은 따라 하기 쉽고 반복된다. 팔과 다리의 복잡한 동작 대신 박자에 맞춘 점프 중심으로 인간이 아닌 신체 구조에서도 원본의 메시지가 유지된다. 이러한 특성은 2세대 K-팝을 기억하는 사람, ‘달빛천사’부터 보컬로이드에 이르는 서브컬처 팬덤 그리고 틱톡 네이티브 세대를 아울러 챌린지로 초대한다. 최예나 스스로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움이 될 수 있는 노래를 나만의 방식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을 때, 그는 이 노래가 서로 다른 세대와 취향의 사람들에게 각각의 수요에 따라 이중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음을 정확히 알았다. 다양한 진입 경로는 중국 숏폼 플랫폼 도우인에서 챌린지 해시태그 누적 2억 5,000만 뷰라는 큰 기록으로 증명되었다.
요컨대 ‘캐치 캐치'의 지속성은 2024년 가을부터 쌓인 축적의 결과다. 네이슨과의 일관된 작업 체제는 ‘예나 코어’라는 사운드 정체성으로 이어졌다. 여러 앨범에 걸쳐 자연스럽게 이어진 서브컬처 연대는 신뢰의 자본을 쌓았다. 2세대 K-팝에 대한 내면화된 이해로 향수와 새로움을 동시에 건드리는 음악 언어를 구사한다. 챌린지는 이러한 축적이 대중을 통해 재생산되는 기회다. 우리는 노래 한 곡의 성공이 아닌 아티스트 자체가 콘텐츠 생태계가 된 사례를 보고 있다. 자신의 공연을 ‘이세계’라고 부를 때 그것이 진짜 초대처럼 느껴지는 아티스트는 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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