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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육아 도전기
이 주의 TXT, 음악, 도서
Credit
오민지, 황선업(대중음악 평론가), 김복숭(작가)
사진 출처웨이브

‘TXT의 육아일기’ (Wavve)
오민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Wavve의 단독 예능 ‘TXT의 육아일기’에 적용한다면,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멤버가 필요하다. 아이를 안는 법부터 기저귀를 가는 법, 옷을 갈아입히고 재우는 법까지 육아의 모든 것이 서툰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아직 말도 하지 못하는 14개월 남자아이 유준이. 첫 육아가 실패의 연속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인다. 지금까지의 이성과 이론만으로는 아이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준이는 첫 만남부터 쉼 없이 뛰어다니고, 자야 할 시간에도 좀처럼 잠들지 않는다. 멤버들이 열심히 준비한 모래놀이에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칭얼거리며 불편함을 표현하지만 무엇이 불편한지는 말하지 못한다. 왜 우는지 알 수 없으니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14개월 아이 한 명을 돌보기 위해서는 성인 남자 다섯 명도 부족하다. 멤버들은 유준이를 돌보느라 앉을 틈도 없이 허겁지겁 밥을 먹고, 바닥에 아무렇게나 누워 쪽잠을 잔다. 하지만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도 멤버들은 조금씩 능숙해진다. 첫 만남 당시 아동복 상의의 앞뒤조차 구분하지 못했던 멤버들은 이제 유준이가 울음을 터뜨리기 전에 자연스럽게 역할을 나눠 빠르게 옷을 갈아입힌다. 아이의 울음을 두려워했던 처음과 달리 이제는 왜 우는지는 몰라도 “울 만큼 울면 괜찮아지겠지.”라며 유준이를 이해한다.

“그냥 울고 싶었던 거야. 우리가 익숙해져야 돼.” 수빈의 말처럼 ‘TXT의 육아일기’는 모든 것을 능숙하게 해내는 8년 차 아이돌이지만 육아만은 서툰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아직 세상의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툰 14개월 아이 유준이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그렇게 ‘TXT의 육아일기’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멤버가 서툴지만 함께 부딪히고, 배우며 하루를 채워가는 기록이 된다.

마유무라 치아키(眉村 ちあき) - ‘渋谷ふりーふぉーる(AMPLAND PLAN)’
황선업(대중음악 평론가): “웃긴 사람인 줄 알았더니, 진짜였다.” 마유무라 치아키는 항상 이 한마디가 따라다니던 아티스트였다. 관객의 이름이나 사연을 즉석에서 곡으로 만들어 버리는 일명 ‘즉흥송’, 그리고 롤러코스터처럼 출렁이는 감정선 탓에 “정신이 휘말린다.”는 평까지 따라붙는 라이브. 빨리 성공해서 바이럴 목적의 SNS 같은 건 그만두고 싶다고 토로하는, 무대 위 환상과 산업적 현실 사이를 거리낌 없이 넘나드는 캐릭터성까지. 특이한 아티스트상으로 소비되는 그이지만, 그 소동의 뒤편에는 대부분의 곡 작업 전반을 손수 운용하는 DIY형 뮤지션의 내공이 자리한다. 다양한 곡 스타일을 자기 것으로 체화하는 명확한 아이덴티티와, 퍼포머로서 높은 평가를 받는 보컬 역량은 “왜 마유무라 치아키가 아직 안 터진 거야?”라는 평가의 근거가 된다. 단지, 정제된 모습과 치밀한 전략이 표준이 된 시대를, 상대적으로 필터링되지 않은 듯한 그의 솔직함이 다소 비껴가고 있었을 뿐이다.

2024년 성대 낭종 수술과 회복기를 거치는 와중에 선보인 7집 ‘うふふ’는 한 단계 더 시야를 확장한, ‘자신만의 팝 공식’을 다듬는 기간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제대로 된 승부수를 던진다. 인터뷰를 인용하자면 “이 앨범으로도 안 팔리면 대체 언제 팔리겠냐?”는 마음으로 작업한 신보는, 얽매임 없이 자신의 가치관 안팎을 오가며 더 많은 이들을 포용하려 한 전력투구의 결과물이다. 헤이세이 시대의 무드가 자연스레 묻어나는 신스팝 ‘渋谷ふりーふぉーる’, K-팝 보이그룹 멤버 솔로 활동용 곡 공모를 위해 쓴 결과 남성 화자의 시점이 된 가사가 ‘자신다움’을 갱신하는 ‘EVERY DAY(Japanese ver.)’, 스트링 세션을 동반한 차분한 곡조에 자신의 표현력을 풍성히 담아내고자 한 ‘消えない’ 등, 톱스타가 되겠다는 열망을 한층 단단해진 음악적 밀도로 풀어내고 있다.

2년 연속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에 출연해 좋은 반응을 얻으며 스스로 그 가능성을 증명한 ‘아직 완전히 터지지 않은 천재형 아티스트’의 미완결 서사. ‘NHK 홍백가합전’을 향한 솔직한 야심을 농담처럼 흘리면서도 퀄리티 높은 결과물로 그 우스갯소리 속 진정성을 증명해온 그이기에, 조금은 해피엔딩을 기대해봐도 좋지 않을까. 비로소 얻게된 ‘왕관의 무게’에 부담을 느끼며 투덜대는 ‘넥스트 스텝’의 마유무라 치아키를 기다려본다.

멕 메이슨 - ‘슬픔과 기쁨’
김복숭(작가): 막 마흔이 된 마사. 그는 이미 알고 있다. 삶이 조각조각 파편처럼 흩어지는 듯한 감각. 그 과정이 시작되었다는 사실. 다만 이 내리막에서 멈출 힘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 마사의 자기중심적인 태도와 신랄한 말들 앞에서, 그의 삶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하나둘 그에게서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심지어 남편마저도 그렇다.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누군가의 지지가 절실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마사는 스스로 주변을 밀어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10대 시절부터 반복되어 온 문제임에도 오랜 시간을 지켜본 의사들조차 마사의 성격을 명확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매번 다시 힘겨운 가족에게로 돌아가는 마사의 정신 상태처럼, 이야기 또한 서서히 무너져 내린다.

멕 메이슨의 ‘슬픔과 기쁨’은 독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소설 같다. 만약 당신이 마사의 친구나 가족이라면, 끝까지 그의 편에 설 수 있을까? 아니면 짜증이 머리 끝까지 차올라 결국 등을 돌리고 말까? 혹은 이 책 속 다른 인물들처럼, 어떻게든 돕고자 하는 마음과 더는 손쓸 수 없다는 체념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게 될까.

이야기는 마사의 정신적 문제에 어떤 명확한 이름도 의도적으로 붙이지 않은 채, 그 상태를 조심스럽게 따라가며 관찰한다. 누군가는 말한다. 우울은 전염되고, 웃음은 가장 좋은 약이라고. 독자는 마사의 냉소적인 유머를 끝내 사랑하게 될 수도 있고, 그 결말을 지나치게도 타당하다고 받아들이게 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책을 덮는 순간 독자는 이야기 속 그 누구보다도 먼저 자기 자신의 태도를 또렷이 자각하는 또 하나의 인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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