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스 매거진에서 서성덕 대중음악 평론가가 매주 음악 산업의 주요 흐름을 짚는 고정 코너 ‘THE WEEKLY’를 연재합니다. 아티스트의 인상적인 활동과 의미 있는 신보, 빌보드 차트 동향 등 지금 음악 산업을 움직이는 주요 소식들을 만나보세요.

아리아나 그란데, ‘petal’이 빌보드 200 1위로 데뷔하다
아리아나 그란데가 새 앨범 ‘petal’로 8월 15일 자 빌보드 200 1위에 올랐다. 그의 통산 일곱 번째 1위 앨범이다. 솔로 여성 아티스트의 최다 1위 앨범 부문에서 공동 5위에 해당한다. 테일러 스위프트(15장), 바브라 스트라이샌드(11장), 마돈나(10장), 비욘세(8장) 다음이고, 자넷 잭슨, 레이디 가가와 동률이다.
첫 주 성적은 29만 5,000단위다. 이는 2019년 ‘thank u, next’ 이후 아리아나 그란데의 최고 성적이다. 이 가운데 앨범 판매가 16만 8,000단위로 그의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주간 판매량을 기록했다. 2014년 ‘My Everything’이 16만 9,000단위로 근소하게 많았다. 스트리밍도 1억 2,883만 회에 달한다. 톱 앨범 세일즈와 톱 스트리밍 앨범 차트에서도 모두 1위다.
‘petal’에 실린 12곡 전부가 핫 100 차트 40위 이내에 올랐다. 2위 ‘hate that i made you love me’부터 39위 ‘nowhere, nobody’에 이른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통산 핫 100 진입 곡 수는 110곡으로 늘었다. 해당 차트에 100곡 이상을 보낸 23번째 아티스트이며, 여성으로는 테일러 스위프트(277곡), 니키 미나즈(149곡), 비욘세(107곡)에 이어 4번째다. 글로벌 200 차트의 반응은 더 뜨겁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1위 ‘hate that i made you love me’와 2위 ‘petal’을 포함해 해당 차트 톱 10의 절반을 가져갔다. 미국 제외 글로벌 차트에서도 2위, 3위, 10위를 차지했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지난 2년 넘게 대중의 시선을 거의 벗어난 적이 없다.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앨범 ‘eternal sunshine’과 영화 ‘위키드’ 프로젝트가 이어졌고, 올해는 ‘The Eternal Sunshine’ 투어가 진행 중이다. ‘petal’은 주목이 가장 집중된 시기에 나왔고, 그에 걸맞은 반응을 얻었다. 9월 1일 끝나는 투어 이후 휴식기에 들어가겠다는 발표도 이해할 만하다.

타이가, ‘$TARFACE’ 앨범으로 AI 음악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키다
타이가의 새 앨범 ‘$TARFACE’는 1983년 영화 ‘스카페이스’에서 영감을 받은 새 페르소나와 그 시절의 신스팝, R&B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운다. 힙합 아티스트가 장르 바깥으로 완전히 벗어나는 기획 자체는 새롭지 않다. 다만 ‘$TARFACE’는 그와는 다른 방향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7월 초 ‘GAVE U RACKS’ 등의 선공개 곡부터 AI로 만든 것 같다는 부정적 감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 평가 자체는 근거가 없었지만, 배경은 있다. 그에 앞서 6월 초 피닉스 플렉신이 발표한 ‘RUBBERZ’가 있었다. 두 음악은 래퍼가 1980년대 뉴웨이브를 시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RUBBERZ’는 바이럴을 타고 핫 100 차트 58위까지 올랐다. 이 곡은 평소와 다른 음역대, 영국식 억양, 립싱크로 보이는 라이브 무대 탓에 AI 의혹을 받았다. 7월 30일 프로듀서 메다신이 ‘RUBBERZ’가 AI 음악 생성 사이트 트레블로를 사용했다는 자체 분석을 공개한 이후 피닉스 플렉신도 AI 관여를 인정했다.
공교롭게도 ‘$TARFACE’는 바로 그다음 날 공개되었다. 청자는 래퍼-1980년대-AI라는 키워드를 충분히 학습한 상태에서 이 앨범을 접했다. 미디어의 반응도 이례적으로 거칠었다. ‘피치포크’는 8월 12일 자 리뷰로 0.0점을 매겼다. 19년 만의 0점 리뷰다. 앤서니 판타노는 점수 대신 “Not Music/10”을 부여했다. 일반 감상자의 평점이 모이는 RYM(Rate Your Music)에서는 5점 만점에 0.6점을 기록했다.
비평가들이 앨범에 담긴 모든 것을 AI 생성물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피치포크’는 트레블로에 넣을 프롬프트까지 예시하면서 누구나 비슷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동시에 AI가 새 음악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에 대한 투자, 나아가 창작 노동까지 대신하게 되는 상황을 경고하며, 호기심으로라도 듣지 말라고 사실상 불매를 권했다. 앤서니 판타노가 AI의 가장 큰 수혜자는 자신만의 아이디어는 물론 노동 윤리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한 것과 방향을 같이한다.
결국 타이가도 1980년대 분위기의 신스와 기타 솔로에 AI를 썼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AI 사용을 오토튠의 도입에 비유하고 스튜디오에서 모든 노래를 직접 쓰고 불렀다고 주장함으로써 AI 슬롭(slop) 논쟁을 비껴가는 태도를 취했다. 일단 시장은 나름의 응답을 한 것으로 보인다. ‘$TARFACE’는 첫 주 성적이 2,000단위에도 미치지 못하며 빌보드 200 진입에 실패했다.

AI 음악은 차트에 오를 자격이 있는가?
타이가 논란은 노동의 흔적이 ‘품질’의 일부라는 인식을 드러낸다. 음악 업계는 한 발 더 나아가 이를 ‘자격’으로 바꿀 수 있는지 고민 중이다. 최근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와 그래미 어워드를 비롯한 글로벌 음악 유관 단체들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AI 음악에 ‘AI 생성’ 혹은 ‘AI 보조’ 라벨을 붙이는 방법을 제안했다. 유니버설, 워너, 소니 등 전 세계 대형 음반사들은 이를 AI 음악의 차트 진입 자격에 대한 논의로 발전시켰다.
업계의 제안에 따르면, ‘AI 생성’이란 리드 보컬 혹은 주요 악기의 연주를 AI가 만들어낸 경우다. ‘AI 보조’는 그 밖의 영역에서 AI가 부분적으로 쓰인 경우를 뜻한다. 업계는 ‘AI 생성’ 음악은 차트에서 아예 배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AI 보조’ 음악의 경우에도 차트에 오르려면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음악 제작에 사용된 AI 플랫폼이 업계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그 음악이 저작권 관련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 그리고 음악 제작에 AI가 쓰였다는 사실을 적절히 알리고 표시해야 한다.
타이가가 AI를 오토튠에 비유한다면, 업계는 이 제안을 1980년대 시작된 ‘보호자 주의(Parental Advisory)’ 제도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보호자 주의’ 제도가 도입될 때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음악가들의 저항이 거셌던 반면, AI 음악을 구분하자는 주장에 반대하는 아티스트는 별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AI 음악에 꼬리표를 붙이려는 움직임을 비효율적인 행정 절차로 보고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예를 들어 ‘AI 보조’는 정의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미 AI는 음악 작업의 크고 작은 영역에서 일상적인 도구로 쓰인다. 하나의 노래는 수십 명의 작곡가, 프로듀서, 연주자, 엔지니어를 거치며 이들 모두가 디지털 도구를 사용한다. 여기서 인간의 창의적 노동과 AI의 개입을 구분하는 경계를 찾을 수 있을까?
AI 음악 여부는 제3자가 판별할 수 없고 창작자의 양심에 따라 밝혀야 하는 문제로 남는다. ‘$TARFACE’가 증명한 것처럼 시장은 나름의 판단 기준을 유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무단 복제와 사칭을 방지하고, AI가 전적으로 생성한 음악이 저작권료 재원을 잠식하는 일도 막아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 이 문제를 더 진지하게 다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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